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 방송시간 : [일] 20:20~21:00
  • 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잠시만요] "한복 입고 세계 방방곳곳, 한복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한복사랑"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11-29 13:23  | 조회 : 1176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2년 11월 27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이영현 한복 콘텐츠 크리에이터(유튜버 ‘조선여자 모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한복 입고 세계 방방곳곳, 한복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한복사랑"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저와 같은 세대에게 한복은 행사 때나 입는 예복입니다. 요즘은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거나 고궁을 찾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여 참 보기 좋습니다. 그런 젊은이들 중에서도 특히 좀 튀는 분이 한 분 계시는데요. 한복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마치 한복 전도사 같은 분입니다. 이영현 씨인데요. 함께 만나보시죠. 안녕하세요.

◆ 이영현 한복 콘텐츠 크리에이터(이하 이영현)> 안녕하세요.

◇ 이성규> 간단하게 자기소개 좀 한번 해 주시겠어요?

◆ 이영현> 네, 반갑습니다. 저는 한복을 입고 전국 일주와 세계 일주를 다니면서 콘텐츠로써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한복 콘텐츠 크리에이터, 조선 여자 모나라고 합니다.

◇ 이성규> ‘한복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자기소개를 하셨는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 이영현> 네, 좋습니다. 저는 사실 대학교를 얼마 전에, 두 달 반 전에 졸업을 했고요. 대학 생활 동안에도 한복 입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예쁜 사진들 그리고 영상들을 촬영하면서 SNS에 한복이 이렇게 아름다운 옷이고 국내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여행지가 있다는 것들을 소개하는 활동을 했었어요.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서 한복이 정말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도 잘 어울리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옷이라는 것들을 SNS에서 여러 가지 콘텐츠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 이성규> 하루하루 바쁘시겠어요.

◆ 이영현> 요새가 또 시즌이라 참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 이성규> 유튜브가 하나 있으시더라고요. ‘조선 여자 모나’.

◆ 이영현> 맞습니다.

◇ 이성규> 근데 ‘모나’가 뭐예요?

◆ 이영현> 제 본명이 이영현입니다. 문제가, 사실 한국분들도 발음을 조금 어려워하시고요. 특히 해외에서 활동할 때 제 이름을 발음할 수 있는 언어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많은 고민 끝에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소통할 수 있는 이름이 필요하겠다고 생각을 해서 어떤 언어로도 발음이 가능한 자음과 모음을 모아서 ‘모나’라는 활동명을 짓게 되었습니다.

◇ 이성규> 그래서 뜻은 없고요?

◆ 이영현> 그렇죠. 특별한 뜻은 없고, 영어도 한국어도 사실은 아닌 언어죠.

◇ 이성규> 발음과 뉘앙스가 조금 예쁘고, 발음하기 쉽고. 근데 원래는 전공이 보니까, 한복이나 복식이나 이런 쪽이 아니고 경영학과던데, 어쩌다가 한복을 좋아하게 되셨습니까?

◆ 이영현> 사실 한복을 좋아한 특별한 계기는 없었어요. 제가 거의 갓난아기 때부터 좋아했던 걸로 기억을 하고 있어요. 제일 부모님이 많이 말씀해 주셨던 일화가, 제가 돌잔치 때 입었던 제 한복을 제 여동생 돌잔치에 물려주던 날 제가 엄청 많이 울었대요. ‘제 한복을 왜 남한테 주느냐’ 이러고. 또 어렸을 때도 특별한 명절이 아닌데도 장롱 깊숙이 보관해둔 한복을 꼭 꺼내서 중간 중간에 입어보고 싶다고 많이 졸라서 부모님이 좀 귀찮아하실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너무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어떤 이유로 좋아하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보면 거의 운명적인 만남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 이성규> 한복 입고 찍은 사진들이 엄청 많은데, 그중에 한 가지 특징이 치마가 아주 풍성해요. 멋져 보이던데, 풍성하지 않은 치마도 있잖아요. 이런 옷을 왜 좋아하시죠?

