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 방송시간 : [일] 20:20~21:00
  • 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잠시만요] "예보분석관 변가영씨가 남극에 파견 가고 싶은 이유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6-20 15:30  | 조회 : 1258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2년 6월 19일 (일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변가영 기상청 예보분석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예보분석관 변가영씨가 남극에 파견 가고 싶은 이유는..."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는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가도 한없이 가라앉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변화무쌍한 매력의 날씨 이야기 들어보실까요? 오늘의 주인공은 기상청의 예보 분석관 변가영 님입니다. 변가영 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변가영 기상청 예보분석관(이하 변가영)>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기상청 총괄예보관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변가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2012년에 입사를 했고요. 올해로 딱 10년째가 되는 해입니다. 기상청에서 어느 공무원처럼 9급 공채 시험에 합격을 해서 현재는 7급 공무원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최휘> 벌써 10년 차가 되셨네요. 

◆ 변가영> 네 그렇습니다. 

◇ 최휘> 근데 제가 듣기로는 대학에서 기상학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어릴 때부터 좀 이 기상청에서 일하는 게 꿈이었던 건가요?

◆ 변가영> 기상청에 들어가서 일을 해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구체적으로 가진 적은 없는데, 저는 어릴 적부터 과학을 많이 좋아했거든요. 수상을 해본 기억은 드물지만 각종 과학 경진대회에 나가기도 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 관련 방과 후 활동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또 천문대나 과학관에도 자주 갔었고요.

◇ 최휘> 날씨가 아무래도 과학과 연관이 돼 있다 보니 좀 이렇게 과학에 관심이 있던 게 이렇게 씨앗이 돼서 오늘날 이렇게 예보분석관으로 일하게 되신 것 같습니다. 몇 달 전에 기상청 사람들이라는 드라마가 굉장히 인기였어요. 이 드라마 보셨어요?

◆ 변가영> 저는 사실 일을 하면서 보느라 본 방송을 다 챙겨보지는 못했습니다.

◇ 최휘> 그러면 짤막짤막한 영상으로 아마 접하셨을 것 같은데, 현직에 계신 분이 또 이 드라마를 보면 또 보이는 게 좀 다를 것 같아요. 좀 이 드라마가 좀 리얼하게 잘 구현을 했던가요?

◆ 변가영> 업무와 관련된 부분이 나오면 사실 저는 조금 쑥스럽고 약간 오글거리기도 해서 보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예보 업무에 관련된 부분은 드라마를 쓰신 작가님께서 현직 기상청 분들 이야기를 많이 참고하셔서 그런지 저희도 깜짝 놀랄 정도로 예보실 재연도 굉장히 잘 되어 있었고요. 다만 역시 드라마다 보니 약간 과장된 부분이나 미화된 부분이 조금 있기는 해도 무엇보다 기상청 사람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이렇게 열성적으로 일을 하는 부분이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최휘> 그렇다면 기상예보관, 한마디로 이 직업을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표현을 할 수 있을까요.

◆ 변가영>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면 기상에 대해서 예측하고 알려주는 사람입니다. 기상 예보관의 업무가 굉장히 다양한데요. 그런데 모든 목표가 미래의 날씨를 예측을 하고 그것을 알리는 것에 있습니다. 한자로도 예보는 예측하다 할 때 예를 쓰고, 보고하다 할 때의 보를 쓰고 있거든요. 관측된 자료를 토대로 미래의 날씨를 예측하고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셈이죠. 저희는 출근하면 슈퍼컴퓨터가 열심히 만들어준 예측 자료들을 굉장히 꼼꼼하게 살피고요. 그리고 전날 예보에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그리고 현 시점 근무자들이 어떤 사항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는지, 이런 걸 파악한 다음에 실제 근무에 들어가면 그날 그날 실황을 파악하면서 새로운 모델도 보고 전국의 예보관님들이 모두 판단을 해서 기상 예보를 만들게 됩니다.

