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인터뷰전문보기

"경미한 비정상 상황 잦으면 중대한 항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1-27 10:39  | 조회 : 2060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11월 27일 화요일
□ 출연자 :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지난달 국제선과 국내선을 이용한 항공여객 승객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인데요. 이렇게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는 저비용 항공사 노선이 확대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비용 항공사의 저변이 확대되는 만큼 서비스의 질도 함께 성장하고 있을까요? 아직도 저가 항공사 중에 환불이 안 되는 곳이 있고요. 운항·정비인력이 부족한 곳도 많습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국내선 10대 가운데 2대가 지연운행 됐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 일요일에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의 저비용 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비행기 안에서 승객들이 7시간 동안 물 한 컵 받지 못하고 꼼짝없이 대기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환자가 속출하자 그제야 승객들은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내년에 수요 충족을 위해서 신규 면허를 추가 발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 선택권은 넓어지겠지만, 과열경쟁으로 인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지금 지적받고 있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우리나라 저비용 항공사들이 더 발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오늘 이 문제와 관련해서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이하 허희영): 안녕하세요.

◇ 장원석: 저비용 항공이 워낙 흔해져서 많은 분들이 한 번 쯤 타보셨을 텐데요. 교수님도 저비용 항공 자주 타시죠?

◆ 허희영: 예, 자주 탑니다. 구분 없이 스케줄만 맞으면 타는 편입니다.

◇ 장원석: 그렇죠. 그런데 왠지 교수님은 직업병 때문에 비행기도 편하게 못 타시고 계속 개선점 두리번두리번하면서 찾으실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러신가요?

◆ 허희영: 예, 아무래도 그런 걸 자꾸 보게 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저비용 항공사, 무엇보다 기존 항공사 대비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하던데 이 점에는 동의하십니까?

◆ 허희영: 예, 그렇습니다. 기존 항공사들보다 일단 싸죠. 그런데 이게 LCC라고 하죠. Low Cost Carrier 새로운 형태의 항공사는 90년대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한 3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요. 원래 70년대 미국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이라고 하는 아주 가격파괴적인 항공사가 효시는 됩니다. 그런데 항공교통이 대중화되면서 손님이 다양해지고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이렇게 저비용 항공시장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죠.

◇ 장원석: 이제 출범한 지도 2015년부터 해서 벌써 14년이 됐고요. 지금 현재 6개 저비용 항공사가 지난해 국내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국제선도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출범 초기에 등장했다가 사업을 포기한 항공사도 중도에 있었지만, 다른 산업과 견주어봤을 때 저비용 항공산업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한 것 같은데요.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 허희영: 예. 지금 우리나라도 이제 빠르게 성장했지만요. 특히 동남아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시장을 보고 있는 게 작년 말에 세계 항공 여객 수가 41억 명이었어요, 2017년에. 그런데 민간 항공기구, 항공운송협회 IATA 같은 데서는 앞으로 20년 후에, 그러니까 2037년이 되면 20년 후에는 82억 명이 탈 것이다. 시장이 두 배로 늘어난다고 보는 거죠. 그 중심에는 이런 새로운 형태의 항공시장이 자꾸 커지는 거죠.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데 이렇게 저비용 항공산업이 성장하면서 매출도 증가하고 있는데,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든지 서비스, 안전 문제도 같이 성장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많거든요. 전문가께서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 허희영: 모든 항공기를 띄우려면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안준기준을 준수해야 해요.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6개 LCC들도 기존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처럼 똑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서 국제적으로 항공안전기준을 전부 충족하고 있죠. 그런데 이제 이번에 에어부산에서 보는 것처럼 결항이라든가 지연이라든가 이런 게 점차점차 늘어나면서 이제 소비자들의 많은 편익을 저해하고 있는 거죠.

◇ 장원석: 그럼에도 제주항공이라든지 에어부산처럼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항공사들이 지역 활성화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분석도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 있으신지요?