◆ 이영현> 아마 어렸을 때는 그런 옷을 입으면 공주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 한복만 좋아했던 건 아니고 치파오, 기모노, 아오자이 이렇게 동아시아 복식을 다 좋아했었어요. 근데 그중에서도 유독 한복에 빠졌던 건 제가 한국인이라서보다는, 어렸을 때 그런 인식은 사실 없었고요. 가장 치마가 풍성한 동아시아 복식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데서 정말 뭔가 공주님이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 이성규> 아까 유튜브 말씀드렸는데, SNS에 한복 입고 세계 곳곳에서 찍은 사진을 많이 올리셨잖아요. 어디 어디 가셨어요? 또 언제부터 그렇게 가셨어요?

◆ 이영현> 세계 일주라고 할 만큼 거의 모든 대륙을 다녀왔는데요. 제가 다녀온 곳들이 아시아, 당연히 여러 군데 다녀왔고요. 유럽 그리고 남미랑 아프리카까지 한복 입고 다녀왔습니다. 사실 3년 전에 되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었어요. 그때 교환 학생이 합격을 하면서 이렇게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사실 이미 교환 학생 자체를 저는 개인적으로는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 계획을 했었고요. 일부러 교환 학생을 교통이 정말 좋은 이탈리아 밀라노라는 도시로 잡고 세계일주를 위해서.

◇ 이성규> 주로 유럽을 전부 커버하셨겠네요.

◆ 이영현> 그렇죠. 밀라노가 유럽에서도 교통의 요충지고요. 유럽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아프리카나 남미 쪽으로 빠지기에도 노선들이 정말 많이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있으면서 6개월 반 동안 다녀올 수 있는 나라들은 거의 다 다녀온 것 같아요.

◇ 이성규> 근데 3년 전이면 그때 재학생 때인 거죠?

◆ 이영현> 네, 맞습니다. 그때는 대학생이었죠. 밀라노에 있는 폴리테크니코 대학교였습니다. 

◇ 이성규> 그래서 그렇게 다니셨는데, 보니까 요즘 이름이 바뀌었잖아요. 터키가 튀르키예로. 그리고 카파도키아 그쪽에 거기도 가셨고, 또 거기서는 또 열기구 배경으로 사진도 찍으시고. 그런데 사진 찍고 하실 때에 본인이 갖고 계신 콘셉트 같은 게 있어요?

◆ 이영현> 사실 저는 여행을 가기 전에 미리 그 여행지 사진을 엄청 많이 확인을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거기의 건축물 양식은 어떻고 또 배경 색감은 어떤지 미리 확인을 해서 가장 잘 어울리는 한복을 입고 가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프랑스의 발랑솔이라는 라벤더 밭 갔을 때는 보라색 꽃이 끝없이 있거든요. 거기서 튀기 위해서 흰 색깔 옷, 그리고 프랑스니까 서양 드레스 느낌이 나도록 레이스 저고리를 입고. 말씀해 주신 튀르키예, 카파도키아를 갔을 때도 거기는 또 열기구들이 대부분 빨간, 노란색으로 현란하고 또 튀르키예 자체가 아시아랑 유럽 사이에 있는 국가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아시아적인 전통이 있는 감성을 좀 돋보여도 되겠다 싶어서 그때는 삼회장저고리를 노란색, 빨간색 그리고 치마도 빨간색으로 맞춰 입고 갔었습니다.

◇ 이성규> 근데 오늘 약간 핑크빛이 도는 저 색깔은 어떤 콘셉트이시죠?

◆ 이영현> 오늘은 사실 조금 세련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통적인 양식이지만 원단 자체는 이렇게 레이스 무늬가 있는 그런 꽃무늬 원단으로 해서 살짝 일상과 전통 경계에 있는 그런 한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 이성규> 일상과 전통의 경계. 근데 뭐 화사하고 그런 것만처럼 보이니까, 설명을 들으니까 알 건 같은데. 그런 콘셉트를 갖고 그쪽 현지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하시고, 거기에 맞춰서 또 한복도 선택해서 입고 가시고 사진 찍고 이러시는데. 사진은 누가 찍어줘요?

