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인터뷰전문보기

'화나요' '슬퍼요' '기뻐요' 공감버튼 사라진 네이버..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5-16 12:04  | 조회 : 1379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5월 14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화나요' '슬퍼요' '기뻐요' 공감버튼 사라진 네이버..왜? [미디어 리터러시]

- 한동훈 수트차림에 '공직자 서비스정신' '자유로운 사상 소유자' 평가한 언론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의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송경재 교수(이하 송경재)> 송경재입니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인사청문 정국이 일단락되면서 큰 정치 이벤트가 지나간 한주였습니다. 오늘은 이번 주 관련한 보도들 어땠는지 좀 짚어볼까요?

◆ 송경재> 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내각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절차가 국회의 인사청문회인데요. 이에 언론들도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 검증을 본격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언론사마다 학력, 부동산, 자녀 관련 의혹 등 다양한 검증 논제를 다루고 있고, 인사 청문 후보자의 정책 능력과 공직자 자질을 분석한 기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는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검증과는 무관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특히 언론사가 보도한 것은 후보자의 옷차림인데요. 자세하게 짚어보자면,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일 때부터 최측근이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보도를 말합니다. 한 후보자의 옷차림에 대해 일부 언론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며 이미지 정치를 주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5월 4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모니터보고서 “조선일보가 쏘아 올린 한동훈 패션, 온라인 기사 40건”에서 비판했습니다.
모니터 보고서에서는 4월 26일 조선일보 <'칼주름' 한동훈·색색 블레이저 메르켈… 패션은 메시지다> 보도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유독 한동훈 후보의 패션 관련 보도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략만 살펴보아도 4월 15일 <서울경제> “손 덜덜, 한숨…한동훈 행동서 패션까지 화제”, 4월 15일 <조선비즈> “모델 포스·비주얼 깡패…한동훈 향해 쏟아지는 관심” 등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조선미디어그룹에서 유사 보도가 계속 나왔는데요. 민언련 모니터에 따르면 월간조선, 여성조선이 낸 기사까지 포함하면 조선미디어그룹에서 나온 한동훈 후보자 옷차림 기사는 총 7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 김양원> 네, 청문정국에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 관련 보도가 쏟아지는 건 마땅한 일인데, 유독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에게 집중되는 패션 보도.... 그렇게 이목이 집중될 정도인가 싶은데요?

◆ 송경재> 네, 이 패션 관련 뉴스를 다른 언론사들도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는 형국인데요. 후속 보도들 중에서도 이걸 뉴스화하는 것이 과연 중요한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바로 4월 24일자 <일요신문>의 “한동훈의 패션은 성공한 X세대의 PANTS를 표현한다”는 제하의 보도인데요. 한동훈 후보자 패션을 주제로 이미지 평론가와 인터뷰를 한 기사입니다. 기사 속에서 ‘P는 Persnal의 약자, A는 Amusement, N은 Natural의 약자’ 등으로 설명한 것인데요. 기사에 등장한 이미지 평론가는 한동훈 후보자 슈트를 두고 “공직자의 서비스 정신을 어필하는 데 최적”이라거나 스카프를 두고 “패션 소품에 남녀 구분을 두지 않는 자유로운 사상의 소유자”라고 평가했습니다. 옷을 보고 공직자 서비스 정신이나 자유로운 사상의 소유자라고 평가하기는 성급한 감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 김양원> 네. 한마디로 '옷 잘입는다', 패션감각이 뛰어나다는 건데...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 송경재> 대표적으로 4월 15일자 <머니투데이> “한동훈 안경 어디 거? 모델 포스, 남다른 패션 또 화제” 에서는 "한동훈은 외모·업적·언변·패션 센스 등 모든 영역에서 부족함이 없다", "일반적인 검사의 패션이 아닌 것 같다. 헤어·패션 스타일을 잘 가꿔서 너무 보기 좋다"와 같은 의견이 게시된 커뮤니티 게시판 캡처 이미지를 실었습니다.
이에 대해 공적 관심사로 보기 어려운 내용까지 기사로 옮기면서 장관 후보자를 가십 대상으로 만든 것이죠. 장관 후보자를 '모델포스', '비주얼깡패', '완판남' 등의 수식어로 포장하는 것이 과연 인사 검증에 포함되는지 의문입니다. 민언련은 모니터 보고서에서 “정치인의 포장된 이미지를 벗겨야 할 언론이 오히려 과대포장에 앞장서고 있는 꼴이며.. '이미지 정치'를 벗겨내야 할 언론이 지면엔 싣지 못하는 질 낮은 온라인 기사를 포털에 전송해 '클릭 수'를 높이는 데 몰두하는 사이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 김양원> 네. 전해주신 한동훈 장관 후보자의 패션에 대한 언론 반응은 인사청문회에서 봤던 날선 분위기와는 많이 다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슷한 사례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패션 보도도 여러모로 화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 송경재> 논문 표절이나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이 논란이 되면서 김건희 여사의 경우 사실 취임식을 시작으로 첫 공개 행보에 나서는 등 그간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몇몇 사찰을 방문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언론에 반짝 언급이 됐는데요. 5월 3일 <중앙일보> “사찰 방문한 김건희 치마, 5만 4000원짜리 쇼핑몰 옷이었다”를 시작으로 <국민일보> “김건희 치마 5만원대 쇼핑몰 옷.. 또 이목 쏠린 패션”, <MBN> “구인사 방문한 김건희 패션... 5만원대 쇼핑몰 치마” 등 5월 3일과 4일에만 주요 언론사가 20여 건의 뉴스가 보도되었고요. 이를 인용한 뉴스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납니다.

