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공정위"넓어진 플랫폼 기업, 경제분석 거쳐 공정 거래 이끌어낼 것“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김영민 아나운서

■ 방송일 : 2022년 8월 16일 (화요일)

■ 대담 : 조성익 공정거래위원회 경제분석과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공정위"넓어진 플랫폼 기업, 경제분석 거쳐 공정 거래 이끌어낼 것“

-쿠팡, 배민 등 플랫폼에 분쟁조정기구 설치한다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법 위반, 경제 분석 거쳐야

-공정위, 과거 배달의민족-요기요 기업 결합 제지..." 배달앱 독점 안돼"

◇ 김영민 아나운서(이하 김영민)> 소비자와 기업,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시장을 만듭니다. <공정 경제 이야기> 오늘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성익 경제분석과장 전화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조성익 공정거래위원회 경제분석과장(이하 조성익)> 네 안녕하세요.

◇ 김영민> 작년부터 계속 플랫폼이 이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플랫폼이 무엇인지 알아야할 것 같아요. 플랫폼이란게 대체 무엇인가요?

◆ 조성익> 플랫폼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두 개 이상의 이용자 집단을 중개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배달 플랫폼은 음식점과 소비자를 중개하고, 택시 플랫폼은 택시기사들과 승객들을 중개하죠. 사실 플랫폼이라고 하면, 옛날부터 존재하여 왔습니다. 카드 가맹점과 카드 이용자 간의 거래를 중개하는 신용카드도 일종의 플랫폼이고요, 아울렛과 같이 판매매장과 소비자들을 한 장소에 모이게 하여 거래를 촉진하는 것도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이렇게 플랫폼이 각광 받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보급과 같은 IT기술의 발달로 플랫폼 구축이 쉬워지고 참여자 규모도 확대되면서 온라인 플랫폼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영민> 신용카드랑 백화점도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네요. 결국 상호간의 거래를 좀 더 편리하게 해주는 것이 플랫폼이라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이번엔 경제분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경제분석이라고 하면 뭔가 많이 어렵고 복잡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공정위에서 하는 경제분석이란게 대체 무엇인가요?

◆ 조성익> 경제분석하면 다들 GDP나 물가상승률 같은 거시경제분석을 생각하시는데요, 공정위가 하는 경제분석은 보다 미시적인 차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하는 경제분석은, 어떤 기업의 특정 행위가 실제로 어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양한 분석기법을 통해 파악해보는 일입니다. 예컨대, 배달앱을 운영하는 A사와 B사가 합병을 한다고 해보죠. 둘 간의 합병은 음식배달시장에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모종의 어떤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경제분석은 그 영향이 과연 무엇일지, 배달료 상승일지, 음식점 광고료 상승일지를 파악하고, 그 크기를 추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 김영민> 이야기를 들어보니 경제분석이 공정위 사건처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네요. 구체적인 경제분석 기법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궁금해지는데, 하나 소개해주세요.

◆ 조성익> 경제분석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시장획정에 쓰이는 기법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시장획정은 기업의 행위로 인해 영향 받는 시장의 범위를 정해주는 작업을 말합니다. 시장획정에 쓰이는 경제분석기법으로 가상적 독점사업자 테스트 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는 일정한 범위의 시장에 가상으로 독점사업자를 설정하고, 그 사업자가 과연 가격을 올릴 수 있을지를 판별하여 시장을 획정하는 방법입니다. 가상적 독점사업자가 가격을 올리면 크든 작든 얼마간의 고객은 떠날 것이고, 사업자는 남아 있는 고객으로부터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는 이윤과 떠난 고객으로 인한 상실을 비교하여 가격을 인상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이때 만약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면 그 시장으로 시장획정이 완료됩니다. 가격을 올릴 수 없다면 고객이 비교적 많이 떠났다는 이야기가 되므로, 해당 사업자에게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있다는 것이고, 그러한 경쟁자를 포함하여 시장을 더 넓게 보아야 한다는 결론이 납니다. 이 기법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고객들이 얼마나 떠날지를 알아야하기 때문에 설문조사나 실증데이터를 통해 수요함수를 추정하는 작업이 선행됩니다.

◇ 김영민> 소개 감사합니다. 경제분석은 아주 정교하고 논리적인 작업에 해당하는 것 같네요. 그럼 이제까지 플랫폼이 무엇인지, 경제분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인 경제분석 기법까지 자세히 알아봤는데요, 이제 드디어 플랫폼시대의 경제분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합니다. 플랫폼시대의 경제분석, 이전과 무언가 다른 점이 있는 건가요?

