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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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포켓몬 빵 열풍, 이은희 "소비를 하나의 놀이로 생각하는 펀슈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4-12 16:41  | 조회 : 1175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진행 : 전진영 PD

방송일 : 2022412(화요일)

대담 :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포켓몬 빵 열풍, 이은희 "소비를 하나의 놀이로 생각하는 펀슈머

 

-패키지 끼워팔기, 선택의 자유 침해하는 판매행위

-레트로 열광, 힐링과 촌스러움에서 느끼는 색다름

-현대 소비자, 소비를 놀이처럼...유행 지속성은 스토리 내용 보강 관건

 

전진영 PD(이하 전진영)> 요즘 포켓몬 빵을 비롯한 레트로 열풍에 대한 이야기 좀 자세히 나눠보도록 하죠.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이하 이은희)> . 안녕하세요. 인하대학교 이은희 교수입니다.

 

전진영> . 교수님도 혹시 포켓몬빵 사보셨나요.

 

이은희> . 저도 한두 번은 사봤습니다. 제 전공이 소비자학과이기 때문에요.

 

전진영> 그러시군요. 아니, 요즘 정말 인기가 대단하더라고요. 20년 만에 다시 나와 가지고 거의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고요. 어디서 이걸 판다더라, 하면 사람들이 새벽같이 가서 줄 서고 이런 현상들이 지금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열풍이 부는 이유가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이은희> 지금 우리가 MZ 세대라고 하는 30대 전후의 세대가 20년 전 초등학생일 때 이 포켓몬빵에 아주 열광했었어요. 포켓몬은 그 당시에 유행했던 비디오 게임의 캐릭터거든요. 아주 귀엽게 생겨서 주인공들하고 같이 동반해서 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그 포켓몬 빵이 다시 출시가 됨에 따라서 옛날에 열광했던 MZ 세대가 다시 열광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요. MZ세대는 지금 30대 전후이기 때문에 생물학적으로는 어른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그런데다가 또 사회에서도 어른의 역할을 해야 하고 가정적으로도 어른의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게 쉽지가 않죠. 쉽지가 않고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그렇기 때문에, 철없을 때 자기가 열광했던 물건에 다시 빠져든다. 이렇게 볼 수 있고 이것이 하나의 힐링의 요소가 된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전진영> 그때는 나이도 어리고 용돈 받아서 빵을 사 먹어야 되는 학생의, 어린아이의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얼마든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으니까 약간의 보상 심리도 좀 작용하는 것 같아요.

 

이은희> 그런 점도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옛날에는 마음대로 못 사 먹었는데 이제는 내가 돈을 버니까 내 마음대로 얼마든지 구매한다, 라고 하는데 돈은 있어도 지금은 구매가 어려운 시장 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전진영>아니, 얼마나 사기가 어렵냐면 빵 안에 들어있는 띠부띠부씰이라고 하잖아요. 그걸 모으기 위해서 제 다들 빵을 구매하는데 요즘 워낙 구하기 어렵다 보니까 중고시장 같은데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사람들도 있고, 빵값이 원래는 1500원인데 스티커 전체를 모아서 막 몇 십만 원에 올리고 이런 현상까지 나오고 있더라고요

 

이은희> 이게 빵값이 1500원이기 때문에 이게 159종을 다 모으면 한 24만 원 정도 돼요. 그래서 이걸 중고시장에 한 3배 이상 붙여서 팔기도 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랜덤박스거든요. 그래서 빵을 뜯기 전에는 그 안에 어떤 스티커가 있을지 모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어렵사리 구매했는데 똑같은 카드를 또 얻게 되는 경우도 있고, 따라서 159종을 모은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여기에 웃돈을 붙여서 팔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요. 또 캐릭터 스티커 중에 뮤하고 뮤츠가 특히 인기가 있다고 그래요. 귀엽게 생긴 것 같아요. 아니, 전반적으로 다 귀여운데 특히 귀엽게 생겨서 인기가 좋은 스피커는 웃돈을 붙여서 중고시장에 내놓으면 금방 팔린다, 이렇게 얘기할 수가 있습니다.

