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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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청문회였던 국감 보도, 각 정당發 주장 그대로 옮겨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10-25 07:52  | 조회 : 1343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10월 23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재명 청문회였던 국감 보도, 각 정당發 주장 그대로 옮겨

- 조폭 연루설, 돈다발 사진 등 폭로 중계.. 제목 장사도 여전
- 경마식, 수박 겉핥기식 피상적 보도 20년 전과 다르지 않아...기자협회보
- 보수, 진보신문 지지 정당에 따라 편향적 주장 그대로 전달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조수진 교수와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수진 교수(이하 조수진>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국정감사 기간이죠, 아무래도 현정부의 마지막 국감인데다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의혹 관련해서 직접 발언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서 그 어느해보다 국감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이렇다보니 사실상 이재명 인사 청문회가 아니냐, 이런 반응도 나옵니다?

◆ 조수진> 네, 여야 모두 대장동의혹과 관련한 공방전에 주력하고 있죠.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데요, 국감이 ‘이재명 국감’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상임위가 파행적으로 운영되다보니 언론보도도 관련된 보도가 대부분입니다. 빅카인즈에서 국감이 시작된 지난 10월1일부터 20일간 기사를 검색해보면, 4582건의 뉴스가 검색되는데요, 연관어 분석을 해보면 가장 많은 것이 역시 대장동 의혹, 이재명지사, 이재명 후보로 나옵니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정 전반에 대해 행하는 감사를 말하는 건데요, 이런 중요한 이슈들이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이런 식의 파행이 계속되는 문제도 심각하지만 오늘 우리가 생각해봐야할 건 그런 파행을 중계만 하는 언론의 문젭니다. 

◇ 김양원> 그렇죠. ‘파행만 중계하는 언론의 모습’... 이번 국정감사를 교수님은 이렇게 정의하셨네요?  

◆ 조수진> 네, 언론이 사회 환경 감사의 기능을 해야 하는데, 국감에서 다뤄야할 사안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면 그런 문제제기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거죠. 그리고 방대한 국감 자료가 있는데, 그 안에 정말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이슈들이 뭔지 스스로 의제를 설정해서 분석, 비판 해야 하는게 언론의 책무일텐 데요, 우리 언론의 국감 보도를 보면 그저 국감현장 파행 분위기만 전달하는 중계와 갈등, 파행, 대립을 정치적 이벤트로 보고 그저 전달만 한다는 게 문제죠, 의제 설정 기능이 상실됐다는 생각이 국감 보도에서 더욱 듭니다. 

◇ 김양원> 국감장에 여배우 음성, 강아지 인형이 등장하기도 했고요. 이번에도 정치인들 퍼포먼스라고 해야 할까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갈등이 주로 다뤄졌던 거 같습니다. 

◆ 조수진> 조폭 연루설, 돈다발 사진까지 등장했죠. 이런 폭로를 중계하는 차원을 넘어서, 누가 무슨 말을 폭로하면 그걸 그대로 받아써 전달만하는 행태가 많았습니다. 분석하고 해설하는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러다보니 정치인들의 발언도 더 주목받기 위해 수위가 강해지는 거죠, 확인되지 않은 것도 일단 막 던지고 보는 겁니다. 주목 받기 위해 퍼포먼스도 해마다 새로운 게 등장합니다. 그러면 갈등과 논쟁을 더해지고, 그런 갈등의 상황이 언론이 또 원하는 그림이 되는 거고, 이 상황이 주목받다보니 정치인은 더 강력하고 치명적인  발언, 폭로 이런 것들로 주목받으려 하고...계속 악순환이 되는 겁니다. 주목받으려고 발버둥치는 정치인과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갈등의 소재가 필요한 언론의 합작인 거죠.

◇ 김양원> 그러다보면 자극적인 기사 제목으로 이어지던데요, 이번엔 어땠습니까?

◆ 조수진> 제목 장사는 여전했습니다. 기사 제목에 역시 “흐흐흐” “큭큭큭” 이런 조롱성의 의성어가 들어가기도 했구요, <국감서 ‘가슴골’ 보여준..성인지 감수성 문제> 이런 제목도 나왔습니다. 분명 의원의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인데, 문제는 제목 역시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게 아닌지 지적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제 국감도 유튜브 생중계를 하기 때문에, 어느 방송사가 유튜브 생중계로 대박이 났다는 둥하는 기사들도 많았습니다. ‘격돌’이라는 단어 사용도 빠지지 않았구요.