◆ 조성익> 네, 우선 방금 설명 드린 시장획정부터가 아주 어려워졌습니다. 두 개 이상의 이용자 집단을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여러 이용자 그룹들을 함께 묶어서 하나의 시장으로 보아야 하는지, 각각의 이용자 그룹별로 시장을 나누어 보아야 하는지 그 판단이 좀 어려워지게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대법원은 신용카드사인 American Express의 반경쟁행위가 문제된 사건에서 카드가맹점과 카드이용자 두 그룹을 함께 묶어 시장을 획정해야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또한, 앞서 설명 드린 가상적 독점사업자 테스트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골치 아픈 문제가 있습니다. 플랫폼은 한쪽 면의 이용자가 많아질 때 다른쪽 이용자도 많아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독점사업자가 한쪽의 가격을 올린다 하였을 때, 이것이 한쪽면의 이용자 이탈뿐만 아니라 연쇄적으로 다른쪽 이용자의 이탈, 그리고 다시 원래면 이용자의 이탈로까지 무한히 이어져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떠나게 되는지 계산하는 것이 아주 어렵게 되었습니다.

◇ 김영민> 경제분석의 난이도가 한참 올라간 것이군요? 플랫폼 시대에 접어들면서 경제분석이 더욱 체계화될 필요성이 있겠네요. 또 다른 플랫폼 경제분석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조성익>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할 것 같으면, 플랫폼 기업의 사업행태는 기존 기업들의 사업행태과 많은 부분 차이가 있어 그 행위가 구체적으로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어느때보다도 경제분석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기업들의 반경쟁행위가 대개 가격상승과 같이 소비자에게도 해로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플랫폼 기업의 경우, 한편으로는 경쟁을 저해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자 후생을 제고시키는 사업전략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플랫폼 기업을 과연 경쟁법 위반으로 제재해야하는 것인지 판단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예컨대, A배달앱이 B배달앱을 시장에서 쫓아내고, 그 배달앱에 입점한 음식점들을 다 확보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반경쟁적인 방법으로 경쟁사업자를 배제한 경우, 예전 같았으면 바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을 겁니다. 그런데 플랫폼의 경우 생각을 다시 해봐야합니다. 선호 음식점을 찾기 위해 양플랫폼을 왔다 갔다 하던 수고로움이 없어진 소비자들이 플랫폼의 통합을 무척이나 반길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경제분석의 역할이 부각된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폼 관련 사건에서 경제분석은 소비자후생의 증감, 경쟁상 폐해의 크기 등을 정교하게 측정하고 편익과 손실을 비교형량하여 해당 사업전략이 과연 공정거래법을 위반인지 아닌지 그 판단근거를 제공해줍니다.

◇ 김영민> 플랫폼 시대에 접어들면서 경제분석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말씀인데요, 그렇다면 플랫폼 관련 사건에서 공정위가 경제분석을 한 사례가 혹시 있을까요?

◆ 조성익> 플랫폼 관련 경제분석 사례라면, 2020년에 있었던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 사건이 있습니다. 이 사건은 국내 1, 2위 배달앱 사업자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그리고 배달통까지 합병한 사건인데요, 해당 기업결합으로 인해 영향 받는 시장이 전화주문이나 프랜차이즈 앱 주문을 제외한 오로지 배달앱시장임을 밝히고, 기업결합으로 인해 소비자 혜택이 감소하고, 음식점 수수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경쟁제한효과를 추정하는 데 경제분석이 활용되었습니다.

◇ 김영민> 배민-요기요 기업결합은 저도 당시에 정말 관심 있게 본 사건인데, 그 사건에 경제분석이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앞으로 다른 플랫폼 관련 사건에서의 경제분석의 활약도 기대되는 바입니다. 오늘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구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 조성익>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플랫폼 시대에 접어들면서 경제분석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고, 그 난이도까지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경제분석 방법론에 대한 수정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새로운 모형들도 개발되고 있는데요, 저희 공정위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공정위 내부 경제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학계와의 소통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공정위 경제분석과는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시장경제의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김영민>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성익> 네 감사합니다.

◇ 김영민> 지금까지 공정거래위원회 조성익 경제분석과장과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