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방송일 : 2024년 9월 4일 (수요일)
■ 대담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 (이하 이현웅) : 다양한 산업 분야와 기업들의 움직임 그리고 그 이면까지 생생히 전달해 드리기 위해서 마련한 코너입니다. 취재부터 뉴스까지 한 큐에 전해드릴 <취재 수첩 생생 타임즈>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안녕하십니까?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하 김정남) : 네 안녕하세요.
◆ 이현웅 : 오늘 주제 미국의 인텔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간밤에 주가도 많이 빠진 인텔인데 이달 이사회를 앞두고 각종 구조조정안 추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지금 인텔의 상황 짚어주시죠.
◇ 김정남 : 네 간단히 말씀드리면 지금 대다수 청취자분들께서 제 1990년대 이후에 인텔 인사이드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한 마케팅 중 하나로 꼽히는데 이 컴퓨터의 핵심인 CPU를 인텔이 만든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준 캠페인입니다. 그때 당시에는 생각해 보면 심지어 삼성이나 IBM, 컴팩, 델 같은 이런 유명한 PC 브랜드보다 인텔 인사이드 로고가 부착된 PC가 프리미엄급으로 인식을 줬었죠. 말 그대로 반도체 제국이었는데 그런데 최근에 일했던 인텔이 생사를 오갈 만큼 위태로운 기업으로 전락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는 간신히 적자를 면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영업 손실이 1분기에 12억 달러. 그러니까 1조 5천억 원 정도 났고요. 2분기에는 16억 달러. 그러니까 2조 한 2천억 원 정도가 났습니다. 그러니까 2021년도에 현재 CEO죠. 팻 겔싱어가 복귀하면서 야심차게 파운드리 반도체 위탁 생산 이 사업의 재진출을 선언했는데 그 결과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엄청난 영업 손실을 내는 1분기에 25억 달러, 2분기에 28억 달러 다해서 한국 돈으로 7조 원이 넘는 지금 적자를 냈습니다. 상반기에만 그래서 ‘돈 먹는 하마’, ‘밑빠진 독’ 이런 혹평들이 잇따르고 있는데 적자 규모가 워낙 크고 앞으로 희망이 보일만한 그런 사업들이 잘 보이지 않다 보니까 결국 기업들이 살기 위해서 꺼내들어 하는 카드가 당연히 구조조정이죠. 이번 달 중순에 인텔 이사회에 지금 전 세계 산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는데 업계에서 벌써부터 파운드리를 매각할 수 있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사업을 매각할 수 있다. 독일 파운드리 공장을 백지화할 수 있다 이런 정말 메가톤급 구조조정안들이 막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 이현웅 : 한때는 인텔하면 미국의 상징처럼 여겨질 정도로 친숙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인텔 컴퓨터 잘 모르는 사람들도 다 알만한 그런 기업이었는데 반도체 제국 앞서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그렇게 불리지 않았었나요? 왜 이렇게 된 겁니까?
◇ 김정남 : 사실 기업이라는 게 움직이는 생물과도 같기 때문에 흥망성쇠 이게 그렇게 놀라운 점은 아닌데 그렇다고 인텔 정도의 이렇게 큰 기업이 몰락하는 것은 이렇게 흔하다 이렇게 말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인텔 인사이드 아까 말씀드렸지만 또 ‘윈텔’이라는 말이 있었죠. 90년대 이후에 컴퓨터 많이 쓰던 시절인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하고 인텔의 합성어인데 PC라는 게 핵심이 운영체제와 CPU 2개잖아요. 이 두 개를 두 회사가 섞어냈다는 의미인데 시장에서는 심지어 ‘이거 너무 독점적인 결합 아니냐’ 이렇게 비판이 나왔을 정도입니다. 역사적인 경영인들이 원래 좀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청취자분들 많은 분들 아실 텐데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앤디 그로브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언급한 유명한 말이 있는데 편집증 환자만이 살아남는다. 이 시대를 정말 관통하는 경영 철학이라고 불리는데 끊임없이 미래의 위협에 대비해야 된다. 우리는 기업들은 항상 그런 말입니다. 이런데 이런 글로브 정신이 이렇게 강했던 인텔이 이렇게 한 번에 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이현웅 : 사실 컴퓨터 이퀄 그냥 인텔, 윈도우 이게 당연하게 여겨지던 때가 있었는데 인텔이 이렇게 몰락이라고 표현을 할 정도로 이게 무너지게 된 이유 뭡니까?
