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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비리 후폭풍 일파만파, 근본적 대책 마련하려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0-16 10:59  | 조회 : 1476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16일 화요일
□ 출연자 : 황옥경 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3~2017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일단 일부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그랬더니 1878개 사립 유치원에서 5951건의 비리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정부지원금과 학부모들이 낸 교육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건데요. 적발된 금액을 보니까 269억 원이었습니다. 문제가 된 유치원 명단이 공개되자 학부모들 걱정은 커졌고요. 비리 유치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국민청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언젠가 터질 일이었다, 이번에야말로 영유아 교육 시스템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습니다. 오늘 이 문제, 황옥경 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와 함께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황 교수님, 안녕하세요.

◆ 황옥경 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이하 황옥경): 안녕하세요.

◇ 장원석: 이번에 이 사건을 두고서 일부 유치원계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도 있지만, 교육에 대해서 고민하는 전문가로서 교수님도 많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 이번 사태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황옥경: 네. 말씀하신 대로 많이 놀랍고 당황스럽죠. 그리고 그동안 사실상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유치원이 국공립이 아닌 민간 유치원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민간 유치원에 국가의 재정이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탄탄한 제도 이런 마련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이야기들이 좀 오갔는데 그런 걱정들, 그리고 제도 마련에 대한 요구 이런 것들이 잘 반영되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이런 생각도 하고요.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많은 부모님들께서 정말 믿고 양질의 유아교육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해서 아이를 보냈는데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혹시 이런 비리와 관련된 유치원이 아닐까라는 우려 아닌 우려를 하게 되실까 봐 그 점이 염려가 많이 됩니다.

◇ 장원석: 당장 비리 유치원 명단이 공개됐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다 아시잖아요, 이제. 자기 아이 보내는 유치원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그런데 당장 방법이 없어요. 아이를 회사로 데려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금 당장 유치원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래서 학부모들 고민이 많으실 텐데. 경기도교육청 감사를 보니까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다. 국가가 주는 누리과정 지원금, 그것을 그냥 자신의 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얘기하던데요. 정부가 사립 유치원에 누리과정 명목으로 주는 지원금이 2조 원을 넘는 수준이라고 하던데 이 점에 대한 적정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어요.

◆ 황옥경: 적정성은 이게 전체 유치원 수에서 누리과정 비용지원액수는 정부가 지정한 액수이기 때문에 과비용 이런 건 아닐 거고요. 정부예산이 유치원에 투입되는 비용은 크게 얘기해서 누리과정 비용과 그다음에 방과 후 과정을 운영할 때 지원하는 것, 그리고 일부 교사 처우 개선비 같은 것들이 있어요. 그런데 교사 처우 개선비는 교사들에게 직접 지원하기 때문에 현재 문제가 되는 비용에 포함되지는 않을 것이고요. 유치원이 정부로부터 직접 받는 방과 후 과정 지원비하고 누리과정 지원비가 문제가 됐던 거죠.

◇ 장원석: 그런데 이렇게 많은 유치원에서, 사립 유치원에서 비리가 적발된 것을 보면 그냥 몇 군데 일탈이 아니고 오랫동안 음성적으로 이뤄졌던 것이 드러났을 뿐이라는 평가도 있던데요. 그런데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측에서는 일부의 문제다, 이렇게 일축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있던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 황옥경: 양측의 입장이 조금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어요. 역사적으로 좀 복잡한데요. 사실상 민간 유치원 같은 경우는 개인이 민간 자본, 개인의 자본을 통해서 투입해서 유치원을 설립한 거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정부가 영유아 교육에 대한 국가 책무를 인지하고 국가 재정을 민간 유치원에도 투입하기 시작하면서 재무회계에 대한 투명성 요구를 이들이 받게 되는 거죠. 당연히 국민들이 내는 세금의 지원이 들어가니까 유치원 입장에서는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기해야 했던 건 너무나 당연한데, 그 과정에서 재무회계 규칙을 탄탄하게 만들어서 투명한 운영을 하도록 재무회계 규칙을 마련한 것으로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유치원 입장에서는 정부가 마련한 재무회계 규칙 자체가 초중고교 사립학교에 준하는 것으로 유치원 형편에 맞지 않는다. 별도의 재무회계 규칙을 만들어 달라, 이런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고요. 또 일부에서는 민간 유치원에서 재무회계 규칙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운영체계를 갖지 않았다. 이런 불만 섞인 항변도 있기도 하고, 서로 입장이 다른 시각의 소리가 굉장히 많이 투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 장원석: 여러 가지 양측의 의견이 지금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

