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 방송시간 : [일] 20:20~21:00
  • 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잠시만요] 5호선 기관사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한 마디, 작지만 큰 힘이 됩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6-13 15:53  | 조회 : 1392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2년 6월 12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양원석 기관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5호선 기관사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한 마디, 작지만 큰 힘이 됩니다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누군가의 묵직한 칭찬과 따뜻한 위로 한 마디에 힘든 것들이 모두 사르르 녹아내릴 때가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조금 특별한 안내 방송으로 시민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고 계신 분인데요.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기관사 양원석 님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양원석 기관사(이하 양원석)> 네 안녕하십니까.

◇ 이성규> 네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 직접 한번 소개해 주시죠.

◆ 양원석> 네 청취자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을 현재 5년째 운행하고 있는 답십리 승무사업소에 근무하는 양원석 기관사라고 합니다.

◇ 이성규> 벌써 5년 째세요. 이게 첫 직장이세요?

◆ 양원석> 서울교통공사가 이제 제가 기관사로서 첫 발을 내딛은 첫 직장이기도 하고, 그리고 5호선에서만 계속 근무를 했기 때문에 5호선에 정이 또 많이 있습니다.

◇ 이성규> 5호선에, 그러니까 이제 5호선에 계속 계셨군요.

◆ 양원석> 예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 이성규> 근데 대학에서 철도 관련 전공을 하셨던데, 이쯤 되면 원래 어릴 적 꿈이 기관사라거나, 뭐 이런 거였나요? 어땠나요?

◆ 양원석> 말씀해 주신 대로 저는 어렸을 때 처음 이제 할머니 댁에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저 큰 건 진짜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저건 누가 운전하는 걸까.’ 이런 궁금증을 어릴 때부터 가지기 시작하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기관사를 좀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던 때가 중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이제 방학 숙제를 하기 위해서 제가 중학교 시절에는 저희 동네에 지하철이라는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홀로 서울로 올라가서 지하철을 또 조사를 하러 갔다가 우연히 이제 차량 기지 견학 프로그램이 있어서 저도 신청을 같이 했고, 거기서 이제 운전실이라는 어떤 공간도 직접 보고 이제 또 문도 열고 닫고 해보는 것도 체험해보고, 그리고 열차가 움직이는 걸 실제로 보고 나니까 이제 그때 확신이 선거예요. ‘이건 정말 재밌겠다. 진짜 너무 멋있고 진짜 내가 훗날 이걸 운전하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그 상상을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가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대학교도 이제 철도랑 관련된 학교가 어디 있는지 알아보다가 이제 철도 전공을 택했고, 어린 나이에 준비를 좀 차곡차곡 잘 했었던 것 같아서, 이제 비교적 좀 빠른 시기에 서울교통공사에 입사를 하게 됐습니다. 

◇ 이성규> 근데 아까 할머니 댁 옆에서 차 지나가는 거 보셨다는데, 그걸 지하철이라고 그러셨는데 전철이죠?

◆ 양원석> 지금은 이제 그 빌라가 재개발로 인해 없어졌는데, 지금 2호선 건대 입구에서 성수역 사이에 고가철교가 지금 하나 있습니다. 지금은 방음벽 공사를 다 해놨기 때문에 지하철이 움직이는 걸 볼 수가 없어요. 근데 예전에는 그런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그 초록색 열차가 진짜 지나가는 게 한 50~60미터 정도에서 딱 보이는 거예요. 매번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게 바로 보이니까, 베란다에서 하루 종일 지하철만 쳐다볼 때도 있었고 좀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 이성규> 근데 2019년에 수능 날, 기억하세요?

◆ 양원석> 네 기억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우리 양원석 기관사님이 지하철에서 하신 방송이 수험생들, 또 그 부모님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면서 되게 유명해졌습니다. 그때 지금같이 유명해질 거를 생각하셨나요?

