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과학을 품은 뉴스] 아이들 달래는 스마트폰, 이대로 괜찮을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6-25 15:16  | 조회 : 807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출연 :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아이들 달래는 스마트폰, 이대로 괜찮을까?

 

 

물에 젖은 책을 냉동실에 넣어 두면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 온답니다. 육각형으로 이루어진 물 분자들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인데요. 이 늘어난 부피가 쭈글쭈글 해진 책의 주름이 완벽하게 펴준다는데요. 하나 둘 생겨나는 목주름, 웃을 때 생기는 눈가의 주름도 물 좀 묻혀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펴질 수 있는 걸까요?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주름 한 점 없는 다리미 같은 여자!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과학을 품은 뉴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이 기자, 저희가 함께 한 지도 넉 달 가까이 돼 가죠?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좀 편해진 것 같아요. (하하)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오늘 주제를 보니까 혈액형과 관련된 내용이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선 특히 누군가를 처음 만나거나 초반에 친해지려고 할 때, 혈액형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희가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선 서로의 혈액형을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이 기자 혈액형이 뭔가요?

 

이혜리 기자 (이하 이혜리) : 저는 B형입니다. 현지 아나운서는요?

 

조현지 : 저는 AB입니다.

 

이혜리 :보통 혈액형과 관련한 속설이 있고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B형의 경우에는 보면, 대다수 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조현지 : 아 저는 AB형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말하는 걸 꺼려하는데... 하하. , 혈액형을 바꿀 수도 없고요. 물론 이 혈액형별 성격이 재미로 보는 것이긴 하지만요. 그런데 오늘 이 기자가 준비한 내용을 보니까 어쩌면 이제 혈액형도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자 네, 오늘 제가 준비한 내용이 바로 A형의 피를 O형으로 바꿨다는 내용인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지, 우선 혈액형 별 특징부터 설명 드릴게요. 기본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혈액형은 적혈구에 있는 항원 단백질에 따라 분류됩니다. A형 혈액 적혈구에는 A 항원 단백질이, B형 적혈구에는 B 항원 단백질이, 그리고 AB형에는 이 둘이 모두 붙어 있는 겁니다. 그런데 특이하게 O형에만 이 두 항원 단백질이 모두 붙어 있지 않은데요. 이런 특징에 따라 우리가 흔히 아는 ABO형 혈액형을 구분하는 겁니다. 그런데, 만약 서로 다른 혈액형의 피가 섞이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조현지 : 저는 피가 섞이면 죽는다고 알고 있거든요.

 

이혜리 : , 서로 다른 혈액형의 피가 섞이면 몸속에선 거부반응이 일어납니다. 방금 말씀드렸던 항원이 공격받아 적혈구가 파괴되는데요. 예를 들어 A형한테 형의 혈액을 주게 되면 들어가자마자 응고가 일어나고 혈액이 깨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것이 심장 등에 영향을 줘서 위험한 상태에 빠지고 심한 경우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항원이 붙어있지 않은 O형은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O형 혈액형은 어떤 혈액형에도 모두 수혈이 가능한 거죠. 연구팀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습니다.

 

조현지 : , 그래서 A형을 O형으로 만든 거군요. 어떤 항원도 없는 특징이 있는 게 O형이라면 A형에 붙어 있는 항원들을 떼어내면 되겠네요?

 

이혜리 : 현지 아나운서, 과학기자 다 돼 가십니다. 맞습니다. 그런 원리라면 A형을 O형으로 만들 수 있는데요. A형 혈액에 있는 항원 단백질을 모두 제거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이를 제거할 수 있는 이른바 특수 가위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말씀 드리는 특수 가위라는 건 바로 효소를 활용해 만든 건데요. 효소의 주인공은 소화기관에 붙어 있는 점액 물질 '뮤신'이라는 물질입니다. 연구팀은 이 뮤신이 적혈구의 붙은 항원과 유사하다는 점을 이용해서 이 뮤신을 활용해서 적혈구에 붙은 항원을 떼어내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럼 이 뮤신은 어떻게 확보하느냐, 뮤신이 소화기관에 붙어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대변에서 이 효소를 분리해 낼 수 있거든요. 연구팀은 실제로 이 효소를 대변 샘플에서 찾았고요. 이를 이용해 드디어 A형 혈액형에 붙은 항원 단백질을 모두 분해해, O형의 혈액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현지 : 대변에서 이 효소를 찾았다는 것도 신기하네요. 연구를 위해서라면 뭐 하나라도 쉽게 버리면 안 되겠어요. 그런데 O형 혈액형으로 바꾼 이유는 알겠는데요. A형이었어야만 했을까요? B형도 있고, AB형도 있는데요.

 

이혜리 : , 특별한 이유가 있던 건 아니고요. 혈액형 가운데 A형이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그렇다면 O형이 모든 혈액형에 수혈이 가능한 혈액형이라고 하셨잖아요. 수혈할 때 피가 부족한 문제를 이 기술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혜리 : 그렇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혈액형에 상관없이 수혈할 수 있는 O형을 이렇게 생산할 수 있다면,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마치 '연금술'과 같은 혈액형 전환 기술이 더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힘을 보탤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얼마 전이었죠. 지난 14일이 세계 헌혈자의 날이었거든요. 혈액 부족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까, 헌혈을 통해서도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조현지 : , 안 그래도 14일에 저희도 세계헌혈자의 날 이야기 했었는데요. 그때 청취자분들이 헌혈증을 찍어서 보내주신 경우도 있었고, ‘하고 싶은데 무서워서 아직 못해봤다.’ 이런 분들도 계셨어요.

