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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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70%가 본다는데, OTT 오리지널 콘텐츠 선정성 폭력성은 ↑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9-26 11:23  | 조회 : 932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9월 24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윤복실 서강대 미디어 융합연구소 연구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청소년 70%가 본다는데, OTT 오리지널 콘텐츠 선정성 폭력성은 ↑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지난주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수상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요즘 한류4기가 아니냐.. 할 정도로 각종 OTT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급증했습니다. 오늘 그 관련한 이야기 나눠볼텐데요. 서강대학교 미디어 융합연구소 윤복실 연구교수, 오랜만에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어서오세요.

◆ 윤복실 교수(이하 윤복실)>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오징어게임> 지난 13일,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등 총 6개 부분을 수상했습니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면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K-콘텐츠, 오늘은 그 명과 암, 아쉬운 점도 이야기 해주신다고요?

◆ 윤복실> 넷플릭스 최초 오리지널 드라마로 만들어진 <킹덤>, 그 뒤를 잇는 <지금 우리 학교>, <오징어게임>, <지옥>, <DP> 등 세계적 성공을 거둔 많은 K 드라마가 선정성, 폭력성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최근 크게 인기를 얻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제외하고 상위 랭킹에 기록된 많은 작품들은 선정성과 폭력성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오늘 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 김양원> 킹덤과 지.우.학 두 작품 모두 일단 좀비를 소재로 했고요. <오징어게임>도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한 게임...이라는 설정이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네요. 듣고보니,최근 화제가 된 K 드라마들 대부분 잔인하고 피가 낭자한 작품들이 많네요? 

◆ 윤복실> 제가 판단하기에는 작품에 대한 몰입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 아닐까 합니다. 아시겠지만 넷플릭스가 전 세계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주효한 전략은 몰아보기(binge  viewing)입니다. 그래서 플랫폼에 한꺼번에 게시한 콘텐츠를 수용자들이 몰아볼 수 있도록 반복적인 제시(exposition)의 최소화와 스트리밍 흐름의 형식 최대화’를 추구하는데요, 이러한 전략은 몰입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입니다. 오랜시간 동안 구독자들을 플랫폼 안에 머물도록 하는 전략인 것인데요, 아시겠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은 모바일이나 컴퓨터 등 다중 플레이가 가능한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문자나 전화도 할 수 있고, 메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콘텐츠에 집중하기에는 그 환경이 무척 산만한 것이죠. 따라서 OTT 드라마는 수용자들의 몰입성이 더욱 극대화되는 전략이 더욱 필요합니다. 몰입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정성과 폭력성 등을 이용한 것이란 생각입니다. 물론, 서사의 전개에 있어서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 김양원> 몰입성의 극대화를 위한 거다... 이렇게 분석하셨는데, 그러면 티비 드라마들이 몰입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래서 덜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다? 이렇게 봐야하나요?

◆ 윤복실> 사실 그렇진 않습니다. 텔레비전도 가정에서 감상해야 하는 조건을 가지기 때문에 몰입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데요, 텔레비전 드라마를 예를 들자면, 텔레비전 드라마는 몰입성을 극대화하기보다 정보를 반복해서 전달하고 강약을 조절하는 분산집중 몰입성을 갖습니다. 이 점은 텔레비전이 오픈된 장소에서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매체란 점에서 일상성을 특징으로 갖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텔레비전은 방송법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콘텐츠를 방송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 김양원> 그렇다면, 선정성과 폭력성은 OTT 플랫폼 매체의 특성에서 기인한 결과인 건가요?

◆ 윤복실> 무조건 OTT 플랫폼 매체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연모>, <갯마을 차차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해, 여름>, <우리들의 블루스> 같은 작품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텔레비전 드라마와 동시에 유통되어 인기를 얻은 드라마는 그렇지 않은데, 유독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되고 성공한 작품들 중에서 그런 특성을 갖는 특징을 보입니다.

그 출발점이 넷플릭스가 한국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킹덤>이죠. 좀비가 소재로 쓰이면서 기존 텔레비전 드라마와는 다른 영상 미학을 선보였습니다. 워낙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이라 제가 그 서사 전략을 연구했는데요, <킹덤>의 선정성이나 폭력성은 담화적인 측면에서 기인합니다. 다시 말해서 영상 미학적인 측면에서 그러한 특징이 크게 도출이 되는 것인데, 그런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이 필요했던 것은 정치적인 것을 풍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동시에 몰입성을 갖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었습니다.