◆ 양원석> 사실은 저는 당연히 제가 해야 될 일을 했다라고 생각을 좀 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유명해졌다라기보다는 이제 제가 어떤 전해드린 응원의 메시지, 또 희망의 메시지를 또 잘 이렇게 전달받으셨기 때문에 또 그런 영향력이 좀 전달이 되지 않았나 싶고요. 사실 이렇게 안내 방송이라는 건 사실은 업무 외적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 주 업무는 열차 운전 업무이지만, 저는 가끔씩 이제 승객 분들에게 조금 좋은 멘트, 또 더 좋은 방송을 통해서 조금 희망의 메시지 또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사실 그때도 수능 날이니까 이제 좀 수험생들이 또 많이 긴장한 모습이 또 승강장을 가면서도 보이더라고요. 가방을 메고 책을 들고 좀 많이 다운돼 있고, 떨고 있고, 저도 수험생이었기 때문에 그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날 특별히 또 특별한 안내 방송도 준비하고 메시지를 전달을 했더니 이제 부모님들로부터도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고 저도 전해 들었습니다. 사실 저도 그래서 지금 어떻게 보면 그런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저도 이 자리까지 왔는데, 저도 이렇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 이성규> 그날 어떤 내용으로 어떤 방송을 하셨는지, 양원석 기관사님 목소리로 뭔가 다시 한 번 들어보고 싶은데요. 그때 어땠습니까?

◆ 양원석> 이제 아침 새벽 시간대에 운행이 있었고요. 이제 수능 날이니까 이제 특히 지하철을 또 많이 수험생들이 타셨어요. 그래서 이분들한테는 이제 어떤 수능이라는 게 약간 이제 학창 시절의 마지막 관문이라고들 하잖아요. 

◇ 이성규> 그렇죠. 

◆ 양원석> 이제 이게 끝난다고 해서 이제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니라 약간 새로운 출발을 또 응원하는 그런 마음으로 좀 준비를 했습니다. 그때 했던 멘트, 제가 기억나는 대로 한번 다시 들려드리겠습니다.

◇ 이성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 양원석> 수능을 앞두신 수험생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들이 3년 동안의 학업에서 벗어나는 날이 아니라 사회로 나가는 새 출발의 날입니다. 그동안 노력했던 모든 것들을 쏟아 부으시고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이성규> 이때 배경 음악이 있었어요. 없었어요?

◆ 양원석> 흔들리는 덜컹덜컹 소리. (웃음)

◇ 이성규> 그런데 이제 아까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이 방송이 나가니까 몇 분들이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어 줬다면서요.

◆ 양원석> 실제로 수능 시험장 근처에 있는 역에 정차를 했더니 갑자기 누가 뒤에서 똑똑똑 노크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문을 열어봤더니 모녀 두 분이서 이렇게 손에 음료수 작은 거 하나 가지고 오시더니 저한테 주시는 거예요. 참 감사했죠. 사실은 분명히 다른 칸에서 타셨을 텐데, 저를 만나 뵙기 위해서 분명히 맨 앞 칸까지 오셨던 것 같아요. ‘참 감사하다고 우리 딸아이가 긴장을 많이 했는데 너무 고맙습니다’라고, 이렇게 음료수를 받고 나서 저도 약간 새로운 느낌이 좀 많이 들었어요.

◇ 이성규> 그때 느낌이 어땠어요?

◆ 양원석> 진짜 ‘이 마이크를 타고 나가는 소리로 인해서 또 누군가는 또 위로를 받고 힘을 받는구나.’ 그래서 너무 놀라웠던 거예요. 물론 이제 지금이야 이제 그분은 대학생이 또 되셨을 거고 지금 어느 학교에 계신지 모르겠습니다만, 또 열심히 공부를 하고 계실 것 같은데, 진짜 앞으로도 더 많은 일들이 잘되셨으면 좋겠어요.

◇ 이성규> 그분이 이 방송 들으셨으면 좋겠네요. 

◆ 양원석> 네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이성규> 연락하시면 어디로 연락하면 돼요?

◆ 양원석> 방법이 없습니다. (웃음)

◇ 이성규> 근데 이제 지하철 방송 통해서 승객들에게 힘을 주신 것 같은데, ‘내가 이런 걸 좀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신 계기가 있나요.

