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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빈곤에 내몰리는 워킹맘, 공동육아에서 답을 찾는다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2-19 10:40  | 조회 : 1785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9년 2월 19일 화요일
□ 출연자 : 정우열 정신과 전문의 (생각과느낌의원 원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워킹맘이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보셨죠.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 워킹대디라는 말도 있습니다. 조금 생소하지만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아빠. 오늘은 그 아빠를 인터뷰해보려고 하는데요.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정말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최근의 한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해주는데요. 일주일 동안 누리는 여가시간, 자유시간이 다른 사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의미하는 시간빈곤. 시간빈곤이 가장 극심한 연령대가 직장에 다니면서 6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40대 여성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워킹맘들, 힘든 점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요. 이걸 좀 남편들이 분담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생각해봐야할 점이 많을 것 같은데요. 오늘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생각과느낌의원의 정우열 원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 정우열 정신과 전문의(이하 정우열): 안녕하세요.

◇ 장원석: 일단 이 조사 결과부터 이야기해보죠. 최근에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시간빈곤에 관한 연구’를 한 언론이 보도했는데. ‘6살 이하 자녀를 둔 40대 직장여성이 시간빈곤에 가장 취약하다’ 이렇게 결과가 나왔어요. 어림짐작으로 대충 알고는 있었는데 이렇게 실제적 결과로 나오니까 진짜 40대 여성분들 일하랴, 애 키우랴 고생이 많으시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사실상 그분들 지금 생방송은 못 듣고 계실 것 같아요. 오늘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급하게 보내고 부랴부랴 여느 직장인처럼 출근하셨을 테니까요. 진료 보실 때도 직장 다니면서 어린아이들 키우는 엄마들 상담 많이 하세요?

◆ 정우열: 네, 저는 정신과 의사 중에서 특별히 엄마분들을 많이 상담하는 편인데. 전업 엄마분들은 많이 있지만 역시나 직장 다니시는 엄마분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당연하지만 일하느라고 또 정기적으로 상담할 시간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어쩌다가 반차 같은 시간을 겨우 낼 수 있게 돼도 직장 다니시는 엄마분들은 특히 또 평소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에 그 시간도 아이와 함께 보내려고 하지, 자기자신의 어떤 심리적 관리를 위해서 시간 내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고요. 또 전업으로 아이를 키우는 분들도 역시 아이를 떼어놓기 힘들고 또 틈이 날 때마다 역시 가사나 아니면 아이 중심의 활동을 하시느라고 자기 자신의 심리적 건강을 돌보시는 건 참 힘든 것 같아요.

◇ 장원석: 그렇죠. 엄마들은 자신의 몸보다는 아이들을 많이 생각하고, 또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사치이다. 이렇게 자신을 내모는 그런 현상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병원을 찾는 엄마들이 적다,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여성들이 가정에서 자라고, 학교생활을 하고, 직장생활까지 하면서 비교적 장애물 없이 순탄하게 잘 살아왔다고 하더라도 엄마가 되는 순간 덜컥하고 뭔가 벽에 부딪힌 느낌을 받는다고들 말씀하시잖아요.

◆ 정우열: 예, 맞아요. 정말 많이 말씀하세요.

◇ 장원석: 그런가요. 실제로 엄마가 되면서 느끼는 역시 육아 부담, 그리고 남편과의 관계, 직장생활 이런 게 모든 게 복합돼서 그런 걸까요?

◆ 정우열: 네. 육아라는 것은 저도 하고 있지만 특히나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의 삶이 굉장히 자기가 원하는 대로 열심히 이루었고 또 완벽하게 인풋과 아웃풋이 확실했던 분들, 그런 삶의 태도가 습관이 되었고 거기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분들일수록 엄마라는 삶, 육아라는 삶을 살다 보면 그것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인풋과 아웃풋이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거기서부터 혼란스러워하고 불안해하고. 이런 식으로 악순환 되는 경우들이 되게 많은 것 같아요.

◇ 장원석: 예전에는 자신에게 투자하고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이면 성과가 이만큼 나오는 것이 예상됐고 그래왔는데, 엄마가 되고 나서는 그런 결과가 예측이 안 되고 또 불균형하다 보니까 이런 심리적으로 압박감도 많이 느끼실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경우 아이를 잘 돌보고 있는데, 3자가 보기에는 참 잘하고 있는데도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아’ 이런 죄책감을 느끼는 엄마들이 아빠에 비해서는 많은 것 같아요. 또 육아는 엄마가 더 해주는 것이 좋지 않냐는 사회적인 인식, 가족 주변의 시선도 있을 거고요. 이런 불편한 마음이 쌓이면 결국 마음의 병이 되지 않을까요? 아이에게도 안 좋을 것 같아요.

