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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최승노 vs 김성희, 노조와 파업을 바라보는 극과 극 동창 토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05 17:01  | 조회 : 3307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최승노 vs 김성희, 노조와 파업을 바라보는 극과 극 동창 토론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매주 금요일 수다 떠는 시간인데요. 이번 달부터 새로 시작하는 코넙니다. 바로 동창 수다인데요. 동창이지만, 이 끝과 저 끝에 서 계신 두 분입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이하 최승노)> 네, 안녕하세요.

◆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이하 김성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오늘 동창 수다의 첫 번째 주제는 노동조합니다. 이번 주에 노동조합의 파업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여러 논의의 노조가 주체가 되는 경우도 많았고요. 오늘 두 분 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하는데요. 본격적인 수다를 시작하기 전에 공부를 먼저 할게요. 노동조합. 제가 사전을 찾아보니까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여러 가지 지휘 향상을 도모하는 목적을 가진 단체라고 나와 있어요. 김성희 교수님, 역사적으로 노동조합의 시작. 언제,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 김성희> 노동조합이 영어로 뭔지 아세요? Trade Union입니다. Labor Union이 아니라. 동업조합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기원이 중세에서부터 지본주의로 넘어올 때 수공업자 길드가 있었죠. 길드가 노동조합의 전신과 같은 조직입니다. 상호 부조하는 자주적 결사체의 성격인데, 그것이 자본주의에 넘어오면서부터는 숙련공 노조로. 종속적 임금 노동자 지위로  바뀌었잖아요? 그러면서 숙련공 노조고 길드가 변신한 거고요. 그것이 현대적인 노동조합이 된 것은 기계를 사용하는 대공장이 등장하면서부터 산업혁명 이후에 미숙련, 반숙련의 산업별 노동자가 등장합니다. 그래서 이런 대다수 대중 노동자를 조직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등장이 현대적인 노동조합의 효시라고 할 수 있겠죠.

◇ 김혜민> 이 부분은 반론하실 거 없으시죠?

◆ 최승노>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노동조합이 공장제, 그리고 단체로 활동하면서 기계라고 하는 프레임에서 분업화된 시스템 방식으로 일하게 되면서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상당히 우리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관점. 그 부분이 중요한 것 같아요. 

◇ 김혜민> 지금 우리 사회의 노동조합 이야기까지 해주셨어요. 제가 2015년 9월 8일 미국 노동절 기념 연설을 준비했는데요. 미국 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연설입니다. “만약에 제 가족의 생계를 보장할 좋은 직업을 원한다면 저는 노동조합에 가입할 겁니다. 누군가 든든하게 제 뒤를 맡아주기를 바란다면 역시 노동조합에 가입할 겁니다. 제가 여러 나라를 다녀보니 노동조합이 없거나 금지된 나라가 많았는데, 그런 나라에서는 가혹한 노동착취가 일어나고 노동자들이 연일 계속되는 산업재해로 다치고, 고통 받았지만 제대로 보호조차 받지 못 하였습니다. 바로 노동조합과 노동 쟁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오바마 대통령의 노동절 연설입니다. 두 분이 생각하시는 본질적인 의미를 듣고 싶어요.

◆ 최승노> 일하는 사람들이 직장 내에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뭉친 임의 단체죠. 그런데 기업이라고 하는 현대적 조직체, 협력체 안에서 근로자들끼리 모였기 때문에 조직 안에서 존재하는 단체죠. 그래서 조직, 기업이라고 하는 협력체가 더 잘 되면 노동조합도 잘 되고, 노동조합 운동이 잘 되면, 협력체가 더 잘 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여러 가지 기업 안에 있는 부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부서라고 보기보다는 임의 단체이기 때문에 상당히 그 안에서 독자성을 가지게 되죠.

◆ 김성희> 지금까지 경영계를 대변하는 분의 노동조합 관을 들으셨습니다.

◆ 최승노> 그래서 기업 없이 노동조합은 있을 수 없다. 기업이 잘 되어야 노동조합도 잘 될 수 있다. 이것이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시각이죠. 

