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대한민국을 멈춘 40분, 라우팅 오류 세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10-26 13:15  | 조회 : 2247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10월 26일 (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어제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의 방송이 끝날 때쯤부터, 그러니까 어제 오전 11시 20분쯤이었는데요. 문자창에서 YTN라디오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안 된다는 내용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있었던 KT 통신장애 때문이었는데요, YTN라디오 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원격수업을 진행하던 학교, 전자결제를 이용하는 식당, 증권시장 등 곳곳에서 원성이 들려왔습니다. 통신망, 우리 생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건지, 만약 이렇게 먹통이 되는 상황이면 손 놓고 기다리는 방법 말고는 시도할 방법이 없는 건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승주 교수(이하 김승주): 네, 안녕하십니까.

◇ 최형진: 이 질문부터 드려보겠습니다. 어제 피해를 본 분들이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단 기사가 나왔는데요. 판례를 보면 승소하기 어렵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많이 어려운 겁니까?

◆ 김승주: 그게 보통 장애가 생기면 어느 시간 이상의 장애가 발생하면 보상을 해주고, 그 일정 시간 미만으로 장애가 발생하면 보상이 되지 않는다, 이런 규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워낙 사고가 크게 났기 때문에 아마 그 원칙대로 하지 않고, 어느 정도 선에서 보상은 이뤄지지 않을까. 저는 약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KT에서는 라우팅 오류라는 입장을 냈는데, 라우팅 오류가 도대체 뭐기에 이렇게 전국적인 통신 장애를 일으키는 건가요?

◆ 김승주: 일반인 분들한테는 그렇게 쉬운 용어는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내비게이터에서 출발지하고 목적지를 설정하면 최단경로, 최적경로, 최소요금경로, 이런 것들이 설정되지 않습니까. 그 중에 우리가 하나를 선택해서 그 경로를 따라서 목적지까지 가게 되는데 통신장비에도 상황에 따라서 통신 데이터들을 어느 쪽 방향으로 보낼지 그런 정보들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저께 라우팅 장비 오류라는 건, 그런 어떤 경로 정보를 세팅하다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제각각의 목적지로 가야 되는데 모든 통신들이 다 동일한 목적지로 가게끔 설정이 된 겁니다. 그러면 그 지점에 병목이 발생할 거고 도로가 꽉 막히게 되겠죠. KT에서도 인터넷이 갑자기 마비가 되는데 그러니까 해킹이 아닌가, 이런 식으로 판단을 한 거죠. 

◇ 최형진: 어제 YTN에서도 속보로 전해드리긴 했습니다만, 처음에는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라고 나왔거든요. 대규모 디도스 공격은 어떤 겁니까?

◆ 김승주: 디도스, 우리가 서비스 거부공격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우리가 유명 가수 콘서트라든가 추석 교통 티켓을 예매할 때 갑자기 많은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겁니다. 그래서 여러 곳의 PC들을 사전에 해킹해서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좀비PC처럼 만들어놓고 정해진 시점에 특정 사이트에 대규모로 접속을 유도하는 겁니다. 그러면 해당 서버가 다운되면서 통신이 느려지거나 아니면 통신 접속 자체가 아예 차단되겠죠. 그래서 어제 통신망 장애를 KT는 해킹공격이다, 이렇게 오인한 겁니다. 

◇ 최형진: 인터넷뿐만 아니라 전화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통신망이라는 게 어디까지 영향을 끼치는 건가요?

◆ 김승주: 우리가 보통 통신망, 그러면 전화통신망도 있고 인터넷 유선통신, 무선통신, 이런 것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저께 인터넷이 다 다운됐으니 인터넷 유·무선 통신은 다 다운된 것이고요. 문제는 요새 전화도 인터넷 전화를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합상품으로 해서 많이들 팔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인터넷 전화를 쓰시는 분들은 통화 자체도 안 되는 거죠. 

◇ 최형진: 어제 은행도 문제가 생기고 증권거래, 식당 결제 등에도 문제가 생겼는데요. 2018년에도 아현화재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통신망이 먹통이 됐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은행도 문제가 생기고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은행에서 통신망을 이중화해서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하거든요. 통신망 이중화라는 건 여러 통신사를 모두 사용한다는 건가요? 

◆ 김승주: 그게 이중화와 이원화는 다릅니다. 이중화는 망을 그냥 복수 개를 놓는 겁니다. 그럼 하나가 끊어져도 다른 망이 있으니까 우회 경로가 되는 거죠. 이원화는 통신회사 자체를 두 개 이상을 쓴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이중화를 하더라도 같은 회사 것을 쓰면 어제 같이 대규모의 망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엔 의미가 없고요. 사실은 사업자를 이원화 시키는 게 더 좋죠. 

