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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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안산 아크릴산 누출, 바람에 다 쓸려서 주민들 피해 없을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21 16:05  | 조회 : 244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이덕환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 원장


[생생경제] 안산 아크릴산 누출, 바람에 다 쓸려서 주민들 피해 없을 것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최근 산업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고용노동부의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산업재해 발생 현황’에 의하면 2014년부터 2018년 7월까지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에 의한 폭발·파열·화재나 화학물질 누출 접촉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총 100명에 이르고요. 부상자도 2169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늘도 경기도 안성시에서 아크릴산 누출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 원장인 이덕환 서강대학교 교수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덕환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 원장(이하 이덕환)>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일단 아크릴산이 뭔지 쉽게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이덕환> 아크릴산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는 쓸 이유가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낯설 수밖에 없는데, 식초에는 신맛이 나는 아세트산이라는 물질이 들어있죠. 아크릴산이라는 게 아세트산하고 같은 계열의 약한 산성 물질입니다. 상온에서는 무색 투명한 액체 생태이고, 약간 매캐하고 시큼한 냄새가 납니다. 식초에 들어있는 아세트산하고 상당히 비슷한 냄새가 나고, 휘발성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이게 우리한테는 낯선 물질이지만, 이 아크릴산을 쭉 이어서 고분자 수지를 만들면 우리하고 굉장히 익숙한 물질이 됩니다. 이게 폴리아크릴레이트라고 하는 고분자 수지가 되는데, 이거는 기저귀, 생리대, 아이스팩, 이런 곳에 들어가는 흡수체입니다. 물을 많이 흡수하는 하얀 색 알갱이나 솜처럼 만들어지는 건데요. 그러니까 아크릴산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물을 많이 빨아들이는 고분자를 만드는 그런 원료물질이다, 이렇게 설명 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일상생활에서는 저희가 잘 쓸 일이 없지만 화학적으로 연결을 시키면 기저귀나 생리대나 물을 흡수하는 그런 용도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이 정도로 저희가 이해를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게 유해 화학물질은 아닙니까? 

◆ 이덕환> 유해 화학물질이라는 게 조금 의미가 복잡한데요. 인체에는 꽤 안 좋습니다. 특히 부식성이 강하다고 해요. 부식이라는 말은 금속이 녹이 스는 것을 부식이라고 하는데, 피부가 괴사하는 것도 부식이라는 말을 씁니다. 아크릴산은 피부에 닿으면 피부가 그냥 썩어버려요. 사실은 아세트산도 진한 아세트산은 부식성이 있습니다. 아세트산하고 상당히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특히 피부나 호흡기나 눈에 닿으면 굉장히 안 좋고요.

◇ 김혜민> 피부에 닿으면 바로 썩고, 호흡기나 눈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나요?

◆ 이덕환> 호흡기하고 눈의 점막이나 이런 것이 다 상해버리죠. 그래서 굉장히 안 좋은 건데요. 지금 정확하게 왜 이런 사고가 났는지는 잘 밝혀져 있지 않아요.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면 대기 중에 엄청난 양이 누출된 것은 아니고, 공장 안에서 작업을 하다가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지금 상황은 다 종료가 되었고, 다행히도 오늘 아침에 사고가 났는데, 바람이 오늘 굉장히 많이 불었잖아요. 그래서 아마 주민들이 더 이상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 김혜민> 제가 왜 유해 화학물질이냐고 물었냐면, 이게 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주민들에게 피해 문자가 갔잖아요. 피해 문자가 갔다는 것에는 그냥 물질이 누출됐을 때 가는 게 아니라 뭔가 기준이 충족될 때 주민들로 하여금 빨리 피하라는 문자를 보내지 않겠습니까? 그런 기준이 있습니까?

◆ 이덕환> 유해물질 관리 기준이 있습니다. 일부 신문에 보도된 내용이 아크릴산이라는 게 유해물질은 아니라고 했는데요. 그 표현은 우리한테 독성이 없다는 뜻이 아니고요,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고, 환경부가 관리하는 유해물질 관리 목록에 안 들어있다는 겁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유해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아크릴산이 누출이 되어서 주민이나 환경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그렇게 흔치 않다는 뜻으로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아요. 현장의 사진을 보면, 문제가 심각하게 커진 게 아니라 비교적 큰 규모의 공장에서 건물의 내부에서 생긴 일이거든요. 그 안에 있는 작업자들은 다 대피를 했고, 제가 보기에는 더 이상의 걱정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왜 문자를 보냈는지는 조금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안전에 있어서는 조금 유별나도 문제가 될 것은 없으니까요. 안 하는 게 문제죠. 그런데 만약에 아크릴산이라는 화학물질이 공기에 노출됐을 때 독성이나 전파력이 더 커진다든지, 이런 특성이 있어서 주민들한테까지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닐까요?