 

전진영> 아니, 근데 이 스티커뿐만 아니라 스티커는 따로 팔고 빵은 남잖아요. 근데 그 빵을 안 먹을 수도 있으니까 워낙 많이 사고 스티커만 모으고, 이 빵을 따로 되파는 분들도 있던데 이게 어쨌든 음식이고 포장지가 뜯겨진 상태에서 파는 거잖아요.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이은희> 20년 전에도 어떤 뉴스가 나왔냐면 초등학생들이 이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서 빵은 뜯어서 문방구 앞에 버리고 스티커만 가져갔다.

 

전진영> 옛날에도 그랬군요.

 

이은희> 옛날 뉴스에 많이 나왔어요. 그러니까 이거하고 비슷한 소비 행태를 보이는 거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요. 사실은 포장지가 뜯긴 것을 팔면 그건 식품위생법에 저촉이 때문에 그런 행동은 하면 안 되고요. 또 아주 유명한 커피 전문점에서 사은품을 얻기 위해서 커피 300잔을 먹지도 않고 버리고 간 소비자도 있었거든요. 같은 소비 행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는데 이건 바람직한 소비 행사라고 보기는 어렵고요. 사은품도 그렇고 스티커도 그렇고 이게 부속품이잖아요. 그런데 부속품을 얻기 위해서 메인 상품을 버린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소비자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전진영> 부작용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뿐만 아니라 호텔 숙박 같은 전혀 이 빵 제품이랑 상관없는 곳까지 패키지로 묶인 마케팅 상품이 출시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이런 영역까지 확장이 되나 싶을 정도로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는데, 이런 현상이나 상황들은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이은희> 지금 이렇게 패키지로 묶어서 되게 잘 안 팔리는 것을 이 빵하고 연결해서 묶어서 판매를 하잖아요. 사실 이건 소비자의 권리 중에 선택의 권리라는 게 있어요. 그러니까 그 시장 환경이 소비자가 그냥 낱개로 사고 싶으면 낱개로 살 수 있어야 돼요. 그런데 묶음으로 사는 것을 강요당한다는 것은 선택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거는 바람직한 판매 행태라고 보기는 참 어렵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 소비자도 이걸 그냥 구매할 게 아니라 당당하게 문제가 되는 점을 지적을 해야 될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전진영> 이런 끼워팔기 자체가 처벌이나 규제하기는 어려운 건가요?

 

이은희> 이 끼워팔기가 아주 대규모로 이루어진다고 할 것 같으면 공정위에서 이걸 적발해서 처벌을 할 텐데 이게 다양한 공급자가 소규모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을 하기 때문에 사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이걸 감시해서 규제하기가 공무원 인력수의 제한으로 쉽지가 않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죠.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금지 사항은 금지 사항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전진영> 알겠습니다. 저희가 포켓몬빵을 시작으로 소비 행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한번 짚어보긴 했습니다만 포켓몬빵 뿐만 아니라 사실 요즘 레트로 열풍이라고 해서,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문화들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거든요. 이건 어떤 심리일까요.

 