◆ 정우열: 네, 물론 엄마가 죄책감을 많이 느끼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에 양질의 양육행동도 못하고 아이한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불편한 마음이 이런 식으로 쌓여서 병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심리적으로 위축되다 보면 그게 죄책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되게 많고, 또 심할 때는 우울이나 불안을 동반한 정신건강의학 관련 질환이 있을 때 오히려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다’라는 이런 죄책감을 굉장히 강하게 느껴요. 그래서 한 예로 우울증의 진단 기준에서 되게 중요한 것 한 가지가 부적절한 죄책감이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엄마 나름대로 열심히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이상적인 기준에 맞춰서 나는 그것보다 부족하다, 못하다 이런 식으로, 안 좋은 엄마다라고 부적절하게 죄책감을 가지는 게 심리적으로 뭔가 건강하지 않다는, 지금 굉장히 힘들다는 신호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분들이 이런 부적절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육아는 엄마 몫이라는 그런 오래된 사회적 인식 때문에 워킹맘이든 직장맘이든 각각 상황에서 자신의 양육행동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 장원석: 여성들은 미안한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엄마가 되니까 실제로 나를 키워준 아버지어머니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들고, 나를 이렇게 힘들게 키웠구나. 그리고 또 아이한테도 미안해요. 여러 사람한테 미안하다고 하면서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 계속해서 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결국 나중에 심리적으로도 안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말씀 해주셨고요. 그래서 이제 아빠도 육아를 같이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원장님은 육아를 하는 아빠, 육아빠로 인터넷에서도 유명하시고. 인터넷에서 첫째 따님이 태어났을 때 2012년도에 블로그에 양육일기를 올리신 것이 굉장히 이슈가 됐잖아요.

◆ 정우열: 네, 맞습니다.

◇ 장원석: 처음부터 원장님은 육아 잘하셨습니까?

◆ 정우열: 아니죠. 모두 엄마나 아빠나 다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고, 하다 보니까 익숙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잘하게 된 것 같아요.

◇ 장원석: 분담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면서도 남편들이 아내들보다는 육아에 소홀하다는 아내들의 불만이 많잖아요. 어때요, 원장님 가정에서는 육아 분담을 어떻게 합니까?

◆ 정우열: 저는 독특하게 처음에 제가 전업아빠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때는 거의 100:0, 90:10 정도로 제가 맡다가, 이제 둘째 생기고 점점 저도 일을 많이 해야 하고 이렇게 되면서 점점 균형이 맞춰져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60:40 정도로 제가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장원석: 60:40, 원장님이 더 육아를 많이 한다고 보세요?

◆ 정우열: 네, 아직까지는 그런데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 장원석: 부인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그게 중요하죠.

◆ 정우열: (웃음) 네,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데 보통 아이들을 키우는 집안을 보면 엄마들이 육아를 많이 하니까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더 소통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나고, 그러면 아이들이 엄마를 더 많이 따르게 되고, 그게 고착화되면서 아빠와 점점 멀어지는 현상도 볼 수 있잖아요. 원장님 집안에서는 좀 다른가요?

◆ 정우열: 제가 경험한 게, 좀 타고난 성 차이보다도 누가 처음부터 아이를 많이 봤냐, 이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 아이들도 처음부터 보통 엄마들한테 형성하는 애착이나 유대감을 저한테 형성하고 저랑만 있으려고 하고 저랑만 자려고 하고, 제가 밥을 먹어야지만 먹고 제가 목욕을 시켜야지만 목욕을 하고, 이런 식으로 됐기 때문에 제가 요즘 말로 독박육아를 그 당시에 많이 해서 많이 힘들었는데, 점점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까 결국에는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또 남녀 바꿔서 적용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데 이렇게 원장님 같은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역시나 우리나라에서 흔한 사례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않습니까. 남들의 시선도 있고요. 남편이 나가서 일 안 하고 집에서 아이만 본다는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주변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많고요. 그런 건 없었나요?

◆ 정우열: 저도 있었어요. 예전에 그때는 2012년도에는 요즘 같은 분위기도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아이를 데리고 유모차 끌고 어디 식당에 가거나 하면 싱글파파 보는 시선으로 보기도 하고, 몇 명 왔냐 그러면 아이까지 해서 두 명이라고 하니까 자리를 안내해주는데, 엄마가 있어서 어른만 세어서 두 명인 줄 알고 엄마가 올 때까지 주문을 안 받고, 이런 경우들도 많이 있었어요.