◇ 최형진: 그러면 어제 은행이 피해가 없었다는 건 이원화를 한 거군요. 

◆ 김승주: 이원화를 했다고 봐야겠죠. 

◇ 최형진: 가정에서는 인터넷, TV, 휴대폰 한 통신사를 사용할 때가 많거든요. 아무래도 결합상품을 이용하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요. 여러 통신사를 사용하면 예방이 가능할까요? 

◆ 김승주: 사실은 여러 통신사를 쓰면 지금처럼 대규모, 특정회사에서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위험이 여러 곳으로 파급되지 않는 그런 효과는 있습니다. 사실은 그런 이원화와 관련한 법제도를 추진하려고 해도 문제는 그러면 비용이 두 배 이상 들 텐데, 그걸 도대체 어디까지 감수할 거냐, 이런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 최형진: 의료나 치안 등에도 통신망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런 곳에도 이렇게 이원화 방안이 마련돼 있는 건가요?

◆ 김승주: 사실은 이것과 관련해서 저도 법안을 찾아봤는데, 2018년에 KT 화재사건이 났었고, 그때 국회에서 이원화, 이중화 관련한 법안을 마련해야 되겠다 그러면서 굉장히 많은 국회의원들이 법안 발의를 하셨어요. 그래서 국민 생활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찰, 소방, 금융기관, 이런 데는 전부 다 통신사업자를 이원화하겠다, 이래서 발의를 많이 하셨는데. 이게 최종적으로 법제화에 성공했다는 기사는 제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비용 문제 때문에 그걸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이번 기회에 한 번 좀 더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 최형진: 어제 이런 오류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이런 문제가 대두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애청자 의견입니다. ‘어제 저도 식당에 밥 먹으러 건물에 들어갔는데, 주차인식이 아예 안 되더라고요. 식당도 방역QR코드 인식 안 되어서 급하게 수기로 적었습니다’, 이런 의견을 주셨는데요. 이런 재해 상황에선 인터넷 오류가 굉장히 치명적이지 않겠습니까? 

◆ 김승주: 우리나라도 재난및안전관리 기본법하고 그 다음에 정보통신사고위기관리 표준 매뉴얼 이런 것들에 이런 통신장애가 왔을 때, 그것이 재난 재해로 인해서 통신위기가 왔을 때, 위기 경보도 발령하고 어떤 조치를 취하라는 것을 명문화 시켜놨습니다. 그 얘기는 통신장애는 태풍 이런 것에 의한 피해에 준하게 해석한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어제는 그런 것과 관련해서 정보통신사고 위기경보, 이런 것들이 발효가 된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최형진: 말씀하신 것처럼 11시 56분경에 정보통신사고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는데, 이렇게 통신 마비가 될 때 발령되는 경보인가요? 

◆ 김승주: 그렇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재난및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 그 다음에 정보통신사고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에 의해서 발령을 내는 거고요. 자연 재해나 사회적 재난 및 복합재난으로 인해서 방송, 유·무선 통신 기능들이 마비될 때, 그때 위기경보를 발령하고 매뉴얼에 따라서 사고 대응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최형진: 휴대폰이 먹통인데 이런 주의 단계는 어떻게 알 수 있는 겁니까?

◆ 김승주: 이게 이제 사실은 좀... 그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이 있으셨어요. 보통은 홈페이지에 보도자료 올리거나 이런 식으로 발효가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인터넷이 다 먹통이면 신문을 볼 수도 없고 확인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걸 차라리 SMS 문자로 코로나 위기상황 알려주듯이 SMS 문자 동원해서 알려줬으면 좋지 않았겠느냐, 이런 지적은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정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최형진: 애청자 의견입니다. ‘어제 식당 갔다가 결제 안 된다고 해서 현금 가지러 차에 갔다 왔어요. 금방 복구될 줄 알았는데 꽤 오래 걸리더라고요.’ 의견들 보내주고 계신데요. 만약 이런 상황이 생기면 다른 통신사를 사용하고 있는 지인의 테더링이라고 하잖아요. 그걸 잠시 빌려 쓰는 방법이 활용되면 좋지 않겠습니까?