◆ 양원석> 사실 저희 서울 지하철에는 물론 저 말고도 다른 노선에서 이렇게 방송을 좀 열심히 하시고 잘하시는 승무원분들이 또 몇 분 계십니다. 근데 저도 이제 기관사가 되기 전에는 또 서울 지하철에 승객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취업 준비하던 시절에 너무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많이 다들 힘들잖아요. 근데 이제 약속이 좀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그냥 공부는 공부대로 하고 좀 지친 몸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방송이 딱 나온 거예요. ‘승객 여러분 오늘도 뜨거운 하루를 사신 여러분들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그런 단순한 멘트 한마디를 듣고 나니까 어떤 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좀 싹 씻겨 내려가는 느낌도 있었고요. 그리고 너무 제가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그 해에 그 회사에 또 기관사가 됐고 이제 저도 결심이 좀 하나 쓰게 되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취업 준비생 시절에 위로를 받았으니 이제 이 위로를 승객들한테 되돌려줄 때가 됐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이제 저는 특별한 안내 방송을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그 멘트에 대해서는 사내 규정이나 이런 건 없죠?

◆ 양원석> 저희 회사에서는 안내방송 표준 문안이라는 게 정해져 있습니다. 화재, 열차 고장, 기타 응급 상황에 내보내야 될 방송 멘트는 정해져 있고, 이제 그 외로 좀 따뜻한 메시지를 전할 때는 사실 조금 민감한 소재는 좀 쓰면 안 되겠지만, 딱히 정해진 멘트는 없습니다. 제가 직접 또 만들고 또 연구하고 또 고쳐보고 이렇게 좀 연습도 충분히 많이 하고, 어떻게 보면 또 생방송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여러 가지 소재를 섞어 쓰면서 저만의 색깔 있는 멘트를 또 만들고 있습니다.

◇ 이성규> YTN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감성방송 기관사 양원석 님 함께하고 있습니다. 양원석 님 이때쯤 되면 우리가 노래를 하나 들어요. 청취자 여러분께 어떤 노래 하나 추천하시겠어요? 

◆ 양원석> 장범준 가수님의 ‘잠이 오질 않네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일요일 밤이잖아요. 또 일주일을 마무리하고 또 내일이면 일터로 나가셔야 되는 많은 청취자분들 계실 텐데, 그런 걱정 때문에 잠이 오시지 않을 것 같아서 제가 조금이나마 위로를 드리고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 이성규> 그렇군요. 오늘이 일요일이라. 그러면 우리 양원석 기관사님이 추천하신 장범준의 잠이 오질 않네요. 듣고 오겠습니다. 장범준의 잠이 오질 않네요.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감성적인 안내 방송으로 많은 분들에게 울림을 주고 계신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기관사 양원석 님입니다. 그 ‘지하철 안내 방송의 감성적인 멘트다’ 이러면 제가 아까 왜 여쭸냐면, 이게 개인에게 다 쓰라고 자율권을 줘도 되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게 본인이 쓰셨다면서요. 근데 원래부터 이 아까 멘트를 가만히 제가 훑어보니까 나름 이게 글에 대한 윤택한 접촉이 있더라고요. 어떠세요.

◆ 양원석> 사실 글이랑은 전혀 좀 거리가 먼 사람이었고요. 근데 이제 이 감성적인 멘트가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딱히 정해진 멘트가 없습니다. 사실은 똑같은 멘트로 계속 계속 내보내면 결국은 들으시는 분이 조금은 지루해지실 수도 있고, 그리고 또 뭔가 좀 새로운 걸 발굴해내지 못하면 제 스스로도 성장하는 데 있어서 조금은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해서, 저는 딱히 정해서 쓰기보다는 그냥 일상의 모든 소재들이 제 방송 멘트에 쓰이는 것 같아요. 오늘같이 좀 여름철로 들어가고 있는 그런 날씨에는 ‘더위 조심하시고 시원한 커피 한 잔 하면서 오후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런 멘트. 바로바로 생각해서 아니면, 특히 막차 시간대 밤에는 ‘심야 늦은 시간 안전하고 편안한 귀가길 내시기 바랍니다.’ 뭐 이런 멘트도 제가 즉각 생각해서 좀 뽑아내는 편입니다. 

◇ 이성규> 그거 막 뽑아낼 때 써놓고 읽으시나요? 그냥 바로 멘트를 날리시나요.

◆ 양원석> 초창기에는 이제 수첩에다가 적어놓고 좀 충분히 연습을 한 다음에 이제 내보냈는데, 이제 시간이 지나고 저도 노하우라는 게 생기다 보니까 지금은 딱히 수첩이 없어도 준비된 어떤 원고가 없어도, 바로바로 생각해서 내보낼 수 있는 그 경지까지 간 것 같아요.