◆ 김성희> 그 전에 오바마 이야기를 잠깐 하면, 오바마가 정치인이 되기 전에 법학전문 대학원을 다녔잖아요. 그때 우리로 치면 비정규직 센터 같은 곳에서 2년 동안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그런 토대 하에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셨던 분이고, 그게 비정규 노동자, 이주 노동자를 주로 대변하는 그런 곳에서요. 훌륭한 정치인이 되려면 그런 활동을 했어야 한다는 게 중요한 거고요. 이게 노동조합 역할의 한 가지라고 봅니다. 기업 안에 있는 조직은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결사체가 되기가 어렵죠. 우리나라는 기업별 노조다 보니까 기업과 불가분의 관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원래 노동조합은 기업 밖의 노동자 전체, 대중 노동자를 바라보면서. 일을 해서 살아가야 하는, 재산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자기의 노동을 팔아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자주적인 결사체죠.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지만, 항상 기업 안에 속해 있는 조직은 아니다. 원래 그래야만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 김혜민> 첫 번째 쟁점 포인트, 노조는 기업 내에 있는 것이다. 최승노 원장님. 노조는 기업 밖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김성희 소장님. 그러면 몸풀기는 이 정도로 하고, 우리나라 노조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수다를 떨어보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먼저 김성희 원장님. 현재 우리나라 노조가 원래의 노조의 본질적인 의미를 잘 살리고, 방향을 잘 잡아가고 있다고 보십니까? 

◆ 김성희> 노동조합의 속성이 조합원들을 위한 단체이다 보니까 자기 이익을 대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화 이래로, 노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계층 전체를 대변해야 하는 역할이 부여되기 때문에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칼의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기능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할 경우도 있지만, 서로 길항관계를 가지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노동조합에 대한 비판의 주 초점이 지나치게 좁은 자기 이익만 대변하는 것 아니냐, 광범위한 비정규직이나 취약한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한 그런 역할이 더 강화되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고요. 그것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는 그런 형국을 가지고 있는 게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현실이다, 이렇게 보고요.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파업이 주요한데, 사회적 관심도는 오히려 더 떨어집니다. 정규직들의 파업은 관심을 많이 갖는데, 비정규직 파업, 그 목소리에 대해서 응답해야 할 우리 사회의 의무에 대해서는 별로 반응이 적다는 점이 안타까운 점이고요. 그런 사회정의의 칼과 같은 기능이 더 강화되어야지만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동조합이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그런 초석이 되겠죠.

◇ 김혜민> 그러니까 김 소장님께서는 노조가 사회정의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칼과 같아야 한다고 얘기를 하셨고, 그래서 그것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 김성희> 계속 갈등하고 있는데, 그런데 잘못하고 있는 지점에 대해서는 지적이 예리한데, 잘하고 있는 것에 대한 얘기는 잘 부각이 안 되는. 좋은 뉴스는 뉴스거리가 안 된다는 점이 문제가 되겠죠. 그래서 노동조합 전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게 언론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 김혜민> 지금까지 노조가 기업 밖에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김성희 소장님의 말씀이셨고요. 노조가 기업 안에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최 원장님은 우리나라 노조가 노조의 의미를 잘 살리고, 방향을 잘 잡아가고 있다고 보십니까?

◆ 최승노> 아닙니다. 기업 안의 활동은 뭐냐면 기업이 더 잘되게 만드는 거예요. 기업이 잘 되면 수익이 많이 나니까 아무래도 월급이 많아지겠죠? 월급이 많아지면 노조원의 복지 후생도 늘어나는 거예요. 이게 노조의 순기능이죠. 그런데 그런 노조를 찾기가 참 어렵다. 대부분의 노조가 기업 밖에서 국가적인 어젠다, 사회 혁신, 사회 변혁, 이런 정치적인 주제로 상위 노조의 명령을 받는 구조. 특히 노동자를 대변한다고 하는 정당과 그런 주장을 공유한다든가 하면서 기업 내에서 해야 할 일을 등한시하고, 노조원들의 역량을 그러한 정치 주제나 사회적 주제로 끌고 가는 거예요. 그래서 파업이 몰릴 때 막 파업을 하고, 그게 그 기업현장에 무슨 관계가 있어요? 기업의 생산성 증가에 관여되어 있지도 않아요. 그런 것들을 노조가 끌고 가는 거죠. 그러면 그러한 상위 노조, 산별 노조라든가, 한국노총, 민주노총이라고 하는 상위조직, 이런 조직은 그러한 지시를 통해서 뭔가 사회 변혁을 꿈꾸지만 그런 것들이 과연 기업 현장에 있어서의 근로자의 복지를 위한 것이냐? 사실은 아니라는 거죠.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 노조들이 지나치게 상위 노조에 끌려 다니면서 기업의 더 나은 복지 상태, 조합원을 위한 그런 운동은 외면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혜민> 제가 최 원장님의 말씀에 반론할 수 있는 기회를 소장님께 드리겠습니다. 그전에 한 청취자님이 비슷한 말씀을 하셔서요. “노동조합법에 보면 정치적인 목적으로 주로 활동하는 단체는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다는 부분이 나오는데, 왜 민주노총 등 거대 노조는 정치적인 목적, 예를 들면 미군 철수, 적폐 청산, 이런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나요?” 하고 질문을 주셨어요. 소장님이 반론과 함께 답하시면 될 것 같아요.

