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
  • 방송시간 : [월~금] 13:00~14:00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전문

[김혜민의 이슈&피플] 치열한 청년의 삶을 처절하게 그린 영화 '개미지옥' 강우진 감독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8-26 16:35  | 조회 : 1760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진행 : 김혜민 PD

방송일 : 2021826(목요일)

대담 : 강우진 영화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치열한 청년의 삶을 처절하게 그린 영화 '개미지옥' 강우진 감독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수고했어, 오늘도. 청년들을 위한 편파 방송 대놓고 청년들 편들어주기 코너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와 ytn 라디오가 함께하는 <희망 처방전> 시간입니다. 예전에는 영화나 드라마 또 문화 작품에서 그리는 청년들은 말 그대로 푸르른 때를 보냈어요. 그런 모습들을 그렸고요.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치열하고, 처절하고 슬픕니다. 최근 제25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와 또 서울 영등포 국제 초단편 영화제에 상영해 청년들의 지금 현실을 잘 그려 호평 받은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개미지옥>인데요. 오늘은 영화 개미지옥의 감독 강우진 감독과 함께 합니다. 어서 오세요. 감독님.

 

강우진 영화감독(이하 강우진)> 안녕하세요.

 

김혜민>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좀 부탁드릴까요?

 

강우진> , 광고와 영화를 만들고 있는 강우진이라고 합니다.

 

김혜민> 지금 광고 감독이시기도 하시죠?

 

강우진> , 그렇습니다.

 

김혜민> 영화는 이번이 첫 데뷔작이시고요?

 

강우진> 네 그렇습니다.

 

김혜민> 그런데 반응이 좋아요.

 

강우진> 감사합니다.

 

김혜민> 물론 이 독립 영화다 보니까 관객들이 뭐 볼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은 지금 아니지만,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셨고. 그래서 저도 이제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됐어요. 그래서 감독님을 모시게 된 이유가 이 영화가 지금 청년들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오늘 모셨습니다. 자 이 영화 개미지옥어떤 내용입니까?

 

강우진>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로또에 관련된 얘기였는데요. 편의점 편의점을 지나던 어떤 학생이 전날 좋은 꿈을 꾼. 뭐 이런 용 꿈을 꾸고 통화를 누군가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러다가 편의점 앞에 붙어있는 전단을 본 거죠. 이 편의점이 로또 명당이다. 그래서 지갑을 보니까 1천 원밖에 없는데 1천 원으로 로또를 사러 들어가서 로또를 한 장 달라고 하는데. 점원은 편의점 점원은 5천 원짜리로 또 한 장을 준 거죠.

 

김혜민> 1천 원밖에 없는데.

 

강우진>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얘기입니다.

 

김혜민> 지금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두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로또 그 길몽을 꾸고 로또를 사고자 하는 한 명과 그리고 로또를 파는 편의점 직원. 둘 다 청년이고요. 이 둘과 지금 얽힌 일인데. 이 영화, 이 로또를 계기로 이 청년들이 로또를 가지고 둘이 결국 싸움이 났고. 결론은 좀 뒤에 가서 얘기하겠지만 굉장히 극단적인 결론으로 이게 끝나게 돼요. 이 영화를 보면서 취준생들의 현실을 굉장히 많이 알 수 있게 됐는데. 제가 그 영화 속 장면을 음성으로 조금 땄거든요. 그거 좀 듣고 얘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속 내용)

. 용이 돼지를 확 낚아채가지고 하늘로 쑥 올라갔다니까. 컬러 꿈은 아니고, 그냥 영화를 보는 것처럼 엄청 생생하게 보이긴 했었는데 아니 요즘 돈도 다 떨어져가지고. 엄마가 보내준 그 보온 도시락에 밥 싸가지고 다녀. 그렇지.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까지 병원비로 돈 다 쓰고. 엄마도 빚내가지고 이거 시키시는 거라, 돈 나올 구멍이 없다. 암튼 나 완전 바닥인데. 이 꿈이면 잘 달라고 하는 신호 아니겠냐?”