◆ 이덕환> 글쎄요, 그게 저도 그쪽이 걱정이 되어서 살펴봤는데요. 이게 식초에 들어있는 아세트산 정도의 휘발성을 가지고 있어요. 기화하는 성질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실내에서 누출이 됐고, 실내에서 이미 다 문제가 해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걱정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다행히 오늘 날씨가 도움이 되는데요. 바람이 엄청나게 강하게 불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대기 중에 노출됐다고 하더라도 이미 바람에 다 쓸려서 확산이 되어 버렸을 겁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더 이상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됩니다.

◇ 김혜민> 다행입니다. 교수님이 그렇게 단언해서 말씀해주시니까요. 이 방송을 듣는 주민들도 안심이 될 것 같고요. 몇 가지 안전사고를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17일에 충남 서산 한화토탈공장에서 유증기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어요. 이때 이게 꽤 큰 사고였죠. 근로자와 주민이 300명 넘게 병원을 찾았는데요. 지금 이게 원인이 아직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는데, 맞습니까?

◆ 이덕환> 이거는 책임 소재가 정확하게 안 밝혀졌다는 뜻이고요. 누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인가, 이게 안 밝혀졌다는 뜻으로 보이고요. 어떤 사고가 일어났는지는 거의 다 확인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이 사건의 문제는 한화토탈 측에 바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겁니까?

◆ 이덕환> 그것도 굉장히 심각한 거고, 이거는 규모가 굉장히 컸고요. 그다음에 1차 누출사고가 거의 110톤 정도가 분출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 어마어마한 양이 분출된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엄청난 사고가 났는데, 그 뒷수습을 제대로 안 해가지고 다음 날 또 누출사고가 연속해서 난 거예요. 이거는 한화토탈이라는 회사에서 명백하게 책임질 부분이 있는 겁니다. 이게 안타깝게도 공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작업자들하고 회사 사이에서 무슨 분쟁이 있어서 공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아요. 어떤 이유로 해서 지나치게 많은 양의 열이 발생하면서 거기서 나온 것은 스티렌이라고 해서 이것도 우리한테 낯선 물질이지만 폴리스티렌은 아주 잘 알고 계시죠. 단열재나 포장재로 많이 쓰는 거요. 그것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거기에서 폴리스티렌의 원료 물질이 남아 있다가 그게 다른 물질하고 같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거예요. 거기다가 뜨거워져서 문제가 생기니까 열을 식힌다고 소화액을 주입했다고 해요. 스티렌은 무색의 물질인데, 여기다가 소화액을 집어넣은 게 붉은색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화면에서 보시기에 붉은색의 무시무시한 연기나 화학물질이 뿜어져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 건데요. 사실은 그게 소화액이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교수님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내부 공장의 문제 때문에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서 인력도 그렇고, 또 전문인력인지도 모르고요. 그러다 보니까 대응에 있어서도 미숙했고, 또 신고하는 데 있어서도 늦어진 게 아닌가, 이렇게 추측을 하시는 거죠?

◆ 이덕환> 그럼요. 총체적인 부실인 것 같습니다. 이게 다량의 열이 발생해서 문제가 밠애한 것도 문제고, 그것을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신고도 못한 것도 문제고요. 그것을 제대로 처리를 못해서 거기다가 열을 낮추겠다고 넣은 소화액이 오히려 더 많은 열을 내게 해서 같이 스티렌하고 솟아오르면서 아주 무서운 장면을 연출했고요. 그다음에 그것을 제대로 뒷정리를 안 해서 그다음 날 또 분출되는 사고가 일어난 거죠.

◇ 김혜민>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르면 화학사고가 나면 바로 지방자치단체나 소방관서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죠?

◆ 이덕환> 당연히 그렇게 되어 있고, 이 정도 규모의 공장에는 내부에도 소화 전문가들이 있고, 장비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작동을 전혀 안 한 거죠. 아마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었으면 이런 사고가 안 생겼을 것 같아요. 그거는 지금 여러 가지 불행한 요인들이 겹쳐서 일어난 아주 안타까운 일인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오늘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 원장이신 서강대학교 이덕환 교수님과 인터뷰 진행하고 있는데요. 교수님, 산업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화학물질 관련 사고의 유형이라고 해야 할까요?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있겠고요. 또 화학물질로 인한 폭발사고도 있죠?