◇ 최휘> 그렇군요. 날씨를 예측해서 알리는 직업이다.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을 해 주셨습니다. 그럼 업무 얘기를 조금 더 자세히 해볼게요. 좀 구체적으로 조금 더 설명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 변가영> 그러면 제가 기상 예보관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좀 설명을 드릴게요. 이 직업이 굉장히 범위가 넓은 용어인데요. 기상 예보는 6시간 내외 예보를 내는 초단기, 그리고 4일 내외의 예보를 내는 단기, 그리고 10일 내외 예보를 하는 중기가 대표적이고요. 저희가 일반적으로 홈페이지에서 보는 날씨들이죠. 그리고 계절이나 기후를 예보하는 장기 예보도 있습니다. 기상청에 계시는 모든 분들이 기상 예보관은 아니시지만, 그래도 기상 예보에 관련된 업무를 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제가 몸을 담고 있는 기상청 예보국 총괄예보관실은 그중에서도 초단기에서 중기까지 비교적 가까운 기간의 예보를 담당하는 부서고요.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총괄예보관님이 진두 지휘를 하시고 그 아래서 여러 예보관님들이 각자의 업무를 하는 셈이죠. 

◇ 최휘> 그렇군요. 24시간 정말 날씨를 예측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근무 시간은 혹시 어떻게 되세요?

◆ 변가영> 저희는 보통 야근 때는 13시간 근무를 하고요. 그리고 일근 때는 11시간 근무를 하게 됩니다. 

◇ 최휘> 흔히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잖아요. ‘기상청에서 체육대회를 하면 비가 온다.’ 날씨 예측이 좀 어긋날 때마다 종종 자주 들려오는 말인데, 억울하실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정말 24시간 불철주야,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시는데 이 예측한 날씨가 틀리게 되면 억울할 것 같아요. 

◆ 변가영> 사실 억울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고요. 저희도 왜 이랬을까 하고 후회를 하는 일이 정말 많은데요. 관측도 그렇고 모델을 만드는 것도 그렇고,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판단하는 것도 이렇게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보니까 저희가 아무리 그날 열심히 분석을 하고 그다음에 전국에서 몇십 명이나 되는 분들이 토의를 해도 틀리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럴 때는 사실 뉴스에서 뭇매를 맞기도 하고요. 그래서 좀 왜 이렇게 자세히 보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있고, 좀 맞추지 못한 예보라고는 해도 예보관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거든요. 그래서 속상할 때도 사실 많습니다.

◇ 최휘> 예보관이라서 느릴 수 있는 어떤 스릴 같은 게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언제인가요?

◆ 변가영> 드라마 얘기를 조금만 하자면 드라마에서도 이제 긴박한 순간에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이 맞는 순간에 사실 굉장히 환호성이 나오고 이렇게 하는 부분이 나오거든요. 어떤 일이든 그렇지만 위기에서 벗어날 때, 그리고 나의 예측이 맞았을 때 가장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업무적으로 가장 스릴를 맛볼 수 있을 때는 역시 제가 된 예보가 맞았을 때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소나기가 굉장히 잦은 계절에는 소나기가 어디서 어떻게 내릴지 예측하는 것이 정말 어렵거든요. 그래서 아주 작은 이 신호에도 귀를 기울여야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어렵게 예고를 냈는데, 제가 예보를 낸 시간에 딱 맞춰서, 제가 예상한 지역까지 맞춰서 비가 오면 뭔가 이렇게 미래를 맞추었다는 성취감이 좀 어마어마합니다.

◇ 최휘>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소나기가 예측하기에 특히 좀 어려운 날씨인가요?

◆ 변가영> 네 그렇죠. 소나기 같은 경우에는 지역별로 예를 들어 서울시 내에서 또 북쪽, 남쪽, 서쪽, 동쪽이 다 다르게 소나기가 올 수도 있고요. 그리고 소나기는 워낙 작은 구름에서 생기는 기상 현상이다보니까 같은 시내에서도 혹은 같은 동네에서도 그 어디는 비가 오고 어디는 비가 오지 않고,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저희 기상 예보 모델은 보통 키로미터 단위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키로미터 아래에서 키로미터보다 더 작은 몇백 미터 몇십 미터에서 이렇게 나오면 좀 예측하기가 힘들게 되겠죠.
 
