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탄력근무제 시작되면 대놓고 낮잠 잘 수 있을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6-21 16:58  | 조회 : 238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김헌식 문화평론가


[생생경제] 탄력근무제 시작되면 대놓고 낮잠 잘 수 있을까?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금요일입니다. ‘토론 아니고 수다,’ 함께하겠습니다. 오늘은 트렌드 수다 이야기하겠습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이하 윤덕환)> 네, 안녕하세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 평론가(이하 김헌식)>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혜민> 첫 번째 수다 키워드, 제가 지금 가장 바라는 겁니다. 바로 낮잠입니다. 두 분은 낮잠을 즐기세요? 그런데 잘 수 없잖아요?

◆ 김헌식> 낮잠을 자죠. 

◇ 김혜민> 프리랜서시잖아요?

◆ 김헌식> 저는 그런데 낮잠을 어디서 자냐면 버스에서 자요.

◆ 윤덕환> 버스도 의외로 좋아요.

◆ 김헌식> 지하철은 더 잘 옵니다.

◇ 김혜민> 버스에서 주무신다고 하셨어요. 이사님은요?

◆ 윤덕환> 못 자죠. 직장인이 어디서 잡니까. 공식적으로 안 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김혜민> 공식적으로 안 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는 신입 직원 때요. 너무 졸려서 화장실 가서 변기뚜껑 덮어놓고 그 위에서 잔 적 있어요.

◆ 김헌식> 실제로 연구결과가 있더라고요.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연구를 해보니까 성인의 40~50%는 상사의 눈을 피해서 화장실이나 자동차 안, 벤치, 심지어 도서관에 가서 몰래 잠을 잔다고. 조금 전에도 어떤 분하고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회사는 눈을 피해서 잘 곳이 너무 없어요, 하더라고요.


◆ 윤덕환> 김정운 문화심리학자께서 예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모든 사람한테 필요한 게 배후 공간이라고. 그 공간이 있어야 충전도 하고, 새로운 창조적 활동을 위해서 몸을 숨기기도 하고, 휴식도 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직장 내에도 그런 곳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맞습니다. 아마 그런 개념으로 지금 낮잠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송 들으시면서 청취자분들 중에 아니, 무슨 낮잠이 트렌드야? 이럴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 지금 낮잠이 수면위로 공식화되는 추세라고요?

◆ 윤덕환> 우리나라도 조금 유행이라고 예상을 했었는데, 사실 확 유행은 안 되고요. 지금 제일 유명한 곳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잘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성업 중인 곳은 시그니처 공간이 하나 있는데, 여의도 C*V 가면 11시 반부터 1시까지 90분 동안 극장을 통으로 잘 수 있게 한 공간이 있어요. 그 시간에 잠자기 좋은 무드등 같은 것을 틀어놓고, 90분에 슬리퍼하고 담요 주고 만 원. 

◇ 김혜민> 영화 극장 말씀하시는 거죠?

◆ 김헌식> 의자에 약간 기대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사실 낮에 극장에서 영화 상영 하는 것보다 오히려 만 원 받고 잠자게 하는 유희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윤덕환> 그런데 우리나라는 점심시간에만 국한되어 있어서 이게 밥을 포기해야 합니다.

◇ 김혜민> 맞아요. 밥을 포기하고, 낮잠을 택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눈꺼풀 올릴 장사 없다고 그냥 잠자는 게 나을 때가 있어요. 지금 여의도의 예를 들어주셨고, 또 평론가님은 아시는 데 있어요? 낮잠을 공식적으로 잘 수 있는 장소?

◆ 김헌식> 수면카페라는 곳이 생겼죠. 몇 개가 있는데, 일본 같은 경우는 이번에 너무 화제가 됐잖아요. 한국도 그런 곳이 있죠. 아까 말씀을 하셨지만 점심시간 때만 일용을 하잖아요. 처음에 몇 개 열고 나서 망하는 곳이 생기는 거예요. 

◆ 윤덕환> C*V도 이것을 시에스타 서비스라고 명명했는데, 이 서비스를 2016년에 시작했다가, 안 했다가, 했다가, 안 했다가 했어요. 그 수요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거죠. 너무 바쁠 때는 잠자지도 못 하거든요. 그런데 점심시간 말고는 사실은 직장인들은 조직 내에서 묶여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까 그 시간은 활용도가 없는데, 최근에 일본에서 이슈가 된 것은 그 시간이 우리나라보다 조금 자유롭습니다. 점심시간 이후에 2시부터 6시까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들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현상들이죠.