◇ 이성규> 근데 원래 이렇게 글을 쓰고 말씀하시는 걸 직접 하시는 건데, 원래 그 과정 자체가 다 창작 아니에요?

◆ 양원석> 네네.

◇ 이성규> 그래서 이 창작은 또 고통이 따르기 마련인데, 이 양원석 기사님 기관사님의 경우, 근데 그 고통을 감내하기 전에 뭔가 떠오르는 영감의 원천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양원석> 조금 어려운 답변일 수도 있겠는데, 사실은 저는 항상 이렇게 멘트를 짜기 전에 제가 꼭 지켜야 되는 필수 수칙이 하나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제 마이크를 타고 목소리가 나가잖아요.  그러면 제가 혹시 좀 기분이 나쁘거나 좀 기분이 언짢다.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내가 아무리 좋은 멘트 좋은 방송을 하면 결국은 제 감정이나 기분이 마이크를 통해서 새어나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때는 진짜 승객들한테 아무리 좋은 방송을 해도 결국은 기분 나쁘게 들으실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멘트를 짜기 전에 또 방송하기 전에는 저도 항상 즐겁게 좀 업무를 하려고 항상 즐거운 마음 가지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워낙 또 지금 이 기관사라는 일 자체를 너무나도 제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근무하는 매 순간 순간이 즐거운 마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내보내는 방송이 진짜 승객 분들도 정말 즐겁게 들으실 수 있는 방송일 것 같아요. 제가 항상 안내 방송을 할 때 꼭 지키는 수칙입니다.

◇ 이성규> 아 그러시군요. 근데 그런 수칙을 지키면서도 본인 생각에 많은 메시지가 있었지만, 그래도 제일 반응이 좋았던 게 있다라고 느끼는 게 어떤 것들이에요?

◆ 양원석> 가장 반응이 좋았던 멘트. 이제 특별히 제 기억에 좀 많이 남는 멘트라고도 좀 소개를 드리고 싶고요. 2020년도에 이제 최우수 방송왕 선발대회 할 때 제가 실제로 창작 방송에 썼던 멘트 중에 일부분입니다.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여러분 눈앞에 지나가는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멘트를 정말 좋아해요.

◇ 이성규> 근데 그 반응도 그랬어요? 폭발적이었어요?

◆ 양원석> 진짜 이 안내 방송을 잘 들었다. 그 메시지를 저도 확인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제 고객센터 게시판에 들어가면 어떤 그런 의견을 좀 남겨주신 일부 고객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그런 응원의 메시지, 또 감사했다는 그런 메시지를 보고 나니까, 저도 이런 분들이 계시니까 ‘나도 더 열심히 해야지 더 좋은 방송. 더 양질의 방송으로 좀 보답해드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있습니다.

◇ 이성규> 그리고 이제 이런 노력 끝에 지난 2020년도에 서울교통공사, 이제 그 소속된 회사죠.

◆ 양원석> 네 그렇습니다.

◇ 이성규> 거기서 주최한 ‘최우수 방송왕 선발대회’에서 이제 최우수상을 받으셨더라고요. 근데 이제 이게 방송이 기관사의 덕목이긴 하지만, 이게 주된 기능이냐 운전 잘하면 되지, 그런데 어찌 됐거나 여기서 최우수상을 받으셨잖아요. 뭔가 좀 시기질투 없었어요? 경쟁이 심각했거나.

◆ 양원석> 오히려 이제 그런 것보다도 저도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하시는 선배님들이 이제 방송 선발대회에 나간다고 했을 때도 너무 많은 선배님들께서 응원을 해주셨어요. ‘진짜 너 밖에 나갈 사람이 없다.’ 진짜 이런 응원도 많이 또 들었고, 방송왕 선발대회는 저희 호선뿐만 아니라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8호선에 근무하시는 15개의 저희 승무사업소가 있습니다. 거기서 대표 선수 한 명씩 차출이 됩니다. 

◇ 이성규> 15대 1이었네 그럼.