◆ 이영현> 매번 다른데요. 제가 이 활동을 지금 거의 8년 차 하고 있어요. 초창기에는 솔직히 주변에서 한복 입고 다니는 저랑 같이 다니는 걸 좀 많이 어려워하셨어요. 너무 눈에 띄니까 약간 부끄러워하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너무 눈에 띄니까 내향적인 친구들은 시선 받는 걸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는 되도록이면 혼자 많이 다녔어요. 삼각대 들고 다니기도 하고 아니면 주변에 다니는 분들이나 특히 해외 나갔을 때도 외국인 분들한테 이렇게 ‘찍어주세요’라고 해서 사진을 부탁드리는 경우도 많았고요. 그리고 가족분들이랑 다닐 때는 가족분들한테 부탁도 드렸었고요. 요새는 이렇게 여행 쪽 분야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분들이 정말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요새는 그런 분들이랑 같이 협업을 하면서 서로서로 같이 촬영 도와주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런데 아까 열기구 얘기를 했는데, 그때 열기구 배경에 대한 의미를 말씀 안 해 주셨거든요.

◆ 이영현> 사실 그 열기구가, 카파도키아가 지형이 정말 독특한 곳이에요. 그래서 기암괴석이 쭉 펼쳐진 곳인데, 그런 곳에서 일출 때 열기구를 여러 대를 동시에 딱 띄워서 정말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그쪽에서 어떻게 보면 액티비티 형식으로 마련을 한 건데, 사실 액티비티를 떠나서 그걸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엄청 아름다운 곳이거든요. 그래서 그 뷰 자체를 보기 위해서 정말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분들이 카파도키아를 찾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랬군요.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한복을 입고 우리나라 방방곡곡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를 누비는 유튜버, ‘조선 여자 모나’ 이영현 씨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있습니다. 모나 선생님, 우리 이쯤에서 노래 하나 들읍시다.

◆ 이영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데요.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 함께 들어보고 싶습니다. 

◇ 이성규> 왜 좋아하시죠?

◆ 이영현> 이 노래 자체가 정말 잔잔하면서도 발라드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의미를 부여하자면, 사실 한복을 사람들이 아무 때나 입는 옷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잖아요. 특별한 날에만 입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 저처럼 언제나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입을 수도 있다는 의미를 오늘 함께 전달해드리고 싶습니다.

폴킴 / <모든 날 모든 순간> Play

◇ 이성규> 네,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 듣고 오셨습니다.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한복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 그리고 오해를 풀고 한복을 세계 속의 패션으로 만드는 활동을 하는 유튜버, ‘조선 여자 모나’ 이영현 씨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이영현 씨, 모나 선생님. 근데 왜 한복을 좋아하세요? 어릴 때부터, 뼈가 성장하기 전부터 좋아하셨다는데 그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이영현> 그렇죠. 사실 저도 서양 드레스도 충분히 예쁜데 왜 이렇게 한복에 빠져 있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생각해 보면 저는 동아시아 복식을 전부 다 좋아했고 아마 그 이유가 이렇게 여며 입는 방식, 그러니까 동아시아 복식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이렇게 여며 입고, 계속 둘러서 입고, 뭔가를 걸치고, 묶어 입고, 이런 행위 자체에서 어떤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나를 더 소중하게 감싸는 기분도 있고. 어떻게 보면 이런 걸 묶고 풀고 하는 과정에서 옷에 대한 감정을 더 불어넣을 수도 있고요. 근데 그중에서도 유독 한복이 좋았던 건, ‘상박하우’라고 하거든요. 상체는 많이 좁게, 가늘게 입고 하체는 최대한 풍성하게 입는 그런 라인에서, 좀 전에 말씀드렸던 공주님이 되는 것 같은 기분도 있었고. 제일 매력을 느꼈던 건 색감이랑 원단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다양한 색깔이 들어가고 원단도 정말 다양하거든요. 정말 다양한 색깔, 원단. 거기에 더해서 변주를 넣을 수 있는 요소들이 정말 많아요. 저고리 같은 경우 고름, 쏙고름, 동정 이런 세부적인 요소들을 조금씩 변화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디자인들을 만나볼 수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상당한 매력을 느끼지 않았나 싶습니다.

◇ 이성규> 저만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뭐랄까요, 이제는 생활 방식이나 의복이 서양식으로 많이 바뀌어가지고 한복은 행사나 예복으로 몇 년에 한 번 입거나, 저는 언제 입었는지 잘 몰라요.

◆ 이영현> 대부분 그러시죠.

