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19년 6월 15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채현영 유엔난민기구 법무관
세계 난민의 날, 난민들 국내 정착 위한 ‘귀화’ 더 어려워져
-난민들 국내 정착 지원 위한 영주권·귀화제도 인도적 체류 난민에겐 더 높은 벽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우리가 꼭 봐야만 하는데도 미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그저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치부하는 일. 그중 하나가 바로 난민문제인데요. 다음 주죠. 6월 20일이 세계 난민의 날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난민의 날을 맞아 세계 난민과 우리 국내의 난민들에게 잠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유엔난민기구 채현영 법무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채현영 유엔난민기구 법무관(이하 채현영)>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6월 20일이 돌아오는 목요일인데요. 세계 난민의 날이라고요?
◆ 채현영> 네, 그렇습니다.
◇ 김양원> 어떤 날인지 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 채현영> 난민 협약 50주년이 되던 해가 2000년이었는데요. 2000년에 유엔 총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해서 매년 6월 20일을 세계 난민의 날로 정하자, 그러면서 그에 관련된 난민 권리 증진을 위한 여러 활동이라든지, 의식 재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유엔 차원에서 정부나 시민사회, 또 다른 파트너분들과 매해 펼치고 있습니다.
◇ 김양원> 그렇군요. 바쁘시겠어요? 행사 준비하시느라.
◆ 채현영> 매해 6월이 가장 바쁜 달 중 하나입니다.
◇ 김양원> 바쁜 시즌에 이렇게 스튜디오까지 나와 주셔서 감사하고요. 20년이 된 행사인데도 이게 아직도 우리 국민들에게 조금 낯선 행사인 것 같아요. 제가 들었던 것은 20억km 챌린지. 이거는 어떤 내용인가요? 20억km면 거리가 도대체 얼마죠?
◆ 채현영> 저도 사실 계산해보지는 못했는데, 난민들이 분쟁이나 박해를 피해서 강제 실향 상태에서 피난을 가게 되는데, 예로 떠오르는 게 유럽권으로 유입되던 2015년이나 2016년을 많이 떠올리실 텐데요. 그렇게 걷거나 피신을 하는 한 해 평균 이동 거리가 20억km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20억km라는 거리를 일종의 연대의 표시로 전 세계인들이 함께하자, 그런 캠페인이고요. 저희가 난민과 함께 걷기 캠페인이라고 대한민국에서는 소개를 하고 있고, 참여방법은 되게 다양한데, 저희 만보기 많이 쓰시잖아요. 어플 다운 받아서 많이 쓰시는데, 그러한 어플을 다운 받으셔서 그 어플을 직접 쓰시면서 기록된 것이 공유되도록 할 수도 있고, 혹은 본인이 단순히 걷거나 뛴 것 외에도 수영을 했거나 자전거를 탔거나, 춤을 출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러한 모든 스텝들을 측정해서, 명시해서 등록하는 방법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이 캠페인에 지지하는 서명을 해주시는 그런 방법들도 있습니다. 저희에게 일종의 발걸음 기부라고 생각을 해주시면 될 것 같고, 이제 난민에 대한 연대감을 표시하는 그런 캠페인입니다.