◆ 허희영: 예. 일단 비행기를 타고 오는 관광객이 많으면요. 소비가 촉진되고요. 그 지역의 관광레저산업이 발전합니다. 그리고 항공기를 타는 관광객들은 상대적으로 소비지출 성향이 높고요. 소비규모가 큰 게 특징이고요. 그래서 지역마다 이제 공항과 항공사의 본사를 거기다가 유치하려고 하죠. 그래서 세계적으로 보면 MICE 산업, 회의라든가 컨퍼런스라든가 전시회 이런 중심에는 그것을 촉진하는 공항을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제주항공 같은 경우는 배후도시, 제주도가 배후도시인 건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외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 인바인드 수요가 많아서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고요. 또 에어부산 같은 경우도 2008년에 운항을 시작했는데 김해공항, 대구공항의 공급이요. 지금 41%, 33%를 점유하고 있어요, 에어부산이. 그래서 영남권의 제1항공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죠.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 만큼 시스템적으로도 좀 성숙해야 할 것 같은데. 지난 주말에 에어부산 비행기 안에서 승객들이 무려 7시간 동안 거의 갇혀 있었던 사례가 있었어요. 제대로 된 행동수칙이 없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 허희영: 예. 황당한 일이 벌어졌어요. 지연과 결항·회항은 늘 있을 수 있는 일이거든요. 왜냐하면 기상이라든가 연계 항공편이라든가. 그래서 늘 대비하고 있어야 하는데. 에어부산도 아마 매뉴얼은 당연히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이게 작동을 제 때 안 한 것 같아요. 특히 국토부는 2016년에 항공교통이용자보호기준이라는 걸 만들었고요. 여기에 7조를 보면 항공기 이동지역 내에서 승객이 탑승한 상태에서 장기간 대기를 금지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국내선이면 3시간, 국제선은 4시간 이상을 대기하지 못하도록 하고요. 2시간 이상이 되면 음식물을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죠. 그리고 8조에 보면 30분 이상 지연이나 결항이 되면 전화나 문자로 사전에 안내를 하도록 하고. 그런데 에어부산의 경우는 인천공항에서 있었던 일인데 비행기의 위치로 보아서 그걸 환승구역이나 버스로 대기장소로 승객을 이동했어야 하는데 그게 조금 의문이 듭니다. 조사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이것은 아마 보호기준을 위반했기 때문에 아마 어떤 과징금이라든가 심지어 민사상의 문제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져요.

◇ 장원석: 왜 이렇게 7시간이나 대기했는지, 자세한 결과가 나오면 또 다시 한 번 지켜봐야겠고요. 그리고 저비용 항공사 문제점으로 꾸준히 지적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지연과 결항 문제인데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점이 크게 거론됐습니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허희영: 저비용 항공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풀 서비스를 하는 대형 항공사에 비해서 비행기를 비롯해서 인적 자원의 보유가 좀 취약하죠. 그래서 구조적으로 보면 대형 항공사에 비해서 지연이나 결항이 많을 수는 있지만, 결항이나 지연을 전제로 처음에 좌석을 팔아선 안 되는 거죠. 그래서 LCC의 수익모델은 높은 가동률, 그리고 서비스를 간소화하고, 중·단거리 왕복노선에서 단일기종으로 또 단일좌석 클래스로, 또 콜센터와 인터넷 판매로 마케팅을 절감하고요. 마일리지나 라운지를 생략하고, 최소한의 무료 수하물을 허용하는 이런 소위 원가우위 전략에 기반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연과 결항이라는 것은 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인데 얼마나 이걸 신속하게 현장에서 대응하느냐. 앞으로 저비용 항공사들은 이런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를 신속하고 잘 구비된 매뉴얼로 극복해야 합니다.