◆ 김성희> 군사독재 시절의 유산인데요. 기업의 울타리 안에 가두고, 좁은 이해관계만 추구하게 하는 것. 그 대신 사회혁명을 꿈꾼다는 것은 옛날 얘기고요. 사회정의의 칼의 기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 김혜민> 지금 소장님이 말한 좁은 이익이라는 게 월급이 올라가고, 복리후생이 나아지고, 이런 겁니까?

◆ 김성희> 네. 정규직들이 대공장에서 자기의 이해관계만 추구하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반대입니다. 오히려 밖에서 더 넓은, 노동자 전체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는 거고요. 서구의 발달된 노동조합들은 다 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 거고요. 사회 민주주의 정당, 노동자 정당하고 긴밀한 연계를 가지고 합니다. 그게 바람직하지 않은 게 아니라 그게 건강한 겁니다, 사실은. 자기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 그리고 그 메시지를 던지는 만큼 자기가 책임지는 것. 그게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기업의 이해관계에 종속되면 그것은 노동조합이 아니죠. Company Union이라고 해서 황견 노조라고, 노예와 같은 존재라고 얘기할 수 있어서 그것을 벗어나는 역할이 제대로 갖추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혜민> 아까 최승노 원장께서 상위 노조에 끌려 다니는 형국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서 말하는 상위 노조는 민노총과 한노총을 말씀하시는 거죠? 

◆ 최승노> 그렇습니다. 

◇ 김혜민> 오늘 저희 YTN 라디오 아침 프로그램 ‘출발 새아침’에서요.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민주노총에 대한 발언을 해서요. 이 발언을 듣고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 CUT> “지금 민주노총이 사회 약자입니까? 민주노총은 지금 민주당보다도 권력이 센 것 같아요. 사회적 약자를 진단하는 데 있어서 아직 민주노총과 같이 달라진 사회 환경에 대해서 약자와 강자에 대한 구분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 것 아닌가, 70년대, 80년대식으로, 학생 운동하던 시절에 약자를 보는 눈이죠. 지금 사회적 약자가 누구입니까?”
◇ 김혜민> 민주노총이 사회의 약자입니까? 발언을 하셨어요. 최승노 원장께서 평소에 노조 집단주의와 특권에 빠지면 안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아마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민주노총이 약자입니까?

◆ 최승노> 민주노총만큼 권력이 센 집단을 우리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아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센 정치적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는 권력 집단이 아닌가 싶은데요. 노조 집단이라기보다 권력집단이죠. 그래서 우리 사회를 좌지우지하고, 지금도 정부한테 우리가 촛불혁명한 것에 대한 대가를 내놓아라. 그리고 왜 우리가 요구한 것 안 들어주느냐고 하면서 정부를 쥐고 흔들잖아요? 이럴 수 있는 집단이 우리 사회에 또 있는가 싶어요. 그런 면에서 기업 내에서 기업을 위해서 존재해야 하는 단위가 그런 자원들을 정치투쟁에 쓴단 말이에요. 그러면 정치를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기업에 다니는 사람도 개인 단위로 정당에 가입을 한다든가 해서 얼마든지 정치적 행위를 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기업 내에 어떤 단체를 만들어서 기업의 지원을 받아서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체로 정치 활동을 한다면 기업 내의 정치 조직이 들어와 있는 거예요. 이거는 상당히 잘못된 정치 시스템인 거죠.

◇ 김혜민> 노동자는 기업의 자원인데, 기업의 지원을 받아서 집단을 만들고, 그 집단이 정치적 활동을 한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게 민주노총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약자는 아니다. 라고 말씀해주셨고요. 김 소장님,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아요.

