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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보이가 떨어진 히로시마의 그날은8/6(월)<일기:살아 있는 진실>(안상수 외 옮김/지식경영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2-08-03 20:11  | 조회 : 2224 
리틀보이가 떨어진 히로시마의 그날은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1945년 8월6일
이른 시각, 조용하고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빛나는 나뭇잎과 구름 한 점 없이 갠 하늘에서 비추는 햇빛은 내 정원의 그늘과 기분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일본 히로시마에 살고 있던 의사 미치히코 하치야의 일기 중 한 대목입니다.
딱 요즘같이 구름 한 점 없는 눈이 부실 정도로 햇빛이 내리쬐는 8월의 아침 풍경입니다. 그런데 밤샘작업을 마치고 퇴근해서 가장 편안한 옷차림새로 안방 마루에 누워있던 미치히코 하치야는 한 줄기 강한 섬광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햇빛은 사라졌고 세상이 어두워졌고, 건물이 쓰러졌습니다. 본능적으로 거리로 뛰쳐나왔지만 말할 수 없는 무력감에 사로잡혔고, 온몸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가운데 문득 자신이 발가벗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거리에는 자기처럼 발가벗고 있는 이도 많고, 두 팔이 너덜거린 채 멍하니 방황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요, 길에는 시체가 산더미고, 멀쩡하던 건물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멈추었고, 빛이 사라져 암흑천지이고, 모두가 침묵 속에서 내동댕이쳐졌고, 곧이어 온 사방에 불기둥이 치솟았습니다.
대체 이 섬광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입고 있던 옷가지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건물은 왜 무너져 내렸고, 사람들은 어쩌다 삽시간에 시체가 되어버린 것일까요?
1945년 8월6일 오전 9시45분 B29 에놀라 게이호에 탑승한 테레비 대위가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 ‘리틀보이’. 50초 동안 6천4백 미터를 낙하한 뒤 지상 550미터 상공에서 폭발한 리틀보이는 그렇게 순식간에 한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역사는 개개인이 온몸으로 살아내는 하루하루입니다. 세계정복을 위해 끝없이 치닫던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 최후를 불러오는지 이보다 더 진솔하게 보여주는 기록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의 책, 빅토리아 여왕을 비롯한 63인의 일기를 수록한 <일기:살아 있는 진실>(안상수 외 옮김/지식경영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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