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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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승부] 학교폭력 겪은 피해자 “과거 기억 떠올라 ‘더 글로리’ 차마 끝까지 못 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01-13 08:10  | 조회 : 673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3년 1월 12일 (목요일)
■ 대담 : 김성빈 홀딩파이브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학교폭력 겪은 피해자 “과거 기억 떠올라 ‘더 글로리’ 차마 끝까지 못 봐”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3부, 이슈 인터뷰로 이어갑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넷플릭스 TV 비영어권 부문 전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고등학교 때 학교폭력을 경험하고 이후 피해자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단체와 어플을 만들어 학폭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하시는 김성빈 홀딩파이브의 대표님과 학폭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성빈 홀딩파이브 대표(이하 김성빈)> 네, 안녕하세요.

◇ 이재윤> 홀딩파이브의 대표시죠. 홀딩파이브가 단체의 이름이기도 하고, 또 어플의 이름이라고요?

◆ 김성빈> 네, 맞습니다.

◇ 이재윤> 홀딩파이브는 어떤 어플입니까?

◆ 김성빈> 홀딩파이브는 청소년 누구나 들어와서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 이재윤> 단체로 자신의 얘기를 올릴 수 있고 또 거기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어플이 되겠군요. 구체적으로 지금 김 대표가 하는 활동은 또 어떤 건가요?

◆ 김성빈> 홀딩파이브 플랫폼을 통해서 자살 예방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살을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홀딩파이브에 들어와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던 친구들이 있어요. 그랬던 여러 명의 친구들은 다른 분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고 죽음이 아닌 열심히 더 살아가야겠다는 선택을 하게 되었고요. 

◇ 이재윤> 지금 넷플릭스에서 인기가 있는 ‘더 글로리’ 보셨습니까?

◆ 김성빈> 저는 다 보지는 않았고 요약본으로 봤습니다.

◇ 이재윤> 왜 직접 안 보시고요?

◆ 김성빈> 아무래도 저는 차마 학교폭력을 당하는 장면이나 이런 게 아무래도 자극적이기도 하고, 그거를 봤을 때 그때 일들과 감정이 떠올려질 것 같아서요.

◇ 이재윤> 그렇군요. 학창시절에 학교폭력으로 고생하셨던 기억이 떠오를까 봐 그걸 다 보지는 못하셨군요.

◆ 김성빈> 네, 그렇습니다.

◇ 이재윤> 이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복수를 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복수를 보는 게 시원하지만은 않다. 어딘가 마음이 어둡고 무거워진다는 의견도 많았는데, 대표님도 역시 마찬가지 그런 감정을 겪었을 드라마였다고 봐야 되겠네요?

◆ 김성빈> 사실 복수라는 것도 오로지 피해자의 마음이 편해지거나 시원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뭐든지 힘들거든요. 그래서 복수하면서 받게 될 상처보다 지금의 상처가 너무나도 커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복수를 하면서도 피해자도 같이 상처를 받고 힘들어 하기 때문에, 그걸 보는 사람의 마음도 무겁다고 느껴지는 거죠. 법적 대응을 해도 피해자는 이 과정 속에서도 또 많은 상처를 받게 되거든요. 

◇ 이재윤> 김 대표님도 청소년기에 실제로 학교폭력을 경험을 하셨는데, 지금 이제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때의 상처 극복을 했다고 생각하세요. 어떻습니까?

◆ 김성빈> 완전히 극복이 되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아무래도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고, 또 제가 홀딩파이브라는 일을 하면서 저와 같은 고통을 당한 아이들의 마음을 안아주면서 저 자신도 많이 치유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완전히 극복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그런 영향이 제게 덜 미친다고 생각해요.

◇ 이재윤> 청소년기에 학교폭력을 경험하면 이 경험 후의 피해자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세요?