 

이혜리 : 저도 겁이 많아서 헌혈을 거의 못했어요. 이번 일을 계기로 헌혈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더라고요.

 

조현지 : 그렇네요. 혈액형에 대한 관심은 있었는데, 헌혈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일에 동참해야겠어요. 그리고 아까 다른 혈액형이 섞이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다른 혈액형의 피가 섞였는지 꼭 확인하셔야 하는 분들도 있다고요?

 

이혜리 : , 수술 후나 임신했을 경우에는 혈액형 검사를 다시 해야 하는데요. 임산부는 자신과 다른 혈액형의 태아를 임신하게 될 경우 소량이라도 태아의 혈액이 체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혈액형을 몸속에서 파괴하려는 반응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술, 임신 후에는 혈액검사를 꼭 해보시고 의료진과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조현지 : 그렇네요. 엄마와 아이의 혈액형이 항상 같을 순 없으니까요. 출산 앞두신 분들은 꼭 염두해 두셔야 겠네요. 다음 소식은 어떤 걸 준비하셨나요?

 

이혜리 : , 이번 이야기는 오늘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돼 버린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소위 스트레스를 받으면 뒷골 당긴다, 뒷목이 뻐근하다이런 표현 쓰잖아요. , 방송 들으시는 분들 잠시 그 뒷목을 잡아보실까요? 뒤통수 가장 아래 부분, 두개골 끝 지점과 목이 연결되는 그 부분입니다.

 

조현지 : 근데 왜 갑자기 뒷목 이야기를 하시는 건가요?

 

이혜리 : 최근 호주의 한 대학에서 스마트폰이 인간의 두개골 모양까지 바꾸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18세에서 86세까지 천 명의 두개골 뼈를 스캔한 내용을 분석한 건데요. 결론적으로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세대가 그렇지 않은 세대보다 두개골 아래쪽의 뼈가 더 길고 두툼하게 형성됐다는 겁니다. 실제로 논문에서는 연구 대상자인 28세 젊은이의 뒤통수 쪽에 돌출된 뼈의 길이는 27.8mm였지만, 58세의 중장년은 24.5mm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박사는 자신이 20년의 임상 경험이 있는데, 최근 10년 동안 많은 환자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관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원인을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지목했는데요. 고개를 숙여 스마트폰을 볼 때 하중이 장기간 계속되면 이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우리 인체가 새롭게 뼈를 더 형성하게 된다는 겁니다.

 

조현지 : 듣다 보니깐 제 두개골도 많이 길어졌을 것 같아요. 그런데 스마트폰을 많이 보거나 컴퓨터 모니터를 많이 들여다보면 소위 '거북목'이 된다는 사실을 많이 알려졌잖아요. 뼈 모양 자체가 바뀐다는 건 너무 충격적이네요.

 

이혜리 : 그렇습니다. 거북목 이야기 하셨는데요. 거북목도 사실 현대인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 가운데 하나죠. 사람의 머리는 보통 5kg 정도로 여겨지는데요. 고개가 앞으로 1cm씩 앞으로 나올 때마다 목뼈와 근육이 지탱해야 하는 무게는 23kg씩 늘어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개를 약 10cm 숙이게 된다면 목뼈와 주변 근육은 약 20kg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셈입니다. 이런 상태가 심해지면 말씀하신 대로 머리가 어깨 앞 선으로 나와 있는 '거북목' 증후군이 나타나게 되는 겁니다.

 

조현지 : 저도 스마트폰을 오래 볼 때마다 목이 너무 뻐근해서 피곤함을 더 쉽게 느끼게 됐던 것 같아요. 근본적으로는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적당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혜리 : 그렇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칭 하기, 목을 수시로 살짝 당기려는 습관, 그리고 높은 베개 사용하지 않기 등의 실천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중요한 건 역시 근본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겁니다. 성인도 문제긴 하지만 언어 발달이나 여러 발달 측면, 그리고 건강 상 영유아의 경우에는 그 심각성이 더 커지는데요. 이에 지난달 WHO는 관련 지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5살 미만 어린이의 경우 매일 1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기기를 봐서는 안 된다는 내용인데요. WHO는 어린 시절 신체활동이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며, 전자기기 화면 노출과 관련한 지침을 처음으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한 살 미만의 영아는 아예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5살 미만일 땐 적어도 하루 3시간 이상 다양한 신체활동을 해야 한다며, 2살에서 4살 사이일 때는 콘텐츠 시청을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하도록 했습니다.

 

조현지 : 공공장소에서 영유아들이 스마트폰에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잖아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되긴 하지만요. 아이 건강을 위해서는 너무 쉽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하는 건 한 번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기자,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이혜리 : , 고맙습니다.

 

조현지 : 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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