◇ 김양원> 그런데, 한동훈 장관 후보자도 그렇고, 김건희 여사 의상은 누군가 촬영했으니 보도가 됐을텐데요, 당사자들이 제공한 건 아니죠?

◆ 송경재> 최근 김건희 여사 관련한 사진은 모두 ‘독자 제공’이라고 합니다. 과연 독자제공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5월 5일자 <미디어오늘> “이번엔 김건희 5만원짜리 치마... '사진 제공' 독자는 누구일까” 보도에서 대통령 당선자는 물론 배우자와 직계존비속까지 국가원수급 경호와 의전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과 관련 없는 '독자'가 제공할 수 없었을 거란 의심을 낳는다는 겁니다. 중앙일보의 '소박한 치마' 사진기사도 출처뿐만 아니라 육안으로는 구별 불가능한 치마의 판매처까지 명확하게 적고 있다는 점에서 의심을 더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4일 김건희 여사가 경찰견과 같이 찍은 사진도 독자 사진 제공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인수위원회 측이 제공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사실 김건희 여사의 사진을 여사 본인이나 인수위에서 직접 제공했다고 하면 되는 것이죠. 굳이 독자제공이란 방법을 통해서 친근한 이미지를 가공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언론입니다. 언론사에서 과연 이 사진을 보고 모르고 기사를 냈을까요? 최소한 최초 보도자는 그 사진이 독자 제공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지 않았느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듭니다.
이런 이미지 정치에 이용당하고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그대로 올리는 부분은 언론 스스로 반성하고 자성해야 할 일입니다. 심지어 언론사들은 네이버 포털 언론사 편집 화면에 사진과 뉴스를 전면에 걸어두고 있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김양원> 대통령 부인이나 장관 후보자의 이미지를 언론이 애써 포장해주려는 건 아니냐, 이런 지적이신 것 같습니다. 자, 그런가하면 지난주 배우 강수연씨의 갑작스레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계를 포함해 많은 국민들이 애도를 표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특정 포털에 대해 문제제기가 나왔다고요?

◆ 송경재> 바로 네이버인데요. 그동안 네이버는 2017년부터 포털에 제공되는 기사 본문 하단에 뉴스를 읽고 느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모티콘 공감 버튼을 서비스 했습니다.
네이버는 이전에 ‘좋아요’, ‘훈훈해요’, ‘슬퍼요’, ‘화나요’, ‘후속기사 원해요’ 등 5가지 공감 버튼을 제공했는데, 4월 28일에는 이를 ‘쏠쏠정보’, ‘흥미진진’, ‘공감백배’, ‘분석탁월’, ‘후속강추’ 등 5가지 추천 버튼으로 대체했습니다.
사실 많은 이용자들이 모르게 기사 공감 버튼이 개편되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용자들의 편의성과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5월 9일자 <한겨레> “강수연 별세에도 '슬픔 표현' 못하게 만든 네이버” 보도에서는 배우 강수연씨의 별세를 알리는 기사에 과거처럼 ‘슬퍼요’ 표시가 없어진 것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 김양원> 사실 저도 이 기사를 보기 전까지 공감 이모티콘이 달라진 줄을 몰랐습니다. 화나요, 슬퍼요...이런 즉각적인 감정표현 버튼들이 왜 없어진 거죠?

◆ 송경재> 독자들이 자신의 느낌을 남기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위해 포털에서 뉴스를 보거나 감정 표현 버튼을 쓰는데... 부정적인 감정 표현인 ‘슬퍼요’, ‘화나요’ 등이 없어진 건데요. 이를 두고 앞서 <한겨레> 보도에서는 이용자 중심의 개편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용자들은 뉴스를 보고 기뻐하고, 화나고, 슬프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 포털 뉴스 환경에서 아무런 의견수렴 없이 네이버가 갑자기 서비스 개편을 한 것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입니다. 물론 일부 부정적인 감정인 ‘화나요’나 ‘슬퍼요’가 누구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 모호하고 지나친 감정표현이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여론일 수 있는데요, 오히려 사서 논란거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개편을 하려면 좀 더 정교하게 디자인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도 같습니다.

또 한가지, 이런 포털 뉴스 서비스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건데요. 최근 3년 동안 포털뉴스에서 사라지고 있는 서비스만 헤아려 보아도 상당합니다.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가장 많이 본 뉴스 통계, 댓글 정책, 추천 버튼 등 점점 줄어들었죠. 심지어 다음 포털은 6.1 지방선거가 30일도 남지 않았는데 지난 대선과 같이 여전히 지방선거 특집 페이지를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네이버 역시 과거에 비해 현저히 적은 분량의 지방선거 특집 페이지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포털에서 뉴스 관련 서비스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단순한 현상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정치권의 과도한 정치적 개입과 공격에 시달리면서 서비스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포털 스스로가 뉴스 서비스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게 분명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인수위원회에서도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공적 기구화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거든요. 포털뉴스와 관련해서도 앞으로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 김양원> 포털뉴스제휴평가위의 개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언급이 나온만큼 가시화되면 다시 다뤄보기로 하구요.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경재>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