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혐의 지도교수 무죄, 무고혐의도 무죄?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7:20~17:30)

■ 진행 : 이승우 변호사

■ 방송일 : 2022년 5월 27일 (금요일)

■ 대담 : 신명철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강간혐의 지도교수 무죄, 무고혐의도 무죄?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성범죄 무고 사건’입니다. 허위의 고소로 1년 동안 범죄자로 취급받으며 수사를 받거나 더 나아가 2년의 재판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 사람은 이미 3년 동안 국가로부터 실질적인 처벌을 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을 세금과 에너지를 크게 소모한 것이죠. 법무법인 법승 신명철 변호사와 ‘성범죄 무고 사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 신명철 변호사(이하 신명철)>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성범죄 사건이라는 것이 목격자, CCTV 자료. 이런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피해자의 진술이 굉장히 중요하죠?

◆ 신명철> 네 맞습니다. 특히 요즘은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처벌도 점점 강화되고 있는데요. 이 성범죄라는 게 피해자나 가해자가 단둘이 있을 때만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래서 피해자 진술 외에는 별다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비합리적이지 않고, 진술에 모순이 없고, 또 허위로 신고할 동기가 없고, 이런 사정이 있으면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을 해서 최근에 피해자 진술만으로 성범죄가 인정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심지어 제가 했던 사건 중에는 징계 사건이었는데 제3자가 성범죄로 문제 제기한 사건인데, 오히려 피해자는 강제추행이 아니다 라고까지 진술을 했는데도 강제추행으로 인정해 버린 그런 사례들도 있습니다.

◇ 이승우> 말씀해 주신 것과 마찬가지로 피해자 진술만으로 성범죄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또 그것을 악용하는 사례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신명철> 이렇게 피해자 진술이 성범죄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증거 없이도 유죄를 인정해버리니까 무고하는 사례들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무고라는 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 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신고하는 것을 얘기를 하는데요. 이 허위사실이라는 게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객관적 사실을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거는 이 무고에는 해당되지 않고요.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법률적 평가나 죄명을 잘못 적은 정도로는 허위사실 신고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신고는 구두나 서면에 의해서 제한 없이 하는 것을 다 인정하고 있습니다.

◆ 신명철> 사실 그렇긴 하지만 과장이 어느 정도 되는지, 또 잘못 적은 정도인지 허위인지. 이거 구분하는 게 상당히 쉽지 않은 문제가 되죠.

◇ 이승우> 네 맞습니다. 그럼 이걸 그대로 두고 무고죄가 인정되면 우리가 보통 어떤 처벌 받게 된다고 설명해 드리면 좋을까요.

◆ 신명철> 일단 무고죄는 형법 제122조에 따라서 10년 이하의 징역 그리고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법정형으로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 이승우>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면 보상받을 길은 있습니까?

◆ 신명철> 이 손해배상의 경우에는 ‘고소 고발을 해서 피고소인 등에게 범죄 혐의가 없음을 알면서 또는 과실로 그것을 알지 못했을 때, 이 고소 고발로 인해서 피고소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라는 그런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다만 이 고소 고발에 의해서 기소된 사람에 대해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고 해서 바로 고의 과실이 인정되는 건 아니고요. 고소인이 피고소인에게 형사 처벌을 받게 하거나 오로지 고통을 주기 위해서 고소를 하고 또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을 해서 또 그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 자료를 제출해서 구속 기소되게 하는 것 아닌 이상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없다고 본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무죄가 나온다고 해서 무고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요. 그리고 무고죄가 인정된다면 위자료 그리고 구속되었을 때는 일시 수입 같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겠습니다.

◇ 이승우> 청취자분들께서 들으시면 약간 어려우실 부분이라서 좀 더 설명을 드리면, 고소 고발 사건 자체가 무혐의나 무죄가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고소 고발이 무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설명을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법적 판단이라는 것 중에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거의 십중팔구에 해당되는 사실 인정이 돼야 되는 것인데, 무고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는 또 대상 사건도 아닌, 이런 회색 영역이 존재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이 존재합니다. 굉장히 제약적으로 인정이 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구체적인 사건을 좀 만나볼까요. 두 가지 무고 사건을 가지고 오셨네요.