◇ 김정남 : 기업들이 흔들리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지금 인텔 같은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정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인텔하면 사실 CPU죠. CPU 본업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하고 있다 이게 하나가 있을 것 같고요. 아까 두 번째는 말씀드린 대로 돈 먹는 하마 로 전락해버린 파운드리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그다음에 세 번째는 지금 인공지능 시대라고 해서 많은 기업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에 뒤처지는 관료주의적인 문화가 너무 만연해 있다 이런 것이죠. 첫 번째부터 좀 보면 인텔의 상징은 정말 누가 뭐래도 CPU인데 지금도 물론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만 점차 AMD 같은 경쟁사들에게 따라잡히고 있다 하여 이런 모습들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시장조사업체 머큐리 리서치라는 곳에 데이터를 쭉 보니까 특히 서브 CPU만 보면 지난해 1분기 인텔리 점유율이 82.0%였는데 올해는 76.4%로 하락했습니다. 여전히 높지만 좀 떨어졌죠. 근데 똑같은 기간에 AMD 같은 경우는 18.0%에서 23.6%로 많이 올라갔습니다. 이 서버 CPU 말고 데스크탑 CPU 역시 마찬가지인데 특히나 지금 요즘 같은 경우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아마존 이런 빅테크들이 CPU를 자체적으로 설계하는 시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예전처럼 CPU 구할 때 인텔에만 목을 맬 필요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고 당연히 시장 지배력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이현웅 : 두 번째로 말씀해 주신 파운드리 같은 경우도 사실상 TSMC 그리고 삼성전자 양대 산맥이 버티고 있는 시장 아닙니까? 여기서는 약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김정남 : 사실 이번 구조조정안들이 여러 시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이것 아닌가 싶은데요. 파운드리 초기 투자가 워낙 많이 들어가니까 그러려니 해도 그만큼 돈을 벌지 못하면 사실 사업이라는 게 어떻게든 버텨야 되는 그 기간이 있는데
◆ 이현웅 : 그렇죠
◇ 김정남 : 이게 과연 가능할지에 대해서 업계에서는 지금 의구심이 커지는 겁니다. 인텔 같은 경우는 2012년에 원래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을 했었는데 계속 부진이 거듭되면서 2018년도에 철수를 했거든요. 그런데 현재 CEO죠. 팻 겔싱어가 원래 인텔에서 18세 엔지니어부터 시작해가지고 최고 기술책임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인데 이 팻 겔싱어가 2009년에 회사를 떠났다가 2021년에 약 한 12년 만에 화려하게 복귀를 하면서 뭔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혹은 상징으로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청취자분들 언론 보도 많이 보시면 아시겠지만 1나노대, 2나노대 이런 초미세 공정에서 TSMC나 삼성전자보다 빨리 도달하겠다라는 그런 약간 어떻게 보면 허무맹랑해 보이는 목표까지 이렇게 내걸었는데 파운드리 사업은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고객과의 오랜 기간 끈끈한 신뢰는 기본이고요. 특히 시장 상황이 TSMC 독주 체제가 워낙 공고한 상황입니다. 지금 미국 같은 경우는 반도체 미국 정부에서부터 반도체 얘기를 많이 하죠. 소위 말해서 ‘팀 아메리카’라고 해서 인텔을 밀어주는 기류들이 있지만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상반기에만 7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내서 상황이 그렇게 쉽지 않은 상황인데 사실 이거는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인텔에 재진출할 때부터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습니다. 인텔은 원래 이 칩을 자체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칩이 점점 고사양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인 제조공장 제조 공장에서 초미세 공정 기술력이 부족하다 보니까 설계는 인텔이 하되 생산은 TSMC에 맡기는 그런 구조를 갖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초미세 공정 기술이 부족한 인텔이 갑자기 1나노 대에서 삼성이나 TSMC보다 먼저 가겠다라고 하니까 아무리 미국 정부가 밀어준다고 해도 그게 과연 가능하겠느냐 이런 우려 섞인 시선들이 많았죠. 