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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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이번 대선 TV토론, 유권자 선택에 얼마나 영향줄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9-27 11:40  | 조회 : 1539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9월 25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박빙' 이번 대선 TV토론, 유권자 선택에 얼마나 영향줄까

- 1960년 미국 케네디와 닉슨의 TV토론, 케네디의 승리요인
- TV토론, 무당파나 지지강도가 약한 유권자에 더 영향있다는 연구
  '나 자신은 그렇지않은데 다른 사람들은 영향을 받을 것'이고 믿는 효과
- 대선후보 '집사부일체'등 예능 출연은 이미지 포장 가능, 출연배제된 다른 후보들은 공정성 문제 제기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조수진 교수와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이하 조수진)>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요즘 뜨거운 이슈죠,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최근 각 당의 경선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는데요. 대선후보 티비 토론 교수님도 보셨죠?

◆ 조수진> 네, 봤습니다. 각 당의 경선이 이렇게나 관심이 많았던 적이 있었을까 싶은데요. 여, 야 나눌 것 없이 현재까지는 정책 이슈에 주목되기보다 네거티브 전략, 후보자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더 이슈가 집중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심지어 같은 당에서도 네거티브가 심해서 이게 과연 원팀의 경선인가 싶을 정도로 그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고요. 이번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경선준비위원회가 최종후보 선발까지 20차례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방식도 다양하고 생소한 것들이 많다보니 후보자들 사이에서 ‘학예회 같다’ 이런 발언도 나왔습니다. 비전 발표회가 그런 평을 받았던 것이고요. 면접관 3명이 압박면접을 하는 국민 시그널 면접도 있었죠...언론 보도도 보면 ‘국민의 힘 첫 토론회 분위기 후끈, ...산만, 정책대결부족’ 이런 제목의 보도가 많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죠. TV토론회에서도 후보자가 많다보니 공평한 정책대결 토론이라기보다는 선두를 달리는 후보들에게 집중되는 면이 없지 않았고. 비전보다는 과거 발언, 논란거리에 대한 집중 공격 등이 많았습니다. 형식을 새롭게 해보려고 이래저래 변화를 시도했지만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경선 과정을 지켜보고 있고요. 국민의힘 국민시그널 면접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는데 동시 접속자가 만 명을 넘겼다고 하죠, 어느 정도 흥행에는 성공했을지는 모르겠으나 유권자들에게 과연 후보자들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제공했는가는 의문입니다. 경선을 다루는 보도도 중요한 이슈라기보다는 경선토론에서 특정 후보자가 한 말이 따옴표 붙어서 그대로 기사 제목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김양원> 교수님의 말씀대로 어느 때보다 많은 대선후보들, 각 후보 입장에선 그만큼 경선과정에서 나를 알리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대선 후보들의 예능 출연도 줄줄이 예고되었죠? 

◆ 조수진> 네, 지난 일요일 SBS <집사부일체>에 대선 후보 중 첫 출연자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나왔습니다. 이번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그리고 다음에는 이낙연 후보가 출연한다던데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문제가 됐던 부분입니다. 당시에도 경선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두 당의 특정 후보가 출연하면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었거든요. 다른 후보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해질 수밖에 없고요. 

◇ 김양원> 특정 후보, 특히 선두 그룹에 있는 후보 몇 분만 나오잖아요. 모두 다 출연하는 게 아니라면 공정성에 어긋날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렇게 대선 후보들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예능 프로그램 등을 출연하는 것 어떤 가이드라인이 있나요?