◆ 김승주: 사실 와이파이 같은 걸 이용해서 우회경로를 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사실은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게 왜 그렇게 되는지도 모르거든요. 처음엔. 내 휴대폰이 잘못됐나 생각해서 계속 껐다 켜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니까. 특히나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인터넷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나라입니다. 거의 현찰 들고 다니시는 분들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피해가 더 커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이번에 이렇게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우회경로를 확보할 건지, 이런 것들을 조금은 신경 써서 들여다 볼 필요가 있고요. 보나마나 국감 시즌이고 하다보니까 또 여러 가지 법안 만든다, 얘기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2018년에 화재사건이 있었을 때도 초반에도 반짝했지, 언론에서 그걸 끝까지 모니터링해주지 못했거든요. 

◇ 최형진: 그때만 반짝하거든요. 사실. 

◆ 김승주: 그러다 보니까 동력이 조금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는 확실히 관련한 것들이 제도적으로 정비가 되도록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제가 앞서 디도스에 대해서 여쭤봤는데, 말씀드렸던 것처럼 최초 발표 당시에는 디도스의 영향으로 추정됐습니다만, 정정 됐고요. 그러면서 큰 공격을 받은 게 아니냐, 이런 우려도 있었는데요, 전국적으로 통신장애가 일어날 만큼, 또 큰 통신사도 당할 만큼 디도스의 공격력이 강한 겁니까?

◆ 김승주: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들어오는 해킹 공격시도 건수가 국정원 발표에 의하면 하루 평균 162만 건입니다. 

◇ 최형진: 하루 평균이요?

◆ 김승주: 네, 국정원장이 국감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고요. 그러니까 굉장히 많은 해킹 공격이 있는 것이죠. 그 중에는 당연히 디도스 공격들도 있고요. 그래서 우리나라 기관들이 사실은 훈련이 잘 되어 있는 편이긴 하지만. 그대로 워낙 인터넷 의존도가 높고 공격이 많이 들어오니까 놓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어제 KT도 당황한 나머지 ‘이거 디도스 공격인 것 같다’, 이렇게 오보를 냈던 것으로 보이고요. 그렇지만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어제의 문제는 사실은 인재에 가깝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 이해를 잘 못하는 것이, 이런 통신 경로를 설정하는 작업은 까딱 잘못하면 망 전체에 마비를 갖고 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주중이나 이용이 많은 낮 시간 대는 이런 걸 잘 안 합니다. 그런데 그걸 주중에, 그것도 인터넷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대에 그 작업을 수행했거든요. 그래서 이게 전반적으로 KT의 관리문제라든가, 어떤 망과 관련한 작업 매뉴얼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인재인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 최형진: 교수님 말씀을 정리하면 사실 인터넷 접속이 많은 시간대에 그런 작업을 하지 않는데, 조금 실수로 그때 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인재다, 이렇게 말씀하신 거죠?

◆ 김승주: 지금 꽤 많은 전문가들이 그걸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우리가 도로정비 작업할 때 출근 시간대 하진 않지 않습니까. 

◇ 최형진: 맞습니다. 조금 전에 하루 100만 건이 넘는 해킹시도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제가 잘 몰라서 궁금한데, 이런 공격은 누가 이렇게 시도하는 겁니까? 중국에서 시도하는 겁니까?

◆ 김승주: 지금 오는 건 북한에서 오는 공격이 제일 많고요. 그 다음에 중국, 러시아가 뒤를 잇고요. 최근에는 이란하고 파키스탄 쪽에서 오는 공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건 우리의 기밀 정보를 빼가려는 시도입니까?

◆ 김승주: 뭐 그런 거죠. 지금 나와 있는 게 암호화폐 같은 것들을 노리거나 코로나 백신 정보를 노리는 공격 유형들이 꽤 있고요. 그 다음에 이런 식으로 망 자체를 마비시켜서 어떤 사회혼란을 유발하겠다, 이런 공격들이 선거철에 많습니다. 그럼 아무래도 정부를 비판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 최형진: 그럼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인터넷 강국으로 불리지 않습니까. 디도스 공격이나 해킹 시도에 대해서 보안이 중요해 보이는데요. 보안이 강력히 마련돼야겠죠. 앞으로도?

◆ 김승주: 사실은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인프라를 잘 관리하고 있느냐, 이건 얘기가 다르거든요. 그래서 인터넷 장애는 사실은 해킹으로부터 올 수도 있고. 지금처럼 사람들이 실수를 해서 잘못 관리해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차에... 저번에 화재사건 나고 나서 잠깐 관심 갖고 말 것이 아니고 전반적으로 우리 망 관리 체계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해킹이나 어떤 관리, 사람의 실수에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내성이 있는지 조금은 진단해볼 필요성도 있어 보입니다. 우리 코로나19 때문에 망 사용률이 굉장히 높아졌거든요. 그래서 이번 차에 한 번 정밀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승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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