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굿바이 강수연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실제 인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5-10 11:48  | 조회 : 2001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5월 10일 (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박혜은 더스크린 편집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2부는 영화를 보는 새로운 방법, 슬기로운 OTT생활 준비했습니다. 영화배우 강수연 씨가 지난 7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 배우 가운데 최초로 세계 유명 영화제에서 주연상을 받은 강수연 씨는 우리 영화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는데요. 오늘, 배우 강수연이 남긴 영화, 그 발자취를 살펴보는 시간 가져 보겠습니다. 더 스크린 박혜은 편집장, 연결돼 있습니다. 편집장님?

◆ 박혜은 더스크린 편집장(이하 박혜은): 안녕하세요.

◇ 이현웅: 반갑습니다. 오늘 일부러 이렇게 검은 옷을 혹시 입으셨나요.

◆ 박혜은: 오늘 아무래도 강수연 배우에 대한 부고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전해드려야 될 것 같아서 저도 좀 차분하게 옷을 갖춰 입었습니다.

◇ 이현웅: 빈소도 직접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 박혜은: 맞습니다. 5월 7일 강수연 배우의 너무나 급작스러운 소식이 들려왔을 때 영화계뿐만 아니라 강수연 배우를 사랑하셨던 많은 관객들 팬들도 굉장히 놀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도 있었고요. 8일날 빈소가 열려서 다녀왔습니다. 빈소에는 이미 그 전날부터 강수연 배우와 오랜 인연을 가지고 계시는 영화계의 많은 분들이 자리를 지키고 계셨고요. 김동호 위원장 전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은 항상 강수연 배우를 딸 같고 누이 같고 어른 같고 동료 같다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김동호 전 비상국제위원장이 장례위원을 맡았고 그 이외에 임권택 감독님을 비롯해서 강수연 배우와 오랜 시간 한국영화계를 이끌어온 선배, 후배 영화인들이 장례위원을 맡아서 장례식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 이현웅: 편집장님은 고인과 특별한 인연 같은 게 있으셨나요. 

◆ 박혜은: 강수연 배우님과는 최근에 한국의 200명의 남녀 배우들을 취재하고 해외에 알리는 코리안 액터스 200이라는 캠페인을 함께 진행을 했었거든요. 이 캠페인이 곧 전시를 앞두고 있어서 강수연 배우님께 전시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곧 전해드리겠다. 얼굴 뵙고 말씀드리겠다고 얘기했던 게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았는데 이런 소식을 들어서 너무 황망했습니다.

◇ 이현웅: 빈소에 영화계에 많은 분들 함께하고 계시죠.

◆ 박혜은: 맞습니다. 8일 오전 10시부터 빈소에 굉장히 이른 시간부터 영화인들이 방문해 주셨는데요. 가장 먼저 달려오신 분들은 김동호 위원장과 임권택 감독님, 봉준호 감독도 굉장히 이른 시간에 빈소를 방문했고요. 그 외에 또 많은 분들 문근영 배우부터 시작해서 문소리 배우, 김혜수 배우 많은 분들이 정말 믿을 수 없는 비보에 슬퍼하면서 빈소를 찾았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이 빈소를 찾아서 한 이야기가 굉장히 마음이 아팠는데요. 마치 영정 사진이 촬영 소품 같다라고 하면서 너무 이른 이별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어요.

◇ 이현웅: 최근에는 제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지는 않았다 보니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였구나 동료에게 뿐만 아니고 팬들에게까지 고인이 걸어온 길을 한번 짚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박혜은: 강수연 배우는 한국 최초로 해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야말로 월드 스타라는 이름을 처음 만들어낸 배우였어요. 강수연 배우의 부고에 많은 분들이 안타깝게 느끼시는 게 강수연 배우가 처음 배우 생활을 시작한 나이가 불과 3살입니다. 1969년에 3살 때  길거리 캐스팅이라고 하죠. 너무 예쁜 아이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영화 제작자가 그 아이에게 집 주소를 물어서 영화에 출연시켜도 되겠냐고 물어보는 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를 하게 됐고요. 그 이후 초등학교 때는 많은 분들이 똘똘이의 모험 이런 작품 기억하시더라고요. 이게 1976년 작품인데 이런 작품들에 출연하면서 연기 생활을 시작하자마자 가장 연기 잘하는 천재 아역으로 떠올랐던 배우예요. 고교 시절 때부터 영화에 출연을 해서 주연 배우를 맡기 시작을 했고요. 정식 영화 데뷔는 1976년 핏줄이라는 작품이고 그 이후에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 2에 출연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인 연기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는 영화배우 강수연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어요. 첫 포문을 열어 젖힌 작품이 바로 임권택 감독님의 씨받이 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이현웅: 이번에 고인을 기리기 위해서 과거에 나왔던 출연했던 작품들을 다시 보려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연기라든가 작품성 면에서 다시 보면 좋을 만한 영화들이 있을까요.