◆ 조수진>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21조 제1항>에 따라 선거일 전 90일부터는 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방송 및 보도, 토론방송을 제외한 프로그램, (예능프로 포함)에 출연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오는 12월 9일까지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아마 12월 9일 이전까지 기회가 되면 후보자들의 방송 출연이 잦아질 거 같은데요. 홍준표 후보도 TV조선 가족예능 와카남(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 프로에 출연한다고 예고되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후보자들의 예능 출연이 과연 방송사와 정치인에게는 윈-윈 전략이될 수 있겠지만, 유권자인 국민들에게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볼 문제고요.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당시 양당의 시장 후보였던 박영선, 나경원 전 의원이 가족들과 함께 예능에 출연해 화제가 됐죠. 그때도 저희가 지적했지만 이게 사실 '이미지 세탁'이거든요, 저는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봅니다. 실례로 지난 주 윤석열 후보 출연 이후 예상대로 다음날 많은 양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중앙일보 기사인데요, 제목이 <윤 “그냥 형이라 해” 80초 영상 발칵...대선주자들‘예능전쟁’>이게 제목이었거든요. 정치인들, 특별히 선거를 앞둔 후보자들의 예능 출연이 물론 의미를 찾자면 정치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도록 한다는 의미도 있고 대중들과 소통의 의미도 있겠죠. 그렇지만 이성보다는 감성에 치우치기도 하고요, 불편하거나 날카로운 때로는 검증을 위해 필요한 질문들도 있잖아요? 이런 질문보다는 인간적인 면만 부각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미지 정치, 이미지 세탁용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거죠. 

◇ 김양원> 대선 주자들의 예능 나들이 이미지 세탁이 아니냐, 이렇게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 두 후보가 출연했던 TV조선 ‘아내의 맛’도 그렇고, 이번 대선후보 빅3가 출연하는 SBS ‘집사부일체’, 예능 중에서도 이른바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더 실제인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 조수진> 네, 예전에는 인터뷰의 형식이 많았거든요. 최근에 인터뷰 형식이 아니라 관찰 예능으로 가는 경향이 있고요. 그런데, 관찰의 형식을 띠지만 실은 각본에 의한 것이죠. 

◇ 김양원> 그러면 대선 후보들이 원하는 이미지로 포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신데...이번 대선 경선과정에서 또 하나 두드러지는 것이 후보들이 안방 TV에만 머물지 않고 유튜브 같은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도 있죠?

◆ 조수진> 네, 비대면 시대이기도 하고, 젊은층은 SNS를 워낙 많이 활용하다보니 그럴 텐데요. 특히 이번에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의원이 홍카콜라TV를 통해 짧은 영상들은 다양하게 올려 반응이 좋다고 하구요, 윤석열 후보도 석열이형TV로, 유승민 후보도 인스타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고, 원희룡 후보는 웹드라마 직접 출연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젊은 층을 겨냥해 그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은 좋은데요. 그만큼 젊은 층이 필요로 하는 공약도 잘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후보자가 좁혀지면 후보자간 1:1토론도 있을 것 같구요, 더 치열한 토론의 장이 마련될 텐데요, 네거티브 말고, 그리고 예능 출연 등으로 이미지만 키우는 거 말고, 정말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후보가 누구인지 검증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 김양원> 네, 교수님의 말씀대로 각 당에 한 명의 후보가 결정되면 그 때부터 본격적인 대선후보 TV토론이 시작될 텐데요. 언젠가부터 이 TV토론이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한 그런 유권자 잡는 ‘결정적 한판’이 됐어요? 

◆ 조수진> 네, TV토론의 역사를 살펴보면, 미국이 시작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건 1960년 미국 대통령 선거입니다. 닉슨과 케네디 대결이었죠.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에서 비언어적 요소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도 이 일화가 소개가 되곤 하는데요.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케네디 당시 후보의 선거 승리 원인이 TV토론으로 알려지면서 TV토론의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미국에서는 이후에도 선거전에 있어 TV토론의 영향력 컸기 때문에 중요한 미디어 이벤트가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TV토론이 도입된 건 1995년인데요.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가 시작입니다. 대통령선거에 있어서는,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최초로 법제화된 이후부터 19대까지 현재 5회에 걸쳐서 실시됐습니다. 

