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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일거수 일투족이 공직자에게 영향을 미친건 조선시대도 마찬가지"-강응천 문사철 대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6-03 10:25  | 조회 : 3519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세대와 시대의 봉우리를 넘어(세시봉) : 강응천 문사철 대표



앵커:
매주 화요일 이 시간. 세대와 시대의 봉우리를 넘어서 세시봉이 마련돼있죠.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문제로 얘기할지 지금 이 자리에 문사철 강응천 대표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강응천 문사철 대표(이하 강응천):
네, 안녕하세요.

앵커:
6.4지방선거 내일인데 사전투표 하셨어요?

강응천:
아닙니다. 저는 투표일에 바로 할 겁니다.

앵커:
그죠? 저도 사전투표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요. 그런데 제가 어제 오프닝 멘트에서도 그런 얘길 했는데 이번 선거는 키워드가 ‘가족’이다. 그게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가족의 중요성을 느끼는 측면도 있겠지만, 예를 들어서, 정몽준 후보의 아들, 박원순 후보의 부인, 고승덕 후보의 딸에 이르기 까지 가족이 이렇게 중요한 변수로 등장한 선거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가족문제를 거론할 때 왜 가족을 건드리느냐 이런 얘기도 하지만 이게 공적인지 사적인지 잘 모르겠어요. 우리역사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지 오늘 얘기 들어볼 텐데, 강 대표님은 가족 얘기 일단 어떻게 보셨어요?

강응천: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말씀하시는 내용에서도 그게 사생활에 속하는 문제인지 공적인 문제인지 복잡한 생각이 드는데요.

앵커:
확실한 건 부인은 공인에 속합니다. 왜냐하면 부인 같은 경우에는 똑같이 공인으로 예우를 같이 받거든요. 자식들은 안 그렇지만. 예를 들면, 우리가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은 미셸이라고 이름까지 알지 않습니까? 그런데 애들 이름은 모르고 애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지 않습니까?

강응천:
그렇다면 부인의 경우에도 별도로 예우 차원을 떠나서 국가에서 급여가 나온다거나..

앵커:
그런 건 아니죠.

강응천:
저는 약간 복잡한 심정이 들었는데. 우리가 조선시대와 아직도 비슷한 점들이 많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제가 이 코너에 출연한지 벌써 네 번 됐더라고요. PD가 알려줬는데 이게 녹취를 해서 인터넷에 다 올라오더라고요?

앵커:
녹취라고 말씀하시니까 이거 조심 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잖아요.

강응천:
처음에 인터넷을 봤을 때 기분이 묘했는데 보다 보니까 마치 제가 이 코너에 나와서 조선시대를 미화하는 사람처럼 비칠 수가 있더라고요. 사실 그런 게 아니라는 걸 누구나 다 아는데. 제가 여기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차라리 조선시대가 더 낫다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단 말입니다. 조선시대의 경우를 지금 대한민국과 비교해보면 조선시대는 우리가 일찌감치 극복하고 넘어가서 우리가 옛날에 미개한 시대가 있었어 라고 돌아봐야 하는 시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의 어떤 측면을 보면 언론이나 어떤 것이 좀 나은 측면이 여러 가지 보일 때가 있다면서 역사를 돌아보게 된단 말이에요? 그럼 사실은 그렇게 비교되는 대상이 되는 집권층이나 엘리트나 언론이나 그걸 상당히 반성해야 할 문제이거든요. 조선시대가 차라리 낫다는 이런 말이 자체로 어불성설 이긴 한데. 가족문제도 제가 볼 때는 정치인과 가족을 연루시키는 문제는 사실 최대한 없어야 하는 문제란 말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가족이라고 해도 사실은 아버지가 정치인이면 아들은 다른 걸 할 수도 있고, 서로 정치적으로 적대할 수도 있고. 우리는 자유로운 개인의 연합을 추구하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가족을 필수 요소, 개인을 가족 속에 묶어놓고 바라보던 조선시대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거고요. 사실 이번에 캔디고인가요? 고승덕 후보 따님의 SNS는 저도 봤는데 거기서 일정한 진정성도 느껴지고, 가까이서 고승덕 후보의 후보자격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성인의 견해가 올라왔다고 봐야 할 문제라고 보거든요? ‘딸이 저렇게 말할 정도면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라고 판단할 문제는 아니죠. 가족이니까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가깝게 지켜볼 수 있었던 성인의 판단자료가 생겼다. 그렇다면 거기에 대한 고승덕 후보의 입장은 어떤지 이렇게 놓고 판단 할 문제인데 마치 이게 선거 이슈의 전부인 것처럼 가족문제가 다른 문제를 덮어버리는. 사실은 고승덕 후보가 누구인지, 교육감에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다가 이걸 보고 알게 된 사람들도 굉장히 많은 거란 말입니다. 이런 상황이 문제라고 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역시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라는 얘기는 맞는 것 같아요. 집안에서 이게 잘 돌아가야 어떻게 된다. 그런데 과거 역사 속에서의 정치는 사실 가족얘기 잖아요 따지고 본다면. 조선왕조실록 이거 다 전주 이씨 가족얘기 아니에요?

