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특성화고 학생 “저희 불편은 일시적, 그분들 파업 없이 평생 견디면서 사는 게 맞나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03 16:03  | 조회 : 2141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박지수 염광메디텍고 3학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특성화고 학생 “저희 불편은 일시적, 그분들 파업 없이 평생 견디면서 사는 게 맞나요?”\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오늘 저 같은 워킹맘들은 아침에 바쁘셨을 것 같습니다. 급식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했는데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2만 2000여 명이 파업하면서 3500여 곳의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됐습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는 분들의 절박함은 오죽하겠습니까. 하지만 불편하기 때문에 비판하는 분들도 물론 계십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불편해도 괜찮아요, 7.3 총파업을 지지합니다, 라고 외치는 고등학생들이 있어서. 오늘 그 학생 중 한 명을 연결해볼게요. 염광메디텍고 3학년 박지수 학생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수 씨?

◆ 박지수 염광메디텍고 3학년(이하 박지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네, 반갑습니다. 오늘 점심은 그러면 어떻게 해결했어요? 시험 때라서 점심 안 먹었어요?

◆ 박지수> 네, 시험기간이라서 오늘 급식 배부는 없었고, 저는 오늘 총파업 시작하는 광화문에서 아주머니들이 주시는 걸로 점심 먹었습니다. 

◇ 김혜민> 아, 지금 파업 집회 현장에 있어요?

◆ 박지수> 있었는데 지금 나온 지 30분 정도 된 것 같아요. 

◇ 김혜민> 우리 지수 학생이 속해있는 곳이 특성화 고등학교 권리연합회죠?

◆ 박지수> 네, 정확히는 특성화 고등학생 권리연합회 해서 특고연입니다.

◇ 김혜민> 어떤 단체에요?

◆ 박지수> 일단은 기본적으로 특성화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되어서 저희가 차별받고 무시 받는 것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자존심과 긍지를 가지고 나가자고 해서 모인 단체고, 크게는 정책에 대해서 의견을 내러 가거나 이번처럼 파업이나 저희 관련된 일이 있으면 같이 지지하고, 연대도 하고, 저희의 권리를 찾아나가는 그런 단체에요.

◇ 김혜민>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이번에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이 파업하시는 것을 보면서요. 오늘 파업을 지지한다는 인증샷을 SNS에 많이 올렸다고 하던데, 어떻게 이렇게 인증샷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 박지수> 일단 저희가 손을 놓고 있을 수 없겠다? 우리가 아무리 학생이고, 특별하게 돈을 지원해드린다든가, 엄청나게 멋 나게 해드릴 수는 없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뭘 해야 할까 하다가 저희는 어쨌든 SNS와 친하니까 인증샷을 올려보자고 해가지고 작게 시작했던 건데 굉장히 반응이 좋아져서 점점 많이 올라오고 있죠. 저도 인증샷 올렸거든요. 

◇ 김혜민> 봤어요. 인증샷 보내온 학생들이 몇 명이나 되나요?

◆ 박지수> 수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제가 본 게시글만 봤을 때는 50명 정도 된 것 같아요. 아마 조금 더 오지 않을까요?

◇ 김혜민> 기사에 보니까 여러 가지 문구를 써서 학생들이 올렸던데, 참 센스 있으면서도 찡한 문구들이 있었어요. 몇 가지 소개해줄래요?

◆ 박지수> 제가 썼던 것은 “불편해도 괜찮아요, 7월 3일 총파업을 응원합니다.” 이거였고, “불편하다 불평하지 말고 파업 이유에 관심을 갖자.” 이렇게 두 가지가 주축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혜민> 그러게요. 우리 고등학교 친구들은 어른들이 그러거든요. 지나가던 돌도 씹어 먹을 수 있는 나이라고. 그만큼 얼마나 먹을 게 중요하고, 특히 점심이 얼마나 중요한데 그것을 원망하지 말고 파업 이유에 관심을 갖자는 메시지를 우리 고등학생들이 직접 쓰고, 또 응원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보기에 조리사 선생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한다고 느꼈어요?

◆ 박지수> 네, 굉장히 열악하다고 많이 느꼈죠. 일단 저희 학교 기준을 봤을 때는 저희 학교는 지하에 있는데, 급식은 보통 12시쯤부터 먹잖아요. 대부분의 학교가. 10시가 안 된 시간부터 분주한 소리가 지하에서 들려요. 1층을 지나다니면 어머님들, 조리사 선생님들이 바쁘게 재료 나르시고, 안에서 조리를 하고 계시거든요. 꼼꼼하게 안전장비나 위생장비 착용하시고 땀 뻘뻘 흘리시면서 배분해주시면서 웃으시면서 신경 써주시고, 잔반 처리 같을 것도 하는 것을 보면 힘드실 것 같다, 그렇게 느꼈죠. 

◇ 김혜민> 지금 이번에 파업에 나선 분들이 비정규직이잖아요. 우리 지수 학생이 생각하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이가 있다면 뭐가 있을 것 같아요? 가장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차이요.

◆ 박지수> 가장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건 차별과 무시는 당연한 거라고 인식하는 것. 그게 사회 분위기인 것 같아요. 사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은 말 그대로 직종의 차이일 뿐이잖아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정말로 사람의 차이로, 신분의 차이처럼 정규직이 못 됐고, 능력이 부족하고, 배운 게 없으니까 그렇게 비정규직인 된 거고, 비정규직이니까 차별과 무시는 마땅하다고 하면서 바퀴벌레니, 뭐니, 이렇게 언급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너무 충격적이죠.

◇ 김혜민> 그렇군요. 우리 친구가 말해준 것처럼 비정규직, 정규직은 그냥 직종 차이인데, 사람의 차이로 비춰지는 게 너무 억울하고,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사회가 그런 사회라는 게 너무 원망스럽고요. 그래서 지금 지수 씨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이 문제가 봉합됐으면 좋겠어요? 이게 계속된다면 어쨌거나 점심 먹는 데 불편하잖아요.

◆ 박지수> 사실 불편한 것은 맞는데, 저희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어요. 이게 저희가 단순히 일시적으로 불편한 거랑 그분들이 이 파업을 하지 않으시고 평생 이렇게 힘들게 살아오신 것을 또 꿋꿋이 견디면서 사시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의견도 나왔어요. 옛날에는 급식이 아니라 도시락도 싸오지 않았냐, 우리 소풍 가는 분위기로 그냥 즐겁게, 오히려 이 파업이 잘 돼서 그분들이 정규직이 되면 더 맛있고, 더 즐거운 급식시간이 될 텐데, 우리가 불편한 것은 정말 일시적인 것이니까 감수하는 게 그분들도 더 힘을 내실 수 있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 김혜민> 우리 지수 씨뿐만 아니라 함께 응원해주고, 지지해준 학생들께 고맙고요. 만약에 사회에 나가서 지수 씨가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처럼 어려움을 겪는다면 또 다른 지수 씨 같은 사람들이 분명히 도와줄 거예요. 그때 생생경제에서 또 그런 분을 연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시험 잘 보고요. 점심도 잘 챙겨 드세요.

◆ 박지수> 네, 감사합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염광메디텍고 3학년 박지수 학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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