 

김혜민> 네 지금 이 장면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 좋은 꿈을 꾼 친구가 누군가에게 막 자랑하는 장면이에요. 좀 설명을 해 주세요.

 

강우진> . 사실 이 학생의 설정은 공시를 준비하는 학생인데, 굉장히 힘든 거죠. 그 돈도 없고 엄마도. 아버지가 이제 돌아가시기 전까지 병원비를 대느라 돈을 다 써버리고. 이제 자식은 이제 뭐 공무원을 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노량진에서 혼자 자취를 하면서 공부를 하겠죠?

 

김혜민> 아 너무 그려져요.

 

강우진> 그런데 너무 힘들어. 힘들고. 지갑에도 1000원 밖에 없는 상황. 돈도 너무 없는 상황인데 좋은 꿈을 꿔서 아주 작은 실날 같은 희망이라도 가지자 하는 서로 혼자 다짐하는 것 같은 그런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

 

김혜민> 그러니까 여기서 이분이 그러잖아요. ‘나 완전 바닥인데, 이 꿈이면 잘 되려는 신호 아니겠냐.’ 이 말이 아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 희망이 이제 로또인 거잖아요.

 

강우진> 그렇습니다.

 

김혜민> 이런 청년들의 현실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 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 것 같아요. 일단 감독님이 이 영화 만들 영화도 찍으셨고, 극본도 쓰신 거죠.

 

강우진> 네 맞습니다.

 

김혜민> 감독님이 주목하게 된 어떤 현실이 이런 영화를 만들게 했나요?

 

강우진> 몇 년 전부터 취업난에 대해서는 익히 모든 사람이 들어 알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한 번 술자리 모임이 있어서 약속 장소에 갔는데 거기가 노량진이었어요. 그래서 노량진에 가서 그냥 고기 집에서 고기를 먹고 있는데 옆자리나 뒷자리 자리에 앉은 사람들. 다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더라고요. 다들 근데 뭐 어차피 돈도 없어서. 아니 편하게 시켜 먹지는 못하는 상황들이 보였고. 근데 서빙하는 친구도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있고. 그리고 나와서 편의점을 갔는데 편의점에서 일하는 학생도 공부한 학생이었고. 거기서 뭐 사러 오는 학생들도 다. 참 이 현실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재미있다기보다는 뭔가 정말 그 큰 타운 자체가 다 이 사람 공부하는 사람끼리 엮이고 엮여서 그들만의 어떤 소사이어티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게 참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의 고통과 함께 표현하고 싶었던 어떤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걸 스토리 한번 써보자.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써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김혜민> 그런데 그들이 서로에게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지만 또 경쟁자잖아요. 그게 또 핵심인 것 같아요.

 

강우진> 맞습니다. 이게 참 슬픈 현실인데요. 우리가 얘기하는 슬픈 현실 중에 하나가 을끼리의 싸움이라고 얘기하죠. 정말 사회에서 가장 약자인 존재들이라고 생각해요. 약자들이 약자들 중에 한 부류겠죠. 그런데 그들끼리 항상 경쟁을 하고. 물론 만나서 싸우지는 않겠지만, 취업 장소나 아니면 어떤 면접이나 옆에 있는 사람이 항상 경쟁자인 걸 인식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김혜민> 물론 감독님하고 저하고 같은 세대인데 저희도 청년 때 경쟁을 했고. 경쟁의 시간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지만 지금 20대 청년들이 겪는 그 경쟁 사회와는 사실 비교할 수 없는 시간 이었거든요. 그래도 그때는 지금은 낭만으로 여겨지는 의리 뭐 예를 들면 그런 단어들이 있었는데. 물론 지금 청년들한테 그런 단어들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걸 지금 우리 모두가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로또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주인공들에게 이 로또가 어떤 의미였을까요?