◇ 장원석: 처가 쪽에서는 좀 환영하셨어요?

◆ 정우열: 처가 쪽에서는 물론 환영했고, 저희 본가 쪽에서는 다행히 깨인 분들이셔서 남녀 누구든지 상관없다. 이런 마인드셔서 조금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데 일반적인 가정에서 전업으로 남편이 육아하는 것, 여성도 그렇고요. 쉽지가 않잖아요. 맞벌이를 해도 경제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인데. 그러면 맞벌이를 하면서 효율적으로 아내와 남편이 어떻게 육아를 나눠서 할 것인가, 이것을 함께 고민해봐야 할 텐데요. 그런데 이것을 저울에 재서 정확히 반으로 나눌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여기서 마찰이 생기는 것 같은데,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방안이 없을까요?

◆ 정우열: 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요. 많은 분들이 육아나 가사를 분담이라는 게 항목별로 나눠서 분담하려고 생각하시는 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가사도 그렇지만 육아는 특히 더 예측이 잘 안 되는 상황이고 부모 각자의 상황들이 또 굉장히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요즘 세상이기 때문에 뭐는 누가 한다, 밥은 누가 먹인다, 잠은 누가 재운다, 이렇게 나눠서 하다 보면 결국에는 그게 안 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고 거기서 마찰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엄마 역할, 아빠 역할, 엄마가 잘하고 아빠가 잘하고, 아빠만 할 수 있고 엄마만 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부모라는 관점에서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서로 분담이 자연스럽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되는 것 같아요.

◇ 장원석: 예를 들어서 훈육 그리고 꾸중은 아빠가 하고, 보듬어주고 위로하는 건 엄마가 하고. 이렇게 역할 나누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 정우열: 그것도 굉장히 편견 중의 하나인데. 보통 그래서 우리 전통적으로 아빠분들이 손해를 많이 봤죠. 나쁜 역할을 하느라고 엄하게 키웠는데. 부모가 아이한테 해줄 수 있는 게 훈육이 제일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아이가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최소 20년 이상 부모가 해줘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와 유대감을 잘 형성하고, 그 유대감을 성인이 될 때까지 유지해주는 것. 이건데 이 부분에서 봤을 때 한 사람이 엄격하게 하고 나쁜 역할을 하다 보면 결국에는 아이와의 관계가 안 좋아질 수밖에 없고, 아이는 그 한쪽 부모, 자기한테 엄하게 했던 부모로부터 받을 수 있는 좋은 영향을 점점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될수록 못 받게 되고 스스로 거부하게 되고 반항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빠엄마 역할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것보다는 부부의 각자 성향에 따라서, 또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이런 마인드로 좀 관계 위주로 부모라는 입장에서 형성을 쭉 하시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 장원석: 그렇군요. 남편과 아내가 동등하게, 동등하다는 것도 사실 좀 모호한 기준입니다만, 어느 정도 나눠서 육아를 하고 가사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좋은 점도 있고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은데, 한 가지씩 경험에 의해서 말씀해주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부부가 나눠서 일하게 되면 그래도 효율적이지 않습니까. 이 역할을 내가 하는 거니까 이건 내가 책임져. 그런데 지금 원장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그런 구분을 명확하게 짓지 않고 동등하게, 그냥 모호하게 기준을 삼아서 한다고 하면 좋은 점도, 방금 말씀해주신 장점도 있고요. 자녀에게 정서적으로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왜냐면 그 경계가 모호하니까요. 그래서 거기서 마찰이 있지 않을까요?