◇ 김양원> 우리 언론 행태에서 늘 문제제기 했던 부분인데, 이번 국감 보도에서도 지적할 수밖에 없는 거군요. 

◆ 조수진> 맞습니다. 최근 기자협회보가 이런 보도를 합니다. <21년 전 지적받았던 국감 보도, 지금은 괜찮을까>라는 12일자 보돕니다.  21년 전, 그러니까 2000년 10월 9일자 기자협회보에 <국감보도 올해도 겉돈다>란 제목의 기사가 있었는데, 21년이 지난 지금도 별다를 게 없다는 겁니다. 당시 기사를 보면 ‘경마식, 수박겉핥기식 보도로 본질에 접근하기보다 피상적인 현상 나열에 그쳤다는 지적이 많다’라고 나옵니다. 지금의 상황과 정말 다를 게 없죠? 우리가 앞에서 말한 중계식 보도, 본질보다는 국감 현장에서 오가는 고성들을 나열하는 행태가 거의 유사합니다. 기자들에게 몇 가지 제언하는 부분도 나오는데요, ‘평소 기자들이 상임위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중요한건 국감이 끝난 후에도 의원들이 제기한 문제를 행정부가 과연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시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참 중요한 내용이죠. 기자들이 평소 상임위 활동에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취재해왔다면, 보도자료 제공하는 것만 말구요, 그랬다면 국감에서 다루지 못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비판하고 지적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언론의 비판이 있다면 정치인들도 함부로 하진 못하겠죠.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늘 일회성 보도로 끝나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국감 이후 감시견의 역할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건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인거 같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남발되는 공약들, 그 공약들이 과연 제대로 지켜지는지, 공약 이행률에 대한 보도는 많지 않았습니다. 국감이나 선거나 이후 얼마나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자 21년 전 보도에서 이렇게 지적하고 촉구하는데요, 역시나 이게 유효하다는 거죠, 

◇ 김양원> 국감장에 나서는 정치인들의 태도나 국감 자료도 문제지만, 제대로된 감시가 안됐을 때 이것을 지적할 수 있는 언론은 과연 있기나 한 것인가...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 조수진> 제가 이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최근 관련 기사, 관련 단체 자료, 빅데이터, 그리고 논문 등의 자료를 찾아봅니다. 그런데 늘 느끼는 건데요, 90년대 논문에서 지적하고 있는 사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겁니다. 미디어환경은 급변한다라고 하는데, 달라지는 건 없고 저널리즘 앞에 붙는 새로운 명칭들만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저널리즘 학자들이 저널리즘 현상을 연구해 이론으로 만든 저널리즘이 아니라 무슨 저널리즘 이런 식으로 요즘에는 일반인들이 체계를 많이 만드시더라구요, 그런 걸 통칭해서 나쁜 저널리즘이라고도 부르기도 하구요.. 참 슬픈 현실이죠, 

◇ 김양원> 앞서 몇가지 국감보도 사례를 말씀해주셨는데, 국감보도 역시 언론사에 따라 평가가 매우 상반되기도 합니다?

◆ 조수진> 네, 이 부분을 검증한 논문이 있는데요, <언론과 정당 간의 유착주의- 정당별 국정감사에 대한 언론의 편향적 의제구성 방식>(2020, 이완수 외)이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보수, 진보 신문이 과연 국정감사 보도를 어떤 식으로 의제설정 하는지를 살펴봤는데요, 여러 유의미한 내용들이 나옵니다. 
앞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역시나 심층 해설기사는 적고 이벤트성 국감보도를 압도적으로 많이 다룬 것으로, 기자들이 취재보다는 국회의원들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그치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그리고 정보원 활용에 있어서 보수나 진보나 모두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의 정보원을 적극 활용한다는 겁니다. 여기서 문제인거죠, 언론과 정당간에 유착관계가 보인다는 건데요. 이걸 언론-정당 간 병행관계(press-party parallelism), 언론과 정당의 조응관계라고 하는데요, 이게 확인이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유착관계가 있는 정당에게 유리한 의제는 강화하고 불리한 의제는 축소한다는 거죠.

이렇게 언론이 정치적 이념성향으로 접근해 의제를 형성하게 되고, 제대로 된 감시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안됩니다. 국감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하는 의제들은 사실 국민의 일상과 관련 깊은 것들이기 때문이죠. 언론이 유착관계로 균형성이 상실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게 되는 겁니다. 
21년 전 지적받았던 국감보도 문제가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데요, 몇 년 후에는 조금 달라졌다는 사설 기사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김양원>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수진>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조수진 장신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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