◇ 김혜민> 이건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할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이 정규직보다 이제 프리랜서나 비정규직이나 이런 형태가 많아지면 이런 업체들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저 같은 정규직들은 점심시간 외에는 자유롭지 못하잖아요?

◆ 김헌식> 탄력근로제, 노동시간 다양화에 따라서 말씀하신 대로 점심시간에만 이게 허용되는 것이 아니고, 시간대별로 이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개인이 필요할 때 갈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 현재 상황으로 일하는 곳을 빠져나와서 잠을 자러 간다? 이것은 사실상 거의 힘든 측면이 많이 있고요. 있다고 하더라도 같은 건물 내의 어느 곳에 있어야 가능하죠. 

◇ 김혜민> 낮잠을 게으른 베짱이가 하는 게 아니라 개미가 열심히 일하기 위해 잠깐 쉴 수 있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 아니에요? 

◆ 김헌식> 일단 중요한 건 지금 현재 생산성의 관점으로 많이 생각하거든요. 연구결과에 따라서 낮잠을 자게 했더니 많게는 30% 생산성 증가, 적게는 5% 정도 증가한다, 이런 생산성 효과가 나오니까 결국 기업체한테도 결국에는 그냥 직원들의 피로감을 풀어주려고 하는 게 아니고 기업 생산성에도 도움이 되니까 이것을 제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부각된 거죠. 제가 어느 기업에 갔더니 로비 한 쪽에다가 소파를 쭉 놓은 거예요. 그래서 그냥 직원들이 내려와서 잠깐 취침을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었는데, 몇 달 하다가 없어지더라고요. 그게 카페가 됐어요. 그 공간 자체가 임대를 하게 되면 수익이 나오는데 소파를 놓겠느냐, 이런 식의 관점이 있다 보니까 처음에 곧 없어지는 일이 생기는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문화로, 트렌드로 자리 잡는 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 윤덕환> 그게 문화가 자리 잡는 것은 쉽지 않은데, 뇌과학이나 의학적으로나 심리학 쪽에서는 낮에 수면을 짧게 취하는 것의 효과는 명백하거든요. 과학적으로도 그렇고요. 찾아보면 너무나 많은 것이 나와 있습니다. 혈압도 낮추고, 집중력도 높여주고, 여러 가지가 좋아지는데요. 문제는 문화가 잘 안 바뀐다는 거죠. 2014년인가요? 박원순 시장님이 서울시청에서 공무원들 1시간 오수시간을 보장하라고 했어요. 그것을 선언했다가 여론에 엄청나게 난리가 났습니다. 공무원들 그렇게 자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사실은 그거 발표하면서 뭐가 따라왔냐면 팀장이나 국장급들이 팀원이 그런 요청을 하면 거부할 수 없다. 자게 하고 다만 1시간 연장 근무를 해야 하는데, 뒤에 얘기는 안 나오고, 한 시간 잔만큼 일은 더 해야 해요. 그런데 그 이야기는 안 나오고 여론에만 엄청나게 두드려 맞았는데, 지금도 그 여론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거든요? 낮잠 이야기를 뜬금없이 하느냐, 이 얘기를 하는 댓글이 올라올 가능성도 있어요. 그것은 지금 현재도 낮잠에 관련된 효과와 관계없이 사회적 분위기는 타인들에게 노동에 대한 도덕적으로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그것이 바뀌지 않는 거죠. 사회 분위기는 아직도 엄격하다고 봐야죠.

◆ 김헌식> 전반적으로 가고 있는데, 차이가 있는 것에 따라서 달리 적용될 것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왜 낮잠이 또 부각되냐면, 더운 한낮에는 일할 수 없어요. 특히 농업 노동자들, 농사짓는 분들도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사실 여름철에 낮에 일 안 합니다. 잠깐 잠을 자고, 또 군대에서도 마찬가지로 오수를 취해서, 그때 무리하면 사고를 당할 수 있고, 산재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사업장 같은 경우는 시즌별로 우선적으로 적용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거죠. 그것을 일률적으로 다 전 사업장에 하라고 하면 여기에서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벌어지잖아요. 한 가지 연구결과를 보니까 어린아이들도 낮잠을 자게 하면 훨씬 더 학습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고요. 