현재 지금 인텔 파운드리가 딱 그런 우려들이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 이현웅 : 실제로 팀 아메리카 관련해서는 보조금도 많이 주고 관련 메시지도 많이 내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우려를 완전히 씻을 수 없는 것 같고요. 인텔 내부에 관료주의가 만연해서 활력이 떨어졌다. 이 얘기는 개인적으로는 처음 듣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 김정남 : 네 사실 어느 회사든 마찬가지지만 매니지먼트 단 고위 경영진으로 가기 직전에 어떤 중간 관리자들이 사내 정치에 매몰되면 그 회사는 당연히 잘될 수가 없죠. 민간 회사는 더욱 그렇고요. 로이터통신이 최근에 소식통을 인용해가지고 리프탄 전 케이던스 CEO가 인텔 이사회에 있었는데 이분이 사임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했던 보도가 좀 충격을 안겼습니다. 탄 이사가 사임을 하면서 왜 사임했냐. 인텔은 위험회피적이고 관료주의적인 문화에 너무 실망을 해가지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라는 보도였는데 그동안 제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인텔 공고했던 그런 그로브의 인텔의 경영 철학이 있었는데 그게 사라졌다는 그런 방증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정말 많은 충격을 안겼죠. 요즘에 AI 때문에 아무리 큰 빅테크 회사들도 이런저런 방식으로 막 재빠르게 사업 구조를 어떻게 바꿔볼까 이런 식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 인텔이 AI 시대에 이렇게 굼뜬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니까 좀 소위 말해서 살찐 고양이로 전락한 것 아니냐 이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현웅 : 심지어 애플도 AI 쪽에 투자가 늦었다고 그래서 지적을 받는 그런 상황인데 인텔은 하물며 더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조조정 카드 좀 꺼내들지 궁금하거든요. 유력하게 나오는 얘기가 있습니까?
◇ 김정남 :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파운드리 사업 같은 경우 잘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꼭 이번 달 이사회가 아니더라도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사업은 잘 되는 기관도 있지만 일정 부분 버텨야 되는 기관도 반드시 있어야 되거든요. 근데 인텔 안팎에서 아무래도 이 파운드리 버티기가 가능할까에 대한 그런 여러 가지 의구심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이번 달뿐만 아니어도 앞으로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방금 앵커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미국의 힘을 등에 업고 정부로부터 예를 들어 거액의 보조금을 타내거나 아니면 미국의 팹리스 반도체 설계업체들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미국 팹리스들이 인텔의 물량을 몰아주기로 한다거나 하여튼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겠죠. 당연히 가뜩이나 요즘에 경제안보 개념이 뜨고 있고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는 건 사실 지금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다 비슷한 의견이니까요. 그런데 파운드리 기술력이라는 게 축적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런 인테리어 기술력이 약한 상황에서 돈만 쓴다고 상황이 나아질지에 대해서는 업계에서 회의적인 것 같고요. 그 연장선상에서 인텔리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무려 300억 유로 그러니까 한국 돈으로 한 45조 원 가까이 되는 돈인데 이 정도 엄청난 돈을 투자해서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었는데 이걸 백지화할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너무 큰 투자를 하는 것은 좀 위험하기 때문이죠.
◆ 이현웅 : 알겠습니다. 오늘 시간 관계상 일단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정남 이데일리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