◇ 이성규> 가끔 패션쇼에 모델로 나갈 때에 한번 입었는데 좀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은 것 같고. 그런데 어떠세요, 우리 이영현 씨께서는?

◆ 이영현> 저는 사실 한복이 불편하다는 걸 부정하지 않아요. 한복은 정말 불편한 옷이에요. 그러니까 저희가 지금 다들 당연하게 한복을 안 입고 서구화된 옷을 입고 입겠죠. 한편으로 느끼는 건, 서양 의복이라고 다 편한 건 아니더라고요. 저는 학생 시절에 교복 정말 불편했었고요. 가끔 대학 생활하면서 면접 볼 때 입는 그런 정장도 엄청 불편해요.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그런 의복들을 입는 이유가 있는 거잖아요. 제게 한복도 그런 옷인 것 같아요. 불편하지만 충분히 그 이상의 가치가 있고, 또 그걸 감수할 수 있을 만큼 예쁜 옷이기 때문에 입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 이성규> 저는 요즘 들어서는 구두가 제일 불편해요. 굽 있는 거. 아직도 펄펄한 나이에 구두가 불편해져요. 한복이 많으세요?

◆ 이영현> 저 100벌 넘게 있습니다. 한복을 위한 방이 따로 있어요.

◇ 이성규> 그 방을 꾸밀 만큼 상당히 집이 넓은 편인가 보네요?

◆ 이영현> 한복 때문에 작년에 이사를 했습니다, 방 하나를 추가로 마련하려고.

◇ 이성규> 그런데 그 비싼 한복. 저한테는 그렇게 들리는데 100벌 넘으면 그 비용만 해도 상당할 텐데, 학교를 갓 졸업하신 우리 이영현 씨께서는 이걸 어떻게 마련하십니까?

◆ 이영현> 사실 한복이 무조건 비싸다는 것도 편견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물론 맞춤집에서 한복을 맞추면 한 번에 40만 원, 50만 원 이 정도로 고가인 건 맞는데요. 근데 그거는 정장도 마찬가지죠. 정장도 맞춰 입으면 당연히 고가고요, 기성복으로 나와 있는 한복들은 훨씬 저렴한 가격도 많고 그리고 저는 사실 모든 한복을 맞춰 입지는 않습니다. 생각보다 한복 중고시장이 활성화되어 있거든요. 중고 한복은 1만 원 단위부터 10만 원대 사이로 정말 저렴하게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어서, 여기서 한복을 사서 제 몸에 맞게 수선을 해서 입기도 하고요. 그리고 저는 사실 한복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까 이런 한복 바느질만 맡겨주는 업체들도 따로 알고 있어요. 그러면 원단을 시장에서 사서 대부분 디자인을 다 직접 제가 한 다음에 ‘이렇게 이렇게 만들어주세요’라고 바느질만 의뢰를 하는 방식으로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한복을 맞추고 있습니다. 10만 원 내외 정도로 보통 한 벌을 맞추고 있죠.

◇ 이성규> ‘내외’. 많이 벗어나는 ‘외’?

◆ 이영현> 그렇죠. 원단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 이성규> 그렇게 알뜰하게 장만을 백 벌 이상 하셨군요. 근데 중고시장 활성화는 조금 생소할 것 같아요.

◆ 이영현> 생소한 부분이죠. 근데 사실 ‘평화로운 중고나라’ ‘중고로운 평화나라’ 이런 것 있잖아요. 그런 곳에서도 이미 한복이 많이 거래가 되고 있었고요. 그리고 한복만 취급하는 중고시장들도 따로 있어요.

◇ 이성규> 그거는 왜 활성화될까요?

◆ 이영현> 사실 좀 안타까운 이슈인데요. 대부분 어떤 이유로 중고로 팔리냐면, 결혼식 때 입고 결국은 다시 입지 않게 되어서 판매한다는 그런 중고 글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그런 식으로 많이 올라오고요. 또 한편으로는 한복 업체들이 폐업을 하면서 ‘더 이상 저희가 한복들이 필요가 없어져서 저렴하게 내놓는다’ 이런 경우도 많아요. 좀 안타까운 이유죠, 사실.

◇ 이성규> 그러나 그게 또 이영현 씨에게는 기회가 또 됐네요.