◇ 김혜민> 우리나라 법으로 6세 이하까지는 낮잠을 꼭 재워야 해요.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항상 낮잠을 재우는데, 아이들은 제일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열정이 넘치니까요. 아이들은 억지로라도 재우는 게 성장과 피곤함을 어른들이 조절해주는 거거든요. 그만큼 낮잠이 몸에 좋다는 것은 저희도 잘 아는데요. 정말 유럽 같은 경우, 더운 나라는 시에스타라는 낮잠 문화 정책이 있잖아요?

◆ 김헌식> 그런데 이것도 국내에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예를 들면, 스페인 같은 경우 일조량이 많은 나라잖아요. 태양의 나라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9시를 기준으로 6시간이 지난 후에 오후 3시 정도에 잠을 자게 하는 거잖아요. 시에스타가 여섯 번째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스페인어권도 이게 산업화가 되면서 시에스타가 대도시 중심으로 없어지고요. 중소도시나 지역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에스타도 시간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스페인은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고요. 그리스는 2시에서 4시 사이. 이탈리아는 1시에서 3시 사이. 이렇게 되고 있어서 나라마다 시간대가 다른 형태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 윤덕환> 명칭은 조금 다른데, 유럽에서는 브레이크 타임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2시에서 5시 사이에는 식당을 안 하잖아요. 그거는 시에스타의 흔적이 남아있는 특성이 반영됐다고 보고요. 저는 사실은 일본의 문화에서 주목할 만한 게 여기에 기업들하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낮에 자는 오수를 권장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낮잠을 언제든지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거든요. 침구업체와 같이 이벤트를 했는데 순식간에 1000장이 나갔다고 해요. 이게 뭐와 관련이 있냐면 실제로 사람의 생산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요. 그다음에 오수시간을 점심시간으로 특정하지 않고, 언제라도 할 수 있게 하고, 갈 때 조건은 휴대폰을 놓고 가야 한대요. 이게 잠을 방해하기 때문에. 이거는 뭘 이야기하냐면, 노동자들의 노동의 질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들의 삶의 질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려고 하는 지자체나 기업의 노력인데, 이거는 일본에서 인력난과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요. 조금은 멀지만 관련된 현상이 ‘졸사식’이라고 있어요. 졸업식이 있잖아요. 졸업식을 회사를 그만두는 동료한테 상장도 주고, 그동안 고생했다고. 그리고 앞에서 코멘트도 하게 해주고, 박수도 쳐주고, 나가서 성공을 기원하는 세레모니를 해주는 거예요.

◇ 김혜민> 은퇴식은 아니고요?

◆ 윤덕환> 은퇴식이 아니라 회사를 그만둘 때. 그다음에 그 사람을 그만둔 사람 네트워크 안에 놔두어서 언제라도 다시 들어올 수 있게. 이게 일본에서는 가장 큰 이슈입니다, 지금. 왜냐하면 일본에서는 지금 생산가능 인구가 최근에 원래 7~80%대였다가 60%대였다가 59.7%로 또 떨어졌어요. 지금 이미 65세 이상이 30% 가까이 되잖아요. 생산가능 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드니까 실제로 파생된 효과가 기계 키오스크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그다음에 고용한 인력에 대해서 굉장히 귀하게 대하는 태도들이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더 많아지는 거죠.

◇ 김혜민> 재밌네요. 이게 4차 산업혁명이 있고, 이러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어서 사람의 가치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면서, 또 사람의 노동력이 가치를 받는, 그래서 생산가능 인구의 생산성을 관리해주는 여러 가지 사업 아이템들이 나오고 있는 거네요.

◆ 김헌식>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봤을 때는 결과적으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이 그냥 단순 수동적인 작업들 같은 경우에는 도태될 것이다, 이렇게 많이 이야기하거든요. 그러면 거꾸로 이야기했을 때 이사님이 말씀하신 것의 연장선상에서 말씀드리면 정신을 바짝차려야 하는 일들을 중심으로 재편이 될 가능성이 높죠.

◇ 김혜민> 사람만이 할 수 있는?

◆ 김헌식> 네. 그러면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데, 그러면 사람이 잠을 못 자서 일종의 정신을 못 차리는 상황이라고 하면 에러가 날 수도 있고, 생산량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결국 정신노동에 관련된 것이라고 하면 잠을 충분히 보장해주어야 하니까 이거는 4차 산업혁명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죠. 

◇ 김혜민>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만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사람의 정신을 관리할 수 있는 낮잠이라든지, 여러 가지 시스템이 발전될 것이라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러면 낮잠이 트렌드인 것은 점점 확대될 것이다?