◆ 이덕환> 그렇죠. 폭발·화재가 있고, 누출이라고 하는 것은 대기 중으로 누출되거나 물을 통해서 누출되거나 토양을 통해서 누출되는 등 여러 경로가 있습니다. 그리고 작업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그런 부분이 있죠. 다양한 사고가 있고, 굉장히 화학공장이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시설입니다.

◇ 김혜민> 아주 작은 물질이지만 무언가가 닿았을 때 큰 위험으로 발전되기 때문에 그래서 나라에서 관리하고, 기업에서 주의해야 하는 건데요. 지난 13일 제천시 화학제품 제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있었잖아요. 사망자가 3명이나 되는데, 이거야말로 원인이 정확하게 안 밝혀진 것 같던데요?

◆ 이덕환> 이거는 제가 보도를 보니까 어처구니가 없는 것 같아요. 중소기업의 작은 공장 연구실이에요. 생산 공장이 아니고요. 연구실에 어떤 기업인지도 모르겠는데, 대기업의 인력들이 와서 중소기업의 장비를 빌려서 무엇인가 실험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무슨 실험을 했는지도 모르고, 아마 실험을 직접 했던 분들은 안타깝게도 사망을 하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 다른 사람들은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모르는 것 같아요.

◇ 김혜민> 대표이사도 몰랐다고 하죠?

◆ 이덕환> 네,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이건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 같고, 다행인 것은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바로 폭발 현장에 있었던 근로자들 세 분이 돌아가신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인데요. 그 방 안에서만 문제가 생겼고, 그게 더 이상 커지지는 않은 것 같아요. 생산현장에서 문제가 생겼으면 대량의 물질이 폭발을 하거나 누출되었을 텐데요. 여기서는 아마 작은 실험 장비를 가지고 뭔가를 했던 것 같아요.

◇ 김혜민> 지금 보도에 따르면요. 일단 폭발사고가 난 곳이 LG화학의 협력업체인 예스캠이라고 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업체고요. 지금 이곳에서 이 사업장 대표도 알지 못하는 실험을 했다는 거거든요?

◆ 이덕환> 그렇죠. 그렇게 저도 들었어요.

◇ 김혜민> 그런데 이거는 추측이지만, 이게 위탁생산을 위한 실험이었다면, LG화학이 위험생산의 위험까지 작은 사업장에 넘기려고 한 것이다, 지금 이런 지적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거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이덕환>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요. 대기업이라고 그러는 LG 계열사는 분명히 이 실험실에서 무슨 실험을 했었는지 분명히 알고 있을 겁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와서 이런 실험을 해달라고 하면 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겠죠. 그런데 중소기업에 계시는 분들은 이 실험이 무슨 실험인지 몰랐을 수 있겠지만, 그 실험을 의뢰한 대기업에서는 분명히 알고 있을 겁니다.

◇ 김혜민> 그런데 이런 사고가 나면 경찰들이 가서 조사를 하잖아요. 이거를 조사 안 했을까요?

◆ 이덕환> 당연히 해야죠.

◇ 김혜민> 벌써 했을 텐데, 왜 발표가 안 될까요?

◆ 이덕환> 글쎄요, 그거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근로자 세 분이 사망을 하셨는데, 사고의 실체를 경찰이 밝혀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거죠. 아마 절차를 거쳐서 원인과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밝혀질 것이라고 봅니다.

◇ 김혜민> 13일에 일어난 사고고요. 어제 민주노총이 제천 화학공장 폭발 사고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으니까요. 저희가 더 집중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마지막으로요. 이런 사고가 날 때마다 우리가 늘 지적하는 부분이 주기적인 점검, 이런 건 당연한 거고요. 지금 이 제천 화학공장에서 알 수 있듯 협력업체를 위주로 한 부실한 관리 대책, 이런 부분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들이 있거든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덕환> 협력업체만의 문제가 아니고요. 협력업체 사이에서 생기는 문제만이 아니라 어느 현장이거나 많은 양의 화학물질을 다루는 작업현장은 정말 위험한 곳입니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그냥 말로만 안전한 국가를 만들겠다고 해서는 되는 게 아니고요. 실제로 노력을 해야 하고, 비용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안전은 없습니다. 안전은 비용을 들이고, 노력해서 어렵게 얻어내는 거지, 그냥 말로 화려하게 매뉴얼 만들고, 이래 가지고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인식을 해야 합니다. 사소한 부주의라는 것은 없습니다. 화학공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철저하게 관리가 되어야 하고, 안전이 최우선으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의 노력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 김혜민> 네, 교수님.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안전은 없고, 상당히 부담스러운 비용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라고 다시 한 번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주셨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이덕환> 네, 감사합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서강대학교 이덕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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