 

강우진> 그 학생들, 거기 있는 학생들이 이제 취업 준비를 하는 학생들도 있을 거고 공시 준비를 하는 학생들도 있을 텐데. 이들이 다들 취업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대기업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을 거고. 공시생들은 어떤 공무원을 목표로 하고 있겠죠. 근데 정말 좁은 문을 향해서 굉장히 많은 학생들이 달려가고 있는 거잖아요. 이 상황이 로또 랑도 좀 맞닿아 있지 않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김혜민> 그러니까 지금 우리 청년들이 자기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 길 자체가 너무 좁으니 이거는 로또다, 거의.

 

강우진> 그렇죠. 로또를 사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거는 1등을 하는 거 말고는 없겠죠. 그런데 그런 현실도 그렇고. 두 번째로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천 원짜리 로또를 갖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 손에 쥐고 있는 게 있는 데 이거 보다는 이제 좀 더 좋아 보이는 다른 사람의 것. 이런 것에 욕망을 다 쏟아버리는 이런 상황도 뭔가 현실과 맞닿아 있지 않을까. 로또와 닮은 점이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김혜민> 아 참 슬프네요. 로또라는 건 정말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루어질 수 없는 꿈같은 건데. 우리가 당연히 20대가 되고 어른이 되면 가질 수 있는 꿈과 그 직업, 일자리라는 게 로또가 돼버린 이 현실. 그 속에서 망가지는 그 청년들의 모습이 이 영화 가운데 참 고스란히 좀 나타나 있습니다. 오늘 이 영화 개미지옥의 강우진 감독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이 영화는 채용 지원에 낙방한 편의점 직원이 우연히 전화 통화를 하며 걸어가던 사람이 용꿈 얘기를 듣게 됩니다. 아까 음성으로 들으셨는데요. 그래서 이제 이 통화하던 남자가 자기에게 남은 1천 원으로 로또를 사기로 했는데. 돈이 모자라서 못 사죠. 그런데 이제 이 로또를 누가 가져가죠? 이거 가져가는 건가요?

 

강우진> 그렇죠. 그러니까 이제 1천 원밖에 없어서, 1천 원짜리 로또를 다시 뽑아주죠. 그래서 점원이 다시 뽑아줘서 1천 원짜리 로또를 가지고 아쉬움을 가득 담은 채로 나왔는데. 점원, 편의점 점원은 밖에서 담배를 피다가. 근데 이 점원도 그날 낙방 소식을 문자로 받았어요. 그래서 담배를 편의점 밖에서 피다가 지나가는 사람의 용꿈 얘기를 들은 거죠. 듣고 들어와서 있는데, 이 사람이 용꿈을 꾼 사람이 들어와서 1천 원짜리 로또를 사가지고 하고 그 사람이 처음에 주문했던 5천 원짜리 로또는 남겨두고 갈 수밖에 없는 거죠, 돈이 없으니까. 그런데 이제 밖에서 1천 원짜리 로또를 들고 있던 용꿈을 꾼 사람이 아쉬워서 편의점 안쪽을 보니까 편의점 점원이 그 5천 원짜리 로또를 자기 주머니에 넣는 걸 본 거죠. 그래서 강한 욕망을 품게 되는 거죠. ‘저거 내 건데. 저거 내 운이 들어가 있는 건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김혜민> 그러니까 이 둘에게 이 로또는 우리가 거듭 얘기하지만 현실을 탈피할 수 있는 하나의 희망이자 줄인데. 이걸 두고 이제 서로 경쟁하는 거잖아요. 그렇죠? 경쟁하는 사이에 불신이 생기고 다툼이 생기고 결국 이게 살인으로까지 이어져요. 이렇게 극단적으로까지 결론을 만든 이유가 있으셨어요?