◆ 김성희> 세상에 어떤 권력기관이 파업한다고 구속당하고, 손배가압류 당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고, 이런 일을 겪겠습니까? 사실은 굉장히 좁은 시야에서 편협한 이념적 잣대로 노동조합을 보는 시각이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박혀 있다. 그런 정체성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반 국민들도 사실 과거의 그런 노동통제적인 정책의 산물의 사고에서 새로운 서구의 건강한 노동조합을 보는 관점에 대한 이해도는 조금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들고요. 민주노총 안에는 대공장과 공공부문의 정규직도 있지만, 비정규직 조직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에 특수고용, 또 학교 비정규직을 비롯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또 오늘은 우체국 집배원들, 이렇게 비정규직인 사람들이 사실은 목소리를 내는 중심에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관심을 덜 가질 뿐이지, 그 안에는 상대적으로 처지가 좋은 분도 계시지만, 굉장히 약자인 노동자들이 같이 조직되어 있다는 것이고, 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느냐를 가지고 건강하냐, 안 하느냐를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 김혜민> 그 조합 안의 약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고 있느냐로 건강하다, 안 하다를 판단해야 한다. 그러면 그런 관점에서 질문을 드릴게요.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 우리 방송에 두 차례나 오셨어요. 그때 그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이제 노조는 노동자들의 계급간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민주노총 안에 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면 이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해야 한다. 지금 정규직 노동자들이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귀족 노조라는 얘기를 듣는 거라고 말씀을 하셨거든요. 이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성희> 아직 부족한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노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연대의식인데, 남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는, 그래서 전체가 더불어 잘살 수 있는 그런 사회로 가기 위한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 구성원 중 하나죠. 우리 사회가 양극화되어 있듯이 노동조합도 그런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죠. 우리 사회와 닮은꼴입니다. 노동조합이 특히 더 나쁘다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이런 문제를 푸는 데 역할을 해야 할 곳이 그러지 못한다는 그런 질타를 받는 것은 분명한데, 그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보다 앞장서서 그 문제를 선도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죠. 그것은 정말 권력을 가진 곳에서, 시장의 권력을 가진 대기업 재벌과 정치인들이 이런 것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 거기에 이것에 반작용할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할 노동조합조차도 잘못하고 있다는 비판. 그것은 온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사실은 노조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도 또 약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 김성희> 우리나라에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되어 있다 보니까 대공장, 공공부문 외에 정규직이 아니면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유지하기가 불가능하다 보니 조직률이 10%에 머물러 있는 것이죠. 

◇ 김혜민> 방송국에서도 프리랜서들은 또 못 만들거든요. 그런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YTN 라디오 생생경제, 오늘 동창 수다로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노조에 대한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오늘 이 수다의 핵심일 것 같은데, 파업 이야기를 해볼게요. 제가 파업 이야기하기 전에 두 분께 어려운 질문을 드릴게요. 김성희 소장님은 그동안 파업한 것 중에 이 파업은 내가 생각해도 파업할 정도는 아닌데 이해가 안 간다고 하는 것을 꼽아주시고, 최승노 원장님은 이 파업은 나도 이해가 간다 하는 것을 꼽아주세요. 

◆ 최승노> 잘 찾아보면 있겠죠. 저는 국회 파업 지지합니다. 정치인들은 조금 쉬었으면 좋겠어요.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왜냐하면 정치인들이 일하면 일할수록 나라가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치인들은 많이 쉬고, 휴가도 많이 가셨으면 좋겠다.  

◇ 김혜민> 월급은 받아가지 말고?

◆ 최승노> 아무래도 무임금으로 해야겠죠? 무노동이니까. 

◇ 김혜민> 알겠습니다. 김 소장님?

◆ 김성희> 국회 파업이 이해 안 가는 것 중 한 가지이긴 하죠.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하지 않고. 이제까지 파업에서 떠올리기 참 어려운데요. 왜냐하면 파업하기가 쉬운 나라는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게 결단해서 하는 거라서 할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거죠. 프랑스에서 파리 시내를 철도고, 버스고, 지하철이고, 다 안 다녀서 완전히 마비돼서 롤러스케이트 타고 일했던 적이 많이 있거든요? 그분들 중에서 동의 안 하는 사람들 꽤 있는데 저 사람들이 저렇게 목소리를 높일 때는 뭔가 이유가 있겠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조차도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고 이해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의 불편을 감수해도 괜찮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 김혜민> 그렇군요. 두 분은 이 끝과 저 끝에 계셔야겠네요.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볼게요. 오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마지막 날이고요. 우정노조는 결국은 총파업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톨게이트 노동자분들도 고성농성을 벌이고 있고요. 저는 아까 김성희 소장님이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정규직의 파업은 우리가 집중해서 보는데, 비정규직의 파업은 오히려 사람들이 많이 안 본다. 저는 그 말이 사실 마음에 아팠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감성적으로만 접근하다고 말씀하시고 일침을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 비정규직들의 파업. 최 원장님은 어떻게 보세요?