<오징어게임>도 마찬가지인데요, 심소정의 연구(국내 콘텐츠의 성공 사례 분석과 그 효과에 대하여-오징어게임을 중심으로-, 성균관대학교 예술학협동과정 박사과정, 2021)에 따르면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K 콘텐츠의 공통점은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감성과 소재 위에 한국 고유의 독특한 문화를 녹여냈다는 것입니다.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 ‘공평함을 가장한 불공평함’이 전 세계인의 공감을 얻은 것인데, 그것을 전달하느라 선정적인 장면들이 많이 연출된 것이었죠.

◇ 김양원> 앞서 짚어주신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건, OTT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심의 기준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윤복실> 그런데 OTT 플랫폼 콘텐츠에 대한 심사 기준이 애매합니다. 
방송은 방송법에 따라서 엄격한 심사기준을 거치는데,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은 방송법이 아닌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OTT 콘텐츠는 유해 사이트나 불법 정보 유통 등에 대해서만 규제를 받습니다. 그래서 반말이나 욕설 같은 표현이 규제되고 음주나 흡연 등을 조장하면 안되는 텔레비전에 비해서 OTT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심의 기준이 낮다고 사실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양원>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 인기를 얻을 당시, 시청연령층이 아닌 어린 초등학생도 '나 오징어 게임 봤다'...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논란이 되기도 했잖아요. 그런데 심의 기준이 강화된다고 해도 청소년들이 OTT 플랫폼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막기는 어렵죠?

◆ 윤복실> 그렇습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수치를 지난 6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4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제4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에 따르면 일주일에 5일 이상 OTT를 이용한다는 청소년 응답이 70.9%에 달합니다. 지난 2018년 15.4%에서 비해서 약 4배가 증가한 것인데요, OTT 플랫폼의 지배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OTT 사업자가 자신들이 유통하려는 콘텐츠에 대해 자체적으로 등급분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등급제'가 내년 4월에 도입됩니다. 이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영화비디오법에 따르면 비디오물은 유통 전에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심사를 거쳐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영상 제작과 유통의 규모와 범위가 확대되면서 등급 분류의 대상이 되는 비디오물의 수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심사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사업자측에서는 불만이었던 건데요,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영화·비디오물진흥법' 개정안에 ‘자율등급제’가 포함되어서 내년 4월부터 OTT 사업자가 자율로 콘텐츠에 등급을 매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생각하기에 다행인 것은 지정제로 운영이 된다는 것에 있습니다. 자율 등급분류 범위에서 제한관람가 등급은 제외되는데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자체 등급 분류된 비디오물이 제한관람가 또는 청소년관람불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에 직권으로 등급을 재분류하거나 등급 취소·등급 조정 요구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업자들은 이익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선정성이나 폭력성에 대한 심의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할 수도 있을 개연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습니다.

◇ 김양원> K-콘텐츠의 세계적인 열풍이 일자 너무 K 콘텐츠를 산업적인 성공의 측면에서만 보려는 것도 문제가 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성공하기 위해서 자꾸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가는 것은 아닐까 싶거든요? 

◆ 윤복실>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위로가 되는 것은 해외의 넷플릭스 구독자들이 텔레비전과 동시에 유통된 자극적이지 않은 K 드라마들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K 드라마로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국가 이미지나 K 콘텐츠에 대한 편견이 크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 김양원> 앞서 말씀하셨듯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었던 오징어게임... 그런데, 우리 초중등학생들 중 이 드라마를 과연 안본 친구들이 있을까... 방송법의 심의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OTT드라마들은 한동안 대세가 될 것 같은데요. 우리 부모님들 시청자로서 또 아이들을 생각해서 어떻게 이런 콘텐츠를 소비하면 좋을까요?

◆ 윤복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미국, 영국, 호주 등 각국의 학교들은 폭력적인 장면과 모방 범죄 등을 우려해 학부모에게 아이들의 시청 통제를 요청한 적도 있었다는 사례에서 경각심을 느끼게 되는데요.
요즘처럼 영상 시대에 있어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꼭 필요합니다. 2022년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의 정희주의 석사 논문에 따르면 비판능력이 높을수록「오징어게임」의 성공요인으로 콘텐츠 내용과 같은 내적요인보다 미술적 요소와 넷플릭스라는 외부환경적 요소를 성공요인으로 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미디어리터러시 능력이 높으면 콘텐츠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닌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수용할 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에게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양원> 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복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윤복실 서강대학교 미디어융합연구소 연구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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