◇ 최휘> YTN 라디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기상청의 예보 분석관 변가영 님과 함께 하고 있는데요.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 변가영 님이 노래를 한 곡 추천해 주신다면요?
◆ 변가영> 저는 비와 관련된 노래를 역시 추천드리고 싶은데요. 보통 비와 관련된 노래라고 하면 헤이즈 님의 비도 오고 그래서처럼 약간 슬프거나 조금 이렇게 우울한 내용의 노래가 조금 많은데, 근데 저는 사실 비가 오면 굉장히 기분이 좋을 때도 많거든요. 그래서 이 ‘Singin’ In The Rain’이라는 노래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 노래가 ‘사랑은 비를 타고’라는 아주 오래된 영화에서 나오는 노래인데요. 이 노래가 쏟아지는 비를 맞아도 기분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실제로 이 영화를 보시면 노래를 부르면서 신발로 물을 마구 마구 튀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 최휘> 이 영화 저도 한번 봐봐야겠네요. 그럼 추천해 주신 Gene Kelly의 Singin’ In The Rain,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노래 듣고 오셨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함께하고 계신데요. 저는 DJ 이성규 교수를 대신해 오늘 하루 진행을 맡게 된 아나운서 최휘입니다. 이런 사람도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기상청의 예보분석관 변가영 님입니다. 우리나라 속담을 살펴보면 날씨와 관련된 게 참 많습니다. 참새가 지붕 홈통에 집을 지으면 가뭄이 든다, 거미가 줄을 치면 날씨가 좋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분석가님은 어떤 속담이 혹시 생각나세요?

◆ 변가영> 저는 오늘 오면서 생각난 속담이 하나 있는데 보통 소나기가 내릴 때 무지개가 많이 뜨잖아요. 그래서 무지개를 보면 아침 무지개는 비, 저녁 무지개는 맑음. 이런 속담이 생각나는데 혹시 한번 들어보셨나요?

◇ 최휘> 네 들어봤죠.

◆ 변가영> 무지개는 태양의 반대편에서 뜨기 때문에 아침 무지개는 동쪽에 뜨는 태양의 반대인 서쪽에, 저녁 무지개는 동쪽에 수증기나 빗방울이 많다는 뜻으로 생성되게 되는데요. 우리나라는 공기의 흐름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렇게 이동하기 때문에, 아침 무지개가 나타나면 비가 오고, 저녁 무지개는 비가 다 끝난 후에 나타난다는 그런 과학적 사실을 담고 있습니다.

◇ 최휘> 그렇군요. 또 그런 말이 있잖아요. 수능 한파. 매년 11월쯤이 되면 뉴스에서 많이 나오는 말인데, 수능 일만 되면 정말 귀신같이 날이 추워집니다. 급격하게 추워지는데 이거는 그냥 우리가 느끼기에 그런 걸까요? 아니면 정말 좀 기온이 크게 내려가는 건가요.

◆ 변가영> 제 생각에는 이건 먼저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하루 종일 긴장 상태로 사실 전 국민이 긴장 상태로 있는 날이잖아요. 그래서 조금 심리적으로 추운 것도 있을 것 같고요. 과학적으로 살펴보자면 해마다 사실 기온 변화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좀 많아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조금 힘들지만, 보통 수능을 치는 것이 11월 둘째 주 목요일 이렇게 치잖아요. 요 몇 년은 조금 달라지기도 했지만, 11월이 이 따뜻한 북태평양 고기압, 즉 여름의 영향에서 북서쪽에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저희 내려온다고 하죠. 시베리아 고기압이 내려오면서 섞이는 마지막 시즌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수능일 전후로는 기온이 급격하게 변할 가능성이 높은 편입니다. 거기에 또 아침 일찍부터 시험장에 가다 보니까 이렇게 또 더 춥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 최휘> 맞아요. 저도 좀 긴장을 많이 심하게 하게 되면 그렇게 춥더라고요. 아무래도 수능 날에는 그런 심리적인 요인도 있는 것 같다는 말씀까지 해주셨습니다. 또 이런 말도 많이 합니다. 어르신들이 무릎이 너무 쑤신다. 이러면 꼭 비가 와요. 이것도 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인가요?

◆ 변가영> 제가 기상청을 다니면서 날씨가 맞지 않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인데요. 기상청의 날씨를 묻느니 우리 할머니에게 날씨를 묻는 것이 더 낫겠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사실 저도 이제 비가 올 것 같은 날에는 좀 몸이 찌뿌둥하기도 한데요. 이게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우리 몸이 70%가 물이고 그리고 몸 안과 몸 밖이 똑같은 압력을 가지고 이렇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제 저기압이 다가오면 나쁜 날씨가 예상이 되는데, 그 나쁜 날씨에서는 몸 바깥에서 미는 압력보다 몸 안에서 밀어내는 압력이 더 커지게 됩니다. 그러면 흔히 이제 이것을 저희가 기상병이라고도 하는데요. 이럴 때 예민하신 분들이나 몸에 조금 약한 관절 부위 같은 혹은 상처 부위가 있다면, 그 부위에는 압력을 더 예민하게 느끼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더 아픈 것 같다. 찌뿌둥한 것 같다. 혹은 이제 머리로 편두통이 오는 것 같다. 이렇게 많이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 최휘> 그럼 이 말이 아주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네요.