 

강우진> 물론 극 영화니까 사실 네 파국으로 치닫게 해야 되겠다는 생각도 있긴 했지만 꼭 그거보다는 그런 것 같아요. 이게 참 이 이 영화를 처음 썼을 때. 꿈에 대해서 생각을 했는데요. 이게 우리가 그렇게 얘기를 하죠. 꿈이 어젯밤 꾼 꿈일 수도 있고. 내가 장래에 이루고 싶은 희망도 꿈이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이들의 현실이 참 너무 답답한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들은 기성세대들은 그냥 쉽게 꿈을 가지라고 얘기를 하지만, 현실 자체가 꿈을 가질 수가 없는 현실인 것이죠.

 

김혜민> 꿈을 꾸는 게 꿈이 된 시간들이죠. 요즘에.

 

강우진> 그래서 뭔가 주인공은 장래 희망인 꿈보다는 자기가 어젯밤 꿨던 꿈. 좀 더 손쉬운 쪽에 모든 걸 걸어버린다는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 결과는 결국엔 파국일 수밖에 없다, 라는 거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김혜민> 그러니까 결론이 이렇게 극단적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서도 안 되고. 별 그렇게 일상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아니지만 그런 극단적인 상황 가운데 비추고 싶었던 그 일상의 문제들이 있었던 던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사실 꿈을 꿔야 되는데 그냥 하루하루 내가 걸 수 있는 데에 배팅하는 심정으로 사는 청년들의 모습인 거죠. 그래서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꼭 이번 <희망 처방전> 이 시간에 좀 소개를 하고 싶었습니다. 영화 만들면서 가장 마음을 쏟았던 건 어떤 게 있을까요?

 

강우진> 사실 스토리의 당위성이 영화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영화 만들면서 그걸 계속 연구하고 만들었었는데, 이건 뭐 청년 얘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간에 영화를 만들면서 이 5천 원짜리 로또에 이렇게 큰 욕망을 가지는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참 이렇게 영화를 찍을 찍는 걸 준비할 때 저희 pd가 로또를 소품으로 막 여러 장을 샀었어요. 근데 그래서 소품들 체크를 하면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저 로또가 혹시 당첨되는 게 아닌가?’ 이러면서 그런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데 그걸 한 번 생각하다 보니까 뭐 잠잘 때도 생각나고 촬영할 때도 이거 혹시 되는 거 아니야? 저거 내가 가질 수 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물론 로또는 안 됐지만.

 

김혜민> 로또가 됐으면 이 영화가 안 나왔을 거예요.

 

강우진> 그럴 수도 있죠. 근데 저는 그러면서 이렇게 가진 것 없는 어떤 청년이 이런 거에 대해서 5천 원짜리 로또에 대해서 이 정도의 욕망을 갖는 거 가능은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제가 제일 많이 생각했던 건 스토리가 당위성이 있는지 그게 제일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김혜민> 그런데 저는 5천 원짜리 로또에 이렇게 강력한 욕망을 청년이 갖게 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을 굉장히 잘 반영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말씀드린 것처럼 굉장히 극단적인 결론이라 당연히 극화니까 그럴 수밖에 없지만. 지금 이 현실을 너무 뼈아프게 나타낸, 보여준 그런 영화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감독님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강우진> 41입니다.

 

김혜민> 41. 그럼 조금은 좀 늦은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셨어요. 원래 꿈이 영화 감독이셨어요?

 

강우진>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죠.

 

김혜민> . 지금 물론 뭐 아예 관련이 없는 일을 하고 계셨던 건 아니지만, 광고 감독을 하다가 41의 이제 꿈을 이루신 거예요. 이 감독님 모습 자체가 좀 우리 청년들 그래도 지금 우리가 여기서 꿈을 얘기하는 게 굉장히 좀 이상해졌는데. 그래도 우리 청년들의 그런 우리 청년들의 마음을 굉장히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꿈과 현실 속에 갈등하는. 좀 본인 이야기를 해주세요.