◆ 황옥경: 팽팽하게 맞서고 있고요. 그리고 한편으로 또 생각해보면 민간 유치원, 사립 유치원에 대한 재무회계 감사가 3~4년 주기로 한 번 이뤄졌다는 것은 사실상 정부 재원이 투입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린이집이나 다른 여타 기관에 비해서 조금 회계관리감독이 느슨한 건 사실이었다.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 장원석: 물론 사유재산이라고 주장하는 유치원 측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공적인 책무에 의해서 국가 재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회계자료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관리가 돼야 한다는 지금 지적이신데. 그와 관련해서 지난 5일,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거든요. ‘사립 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그랬더니 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이 현장에 가서 반발하고 소동이 있었어요. 시민 감사관들이 평소에 감사할 때도 사실 현장에서 심리적 압박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요. 이런 이야기도 있어요. 유치원장들이 지역에서 소위 힘이 있어서 해당 지역의 교육감, 국회의원, 구청장, 구의원, 시의원이 쩔쩔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게 사실입니까?

◆ 황옥경: 사실상 많은 경우 민간기관에 운영자를 둔 지방자치단체는 민간기관의 운영자에 의해서 지방정치가 좌지우지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암암리에 있어왔던 건 사실이죠. 그리고 어느 정도의 정책지원을 받고자 하면 관련 당사자들 간에 인간적인 친밀감 이런 것들도 없다, 이렇게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유치원총연합회 입장에서 보면 시민 감사관이 94곳을 감사했는데 그중에서 18곳을 수사의뢰했고 이중에 처분을 내린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이렇게 항변하기도 하고 있고요. 제가 이 지점에서 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요. 정부 재원을 민간기관에, 사립기관에 투입하면서 재무회계 규칙이라든가, 그리고 이것에 대한 용도를 분명하게 명확하게 밝히고, 그리고 재무회계 관리나 감독, 그리고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들을 너무 느슨하게 가지고 갔던 건 사실이 아닐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한편으로는 해봅니다.

◇ 장원석: 그래서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교육당국에 대한 그런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건데. 방금 말씀해주신 것, 경기도에 사립 유치원이 1000곳이 넘잖아요. 그런데 3년 동안 94곳밖에 감사를 못했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제대로 된 감독이 이뤄질까요?

◆ 황옥경: 그렇죠, 좀 어처구니가 없는 제도이기는 합니다. 물론 박용진 의원의 세미나 제목도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이런 생각을 좀 하게 돼요. 이를테면 본질적으로 민간 유치원, 사립 유치원의 운영체계를 위해서 좀 운영체계를 바로잡아보자 하면 운영의 투명성이나 공공성 제고가 이대로 이런 제도로 충분한가. 이 정도를 따져보는 것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하고요. 그런 측면의 것이었다면 민간 유치원의 반발도, 사립 유치원의 반발도 이토록 자극적으로 하지 않지 않았을까. 상호 간에 의사소통의 부재가 있었다고 보여지고 있고요. 말씀하신 대로 지난 3년간 94곳을 감사했다는 것조차도 사실상 누리과정 비용이라는 것 자체는 매월 결제하게 되고 매월 지급받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런 비용들에 대해서 3년 정도의 주기로 감사를 받게 되는 사립 유치원의 입장을 그대로 뒀다 하는 부분은 어떤 형태로든지 행정 감시에 소홀이 있었다. 이런 생각은 하게 됩니다.