◆ 최승노> 우리가 근로자를요.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나눠서 그렇게 약자다, 라고 해버리면 약자는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약간 동정의 대상이 될 수가 있어요. 뭐든지 우리가 바라볼 때, 프리랜서도 억 대의 수입을 받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그래서 무조건 비정규직은 약자고, 약자의 파업은 옳고, 그것은 도와주어야 하고, 무조건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이런 식의 접근 방식을 하다 보면 너무 감성적으로 접근한다는 거죠.

◇ 김혜민> 그러면 아까 제가 말한 세 그룹의 파업은 어떻게 판단하세요?

◆ 최승노> 저는 세 그룹 다 정치적인 파업이라고 생각하고요. 이 세 그룹 자체가 가만히 들여다보시면 다 국가 독점에 의해서 야기된 부분이에요. 예를 들어서 급식 같은 경우도 위탁 급식을 법으로 금하면서 발생한 부분이거든요? 그러면 학교 현자에서 위탁 급식을 허용해주면요. 이런 식의 파업이 일어나지 않아요. 이것이 집단행동화되고, 사회적으로 노동운동이 불 붙는 시기가 되니까 그동안 위탁 급식을 금지한 상태에서 공기업처럼 운영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것들이 집단화되고, 노동조합화되면서 결국에 가서는 파업으로 연결이 되는 거죠. 이런 것들이 집단행동으로 국가적인 차원의 문제가 되잖아요. 학교 단위별로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을 국가 전체가 다 이 문제에 대해서 의논할 상황으로 몰린 거죠. 이것은 사실은 대부분 국가적으로 제도가 잘못되어서 그것을 독점화하면서 발생한 폐해다, 이렇게 볼 수 있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을 들여다보면 다 사연이, 가슴 아픈 사연이 얼마나 많겠어요.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것은 국가적인, 단체적인 집단 행위를 가지고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든 적이 없다는 것이죠.

◇ 김혜민> 최승노 원장님은 노동자 한 명, 한 명의 사연은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은 잘 알겠지만, 이게 집단화되어서, 특히 국가가 독점하는 사업에서 이렇게 파업을 하는 것은 안 된다는 말씀이십니다.

◆ 최승노> 그렇습니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될 수가 없어요. 

◆ 김성희> 정치꾼들 때문에 정치라는 것을 혐오하는 단어로 쓰고 있는데, 정치야말로 민주주의를 꽃 피우기 위해서 만들어진 사회적 제도잖아요? 그래서 정치적이라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사회를 바로잡을 때, 권력관계의 비대칭성을 교정하려고 할 때 정치적인 에너지가 생겨야만 바뀌어나갈 수 있는 것이죠. 우리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또 간접 고용으로 기업들이 외주,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다 보니까 문제, 폐해가 워낙 심각해져서 그런 문제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비정규직의 파업은 사실은 벼랑 끝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정적인, 정서적인 동의를 받기 쉬운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또 절박한 측면이 같이 있습니다. 일부 시험 보고 와라,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 사실은 조금 화납니다. 청년 실업, 이런 문제가 심각한 것에 동의를 하면서도 ‘공시족’들하고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 김혜민> 여기서 말씀하시는 시험은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시험을 정상적으로 봐라, 요구하지 말고. 그 말씀이시죠?