◇ 김양원> 유명한 일화이죠. 젊은 케네디가 노장 닉슨을 꺾은 TV토론, 정치적인 경륜이 달리는 신진 후보도 TV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논리와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칠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 이렇기 때문에 후보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 조수진> 네,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TV토론회가 언론의 게이트키핑 과정 없이 자신의 논리, 주장을 그대로 유권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구요,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후보자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으면서도 후보자와 관련된 정보를 다른 후보자와 비교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수단의 의미가 있는 거죠. 그런데 ‘과연 지금 우리의 TV토론이 선거 관련해 얼마나 제대로 된 정보를 주고 있는가?’, ‘선거 결과에 정말 영향을 미치는가?’ 이런 문제들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관련해서 학계에서도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구요.

◇ 김양원> 정말 궁금하네요. 과연 TV토론이 과연 선거 결과에 그만큼 영향을 줄까... 어떤 가요?

◆ 조수진> TV토론으로 인해서 정보 습득이 유용하고 토론을 본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선거 이슈나 인물에 대해 더 잘 이해하더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과연 후보자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자마다 의견이 나뉘거든요. 이와 관련해서는 TV토론을 보고 후보자 이미지 형성,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측과 TV토론이 후보자 평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연구로 나뉩니다. 

◇ 김양원> 좀 영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서는 해석이 갈리네요? 

◆ 조수진> 네, 맞습니다. TV토론이 영향을 미쳐 유권자의 행동 변화까지 이어지게 되는 경우를 보면, 무당파나 지지강도가 약한 유권자 등에 더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고요. 반대로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강형,2004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분석) 그러니까 유권자들은 후보자에 대해 이미 형성된 태도가 있잖아요, 거기에 부합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용한다는 거죠. 저는 여기서도 ‘적대적 매체 지각 현상’도 함께 나타난다고 보는데요.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어도 자신이 지지하는 쪽에 시간을 덜 할애하는 것처럼 보이고, 매체가 상대편 쪽에 더 우호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에서는 ‘적대적 매체 지각’도 함께 나타나는 거 같다는 것이 제 생각이고요. 그런데 이것이 모두 다 일률적이게 적용될 수는 없고, 정치적 맥락, 새로운 이슈 후보자에게 치명적인 이슈가 나타나기도 하잖아요? 이런 이슈들도 유권자 개개인의 수준에 따라 각각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제3자 효과도 나타나는데요. ‘제3자 효과’라는 것은 어떤 이슈가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나보다 미디어의 영향을 더 받는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를 TV토론 효과와도 연결해 연구한 내용이 있습니다. 린(Lin,2009) 이라는 학자가 2008년 대만대통령선거를 놓고 TV토론 효과를 연구했는데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상대적으로 토론을 잘 못했다고 여기면,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이 토론에 대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추정한다는 겁니다. 이런 연구는 아주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재미있는 연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나은영 외,2010)인데요, 대학생들은 자신보다 다른 대학생이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대학생보다는 일반인이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고 하구요, 이강형(2010) 연구에서는 지역감정을 변수로 연구했는데요,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도 영남유권자는 호남유권자가, 호남 유권자는 영남 유권자가 더 영향을 받을 거라고 답했다는 겁니다. 

◇ 김양원> 제3자 효과는 말씀을 듣고 보니 더 잘한 것보다는 더 토론을 못한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 조수진> 긍정적인 것에 대해서는 또 반대거든요. 그것은 ‘제 1자 효과’라고 하는데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또 ‘역 제3자 효과’라고도 하고, ‘제 1자 효과’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런 상태로 나타나는 연구도 있습니다. 

◇ 김양원> 그렇군요. 여러 선거 전문가나 정치 평론가들의 그 말씀을 들어보면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진보 대 보수 또 현정부 지지층과 정권 교체 세력이 정말 박빙으로 붙을 것이다.

◆ 조수진> 박빙이었을 때, TV토론이 영향력이 있는 것이거든요.

◇ 김양원>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도 이TV토론이 결정적인 한방이 될 수 있을지 좀 지켜봐야 되겠는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조수진>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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