◆ 이영현> 그렇죠.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한복을 저렴하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 이성규> 남자들은 잘 모르는데, 아까 동정 말씀하셨는데 옛날에 풀 먹이고 어머니들 생각하시면 매일 갈아서 붙이고 그렇게 되게 힘들게 한복 입으시는 날마다 그거를 바꿨거든요. 요즘 어떻게 해요, 그 부분을?

◆ 이영현>  사실 그게 원단이 개발되면서 많이 나아졌어요. 한복이 한복 디자인만 바뀌는 게 아니라 원단 자체에서도 정말 많은 진화가 일어나고 있거든요. 그래서 예전에는 실크 원단이어서 매번 그렇게 색깔이 물들지 않도록 떼어서 세탁을 해야 했다면, 요새는 화학 섬유라고 하거든요. 화섬 원단이라는 게 정말 피부에도 닿았을 때 부드러우면서 밖에서 봤을 때 거의 실크랑 유사한, 비단과 유사한 그런 색감과 촉감으로 나오고 있어서 그런 원단으로 한복을 지으면 사실 세탁기로도 충분히 세탁이 가능합니다.

◇ 이성규> 동정을 안 떼고도요?

◆ 이영현> 그렇죠. 동정을 떼지 않고도. 사실 동정을 떼는 이유 중 하나가 오염이 잘 되는 것도 있지만 한복 다른 진한 원단의 색감이 물들기 쉬워서 그런 것도 있거든요. 그런데 화학 섬유는 그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하게 세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이제 의문이 하나 풀렸습니다. 또 이영현 씨, 모나 선생님께서는 동남아 의상을 전부 다 사랑한다고 말하셨는데. 그런데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을 거예요. 주변에 저도 많이 좋은 마음과 또 그렇지 않은 마음으로 그분들을 보는데 한복과 또는 한복과 비슷한 옷을 입고 많이들 다니시잖아요, 고궁을.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또 만들어진 것도 ‘중국 거다’. 또 ‘복식 자체도 그런 것이다’. 이런 비판도 있고 그래요. 이 부분에 대한 견해는 어떠세요?

◆ 이영현> 사실 고궁 주변 한복 이슈 하면 제일 큰 이슈가, 생산지가 중국인 것도 그렇지만 디자인에서 정말 많은 논란들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정말 근본을 알 수 없는 금박, 한복에 뒤에 왕 리본 달려 있고 대부분 레이스 저고리 이런 것들을 입고 다니시는데, 사실 그런 한복은 퓨전 한복 아니면 한복 드레스라고 많이들 하거든요. 사실 저는 이 한복도 충분히 존재 가치는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한복 활동을 하면서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건 바로 다양성 그리고 얼마나 앞으로 미래에 맞게 변화가 가능한가. 그래야 한복이 생존할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을 하거든요. 실제로도 과거 역사를 보면 생물종도 그렇고 문화도 그렇고 다양성을 잃는 순간 다 멸종했어요. 한복도 사실 그 부분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그동안 세태 산업의 길을 걸었다가 최근에 다시 생활 한복, 한복 드레스 이런 다양한 디자인이 연구되면서 이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거든요. 다만 그 퓨전 한복의 문제는, 퓨전 한복이 존재하는 걸 넘어서 거의 이 시장을 장악했던 데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고요. 요새는 다행히도 고궁 주변 대여점들이 그런 퓨전 한복 말고도 다시 우리의 전통적인 멋이 있는 한복을 많이 마련을 하자는 어떤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요새는 어떻게 보면 물갈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대여점 내에서의 그런 한복 변화도 정말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생산지 같은 경우는 사실 제가 경영학과라서 그런지, 그런 경제적인 논리로 어떻게 보면 한복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 중국에서 생산했던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내에서 공장들이 다 문을 닫으면서 그렇게 된 부분도 있었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 진주에서 생산되는 실크 공장들이 마지막 공장들이 남아 있거나 거의 다 문을 닫은 걸로 알고 있고요. 실크 원단 자체도 문제가 있고요. 그리고 한복 신발도 제가 이용하던 공장들이 지금 문을 닫았어요. 버선도 생산이 잘 안 되고 이런 부분 자체가 국내에서 수요가 없어져서. 그런 부분이 있다면 정책적으로도 어떤 지원이 이루어져서 국내에서도 생산될 수 있는 발판을 먼저 만들어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큽니다.