◆ 박혜은: 많은 분들이 이제 듣기는 하셨지만 잘 보시지 않은 작품 중에 하나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인데요.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어린 나이로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긴 한 여인의 처절한 한과 삶을 표현했던 작품이기 때문에
이 작품은 두고두고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라도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하나는 1989년에 역시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아제 아제 바라아제라는 작품으로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을 했어요. 이 작품에서 강수연 배우가 직접 비구니 역을 하기 위해서 머리를 삭발하는 장면 같은 경우는 배우의 연기 열정을 보여주는 극본 같은 영상으로도 지금까지도 굉장히 화제가 많이 되고 있고요. 그 이후에 1989년 영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든지 98년 영화 임상수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 같은 작품은 그 당시 신여성들의 삶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구축해 나가는 젊은 여성들에게 롤 모델을 제공하는 캐릭터로 굉장히 각광을 받았습니다. 강수연 배우가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이 100작품이 넘고요. 그중에서 80년대, 90년대 작품들은 그야말로 주옥 같이 한국 영화사를 빼곡하게 채운 보석 같은 작품들이에요. 그래서 이 작품들 강수연이라는 이름이 보이는 작품이라면 한 번쯤 들어가서 영화를 보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그리고 강수연 배우는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계가 굉장히 힘들 때 부산국제영화제의 공동집행위원장으로서도 리더십을 펼쳤던 그야말로 한국 영화 대표 영화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너무 가슴 아픈 소식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끊임없이 강수연이라는 배우를 작품을 통해서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유작도 곧 공개가 될 예정인데요.

◇ 이현웅: 어떤 작품인가요.

◆ 박혜은: 올해 하반기에 넷플릭스를 통해서 공개될 예정인 sf 영화 ‘정이’라는 작품의 9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 출연을 해서 많은 분들이 강수연 배우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 이현웅: 어떤 작품인지 이 부분에 관심이 많이 모일 것 같아요.

◆ 박혜은: 이 작품은 강수연 배우가 인생 최초로 sf 장르에 블록버스터에 도전한 작품이었고요. 영화는 22세기 미래를 배경으로 기후 위기 때문에 셀터라는 피난처를 찾게 된 인류가 연합군과 정부군으로 나뉘어서 전투를 하게 되는 과정이고 그 사이에서 인공지능 뇌 복제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의 팀장 서현이라는 캐릭터를 강수연 배우가 맡아서 굉장히 카리스마 있는
지금까지도 보여주지 않았던 sf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크게 기대를 하고 있었거든요. 이 작품은 올해 모든 촬영이 마무리가 됐고요. 영화를 위한 모든 작업들도 강수연 배우가 마무리를 해두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강수연 배우가 이 작품을 하지 않으면 정이란 작품
찍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던 연상호 감독의 끈질긴 구애 덕분에 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는데 연상호 감독도 이 작품을 완성된 작품을 강수연 배우에게 보여드리지 못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계속 빈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 이현웅: 후반 작업하는 감독 입장에서도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계속 그 모습을 봐야 되는 거잖아요.

◆ 박혜은: 맞습니다. 계속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떠올려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 이현웅: 잘 그래도 만들어주셔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작품을 유작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름 모를 무명 후배입니다. 큰 별이 되신 고 강수연 선배님의 명복을 빕니다. 영면하시기를 이라고 문자도 보내주셨습니다. 미담도 상당히 많이 전해지는 것 같아요.

◆ 박혜은: 후배들에게 가장 큰 그루터기 같은 선배였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오고 있고요. 뉴스를 통해서도 들으셨겠지만 드라마 촬영에서 가마를 이동하는 엑스트라 배우들에게 너무 고맙다면서 금일봉을 하사한 이야기나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걸 뽑자면 정말 너무 많아요. 강수연 배우의 만들어낸 명대사 하나 있는데 많은 분들이 아실 거예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이라는 작품에서 “우리가 돈이 없지 자존심이 없냐 가오가 없냐”고 이야기했던 명대사가 강수연 배우가 실제로 사석에서 했던 이야기를 유승환 감독이 들어두었다가 나중에 꼭 대사로 써야겠다고 챙겨두었던 말이라고 해요. 저는 이 말이 그야말로 한국 영화를 정말 개척해 온 영화인으로서의 자긍심, 이 자긍심이 결국은 함께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품 넓은 배려로 이어졌고 그것이 고 강수연 배우님의 평생의 업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강수연 배우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그의 작품 안에서 영원히 빛나는 별로 우리와 함께 영원히 지내실 것이라고 저도 믿겠습니다.

◇ 이현웅: 작품을 통해서 계속해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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