◆ 변가영> 네 그렇죠. 과학적으로도 이런 연구가 좀 있더라고요.

◇ 최휘> 그렇군요. 또 태풍을 보면 유독 여름에 좀 몰아서 오는 것 같거든요. 다른 계절에 비해서 좀 특별히 더 그런 이유가 있는 건가요?

◆ 변가영> 태풍은 저위도 부근, 그러니까 적도에서 조금 위쪽. 위도 5도에서 10도 이쪽 부근에 생긴 열을 식히기 위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빠르면 1월부터 생기기도 하고 늦으면 12월까지 생기기도 합니다. 

◇ 최휘> 겨울 태풍은 좀 잘 들어보지 못한 것 같은데, 12월에도 오기도 하는군요.

◆ 변가영> 우리나라 쪽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이제 생성된 곳에서 이렇게 좀 돌다가 사라지고 이런 경우가 있거든요. 이 태풍이 보통 우리나라로 올 때는 제가 아까 여름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한국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러면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그 가장자리가 우리나라 부근에 위치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 공기 덩어리의 위치 변화가 사실 굉장히 큰 공기 덩어리이기 때문에 변화가 크지는 않지만, 가장 자리에서 이렇게 찬 공기와 섞이는 부분에서는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에 태풍의 진로가 저희가 예상할 때도 바뀌게 되는 거죠. 

◇ 최휘> 그리고 이 가뭄 얘기를 또 안 할 수가 없겠죠? 올해 가뭄이 꽤 심하고 또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비가 시원하게 내려주길 바라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올여름 장마 전망, 어떻게 보십니까.

◆ 변가영> 요 며칠이 아니라 사실 요 몇 달 동안 사람들의 관심사 중에 하나가 비 예보잖아요. 다행히도 최근에는 비가 곳곳에 내리고 있어서 가뭄이 해갈이 됐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신데요. 특히 장마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서 저희도 굉장히 이렇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 편입니다.

◇ 최휘> 듣기로는 다음 주부터 장마가 시작될 수도 있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던데 언제쯤 시작이 될까요?

◆ 변가영> 장마가 시작되는 시점이나 장마가 종료되는 시점을 기상청에서 사실은 따로 예보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게 요즘 그러니까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기상의 변동성이 너무 커지고, 예전에는 ‘장마가 시작될 것이다.’ 이러면 비가 한동안 계속 비가 오는 날씨가 이어지고 이런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보를 한다고 해도 그때 비가 안 올 수도 있고 그 후에 그 전에도 비가 많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장마 예보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효율적이지 않다라는 판단을 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2009년 이후에는 장마 관련 정보를 예보를 하지 않고, 사후에 이때부터 이때까지가 장마 현상이 있었다. 정체전선 현상이 있었다. 이렇게 재분석을 통해서 국민 분들께 알려드리고 있고요

◇ 최휘> 그런가요? 장마가 오는 것도 좀 지켜보면 과거랑 최근 몇 년 사이에, 한 3~4년 사이 이렇게 지켜봤을 때, 좀 다르게 오는 것 같긴 하더라고요.

◆ 변가영> 장마 예보를 한 전과 장마 예보를 한 후에도 태풍이라든지 또 이동성 저기압이라든지 저희 대기불안정에 의한 소나기. 이런 집중호우가 내리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졌거든요. 그래서 장마 기간에 비가 많이 온다라고 하기보다는 여름철 전반에 걸쳐서 굉장히 불연속적으로 비가 많이 온다고 이렇게 생각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최휘> 제가 여름이 되면 특히 더 많이 느끼는 부분인데, 우리나라 기후가 좀 동남아 날씨처럼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비가 어느 순간 정말 세차게 내렸다가 또 금세 그치고, 좀 이런 날씨가 반복이 되거든요. 여름에 보면. 이건 왜 그런 걸까요?