◇ 장원석: 인적 자원이 부족하거나 미비해서 이렇게 지연이 발생한다면 많은 승객들이 불만을 토로할 것 같은데요. 실제로 교수님께서도 조종사 부족 문제에 대해서 계속해서 지적해오셨고요. 정비인력도 저비용 항공사마다 많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 부분은 어떻게 개선하면 좋겠습니까?

◆ 허희영: 현재 조종사나 정비인력에 대한 보유기준은요. 우리 국토부가 권고하는 기준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국제적으로 충족이 되었더라도 안전이나 지연이나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 국토부가 권고기준을 정해놨죠. 그것에 다소 못 미치는 항공사들이 있는 겁니다. 특히 항공안전에는 수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이번에 항공사고는 아니지만 에어부산의 경우 승객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 그 가운데 가장 큰 지연의 요인이 보면 정비에서 와요. 그래서 운항과 정비 시스템을 얼마나 잘 구축하고 운영하는가. 저는 이번에 보면서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것이 아주 많은데 흔히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재해나 사고가 있을 때에는 아주 경미한 시그널이 계속 오게 된다. 경미한 비정상 상황이 300번 있게 되면 29번의 사고가 있고, 29번의 사고 뒤에는 중대한 사고가 한 번 뒤따른다. 그러니까 이런 잦은 사고라고 하는 게 이렇게 큰 사고에 대한 시그널로 보여지는 거죠. 그래서 이런 잦은 사고가 없어야 하겠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정부가 내년에 신규 저비용 항공사 면허를 추가 발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4년 만에 새로운 항공사가 출범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 건데. 지금 포화상태라는 의견도 있고, 그리고 지금 지적해 주신 것처럼 조종사라든지 정비인력이 부족한 이런 상황에서 저비용 항공사가 또 추가로 늘어나면 이런 문제가 더 심화되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있거든요. 이런 점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 허희영: 예. 현재 지난 15년간 6개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청주 기반의 에어로케이, 그다음에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강원, 광주 거점으로 하는 에어필립, 그리고 이제 중장거리 노선의 하이브리드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가 이제 사업 신청해놓은 상태예요. 그런데 이것에 대해서 시장의 포화라든가 과열경쟁을 얘기하는데. 우선 시장포화는 그건 좀 무리고요. 왜냐면 세계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고, 우리 시장도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까 어떤 수요가 어느 정도 한계에 달했을 경우에 시장포화라고 말하는데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 과열경쟁이라고 하는 건 시장에는 늘 경쟁이 있게 마련인데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겁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기존의 공급자들은 새로운 진입이 좀 싫을 것이고, 새로운 신규 사업자들은 돈이 될 만하니까 자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인데. 그런데 이게 비행기를 띄운다고 해서 모두 돈을 버는 건 아니에요. 특히 혁신을 하고 차별화하고 원가우위 전략이 확실한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장이거든요. 그래서 신규 항공사들은 이런 수익모델을 전제로 해야겠지만, 특히 정부는 이제 늘어난 항공 교통량에 대비해서 안전을 보다 강화해나가는 이런 시스템을 잘 구축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데 인적자원, 특히 조종사라든지 정비사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그런 사례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잖아요. 어떻게 이런 국내 저비용 항공사의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 허희영: 지금 경력이 있는 기장급의 조종사가 많이 부족해요. 그리고 또 경력이 있는 정비사도 역시 많이 부족하고. 그런데 또 여기에다가 중동이라든가 특히 중국에서 많이 이걸 빼가고 있죠, 기장급 조종사를. 그래서 아마 우리가 계속해서 항공기가 늘어나고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한다면 해외에 나간 조종사를 다시 리턴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야 하고요. 또 한시적으로라도 외국인 정비사나 외국인 조종사의 문호를 좀 더 열어놓게 되면 아마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 정비사나 조종사는 많이 배출되고 있거든요. 다만 부기장급들이죠. 그래서 아마 5년 또는 그 이상이 되면 수급 불균형은 해소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허희영: 고맙습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