◆ 김성빈> 아주 큰 영향을 끼치죠. 그러나 그 이후에 학교폭력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내 인생에 미칠 것인가는 본인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저도 이 영향이 너무나도 컸고, 사람들이랑 다시는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았고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갈 것만 같았는데. 홀딩파이브를 통해서 저와 같은 아픔을 당하는 친구들을 안아주고 도와주면서 저도 모르게 이 상처가 치유되고 있었어요. 그리고 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학교폭력의 경험이 점점 저한테 주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었고요. 그래도 살아가면서 공동체 안에서 같은 일이 발생을 하거나 가해자와 같은 친구들을 보게 되면 그때 생각이 나고 거리감을 두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 이재윤> 요즘은 모바일을 이용해서 학교폭력이 심각해지고 있다고도 하는데요. ‘카톡 지옥’ 이런 말도 있고, 또 피해자 상담과 관련된 일을 하고 계신데. 모바일 폭력, 현장에서 보신 상황은 어떻습니까?

◆ 김성빈> 매우 심각한 것은 이게 끝나지 않는 폭력이거든요. 예전에는 오프라인에서 당하고 온라인으로는 이어지는 게 덜해서 그나마 집에 갔을 때는 숨구멍이 좀 있었는데, 현재는 오프라인에서도 당하고 집에서는 온라인으로도 당하니까 24시간 당하게 되는 거죠. 학교폭력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카톡을 보지 않으면 집으로 찾아가서 불러낸다거나 하는데, 이거를 “카톡 안 보면 되는 거 아니냐. 안 나가면 되는 거 아니냐”라는 말도 있으신데요. 학교는 사실 매일 가잖아요. 그럼 내가 이걸 안 봤을 때, 안 나갔을 때 다음 날 어떻게 될지를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이걸 안 볼 수가 없는 거죠.

◇ 이재윤> 그렇군요. 피할 방법이 없어서 더 무섭군요.

◆ 김성빈> 그렇죠.

◇ 이재윤> 학교폭력 이후에 다행히 잘 이겨내면서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계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요. 그런 분들에게 어떤 얘기 해주고 싶으세요?

◆ 김성빈> 첫 번째로 나와 같은 상처를 당한 사람들, 또 현재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어떤 것이라도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도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전문가분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았으면 좋겠고, 전문가분들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의 도움도 굉장히 크거든요.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또한 이렇게 쏟아내는 것도 하나의 치유 과정이기 때문인데요. 이후 다른 친구의 이야기를 들을 때 훨씬 공감적인 태도로 임할 수 있고, 누군가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제 상처도 치유받게 되고요. 그런데 내가 학교폭력 당했다. 이런 얘기를 했을 때, 친구가 거리를 둔다거나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오히려 안 좋은 친구를 내 주변에서 없앨 수도 있었다’라고 생각하고 거리를 두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무엇보다 그 드라마에서도 나오지만 그 누구도 그런 일을 당해서도 안 되고, 당해도 괜찮은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어요. 그러니까 그 이유를 본인에게서 찾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이재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분들의 경우 말씀하신 것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열중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고 전문가의 도움이나 또래들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학폭 피해를 받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대해주는 게 잘 하는 겁니까?

◆ 김성빈> 일단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사실 피해자분들은 죽음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희망이 없기 때문에 자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럴 때 꼭 주변 사람들한테 신호를 보내거든요. 그 신호를 잘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보통은 고민을 털어놓잖아요. “내가 너무 힘든 일이 있다”라고 얘기를 할 때 보통 다른 사람들도 너무 바쁘니까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상황들이 많아요. 그러지 말고 누군가가 “나 힘들다. 고민이 있다. 진짜 너무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 했을 때는 이게 시그널이다라는 걸 알고 잘 들어주고, 적극적으로 그 친구를 케어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 이재윤> 잘 들어주고 적극적인 도움을 줘야 된다. 적극적인 도움이라는 게 잘 들어주는 것 외에 또 어떤 게 있을까요?

◆ 김성빈> 만약에 전문가분들께 그 친구가 직접 손을 내밀지 못할 때는 대신 내밀어줄 수도 있다는 거죠. 같이 전문가분들과 상담을 받으러 간다거나, 그렇게 혼자가 아닌 함께 해줄 수 있는 것들이요.

◇ 이재윤> 든든한 언덕이 돼 줄 수 있는 그런 조언 같은 걸 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빈> 네, 감사합니다.

◇ 이재윤> 김성빈 홀딩파이브 대표였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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