◆ 변가영> 한 가지 원인으로 말씀을 드리기는 사실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기후변화에 관련된 내용은 여러 학자 분들이 이렇게 모여서 분석을 해도 좀 분석을 하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요. 그런데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해서 조금 생각을 해봤을 때는 아무래도 좀 도시에서는 특히 도시화가 많이 진행이 되면서 저희가 비라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더위라는 것에 대해서 좀 더 민감하게 느끼지 않나라는 생각이 조금 들기는 합니다. 그리고 기후의 변동성이 조금 커졌다고 저희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기후 변화라는 게 여름이 더 길어진다. 겨울이 더 길어진다. 이런 개념보다는, 기후에 저희 100년 만에 처음 있는 가뭄, 100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 이렇듯이 기후의 그 값이 굉장히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거든요. 그런 점들을 많이 저희가 경험을 하다 보니까 기후 변화가 좀 생기는 건가라고도 많이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 최휘> 그럼 이제 가뭄, 장마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름 이야기를 했으니까 이제 겨울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화이트 크리스마스 정말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또 기다리는 건데, 기상청에서 근무하시는 동안 몇 번이나 보셨어요? 이게 되게 어려운 거죠. 귀한 거죠.

◆ 변가영> 지역에 따라서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강원도 같은 경우에는 겨울에 정말 눈이 많이 오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좀 상대적으로 보기가 쉽고, 저는 고향이 부산인데 부산은 제 기억으로는 제 인생에 한 번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온 적이 없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지역 분들마다 조금씩 조금씩 느끼는 건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저는 이제 10년 동안 일을 하면서 한 세 번에서 네 번 정도 경험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2012년 처음. 입사를 했을 때 전라남도 순천에서 근무를 했었거든요. 근데 그때 크리스마스쯤에 굉장히 굉장히 눈이 많이 와서 그래서 20년 만에 최고로 많이 왔다. 이렇게 말씀하신 적도 있고요. 그리고 서울에서는 작년 겨울은 제 기억으로는 눈이 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제 다른 지역에서는 눈이 온 곳도 있었다라고 이제 기록을 본 것 같습니다.

◇ 최휘> 최근에 또 책을 쓰셨다고 들었어요. 책 소개를 좀 해주시죠. 책 제목이 뭔가요?

◆ 변가영> 최근은 아니고 1년 정도 되기는 했는데요. 작년 이맘때쯤에 ‘산책하기 좋은 날씨입니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일반 과학 교양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제가 오늘 말씀드린 날씨 얘기들 이외에도 재미있는 날씨 이야기들이 많고, 그리고 기상청에서 일을 하면서 이런 과학은 좀 소개시켜줬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들도 좀 담아놨습니다.

◇ 최휘> ‘산책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책 제목이 이런데, 얼마 동안 쓰셨어요?

◆ 변가영> 처음에 쓰기로 생각하게 된 건 책이 나오기 한 9개월 정도 전인 것 같고요. 사실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들이 있어서 실제로 지필을 한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는데, 한 3~4개월 정도 이 정도였는데, 실제로 글이 들어가서 출판사에서 교정을 하는 데 굉장히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 최휘> 늘 가슴 속에 ‘책을 써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품고 지내셨나 봐요.

◆ 변가영> 질문을 주셔서 생각을 해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좀 글 쓰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계속 글을 쓰고, 기자단이나 아니면 사내에 그 사보에도 좀 글을 넣을 때도 있고, 이렇게 글을 조금씩 조금씩 쓰면서 인생을 좀 살았는데, 그러다 보니까 좋은 기회가 닿아서 책도 쓰게 되고, 사실 제가 기상 예보관으로 책을 쓴 것이긴 하지만, 저는 기상청에서도 경력이 그렇게 많지 않은 직원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 부끄럽기도 하더라고요.

◇ 최휘>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이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애착이 가는 내용이 혹시 있으실까요? 좀 소개를 좀 해주시죠.

◆ 변가영> 지금 막 생각난 내용인데요. 책 내용 중에 저희가 지금은 천리안, 두 번째 천리안 2호기 위성을 사용을 하고 있는데 그전에 이제 천리안 1호기를 사용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게 바뀐 게 2019년 정도인데요. 얼마 되지 않았죠. 저도 학교 다닐 때부터 계속 이렇게 봐왔던 천리안 영상에서 더 좋은 영상 위성 영상이거든요. 위성 영상을 좋은 걸 보는 건 좋지만, 이제 저희가 계속 같이 눈처럼 봐왔던 위성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아쉽기도 하더라고요. 거기에 관한 에피소드를 쓴 적이 있는데, 그 에피소드가 지금 좀 기억에 남기도 하고, 저희 직원 분들이나 저희 동료 분들 중에서도 ‘나도 이런 생각했다.’ 이렇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최휘> 동료 분들도 공감을 많이 해주셨군요. 