이은희> 그거를 저는 한 두 가지로 말씀드리겠는데 첫 번째는 지금 우리가 코로나라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지 않습니까. 그런데다가 불황이고 물가도 막 올라가고 있어요. 그래서 현실의 생활이 너무나 고달프고 쉽지가 않기 때문에 과거는 굉장히 미화돼서 따뜻하게 아름답게 머릿속에 다 저장이 돼 있거든요. 그래서 힐링의 감정으로 레트로를 추구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 이유는 지금 우리가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어서 모든 게 그냥 디지털화돼 있고 상품도 품질도 너무나 좋고 세련되고 이렇거든요. 그런데 이제 2000년대, 20년 전 상품들은 촌스럽기도 하고 지금하고 좀 다르고 색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한테 굉장히 재미를 줘요. 그래서 펀슈머라는 말도 있거든요. 소비자가 재미를 추구한다. 그래서 지금 디지털 시대의 여러 가지 상황이나 상품과 다른 색다름, 촌스러움. 그것이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져서 소비자들이 열광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전진영> 요즘 소비 행태가 참 많이 달라졌다고 저도 느끼는 게, 단순히 물건을 산다는 것에서 조금 더 영역이 확장돼서 방금 말씀해 주신 대로 사면서 그 사는 행위로 인해 재미를 느끼고, 그런 데서 즐거움을 찾는 소비 행태가 정말 요즘 늘어난 것 같긴 해요.

 

이은희> 그러니까 소비를 하나의 놀이처럼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인터넷에서 여기 핫하다, 좋다, 라고 하면 보물찾기 하듯이 그 장소를 오프라인으로 가서 줄 서고 이렇게 하는 거죠. 그래서 소비를 하나의 놀이처럼 생각을 하고 모든 사람이 열광하는 아이템이 있다고 할 것 같으면 그것을 얻었을 때 득템했다고 표현도 합니다. 그렇게 소비를 하나의 놀이처럼 생각하는 성향이 굉장히 강하다. 이렇게 볼 수가 있죠.

 

전진영> 소비도 그렇지만 최근 우리나라 토종 sns라고 불리는 싸이월드가 다시 서비스를 시작했잖아요. 이거 이용자들도 요즘 엄청 많이 늘었다고 하던데요. 비슷한 일환이라고 봐도 될까요.

 

이은희> 그렇죠. 싸이월드가 20년 전에 굉장히 소비자들을 열광시켰는데 외국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추월당했어요. 싸이월드가 그래서 서비스가 정지되었다가 26개월 만에 다시 재출시가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소비자들이 뭐에 열광하느냐. 자기네들이 옛날에 모아놨던, 20년 전에 모아놨던 사진첩이나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우리가 방 정리할 때 옛날 사진이나 옛날 일기장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보잖아요. 그런 것을 소비자들이 기대를 하고 싸이월드가 재출시 된다고 하니까 다들 엄청나게 기대를 하고 열광을 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전진영> 요즘 과거에 인기를 끌던 아이템들이 디지털 세대를 만나서 새롭게 탄생하기도 하고, 예전 아이템들이 다시 사랑받고 있기도 하고. 이런 현상들이 이어지다 보니까 기업들도 이 현상을 활용한 마케팅들을 굉장히 다양하게 많이 펼치고 있더라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은희> 사실은 디지털 시대가 주는 편리함이나 이점도 있지만, 그걸로 인해서 피로해졌다든가 조금 지쳤다든가, 힐링을 필요로 한다든가. 그런 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경우는 굉장히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하고 교류를 하잖아요. 그런데 사이월드는 자기 방을 예쁘게 꾸미는 거거든요. 거기에 도토리 가지고 꾸미기도 하고 좋은 음악 배경도 깔고 거기에다가 나의 일기장을 차곡차곡 쌓기도 하고. 그래서 이 디지털 세대들이 디지털 사회에서 경험하지 못한, 그런 부분들을 제공하면서 마케팅을 하고 소비자는 거기에 반응을 해서 열광을 한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진영> 이런 현상이 근데 좀 오래 지속될까요. 지속성은 어떻게 보세요.

 

이은희> 중요한 건 결국은 힐링 아이템이나 이런 것들도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그것을 통해서 많은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내용적으로 보강이 잘 되느냐. 그것이 저는 관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소비자가 소통이나 교류도 원하지만 자기만의 공간도 굉장히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중요한 건 자기만의 공간을 잘 꾸밀 수 있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그런 요소들을 갖추고 있느냐. 이게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요인이 된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진영>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은희> .

 

전진영> 지금까지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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