◆ 윤덕환> 확대되는 단서가 있습니다. 7월 1일자로 공식적 낮잠이 가능하게 될지 여부는 52시간 근로제의 시행이 7월 1일로 됐어요. 그 이후에 유연근무제나 탄력근무제가 되면 어떻게 되느냐? 우리가 낮잠을 못 잤던 사회적 시선은 우리가 일을 하면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던 관리자의 시선으로 평가받아서 그런 건데요. 역으로 보면 내가 정확한 시간이 측정된다고 하면 그 시간을 쓰고 정당하게 그 시간만큼만 보장된다고 하면 내 시간 활용의 자율권 같은 것이 생기거든요. 그게 유연근무제의 핵심이에요. 그러면 그 시간을 내가 쓰고, 그 만큼의 보완을 하면 되니까 그 공식적 시간을 피곤하면 그 시간을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거죠. 그렇게 되면 일본처럼 공식적으로 저 사람은 쓸 수 있다, 이렇게 보장되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아지느냐에 따라서 사회적 시선에서 사회적 의무감을 바라보는 도덕적 시선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 김혜민> 그렇네요. 그러면 평론가님, 관련된 상품들도 많이 나올까요?

◆ 김헌식> 그래서 자기가 스스로 그렇게 골라서 시간을 할 수 있다고 하면, 낮잠 시간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낮잠 잘 수 있는 공간,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말씀드렸는데, 문화적 인식이 바뀐다고 하면 그냥 의자에서 잘 수 있는 모습 

◇ 김혜민> 오히려 그렇겠네요.

◆ 김헌식> 예를 들면 간이침구라든지, 의자 산업에서도 바뀌는 거죠. 일본에서 히트를 했던 게 책상용 베개입니다. 의자도 마찬가지로 약간 뒤로 할 수 있는 형태. 

◇ 김혜민> 오히려 하나의 정책적으로 되면 대놓고 잘 수 있으니까 그런 베개라든지, 책상 의자인데 누워서 잘 수 있는 것들이 개발될 것이다?

◆ 김헌식> 그리고 슬립테크라고 해서 ICT와 결합해서 깨울 수 있도록 연구할 수도 있는 거죠. 자고 있는데 진동이 와서 깨어나게 할 수 있다든지, 이런 식으로 하는 것들을 결합시키면 슬립테크도 전혀 엉뚱한 트렌드 용어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두 번째 이야기. 사실은 이 이야기 저도 많이 다뤘던 이야기인데, 배달의 민족. 이거 또 문제됐어요?

◆ 김헌식> 문제가 됐는데, 쿠폰 남발 광고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만 원 할인쿠폰을 하면서 광고가 문제가 됐어요. 여기에 가수라든지, 유명한 유튜버들이 나왔는데, 여기서 ○○○이 쏜다, 라고 하면서 했는데, 이게 문제가 됐습니다. 스타들이 쿠폰을 쓰면서 마치 자기들이 엄청나게 많이 받은 것처럼 했는데, 알고 봤더니 일반 이용자들한테는 통 큰 쿠폰이 아니었더라. 자기한테는 쿠폰이라고 해봤자 1000원짜리 두 장이 전부다,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이게 결과적으로는 유명인사 중에 평소 배달의 민족을 많이 이용한 분들한테 이게 쿠폰을 제공한 거죠. 많이 이용을 한 연예인들한테 준 것이지, 그렇게 쿠폰 할인액이 많은 쿠폰을 마음대로 쏴준 것은 아니라고 뒤늦게 해명을 하게 되면서 일종의 과장광고가 된 사례였어요.

◇ 김혜민> 그러니까 배달의 민족 앱을 많이 이용한 연예인한테 무료 쿠폰을 줬다는 이야기에요?

◆ 김헌식> 그 연예인 자체가 많이 이용을 한 사람이죠. 통상적으로 보통 사람들에게 쿠폰을 준 것은 아니라는 거죠.  

◆ 윤덕환> 금액을 이야기하니까 감이 잘 안 오는데, 예를 들어서 VIP 쿠폰도 1000원, 2000원 이래요. 그런데 연예인들이 받은 것을 SNS에 올린 것을 보면 만 원짜리가 수십 장이에요. 금액 차이도 엄청나고.

◇ 김혜민> 연예인들한테는 그렇게 주면서 일반 고객 VIP와 차이가 컸군요. 그런데 그게 정서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지만 이게 큰 문제인가요?