◆ 양원석> 어떻게 보면 그런데요. 15명이서 이제 주제에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이제 직접 방송 멘트도 작성하고, 이제 실제로 녹음 평가도 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얼마나 또박또박 좀 방송을 잘 하는지부터 얼마나 전달력 있게 하는지 되게 엄격하게 심사를 거쳐서 이제 최우수상을 또 가려냅니다.

◇ 이성규> 근데 참 궁금하더라고요. 기관사분들 성비는 어떻게 돼요?

◆ 양원석> 거의 이제 거의 남자 직원 분들이 또 많이 계시고요 근데 지금 이제 세월이 조금 지나면서 여직원들도 많이 입사를 하고 계십니다.

◇ 이성규> 비율이 어느 정도 되나요?

◆ 양원석> 아직은 저도 구체적인 데이터는 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만, 여자 기관사가 1% 조금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이성규> 여자 기관사님들도 많군요. 그런데 그 기관사를 하다 보면 뭔가 저 궁금한 거예요. 개인적으로. 화장실이 급하면 어떻게 해요?

◆ 양원석> 제 주변 사람들한테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이제 장시간 운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생리적인 부분도 많이 걱정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운행 중에는 화장실을 갈 수가 없지만, 그래도 운전실 안에 갑자기 생길 만약을 위해서 해결할 수 있는 장비는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은 잘 쓰지는 않고요. 이제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끔 운행이 있을 때는 전날부터 과음을 하거나 과식을 하거나 전혀 그러진 않고요. 워낙 또 까다롭게 또 컨디션 관리를 해줘야 됩니다.

◇ 이성규> 그게 왜 그렇게 까다롭게 관리를 해야만 되도록 만드는지, 좀 그거는 저는 이해는 안 가는데, 뭔가 그쪽에 좀 보완됐으면 하는 느낌이 있네요. 말씀 듣다 보니까.

◆ 양원석> 그렇기도 하지만 또 완전히 통제된 환경은 아니기 때문에 이제 업무하는 데 전혀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좀 컨디션 관리를 좀 까다롭게 해야 하는 이유는 이제 제가 컨디션이 조금만 좋지 않아도 ‘승객들을 내가 과연 안전하게 모실 수 있을까’, 진짜 그런 생각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저도 항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운행을 하려고 많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리고 최근에 방송 에세이집도 내셨죠?

◆ 양원석> 네 제 자필 자서전이 최근에 출간이 됐어요. 

◇ 이성규> ‘고민과 걱정은 열차에 넣고 내리세요.’ 그거 무슨 책입니까?

◆ 양원석> 이 책은 이제 어렸을 때 처음 할머니 집에서 이 지하철을 바라봤던 유년기에 제가 지금 서울 지하철 기관사가 돼서 또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져 있고요. 그리고 이제 기관사에 좀 관심이 있어 하는 또 어린 학생들 또 취업 준비생들을 위해서 별도로 기관사가 되는 과정을 그려놨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지하철이라는 공간에서 이제 어떤 승객이 바라보는 지하철이 있을 것이고, 또 직원이 바라보는 그런 지하철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직원이 바라보는 이 지하철, 이동수단 지하철이 아닌 직장 지하철. 이제 그런 어떤 직장인의 시각과 또 일반인들에게 조금 각박하고 좀 정신없고 분주한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필을 하게 됐습니다.

◇ 이성규> 근데 앞으로 우리 양원석 기관사님 어떤 게 꿈이시고 어떻게 하실 겁니까?

◆ 양원석> 물론 이제 아까도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기관사가 운전을 잘하는 기관사도 물론 중요하고, 그다음에 또 방송도 잘 하면 더 좋겠죠. 근데 하지만 저는 그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운행을 마칠 수 있는 안전한 기관사가 되는 게 꿈이고요. 이제 제가 먼 훗날 이제 근무복을 벗을 때 후배들에게도 존경받고 또 박수 받는 선배로서 명예롭게 근무복을 벗고 싶습니다.

◇ 이성규> 마지막으로 청취자 여러분께 인사해주시죠.

◆ 양원석> 청취자 여러분 봄이 지나가고 또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정말 많은 어려움과 역경을 겪었습니다. 이제 조금씩 풀려가고 있으니까 여러분들의 마음도 조금은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하시는 일 모두들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성규> 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감성 방송 기관사 양원석 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양원석> 네 감사합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YTN 서지훈(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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