◆ 정우열: 우선 양육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면, 보통 부모님들이 말씀하시는 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이런 게 있죠. 특히나 어렸을 때도 그렇지만 취학을 하게 되면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남녀의 차이나 부부의 가치관에 따라서 굉장히 차이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서로 자기주장을 하고 또 싸우게 되고 다투게 되고 갈등을 하다 보면 아이가 결국에는 한쪽 노선을 선택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할 수 있다. 이런 편견 때문에 예전부터 아직도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죠. 아빠의 무관심이 아이의 진학 성공에는 필수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너무 한쪽 측면만 바라본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왜냐면 아까 초반에도 말씀하셨다시피 아빠효과라고 해서 아빠가 어렸을 때부터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아이에게 영향을 미쳤을 때 나중에 아이가 사회성이나 지능이나 정서적으로나 여러 가지 긍정적인 부분들이 있다라는 것들이 있는 건데. 이것은 어떤 아빠 자신의 개인이, 아빠가 엄마보다 뛰어나다 이런 게 아니라 부부가 공동으로 아이한테 영향을 미치는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교육 역시도 부모가 꼭 생각해야 할 게, 나는 옳고 우리 배우자는 나보다는 잘 모르고 좀 뭔가 부족하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누구나 사람은 한쪽으로 성향이 치우치기 때문에 아이한테 균형 잡힌 가치관이나 시각을 제시해주기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아빠효과라는 게 나타나는 이유는 부부가 공동으로 아이에게 계속 양육행동을 통해서 영향을 미쳤을 때 아이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남녀의 성향, 엄마아빠의 개인적인 성향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자랄 수 있다라는 부분이 있고, 그 부분이 되었을 때 요즘 세상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사회성의 발달에 그 부분이 굉장히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 장원석: 그런데 이런 모습도 흔히 부부들 사이에서 볼 수 있잖아요. 남편이 뭔가 아내를 도와주려고 자녀들 데리고 육아를 하려고 하면 못 미더워서, 내가 뭘 믿고 당신한테 애들을 맡기나, 이러면서 선을 긋는 분들도 계세요. 남편들은 뭔가 밖으로 나가서 활동적인 것 좀 했으면 좋겠는데 엄마들은 위험하다고 반대하는 쪽도 있고요. 이런 경험 없으세요? 이럴 때 어떻게 헤쳐나가는 게 좋을까요?

◆ 정우열: 굉장히 흔한 문제인데요. 짧게 말씀드리면 전적으로 아빠를,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는 것 역시 또 이해가 돼요. 왜냐하면 엄마의 기준에서 보면 성에 안 찰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잔소리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아빠는 또 위축되고 그렇게 아이로부터 멀어지는 게 흔한 악순환인데, 제가 아이를 잘 돌보는 아빠들과 모임을 해보면 공통점이 아내가 아빠를 믿더라고요. 그래서 아빠가 아이와 뭘 해도 믿어주고. 아빠가 잘해서 믿는 게 아니라 그런 마인드가 배어 있었을 때 아빠가 자기 스타일대로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고, 옆에서 그렇게 칭찬과 격려를 해줬을 때 굉장히 그런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들을 많이 보고. 또 그런 육아하는 아빠들의 공통점을 찾아본 연구결과 역시도 아빠의 성향보다는 아내가 칭찬과 격려를 잘하는 데 있다. 이런 연구결과도 있어요. 이게 참 엄마 입장에서는 못미더울 수 있지만, 이게 부족해 보이는 게 실제로 부족할 수도 있지만 그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일 뿐이지,시간을 함께하다 보면 결국에는 익숙해지고, 그러다 보면 결국에는 잘하게 되는 게 대부분의 육아하는 아빠들인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러면 끝으로 남편이 육아에 참여하는 정도가 아직 부족하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에 아내들도 불만이 많아지는 건데. 그렇다고 해서 왜 안 도와주냐, 화내고 짜증내면 더 상황만 악화되는 것 같거든요. 남편이 스스로 동참하지 않는다면 아내 입장에서 남편을 육아에 동참시키려면 어떻게 유도하는 게 좋을까요?

◆ 정우열: 아까 말씀드린 것과 일맥상통하는데, 제일 중요한 건 잔소리 줄이는 것, 그다음에 조금 뭐라도 했을 때 잘한다고 칭찬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 것만으로도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것. 이 두 가지가 결국 선순환을 일으키는데, 엄마분들은 이런 행동하기가 참 쉽지가 않아요. 내가 남편까지 돌봐야 하나, 아들 키우나, 이런 식의 생각이 흘러가는 게 충분히 이해되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결국에는 아빠가 생각보다 많이 위축되어 있고 남자들의 특성이 뭔가 잔소리와 핀잔 쪽으로 가다 보면 비뚤어지는 게 남자의 속성이고, 잘한다 잘한다 하다 보면 결국에는 잘하는 행동을 더 하고 싶은 게 남자의 속성이라는 걸 좀 잘 이용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남자들이 사회생활에서 칭찬받을 일이 사실 별로 없잖아요. 잘해봐야 본전이지. 그런데 아내가 옆에서 해주는 그게 굉장히 동기부여가 되는 면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 장원석: 그렇군요. 오늘은 이야기의 시작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표한 시간빈곤에 관한 이야기에서, 직장에 다니면서 6세 이하 아이를 키우는 40대 여성들이 시간빈곤에 시달린다, 이런 이야기로 시작해봤는데 참 재밌네요. 저도 물론 지금 미혼입니다만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오늘 잘 배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우열: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정우열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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