◇ 장원석: 이번에 크게 문제가 된 유치원 한 곳을 보니까 돈을 별의별 곳에 다 썼는데. 그런데 예전에 교육당국에서 징계위원회를 열어서 원장을 파면조치하고 했는데도 다른 보직으로 계속해서 월급을 받고,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더라고요. 그럼 결국 사립 유치원은 지금의 제도로는 처벌할 방도가 없는 걸까요?

◆ 황옥경: 일단 보도된 내용을 보면 저희의 상상을 초월하죠. 개인 용도로 사용한 비용들도 있고, 그리고 항상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운영과 관련된 내용들이 나올 때 아이들 급·간식에 대한 문제, 비용투입이 적었다. 그래서 닭 몇 마리로 몇 명의 아이들에게 먹였다. 이런 식의 이야기들이 많이 돌고 있기는 하죠. 그런데 이런 개인적 사용의 문제 부분을 제대로 관리하고, 혹은 제대로 투명한 운영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치원총연합회에서도 아마 그렇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누리과정에 대한 비용을 시설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하지 말고 유아교육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대로 부모에게 지원해주게 하고, 그를 통해서 본인들이 그 비용을 수납하도록 하는 제도로 마련해 달라. 이런 요구가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재무회계 규칙을 유치원에 맞는 형태로 만들어주면 우리가 그것을 따르겠다. 민간 사립 유치원의 형편에 맞는 재무회계 규칙을 운영하도록 해 달라. 이런 요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유사기관인 어린이집의 예를 말씀드리면요. 어린이집 같은 경우 누리과정 비용에 대한 수납을 받기 위해서는 매월 그 비용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고 몇 명의 원아가 어떻게 재원하고 있는지를 매월 보고해야 그것에 대한 심의가 거쳐서 비용지원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이제 앞으로 사립 유치원 같은 경우도 이와 같이 재무회계 과정의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그리고 일단 3~4년마다 한 번씩 재무회계에 대한 감사가 이뤄지는 이런 제도는 반드시 개선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요. 그다음에 부모로부터 직접 수납의 문제는 여러 가지 논란과 문제를 또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부모하고 유치원, 혹은 다른 기관과, 결탁이란 단어를 쓰기가 좀 그런데 의사소통해서 시설을 보내지 않고 그 비용을 부모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원래는 부모들에게 직접 지원하던 것을 시설지원으로 바뀐 역사를 우리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무회계 규칙을 어떻게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할지에 대해서는 보다 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 장원석: 지금 지적해주신 것들 간단하게 제가 정리해보자면, 회계처리를 투명화해야 하고 그만큼 되려면 또 당국에서도 철저한 감사관리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두 가지 문제가 병행되면서 풀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만, 지금 사립 유치원 측에서는 걱정하는 것, 혹은 두려워하는 것이 이번 사태로 인해서 국공립 유치원을 늘리자. 이런 여론이 형성되면서 사립 유치원이 축소되는 것. 이런 것을 두려워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이런 전반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부당국은 어떤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황옥경: 제가 좀 설명을 드리면요. 현 정부 들어서 사립 유치원 당국자 운영자들은 현 정부가 사립 유치원 운영 자체를 적폐로 몰고 있다. 이런 인식이 굉장히 팽배하게 깔려있어요. 그래서 그런 의심을 먼저 걷어내는 것이 필요할 것 같고요. 현 정부가 5년간 국공립 유치원 지원율을 4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국공립 지원율에 대해서 사립 유치원이 반대의 시각을 보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치로 지금 이와 같은 조치로 재무회계 감사결과를 언론을 통해 발표해서 본인들을 마치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매도하는 게 아닌가. 이런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박용진 의원처럼 세미나의 주제 자체도 전체 사립 유치원이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그런 제목을 내건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경우에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언제나 보게 되면 이익당사자들 간에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갈등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현재 제가 확인하고 알고 있는 바로는 사립 유치원에서도 재무회계 규칙을 분명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의심을 거둘 수 있도록 충분한 의사소통을 상호 간에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 장원석: 오늘 아침에 집권여당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다음 주에 유치원 비리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는데, 이 문제 계속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옥경: 고맙습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황옥경 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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