◆ 윤덕환> 그거입니다, 사실은. 제가 보는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것은 불공정의 문제라기보다는 미디어의 무게감의 하향평준화? 이 현상을 뭐라고 명명할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10여 년 전쯤에 커뮤니티에서 어떤 이벤트를 했냐면 신라면 1만 개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했는데, 1만 명한테 한 개씩 주면 이게 이벤트의 파급 효과는 있지만 마케팅 효과는 없기 때문에 한 사람한테 1만 개를 줬어요. 한 사람한테 1만 개를 주면 어떻게 되느냐? 이 사람이 몇 십 년 동안 먹어도 다 못 먹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트럭이가서 주고, 이거를 이 사람이 결국은 복지원이나 주변에 노인정에 나눠주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마케팅 효과는 극대화됐어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사실은 인플루언서한테 조금 더 많이 주는 게 당연한 마케팅.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에요. 그런 측면에서는 지금 PD님이 이해 못 하죠. 그거 주는 게 마케팅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마케터가 지금의 미디어 하향평준화 현상을 이해 못해서 그래요. 이게 뭐냐면, 몇 년 전만 해도 TV에 나왔네? 라디오 나왔네? 하면 유명한 사람이네, 이렇게 하는데 젊은 친구들은 거기에 나오는 게 별 의미가 없거든요. TV든, 라디오든 어떤 미디어에 나왔느냐가 무게감이 달랐는데, 무게감이 하향평준화되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페이스북으로 보는 것은 똑같은데, 거기에 내 친구가 나왔냐, 연예인이 나왔냐가 하나도 차이가 없으면 어떻게 되느냐? 형평성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거예요. 독자들이 어떻게 보냐면 콘텐츠로 보기 때문에 거기에 내 친구가 재밌게 하면 콘텐츠로써 꽤 재밌잖아요. TV나 라디오에 나오는 거나, 유튜브나 팟캐스트에 나오는 것의 차이가 없어진 거예요. 콘텐츠적인 것이 훨씬 더 중요해졌고, 그러다 보면 연예인한테 지급했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많이 나와 차이가 나게 지급됐느냐가 더 중요해진 거죠. 여기서 읽어야 하는 문화 코드는 미디어의 무게감이 하향평준화되었다는 것을 읽어야 해요. 그래서 마케터들은 그것을 못 읽어서 나타난 사달이라고 봐요, 저는.

◆ 김헌식> 사실 많은 사람들이 쿠폰을 이용하는데 연예인들과 자기 현실이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반감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 상황에서 불성실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고요. 쿠폰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많이 생각을 못 하는 것 같아요. 거기서부터 일종의 박탈감이랄까? 이런 것이 많이 작용한 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윤덕환> 연예인이라고 더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저는 사실 있어요. 그런데 지금 최근 젊은 세대 같은 경우는 그런 의식이 없어요. 연예인하고 나하고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다고 그렇게 차별을 둬?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 김혜민> 그렇군요. 저는 조금 이렇게 두 분처럼 심화해서 생각은 못 하고요. 배달의 민족이 문제가 있었던 건 그동안 배달의 민족 앱이 계속적으로 잡음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쌓였던 인식이 폭발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 김헌식> 그런 측면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이 업체뿐 아니라 지금 현재 배달 앱이 엄청나게 잘 나가고 있고, 성장도 높아지고 있고, 그 가운데서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들을 많이 일으켰잖아요. 수수료나 이런 것을 많이 가져간다,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논란이 많이 있었는데 그래서 고 성장을 해온 것에 비해서 이런 쿠폰 가지고 장난치는 거냐? 1000원, 2000원 주면서 실제로는 연예인들한테 더 몰아주고, 심지어는 나중에 변명한다는 것이 많이 이용했기 때문에 많이 몰아줬다, 이렇게 장난치는 거라고 보면 사회적 책임을 못하는 것 아니냐, 그 과실을 나누고 있지 못한 것 아니냐, 라는 일종의 불만들이 제기되면서 아까 말씀하신 미디어 하향평준화와 같이 연결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배달의 민족의 마케팅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세 번째 주제. 연관이 돼요. 배달 문화가 활발해지면서 플라스틱 제품 같은 것들을 더 쓰게 되는 거죠. 요즘에 플라스틱을 안 쓰려는 움직임들이 활발해졌고, 많이 정착이 된 거 같아요. 