강응천:
제가 좀 전에 말씀드렸지만 조선시대 까지는 그게 오히려 당연했던 거죠. 개인은 가족 속에서 의미가 있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라는 말씀을 하셨지만, 가족이라는 공동체로부터 개인이 분화되지 않았던 시대이거든요. 오히려 가족 속에서 개인이 평가를 받는 시대였고 지금 전주 이씨 말씀하셨지만 제 어머니도 전주 이씨지만, 서울 종로에 종묘 있잖습니까? 종묘가 전주 이씨의 사당이거든요. 이씨 왕가의 개인 집안 사당이지만 그걸 사가의 사당이라고 하지 않았거든요. 국가의 중요한 제사 기구고 조문가에서 제례를 지내면, 말하자면 왕가의 조상들을 모시는 그들의 위패를 모시는 장소이기 때문에 개인적일 수 있는데 가족의 장소를 국가 전체의 어쨌든 전당으로 생각해서 제사를 지내는, 국가의 제례로 지냈단 말입니다. 그때는 그것이 당연했던 시절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자유로운 개인들이 부모 따로, 자식 따로 가는 거고 자식교육 잘못시켰다는 것이 언제까지나 굴레가 될 수는 없는 거란 말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이번에 문제가 되는 이런 문제들이 당연히 후보의 개인과 일정한 연관은 있겠죠. 그래서 결론은 같은 결론이 나올 수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거기에 접근하는 방식은 조선시대 때처럼 ‘자식이 저렇게 말하니까’ 또는 ‘자식이 저런 행동을 하니까 그 후보는 무조건 자격이 없어’, ‘그 후보는 자격이 있어’ 라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그것도 민주주의 시대의 한 시민의 의견으로 그리고 그 사람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의 행위로 받아들여서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앵커:
과거에 가족문제 때문에 관직에서 물러나거나 책임졌던 사례가 있습니까?

강응천:
사실은 그런 문제들이 굉장히 많았죠. 왜냐하면 자식과 부모는 분리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조선시대를 놓고 보자면 가장 큰 잘못, 그러니까 자식의 잘못이든 부모의 잘못이든, 나라에 반역하는 거죠. 역적일 경우에는 그 아버지도 책임을 쓰고 같이 처형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아버지가 그랬을 경우에 자식이 받는 불이익은 물론 말할 것도 없죠. 그런 경우에 가장 심하게 다가온 것은, 자식문제로 가장 피해를 받고 골머리를 앓은 경우는 왕들이라고 볼 수 있죠. 왕은 그 집안이 대대로 왕위를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 로얄 패밀리 아닙니까? 때문에 다각적으로 사적인 영역을 넘어서 공적으로도 판단의 잣대를 엄하게 들이대게 되는데. 예를 들어서, 자식 때문에 피해를 본 사례를 보면 당장 조선을 세웠던 태조 이성계가 자기아들 이방원 때문에 거의 사실상 왕위에서 쫓겨나가다시피 해서 꼴 보기 싫다고 함흥까지 옥새 들고 도망갔던 것 아닙니까? 그런 경우도 있고. 태종 이방원도 자기가 자기 후계자로 세웠던 양녕대군이 왕세자로서 적절치 않은 행동도 하고 하니까 사실 왕으로써 체면을 상당히 구겼던 거죠. 뒤로 가면 영조도 사도세자가 구설수에 오르면서 아주 큰 피해를 입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조선시대에는 왕이나 사대부를 막론하고 자식과 연루가 되어서 부모가 피해를 입거나 때로는 귀향도 가고 목숨도 잃은 일들이 부지기수로 많았다고 봐야죠.

앵커:
그런데 지금말씀 가만히 들어보니까 자식 때문에 피해 본 경우가 현대 정치에서도 좀 있잖아요.