 

강우진> 왜 이렇게 늦게 됐냐, 라는 거에 대해서 얘기를 하자면 자기변명을 하자면 사실 저는 광고를 하면서 다른 것을 뭔가 도전하는 데까지 그 도전하는 여유를 가지는 데까지 지 시간이 좀 걸린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지만. 이런 좀 늦지 않았냐는 얘기에는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어릴 때 제가 좋아하던 스토리들이 헨젤과 그레텔이나 오즈의 마법사’. 이런 모험 스토리를 좋아했었는데요. 그런 스토리들에서 항상 하는 얘기하는 주제가 어떤 소원 오즈의 마법사가 이루어주는 소원이 중요하다기보다는 모험을 하면서 겪는 여정. 그 시간이 더 중요한거다, 라는 주제들을 항상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 같아요. 저 어떤 꿈이나 목표 뭐 이런 걸 머릿속에 떠올릴 때는 어떤 긴 선 위에 어떤 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게 쉽게 떠올리는 게 그런 건데 그 꿈을 이루자. 목표를 이루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는 살아봐서 알잖아요. 사실 인생에서 어떤 그 목표를 이룬다고 행복이 주어지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리고 그거는 어떤 굉장히 많은 일상 중에 하나인 거지. 다른 일상도 같이 펼쳐지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어떤 목표. 어떤 점까지 도달하는 게 중요하다기보다는 거기까지 가는 여정이나 그 목표까지 가는 어떤 시간. 이런 게 더 중요한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기준에서 봤을 때는 늦거나 빠르다는 게 중요하다기보다는 이걸 지금 하고 있느냐 안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여정이 더 중요하다, 라는 게 사실 제 모토이긴 합니다.

 

김혜민> 소원보다 그 소원을 이루어가는 여정이 더 중요하고 재밌다. 맞아요. 근데 사실 이런 얘기가 어. 우리 청년들한테 얼마나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이제 강우진 감독은 지금도 그 여정 가운데 있으시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강우진> 그렇습니다. 제가 단편 영화를 찍어서 여기서 인터뷰를 하는 게 제 목표는 아니었거든요.

 

김혜민> 그렇죠.

 

강우진> 영화를 찍겠다, 라는 걸 목표로 가질 수는 있겠지만 그게 제 꿈의 종착점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꿈이라는 건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아닐까 싶기는 해요.

 

김혜민> 하지만 저도 기성세대로서 그 젊은 친구들이 갈아 걸어가고 있는 그 여정이 그래도 조금은 덜 외롭게, 그래도 조금은 덜 처절하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희망 처방전>을 통해,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와 함께 우리 청년들에게 끊임없이 희망을 이야기하는 건데요. 아마 우리 강우진 감독은 희망은 좀 촌스럽다고 얘기할 것 같고. 뭘 줄 수 있겠어요, 청년들한테?

 

강우진> 그냥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게 저도 나이가 있는 입장에서 어떤 얘기를 하든 꼰대 얘기처럼 들릴 거예요. 꿈을 가져라. 희망을 가져라. 열심히 해라. 이런 얘기는 그냥 말 자체로도 꼰대스러운데. 요즘 사람들 많이 하는 얘기들이 있어요. ‘그냥 아무거나 하고 싶은 거 해라.’ 뭐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사실 이것도 약간 무책임한 얘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저는 하거든요. 정말 중요한 얘기네요. 하고 싶은 거 그냥 원하는 거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해라, 라고 얘기하고 싶은데. 여기서 저는 한 가지 더 첨언을 하자면. 원하는 거 하고 싶은 걸 하되, 네가 하고 싶은 걸 앞으로도 쭉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요.

 

김혜민> 함께 방법도. 찾아라.