◆ 김헌식> 이렇게 이게 이슈가 환기되면 슬그머니 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과연 이게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 관건이기는 합니다. 예전에도 한 번 이렇게 플라스틱 관련해서 쓰지 말자고 해서 친환경 열풍이 불었었는데,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던 상황이 있잖아요. 최근에는 종이빨대를 비롯해서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 쪽에서 가치소비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지 않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사님도 이따가 말씀하시겠지만 이게 웰빙, 힐링 열풍에 이어서 친환경 가치소비로 갈 것이냐. 지속될 것이냐, 이게 관건일 것 같아요.

◆ 윤덕환> 그렇죠. 그런데 사실 이게 환경 이슈는 머릿속에만 있다가 행동으로 전환되려면 규제의 스케줄에 따라 움직입니다. 사실은 작년 여름에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금지가 되면서 텀블러가 폭발적으로 팔리기 시작했거든요. 매출 상황을 보면 7, 8월 이후에 그 해 매출을 다 찍었어요. 유명한 유리 브랜드 같은 경우는 50% 이상, 텀블러는 그렇게 많이 팔리는 제품이 아닌데 50%, 60% 이상 전년도 대비해서 엄청나게 팔렸고, 그런데 이게 지속 가능할 것이냐는 규제 스케줄에 따라서 움직여지는 것을 봐야 할 것 같고요. 텀블러를 안 가지고 있으면 앉아서 먹기도 힘들고요. 그리고 일회용 컵을 먹으면 버릴 때도 잘 없어요. 휴지통도 없고요. 그러니까 이게 실제로 불편해진 거죠. 덜 쓰게 되는 상황이기는 한데, 실제 행동으로 전환될 때는 규제 스케줄에 움직이기 때문에 단순히 소비자의 니즈가 있다고 해서 상품 소비로 직접 전환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김혜민> 그 말에 동의를 해요. 그래서 지금 규제가 지난해부터 됐고, 또 기업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니까 예전하고는 다르게 이번에는 정착이 잘 될 것 같은데요?

◆ 김헌식> 이번하고 예전하고 약간 다른 포인트가 있는데, 규제도 있지만 미세 플라스틱 때문에 다른 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예전에는 그냥 막연했어요.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되면 환경오염시키고 그렇다. 그런데 과연 이게 피드백 되어서 나한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관념적이었던 거죠. 지금은 많은 연구결과가 있지만 심지어 미세 플라스틱에 가서 심혈관계 질환까지 일으키게 된다고까지 이야기하게 되니까 지금 느끼는 공포감이라고 할까요, 두려움이 크면서 규제를 해도 예전에는 너무 심한 거 아니냐, 그랬는데요. 결국에는 많은 개인들이, 혹은 시민들이 자기 건강에 대한 이슈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요.

◆ 윤덕환> 건강 이슈에 이게 현실적으로 환경 문제가 개인의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준 사건이 있었어요. 작년 4월 중순쯤에 중국 환경부에서 전 세계 플라스틱을 수입 금지한 겁니다. 이게 그냥 뉴스로만 접하다가 어떤 일이 생겼느냐? 작년에 제가 살던 아파트 단지에서 쓰레기 수거를 안 한다는 거예요. 난리가 났는데, 그 전 일주일 모아놨던 것이 쌓여서 또 일주일 모였는데, 제가 뭘 느끼게 됐냐면 일주일 동안 플라스틱이 늘어나는 것을 제가 몸으로 보게 됐어요.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면서 환경 이슈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줬죠. 그다음에 미세먼지나 이런 것 때문에 마스크 하는 게 아예 패션이 됐잖아요? 환경문제가 일상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사건들이 요새 계속 나면서 미세 플라스틱 문제까지 적극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개인의 생활에서 행동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헌식> 그것이 예전과 또 다른 점이 뭐냐면 글로벌 트렌드가 된 거죠. 예를 들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아까 언급하신 것처럼 쓰레기 수입을 해서 그것을 처리해주면서 돈을 벌고, 이런 형태였는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다 건강에 대한 이슈가 확산되다 보니까 쓰레기가 갈 데가 없는 거죠. 결국에는 쓰레기가 되돌아오게 되고, 그것이 또 쓰레기 대란으로 되고, 이러면서 밀접하게 연관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플라스틱 문제는 예전보다는 트렌드가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 김혜민> 오늘 함께해주신 두 분 고맙습니다.

◆ 김헌식> 네, 고맙습니다.

◆ 윤덕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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