◇ 김양원> 네. 20억km. 자기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20억km를 걸어서, 또는 배를 타거나 산을 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도착한 곳. 어쩌면 우리나라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이렇게 먼 길을 걸어왔는데, 현재 우리 한국만 해도 난민 지위 인정을 물론,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말씀을 저희가 이 방송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드려왔습니다. 우리 난민들이 이곳에 정착하기 위해서 의식주만 해결해도 다행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우리나라에 도착한 난민들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 채현영> 최초로 정부에서 난민 인정을 한 것이 2001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해서 꾸준히 난민분들이 한국에서 저희와 함께 살아오셨는데, 기존 시스템이 있기는 합니다. 특히 초기에 생계비가 정말 없는 난민 신청자들에게 생계비 지원을 한다든가 하는 정부 프로그램도 있고, 또 이분들 조력을 하기 위해서 시민사회 단체들도 많이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생계비 지원 대상자들도 예산이나 여러 가지 부족으로 인해서 굉장히 극소수만이 생계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안타까운 사례들이 아직까지는 아무래도 많아요. 앞으로는 조금 더, 이런 세계 난민의 날이 있는 것도 그런 시스템적인 개선이 더 필요한 부분들을 같이 이야기해보고 개선하자, 그런 부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양원> 생계비를 지원받는 난민 수조차도 매우 극소수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방글라데시나 대규모 난민촌이 있는 곳에 수용된 난민들 같은 경우에는 차라리 집단적으로 거주하기 때문에 난민촌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나 의료 지원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오히려 흡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우리처럼 이렇게 뿔뿔이 난민으로 오는 경우에 저희가 어떤 집단 난민촌을 짓거나 그런 국가는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개별적으로 집을 구한다든가 거주지 문제부터 시작해서 이런 것들이 직면하게 될 것 같은데, 그런 부분들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 채현영> 사실상은 저희가 영종도에 출입국 지원 센터라고 해서 정부에서 운영하는 초기 지원 시설이 있기는 합니다만, 전체 난민 신청자에 비해서는 아직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의 제약이 많아서요.
◇ 김양원> 거기는 몇 명이나 수용할 수 있나요?
◆ 채현영> 한 번에 82명씩 수용이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본인이 스스로 알아봐야 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알아봤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거나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서 갈 곳이 없을 경우에 긴급 쉼터 같은 곳이 필요하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기존에 긴급 쉼터들은 이주노동자들이라든지, 결혼이주 여성들이라든지, 이런 쪽으로 구비가 되어 있고, 그러다 보니까 난민이 찾을 수 있는 긴급 쉼터 시설이 많지가 않아요.
◇ 김양원>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체계가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지도 않기 때문에 정착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난민 지위를 일단 얻었다. 이 이후에는 어떻게 생활하고 계신가요?
◆ 채현영> 난민이나 인도적 체류자를 포함해서 대한민국에서 보호를 받게 된 분들은 난민인 경우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주거지 자격을 받으실 수 있고, 취업도 하실 수 있고, 여러 가지 면에서 그래도 안정적인 자격을 받게 됩니다. 귀화도 가능하고요.
◇ 김양원> 실제로 귀화한 사례들이 있어요?
◆ 채현영> 네,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점에서 한 가지 말씀드리고자 하는 부분은 귀화 제도가 난민의 안정적인 사회 통합과 지속적인 삶을 위해서는 중요하고, 대한민국에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그런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어요. 하지만 최근에 바뀐 국적법에 따라서 영주권 전치주의 도입이 됐어요. 그러면서 조금 더 귀화가 어려워졌거든요. 영주권을 사전에 받아야 하고, 그러고 나서 귀화 신청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난민분들도 조금 어려워졌고, 또 한 가지 인도적 체류자 같은 경우 기존에는 귀화를 할 수 있었는데, 그 영주권 신청 자격에서 배제가 되는 바람에 기존에는 신청 자격이 됐었는데, 인도적 체류자분들이 받는 비자 자체가 영주권 신청 자격이 아니다 보니까 올해부터는 그게 어려워졌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장기적으로 보호 가능하도록, 특히 내전 상황이 장기화되는 분들이 인도적 체류자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어차피 돌아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많이 고려해서 국민 여러분들께서 귀화라고 생각하면 대한민국 국적을 아무나 갖나,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정말로 대한민국 정부에서 심사가 까다롭고, 엄정하게 하시고 계시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고요. 단지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인도적 체류자 같은 분들도 장기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있고, 귀화라는 것이 이분들에게 어떻게 보면 그 해결 방안의 하나로써 작용할 수 있다면, 그 길을 열어주십사 하는 거죠.
◇ 김양원> 처음에는 우리의 이웃, 시선을 돌려 보자, 이렇게 소박하게 시작했는데, 법무관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귀화 문제까지 어떻게 보면 큰 틀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까지 말씀을 해주셨어요. 정말 다방면에서 인식이나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서 난민 이야기 한 번 들어봤는데요. 여러분 어떠셨습니까? 법무관님,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하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고요. 다음 주에 있는 행사, 바쁘신데 잘 치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채현영> 고맙습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유엔난민기구 채현영 법무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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