 

강우진> 그러니까 예를 들면 뭐 게임이 좋다. 게임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그러면 앉아서 게임만 계속할 수는 없거든요. 현실이라는 게. 그래서 게임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원하고. 저는 그냥 영상을 만들고 이런 게 너무 좋아서 그냥 그럴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본인이 원하는 걸 하는 건 정말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는 모두가 한 골을 향해서 달려가는 건 정말 건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대기업만 바라본다거나 공시만 바라본다거나 정말 이거는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모두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 하고 싶은 걸 하되, 이거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이게 한 가지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혜민> 맞는 말씀이세요. 그러니까 10대 우리 청소년들한테는 하고 싶은 걸 찾아라, 고만 얘기하면 돼요. 그런데 우리 20대 청년들한테는 사실 그 말은 너무 무책임하고요.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강우진 감독이 영화감독을 하고 싶어서 계속해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광고 감독을, 뭐 처음부터 감독이었겠어요. 얼마나 고생하고 있었겠어요. 그 시간을 거쳐서 지금 하는 것처럼.

 

강우진> 근데 꼭 그게 일이라기보다는 그냥 일이 아니라도.

 

김혜민> 일이 아니라도.

 

강우진> 어떤 거든, 하고 싶은 건 좋아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좋아하는 것을 쭉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는 거죠.

 

김혜민> 저도 라디오 pd 지망생들 이렇게 강의 가끔 할 때 그런 얘기를 해요. 여기 있는 모두가 다 라디오 pd가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정해져 있으니까, 자리의 수는. 하지만 당신들이 라디오 pd가 되기 위해서 글을 글 쓰고 영화를 보고 사람을 만나고 체험을 하는 일이 당신들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또 좋은 길로 가게 해줄 거란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 것처럼 계속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내면 그 모습이 딱 그 꿈은 아니더라도 닿을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영화 <개미지옥>으로 조금은 늦은 나이라고 저는, 세상이 말하는 그렇게 첫 영화로 데뷔를 하셨고. 또 그 영화가 정말 처절하고 치열한 청년의 인생을 담은 영화라서 오늘 이 코너에 좀 모셔봤습니다. 감독은 작품으로 사회상이나 아니면 인간 군상의 모습들을 드러내는 직업이니까요. 앞으로 어떤 주제로 좀 영화를 만들고 싶으세요?

 

강우진> 사실 스토리가 제일 중요할 것 같은데요. 지금 생각하고 있는 다음 달에 촬영 들어가는 단편 영화가 하나 있는데요. 그거는 인간의 야만성에 대해 다루고 있고요. 시나리오 작업하는 작품들은 예를 들자면, 종교와 구원에 관한 얘기, 젠더에 관한 얘기. 여러 가지를 집필 중에 있습니다.

 

김혜민>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그런 이야기를 좀 담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보이는 라디오 창에 수퍼님이 얘기만 들어도 너무 보고 싶은 영화.” 또 진오님은 “‘개미지옥을 보고 깊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분이 영화를 보셨네요. , 그렇게 보내주셨고. 또 문자로 7009로또가 뭔지 이번 주에 안 사면 꼭 당첨을 놓치는 것 같아 몇 번 샀던 기억이 나네요. 명절 때 어른들께 선물 드린 적도 있어요. 덕분에 좋은 작품 찾아보겠습니다. ‘개미지옥앞으로도 좋은 정보 부탁드려요.” 했는데 지금 영화를 볼 수는 없죠?

 

강우진> 지금은 당장은 보기 힘든데요. 그러니까 아까 처음에 소개하셨을 때, 서울 영등포 국제단편 초단편영화제 아직 거기서 상영을 한 건 아니고요. 이제 곧 상영을 합니다. 그러니까 거기서 보실 수 있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혜민> 네 알겠습니다. 8923 님도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해라. 일이든 취미든 살기 위해 싫어도 적성에 안 맞는 거 억지로 하는 건 비전도 없고 불행이다.”또 이런 조언도 보내주셨습니다 오늘 인터뷰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강우진> 감사합니다.

 

김혜민> , 지금까지 영화 개미지옥의 강우진 감독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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