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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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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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엄청 부자이면서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 잘못된 외신 인용해 가짜뉴스 만드는 한국 언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27 11:12  | 조회 : 1761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9년 5월 26일 (일)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이고은 뉴스톱 기자


<김양원 PD>
1) 지난 한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 해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이고은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고은 팩트체커>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진짜 이분 이야말로 투머치 토커신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관련해서 팩트체크 준비해오셨다고요?

<이고은 팩트체커>
네, 지난 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본인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동맹국을 압박해 방위 분담금을 더 받아낸 사례를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나라라고 얘기하진 않겠지만, 우리가 아주 위험한 영토를 지키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는 나라가 있다”, “엄청 부자이면서 어쩌면 우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라를 지키느라 45억 달러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한국 언론이 이 발언에 등장하는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나라’를 한국으로 지목한 기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김양원 PD>
3) 미국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부자인 나라는 한국, 왜 이런 등식이 성립할까요?

<이고은 팩트체커>
매일경제신문이 지난 9일 단독 기사로 이런 내용을 보도했고, 주로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에서 해당 국가를 한국이라고 단정적으로 썼습니다. 해당 국가가 한국일수도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보도한 언론도 있었습니다.

언론이 근거로 삼은 것은 첫 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이 집회에서 “군 장성에게 그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쓰는지 물어봤더니 연간 50억 달러(우리 돈으로 5조8000억원)”라면서 “그 나라는 우리나라에 5억 달러(우리 돈으로 5800억원)만 주고 있다”고 발언했는데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에서 “미국이 한국 방위를 위해 연 50억 달러를 쓰는 반면 한국은 5억 달러만 내고 있다”고 주장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번 발언 역시 한국을 말한다는 겁니다.

<김양원 PD>
4) 50억 달러, 5억 달러...숫자만 보면 딱 들어맞아 보이는데요. 그런데 한국이 지불하는 방위비 분담금도 실제로 그 금액과 똑같습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그렇지 않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2019년도 방위비 분담금은 1조389억 원으로 2018년도 9602억 원 대비 8.2% 증가했습니다. 트럼프가 말한 5억 달러는 인상분을 말한 것이었는데, 즉 증가분은 700억 원 정도여서 5억 달러인 한화 5800억 원과는 수치가 다르죠.

워싱턴포스트는 팩트체크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비용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액을 부풀려서 말했다고 지적한 바가 있는데요. 한국은 방위비 분담  협정에 따라 미군 측 주둔 비용의 40% 정도를 지불했는데, 미국이 부담하는 비용도 50억 달러가 아니라 12억 5000만 달러, 한화로 1조4500억 원 정도입니다.

결국 50억 달러와 5억 달러라는 돈은 트럼프 특유의 과장화법에 의해 부풀려진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액수로 봐서도 해당 국가가 한국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못 됩니다.

<김양원 PD>
5) 그런데 보수 언론들이 한국을 지목할 때, 외신들도 그랬다는 것을 근거로 삼지 않았습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미국의 소리, VOA와 북한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NK뉴스 등이 실제 트럼프가 언급한 국가가 한국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외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닐 겁니다.

VOA의 경우 데이비드 맥스웰이란 미군 퇴역 장성이 한국이라 생각한다는 주장을 소개하며 이를 근거로 삼았고, 추측만 있었을 뿐 특별한 팩트체크는 없었습니다.

NK뉴스 역시 익명의 한국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발언의 행간을 해석했을 뿐   근거에 의해 사실을 확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반면, 영국 언론은 트럼프가 말한 국가가 유럽연합을 겨냥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외신을 입맛대로 인용하는 한국 언론의 폐해가 이번에도 드러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김양원 PD>
6) 미국 정부 측에서 한국이라고 확인을 한 바도 아니고, 다른 국가일 가능성도  있는데 왜 한국 언론들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해당 국가를 한국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이고은 팩트체커>
트럼프 특유의 과장과 모호한 화법 때문에,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도록 언급한   국가가 어느 나라인지는 현재로선 확실치 않습니다. 그 사실을 언론이 모르는 바도 아닐 것이고요.

이번에 소개해드린 보도 사례는 트럼프의 발언을 통해 한미 관계 사이에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자 한 보도인 건데, 주로 보수 언론과 경제지들로부터 나왔습니다. 한미 동맹에 균열이 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추론해볼 수 있는데요.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언론이라면 자의적인 해석이나 예측만으로 보도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사실을 제시함으로써 여론에 영향력을 미쳐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양원 PD>
일리있는 추론인 것 같습니다. 다음 뉴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주년이 지났는데요. 2년 만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40.1% 상승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이번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데, 좀 상반되는 결과라 의욉니다?