◆ 신명철> 일단 연인 관계에 있던 남자와 여자가 있었습니다. 둘이 동거를 하고 있었는데 동거 중에 서로 다투다가 남자가 헤어지자고 하면서 집을 나가니까 여자는 경찰에 신고해서 자기가 성범죄를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동의하에 애정 행위 한 것 외에는 성범죄 사실은 없었고, 이러한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여자가 무고죄로 고소를 받게 되었고요. 여자는 무고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고, 이에 법원은 이 여자가 범죄를 인정하고 있고 반성하는 점을 고려해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판결하였습니다.

◇ 이승우> 두 번째로 가져오신 사건은 좀 특이한데요. 무고죄가 다시 무죄가 된 사건. 이건 또 어떻게 된 겁니까?

◆ 신명철> 네 강간죄가 무죄가 인정되었는데, 무고죄도 무죄가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앞서 저희가 조금 그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하긴 했었는데요. 대학원생이 지도교수가 자신을 1년 동안 14회 성폭행했다고 고소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검찰은 이 대학원생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또 성폭행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해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내연관계로 성관계를 한 것이다’라고 판단을 했는데요. 따라서 이제 교수가 이 학생을 무고죄로 고소를 했습니다. 그래서 1심과 2심은 성폭행 취지로 고소했다가 내연관계가 드러나자 그루밍 수법으로 가늠한 것이라고 주장을 바꿨다는 이 학생의 진술 봐서 무고 혐의를 인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판결을 했는데요. 이것이 이제 1심 2심에서 다 무고죄가 유죄로 인정이 되었는데, 대법원에서 이것이 사실은 고소 사실이 허위사실이라는 점에 적극적인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학생의 주관적인 법률 평가가 잘못된 것이지 이게 허위 사실에 의한 고소는 아니라고 판결해서 결과를 뒤집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 이승우> 결국은 강간 사건으로 고소했던 사건이 무혐의 처분되고 그 무혐의 처분된 것에 대해서 다시 무고 고소가 이뤄졌다. 이런 얘기인 거죠. 그러나 그 무고 고소에 대해서도 강간 고소가 허위인지 여부까지는 대법원은 확정적으로 알 수가 없다. 결국 무고도 성립되지 않는다 해서 강간죄도 무죄 그리고 무고죄에 대해서도 무죄. 양쪽 다 무죄가 선고가 됐다. 그러면 오늘 사건에 담긴 법 이야기를 한 줄로 정리해 드리고 실제 법적 대응과 자문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고죄, 좀 어렵습니까? 청취자 여러분 이것은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받게 하거나 징계 처분을 받게 할 목적을 갖고, 수사기관이나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해서 허위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하는 형법상의 범죄입니다. 10년 이하의 징역. 굉장히 높은 처벌형을 갖고 있고요. 무고한 죄의 처벌 형량이 높을수록 더 엄하게 처벌되는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성범죄의 처벌이 무거워졌죠. 그 무거운 만큼 무고가 인정되게 되면 더 큰 처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무고와 관련해서 사실은 증거 수집 또는 허위의 고소. 이걸 통해서 수사를 공짜로 이용하려는 그런 고소 고발, 생각보다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이것들에 대해서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그래서 고소 고발에 대해서도 민사소송처럼 인지 송달료나 수수료를 좀 받아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성범죄 무고 사건에 대해서 변호사님과 두 사건을 살펴봤는데요. 피해자 진술이 아무래도 성범죄에서 굉장히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가해자로 몰릴 경우 법적 대응은 어떻게 생각을 하고 움직여야 되겠습니까.

◆ 신명철> 일단은 성범죄가 피해자 진술만으로도 유죄가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거는 신중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된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고, 그리고 이제 무고하게 사건에 휘말렸다면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이나 합리성, 또 모순 동기 등을 밝혀서 대응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성범죄 피해자의 경우에는 무고죄를 무서워해서 신고를 안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무죄가 인정되더라도 무고죄가 무조건 유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니까, 피해 사실을 입은 사실이 있다면 바로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여야 하고요. 가해자가 무고죄로 고소를 한다면 신고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을 해야겠습니다.

◇ 이승우> ‘화가 났다는 이유로 저 사람 꼭 처벌시켜야 된다’라는 어떤 믿음 때문에 무리하게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정리 안 된 것까지 고소장에 쓰는 그런 행동들은 오히려 위험한 문제가 되겠죠.

◆ 신명철> 오히려 그런 행동도 조심해야겠습니다.

◇ 이승우>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신명철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명철>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다음 주에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