◆ 김성희> 왜 직접 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느냐인데 동일한 공무원이 되겠다는 게 아니고, 지나친 차별을 받고 있고, 신분제적인 차별을 받으니까 그것은 과도하다, 하는 일에 맞는 적절한 격차, 합리적 격차 정도는 수긍하겠는데, 이게 근속이 7, 8년 10년 되면 정규직의 30~40%밖에 안 되거든요. 그것은 과도한 처벌이다. 아무리 현장 업무를 하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일에 대한 과도한 격차, 이런 것은 줄여야 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가기 위한 길이죠. 그런 것을 이해해야 하고, 이분들 평균 근속이 10년 가까이 되는 분들입니다. 시험 안 봐도 충분히 경험과 숙련만으로도 존중받을 만하고, 그래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댓글을 보다 보면 제가 화가 나는 경우가 조금 있는데요. 사실 그런 지나친 요구를 한다는 생각에 대해서 정확하게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김혜민> 파업의 내용에 대한 평가를 해주셨으니까 투쟁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볼게요. 청취자님께서 “인천 사는 사람입니다. 인천에는 GM 자동차가 부평에 있습니다. 대우 자동차일 때부터 늘 보이는 게 자동차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담벼락에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빼곡하게 감싸고 있는 각종 시위문구. 정문 앞에는 1년 365일 내내 시위자들의 비닐 천막. 아무리 노조의 요구가 옳다고 해도 십 수 년 이상 걸려 있는 플랜카드는 누가 봐도 혐오감만 일으킬 뿐입니다.” 라고 보내주셨어요. 이 의견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사실 상당히 많습니다. 투쟁의 방법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아니면 변화해야 하나. 이것부터 얘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최승노> 사실 동의하는 편입니다. 대부분의 사업장에 가보면 본사 사장실 앞에다가 텐트부터 쳐요. 아니면 회사 들어가는 진입로 입구에 현수막이 대부분 있고. 사실은 기업 안에서 기업이라는 게 일종의 공동체거든요. 같은 힘을 합쳐서, 가족으로 보면 가족 안에서 합심하는 것과 비슷한 건데요. 그러한 협력체인데, 일부 협력원이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 언어를 쓰는 거죠. 그러면 협력체가 협력체로써의 역할을 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지죠. 그래서 사실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가야 하는 거예요. 협력체라는 것은. 왜냐하면 계약이잖아요. 가족도 심지어 같은 하나의 마음을 갖자고 하는데, 경제적으로 서로 모인 계약을 하기 위해서 모였고, 자기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 모여서 서로 협의하는 사람들끼리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이면 사실은 헤어져야 하는 거죠. 그런데 그 안에서 싸우겠다, 나는. 당신하고 싸우겠다. 협력체 안에서 싸우겠다. 그리고 또 비토 놓겠다. 반대하겠다. 당신을 부정하겠다. 이런 식의 협력체는 사실은 바람직한 결과를 가질 수가 없죠. 

◇ 김혜민> 그래서 투쟁의 방식은 지금은 안 된다, 조금은 변화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투쟁도 하지 마라? 그냥 헤어져요?

◆ 최승노> 헤어지는 게 올바른 일이에요. 서로 그렇게까지 얼굴 붉힐 정도로 싸울 거면 헤어지는 게 낫죠.  

◇ 김혜민> 저도 원장님 말에 일견 동의하는 면도 있는데, 지금 우리가 말하는 그런 아주 극단적인 투쟁을 하는 분들은 헤어지면 갈 데가 없는 분들이 많지 않나요?

◆ 김성희> 헤어짐을 당했기 때문에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최승노> 그런데 365일 그렇게 현수막 붙이는 분들은요. 그런 분들이 아니에요.

◇ 김혜민> 저는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특집을 했었는데, 파인텍 노동자분들을 다뤘어요. 그분들 이야기 중에 하나가 참 마음에 와 닿았어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도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 최승노> 사실 내 말을 안 들어준다고 표현하는 건 뭐냐면 내 말을 들어달라는 얘기하고 같은 얘기죠. 그렇게 행동을 하면 내 말을 들어주니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거든요. 누구나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대화로 해서 설득적으로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합리적인데, 힘에 의해서 그것을 관철시켰다. 그것은 사실은 정상적인 해결이 아니에요. 그래서 그런 식의 해결. 내 요구는 들어주지 않으면 모든 것을 파기하겠다. 어떤 것을 볼모로 잡는 행위죠. 이런 것은 사실은 잘못될 일이고요. 이것은 특권을 가진 사람들만이 하는 일이에요. 그래서 이게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죠. 

◇ 김혜민> 나경원 대표가 어제 원내대표 연설 가운에 노동자 이야기를 하면서 그 이야기했죠? 파업 시에 대체 근로 전면 허용하자. 이 이야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성희> 우리와 학교는 달라도 학번은 같은데, 어느 시대를 살고 싶은지 대처리즘, 80년대로 돌아가자. 대처리즘이 초래했던 신자유주의 유연화 만능의 신화라는 게 사회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많이 초래했다고 반성이 일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그 시절로 돌아가자는 얘기를 하시는 거라서 시대를 거꾸로 사는 게 아니냐. 법학을 공부하신 분이 근대 노동법이 왜 등장했느냐. 시민법이라는 게 왜 민법의 가진 자들의 무한 자유를 허용하는 것을 제약해야만 국민 경제가 건강하게 발전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 노동법인데, 거기에 대해서 거꾸로 간다는 점에서 굉장히 시대착오적이다.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오늘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과 노조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희> 네, 감사합니다.

◆ 최승노>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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