◇ 이성규> 근데 제가 잘 알고 있는 교수님이 한복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그분은 복식사, 이 부분에 심취해 계신 분인데. 그분은 고궁을 가기가 싫다고 말씀을 주세요. 그런 분들과 지금 말씀하시는 견해는 약간 좀 다른 것 같긴 한데. 

◆ 이영현> 네, 다를 수 있습니다. 

◇ 이성규> 한복이 갖고 있는 핵심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요?

◆ 이영현> 사실 방금 정말 중요한 부분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는 한복이 전통 한복이라는 분야가 있고, 전통 한복이 아닌 한복이라는 분야가 따로 있다고 생각을 해요. 사실 한복이라는 옷의 정의 자체도 고조선 때부터 지금까지 ‘한민족이 입고 있는 옷’이라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생각하는 전통 한복은 어떻게 보면 한복 중에서 조선시대 하나를 두고 있는 것이기도 하죠. 그래서 전통 한복은 분명 지켜야 되는 양식이 있고요. 또 전통 한복이 아닌 한복이 진화해야 되는 방식이 있고 그런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그래도 반드시 가져가야 되는 요소가 있다고 하면 꼭 가져가야 된다기보다는 여러 요소 중에서 그래도 몇 가지만이라도 챙겼을 때 한복이라고 하는 것들이 나오는 것 같고요. 그런 요소들은 여미는 방식. 오른쪽으로 여미고 특히 고름이나 동정 같은 경우는 다른 동아시아 복식과 차별화되는 우리만의 양식이거든요. 그런 부분들. 그리고 저고리랑 치마가 조선시대 같은 경우는 분리되어 있고요. 한복 치마 여미는 방향이라거나 이런 부분들 중에서 몇 가지를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그 한복 고유의 문화들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그리고 또 궁금한 게 우리나라의 자랑거리, 아이돌들이 많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정말 화려한 활동들을 하고 있잖아요. 이쪽에서들 한복 입고 여러 가지 활동을 했는데, 이런 것과 지금 아까 말씀하셨던 정책적 지원하고 이렇게 연관시켜서 할 수 있는 거 없을까요?

◆ 이영현> 사실 연관까지는 생각을 못 해봤고요. 그 각각에 대해서는 사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엔터테인먼트계나 음악·방송계에서는 이미 워낙 한복을 많이 접목을 시켜주고 계셔서 너무 감사한 부분이고요. 정책적인 부분이나 정부 이런 측면에서는. 사실 최근에 그런 한복 관련 행사들을 한복진흥센터, 한복진흥원 이런 곳들에서 먼저 많이 시도를 하고 계셔주세요. ‘한복문화주관’이라고 해서 1년에 두 번,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고궁 주변에서 한복을 입을 수 있도록 어떤 그런 무대를 만들어주고 계시기도 하고요. 한복의 날 같은 경우에도 매년 10월 21일이거든요. 이때 행사를 따로 진행도 해주시는데, 다만 이게 정말 더 효과가 있으려면 한복을 정말 입을 수 있는 기회들을 직접적으로 만들어주셔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그런 행사가 있는 것도 젊은 분들은 잘 모르시고요. 설령 간다 하더라도 거기서 한복을 입어볼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지원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 이성규> 앞으로 계획은 어떠십니까?

◆ 이영현> 앞으로는, 제가 지금 크게 유튜브랑 인스타그램 두 개 채널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과거에는 제가 한복 위주의 활동을 했다면 지금은 한복과 여행을 엮어서 좀 더 넓은 대중들에게 제 콘텐츠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그다음 계획은 여행을 넘어서서 더 일상적인 분야에 대해서도 ‘한복이 이렇게도 일상에서 입을 수 있구나’ 하는 아이디어를 많은 분들께 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콘텐츠의 방향도 잡아보고, 또 그동안은 온라인에서만 활동을 했다면 그다음은 오프라인으로 넘어가서 전시도 해 보고 팸 투어도 해 보고 다양한 프로젝트도 기획을 해 보고 싶습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유튜버 조선 여자 모나 이영현 씨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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