◆ 변가영> 네 그렇습니다. 

◇ 최휘> ‘맑음, 때때로 소나기’ 이런 제목의 책도 쓰셨다고 방송 들어오기 전에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 책은 또 앞서 소개해 주신 ‘산책하기 좋은 날씨입니다’라는 책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책인 것 같아요. 어떤 책인가요?

◆ 변가영> ‘산책하기 좋은 날씨입니다’라는 책은 독자들에게 조금 더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책이라면, ‘맑음, 때때로 소나기’는 제가 10년 동안 당시에는 9년 동안 근무를 하면서 느낀 것과 공무원으로서 그리고 저희가 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까 교대 근무자로서 느낀 것, 그리고 여성 직원이나 자식이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상황에서 느낀 내용들을 에세이로 담은 건데요. 처음 써본 글이라서 좀 많이 부족하기도 하고 좀 쑥스럽기도 해서 지금은 저는 잘 펼쳐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 최휘> 그러니까 에세이를 쓰신 거죠?

◆ 변가영> 네 그렇습니다.

◇ 최휘> 일기 비슷하게 직업으로서 기상청에서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서술하신 책인 것 같습니다. 우리 변가영 주무관님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뭐가 있으세요?
◆ 변가영> 업무적으로는 조금 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예보관으로서 좀 더 당당하게 좀 제 의견을 펼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요. 그리고 경력을 좀 더욱 쌓아서 국제기상기구인 WMO를 비롯해서 좀 해외의 기상 관련 기관에서도 한번 일해보고 싶습니다. 또 그걸 준비하면서 요즘은 매년 어학 자격이나 학위 자격도 공부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고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남극에 가면 고래를 보는 탐사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언젠가 큰 고래들을 좀 보러 가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상청에서도 매년 남극에 파견을 가는데 사실 여성 직원으로서 가기가 조금 힘들긴 하지만, 기회가 생긴다면 도전해보고 싶고요.

◇ 최휘> 라디오 들으시는 청취자분들 중에서도 기상 예보관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기상 예보관을 꿈꾸는 분들을 위해서 한마디 좀 해주시죠.

◆ 변가영> 말씀해 주신 것처럼 최근 방송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도 기상청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기상 예보관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저한테도 여쭤보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분은 제가 늘 교대 근무를 해서 평일 낮에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정말 네가 진짜 공무원이었냐, 이렇게 여쭤보시는 분들도 종종 있으십니다. 저희가 교대 근무를 하는 만큼 힘든 부분도 많고 또 이 날씨 예보라는 것이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인 만큼, 매일매일 좀 내가 나 자신을 좀 시험 받는 그런 느낌도 많이 듭니다. 

◇ 최휘> 그러실 것 같아요.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이 예측한 날씨가 틀리게 되면 사람들이 항의를 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참 죄책감도 많이 느끼실 것 같아요.

◆ 변가영> 특히 내가 비 예보가 없었는데 비 예보가 있어서 농작물을 다 망쳤다. 혹은 조업 항해나 조업을 나가지 못해서 이런 피해를 봤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항의를 해오시는 분들도 종종 있어서, 그런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 공감도 많이 가고, 억울한 마음과는 별개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 하는 마음도 있거든요. 그래서 힘든 부분도 많고 사실 시험 받는 느낌도 들지만, 이게 대신에 제가 낸 예보가 맞으면 굉장히 성취감이 크기 때문에, 일선에서 예측을 전문으로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예보가 있으니 관심이 있으시면 꼭 도전해 보시라고 관심 있는 분들께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최휘> 마지막으로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죠.

◆ 변가영> 여름이 되면 다른 곳보다 기상청의 실시간 검색어가 굉장히 높게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 최휘> 아무래도 휴가도 많이 가시니까요.

◆ 변가영> 네 그래서 관심도 굉장히 커지는 걸 저희가 느낄 수가 있고요. 기상 예보관으로서 올 한 해도 최선을 다해서 예보에 매진하고, 그리고 저희 동료 분들도 함께 열심히 일하도록 하겠습니다.

◇ 최휘>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기상청의 예보 분석관 변가영 님 모시고 날씨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변가영> 오늘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최휘>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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