강응천:
사실 그게 문제인거죠. 그러니까 조선시대에는 자식과 부모를 하나의 덩어리로 판단을 했다면 대한민국에서는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아버지가 대통령이라고 해서 자식이 대통령은 아닌 거잖아요. 서로 완전히 다른 존재인데 아버지가 대통령이라고 그 권위로 호가호위 하다가 문제가 되는 건데 그건 해선 안 될 행위를 한 거죠. 예를 들어서,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양자 이강석이라고 있죠. 이강석이라는 사람은 원래 이기붕이라는 2인자의 친아들이었는데 양자로 들였죠. 그런데 하도 권력을 많이 부리다보니 내가 이강석이라고 하면서 지방경찰서를 다니는 가짜 이강석 사건이 한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고 결국 4.19혁명이 일어날 무렵에 이강석이가 자기 친아버지, 어머니 가족들을 총으로 죽이고 자기도 자살하는 비극에 이르는 사태도 있었고. 가까이서 보면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도 속하고요. 김대중 대통령도 후반기에 아들들의 문제 때문에 곤욕을 치르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회창 전 총재도 아들의 병역문제 때문에 두 번의 대선에서 어려움을 겪었고요.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모든 게 가족우선이 아니라 개인우선으로 평가가 되어야 하는데 대통령 아들이라고 해서 대통령의 권위를 누려서는 안 되는데 대통령 아들이라는 게 아무런 자격도 되지 않는 나라에서 자식들이 아버지 권력으로 호가호위를 하니까 그런 문제들이 생긴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죠. 그런데 이게 자식문제가 특히 대통령의 자식들이 문제가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만큼 우리나라가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되어있기 때문에, 권력이 분산되면 사실 이런 일이 그렇게 부각되지도 않고 발생하지도 않을 텐데 우리가 반성을 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아까 우리가 부인은 좀 다르다, 자식은 다르다. 그런데 사실 부인 같은 경우에는 선거법상으로도 예비후보선거 해서 본인하고 부인이 할 수 있거든요.

강응천:
글쎄 저는 그 얘기를 지금 듣고, 부인의 경우에도 부인을 갖다가(..) 생각했는데, 자식은 문제가 돼도 부인은 사실 책임을 지고 나가야겠네요.

앵커:
사실 그 부분은 문제가 좀 다른데 지금 1021님이 이런 문자 보내주셨네요. ‘예나 지금이나 자식이 상이면서 벌이네요. 다 아는 역사지만 이렇게 뉴스와 연관돼서 들으니 재밌네요.’ 라는 문자 보내주셨는데. 상이자 벌이라는 얘기가 가슴에 팍 찔려요. 모든 자식 키우는 사람들이 다 그런 생각이 들죠. 자식 때문에 속 안 썩이는 사람 없잖아요.

강응천:
앞으로는 좀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조선시대 때 김삿갓 있잖습니까? 이 사람이 사실은 할아버지가 조선시대 때 홍경래의 난 때 성천부사를 했다가 항복을 했어요, 홍경래한테. 때문에 집안이 멸문지화를 당했거든요. 그래서 집안에서 할아버지가 잊혀진 거예요. 그래서 김병언은 자기가 과거시험을 볼 때 그 사람이 자기 할아버지라는 것을 모르고 과거시험에다가 할아버지였던 김익순이라는 사람의 욕을 막 써서. 그리고 붙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자신의 할아버지였던것. 그래서 ‘그랬구나’ 하면 되는데 자기가 자신의 조상을 그렇게 비판했다는 것 때문에 벼슬을 버리고 평생 떠돌아다닌 것 아닙니까. 사실 이게 뭡니까? 조선시대 때는 사실 그런 게 윤리라고 했어요. 할아버지가 잘못하면 자기 집안에서 할아버지 기억도 지워지는데 몰랐던 할아버지를 비난했다고 해서 자기가 평생 벼슬도 안하는 이런 시대의 윤리는 지금의 대한민국과는 안 맞죠. 조상 때문에, 자식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최소화 시켜야 하는 게 민주주의 사회의 윤리라고 보거든요. 내가 자식교육을 잘못시켰다 그렇지만 자식 잘못되는 게 다 부모의 책임만은 아니란 말입니다. 자식은 자기의 결정권이 있는 사람이에요. 특히 성인인 경우에는. 물론 그 자식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면 뭔가 같은 문화권에 산 사람으로서 이게 문제가 있겠지 라고 해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고 물어볼 수는 있겠죠. 그렇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겠는데, 자식이 저모양이니 또는 자식이 저렇게 말하니 이건 보나마나다 이렇게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그건 봉건적 가족윤리, 조선시대 때까지 적용되는 윤리에 아직까지 묻혀 있는 거고, 사실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이슈들 후보들의 자격을 가리는 이슈들은 훨씬 많다고 생각되네요.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강응천:
네.

앵커:
지금까지 문사철의 강응천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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