<이고은 팩트체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실에서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대해, 지난 8일 매일경제신문이 보도했는데요. 2019년 4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7억9921만원으로, 2017년 5월의 5억7028만원보다 2억 원 넘게 올랐다, 그러니까 아파트값이 40.1% 올랐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수치에 대해 한겨레신문이 팩트체크를 했고요. 한국감정원 측도 보도참고 자료를 배포해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는데요. 결론적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억 원 가량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아파트값이 40.1% 올랐다는 것은 일종의 통계 왜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양원 PD>
8) 어떤 면에서 통계 왜곡이라는 겁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평균 매매가격은 주택가격 조사에 포함되는 모든 표본의 전체 매매가를 평균을 낸 가격입니다. 때문에 지역 간의 가격 수준 비교를 할 수는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의 주택가격 변동률을 계산하는 데는 적절치 않습니다.

우선 주택시장은 계속해서 지어지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죠. 그래서 평균매매가격은 표본의 구성변화가 달라지면 그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한국감정원은 주택의 신축, 멸실을 반영하고 가중치를 변경해 정기적으로 표본을 보정하고 표본을 재설계합니다. 그래서 매매가격지수라는 것을 비교에 사용합니다.

만약 해당지역에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가 표본으로 추가되면 이전 평균매매가격과 절대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집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서울   시내 신규 아파트가 새로 표본에 편입됐는데 고가 아파트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것이 반영이 됐습니다.

<김양원 PD>
9) 그렇다면 좀 더 복잡한 수식을 활용해서 주택가격의 변화를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군요?

<이고은 팩트체커>
그렇습니다. 매매가격지수는 일정한 기준 시점을 100으로 하고 조사시점의 가격  비율을 환산합니다. 이러한 계산법에 따르면 2017년 5월에 비해 2019년 4월의   서울 아파트값은 매매가격지수를 활용해서 산정했을 때 10.31%가 상승한 것이   됩니다.

물론 10.31% 상승률이라는 수치도 적은 폭은 아닙니다. 평균 매매가가 높아진   것도 서민들이 내 집 마련하기가 어려워진 현실을 보여주기는 합니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고심을 해야 하겠죠. 그러나 실제 현실을 왜곡할 수 있는 계산법으로 통계를 과도하게 왜곡하는 것 역시 위험한 것으로, 혹세무민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김양원 PD>
10) 마지막으로, 일주일 전이죠. 지난 주가 5.18 민주화운동 39주년이었습니다.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음에도 5.18을 둘러싼 망언과 막말, 가짜뉴스까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5.18에 대한 가짜뉴스 몇 가지에 대해 팩트 체크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고은 팩트체커>
지난 2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막말 논란 이후에 많은 가짜뉴스가 양산되고 팩트 체크가 이뤄졌음에도 여전히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는데요. 광주의 진실을 밝히는 데 일조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팩트체크는 꾸준히 계속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5.18 유공자가 특혜를   받아 귀족 대우를 받는다는 건데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체 채팅방에서는 “5.18 유공자가 각종 고시에서 5~10% 가산점을 받아 공직을 싹쓸이하고 있다”, “수억 원대의 보상금과 매달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연금을 받고 있다”는 등의 루머가 돌고 있습니다.

<김양원 PD>
11) 유공자가 여러 종류가 있잖아요. 5.18 유공자에 대해서는 유독 특혜가 많다는 식으로 루머가 떠도는 것이죠?

<이고은 팩트체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우리나라에는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보훈보상대상자 등 여러 유공자들이 있는데요.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는 5.18 유공자를 포함한 모든  유공자들이 5~10%의 가산점을 받습니다. 그러나 공직을 싹쓸이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게, 5.18 유공자의 공무원 합격자 수는 매해 전체 합격자 대비 0.1% 안팎에 불과합니다.

또 보상금과 연금과 관련해서, 광주광역시는 1990년부터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희생자 심사를 거쳐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5807명에게 평균 4300여만원이 지급됐습니다.

보훈처에서 5.18 유공자에게 지급하는 보상금이나 수당, 연금은 일체 없습니다.  의료나 교육, 취업 등이 모두 다른 국가유공자와 동일한 수준에서 지원되고 있지, 5.18 유공자에게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김양원 PD>
12) 5.18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작업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것은 여전히 5.18이 끝나지 않은 숙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고은 팩트체커>
감사합니다.

<김양원 PD>
13) 뉴스톱 이고은 팩트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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