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알프스 만년설에 꿀 타… 기원전 3천년 발견된 빙수, 무슨 맛?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8-25 12:46  | 조회 : 1887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8월 25일 (수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정상원 셰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에 '빙수' 많이 드셨습니까? 곱게 간 얼음 위에 각종 과일과 시럽을 얹는 빙수는 적당한 가격으로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는 친근한 간식인데요. 최근 놀랄만한 가격의 빙수가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각 호텔에서 판매되던 망고 빙수의 가격도 크게 눈길을 끌었는데, 올해는 샤인머스캣이 들어간 빙수로 한 그릇에 10만 원에 가까운 가격에 팔리고 있는데요. 이렇게 재료나 파는 장소에 따라 비슷한 음식인데도, 가격이 크게 차이나기도 합니다. ‘한 번 먹어 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뭐가 그렇게 다른 거야?’ 싶기도 한데요. 오늘 탐식생활, 세계 곳곳의 값비싼 재료와 음식들 한 번 만나보겠습니다. 함께 얘기 나눌 분 모셔보죠. <탐식 수필>의 저자 정상원 셰프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상원 셰프(이하 정상원):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오늘 주제 자체가 전 세계 값비싼 재료 아니겠습니까.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빙수 한 그릇 가격이 9만 8천 원이었고요. 셰프님께서 정말 비싼 음식 어디까지 드셔보셨나요?

◆ 정상원: 비싼 음식... 프랑스에서 코스요리 하면 상상하지 못한 가격들이 나오기도 하고요. 1인당 40~50만 원선까지 먹어봤습니다. 

◇ 최형진: 한 끼를요?

◆ 정상원: 네. 

◇ 최형진: 올해 좀 엄청 더웠지 않습니까. 빙수 좀 자주 드셨어요?

◆ 정상원: 여름하면 또 과일빙수, 팥빙수 굉장히 좋은데요. 아까 말씀하신 샤인머스캣 빙수 올해 유행했어요. 샤인머스캣이 익숙하지 않은 과일 이름일 수 있는데, 캠벨이나 거봉 같은 포도의 품종입니다. 청포도인데 당도도 좋고 육질도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애매한 선상에 있어서 포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데요. 포도 자체가 고가여서 가격이 그렇게 됩니다. 

◇ 최형진: 혹시 어떤 빙수 좋아하세요?

◆ 정상원: 과일빙수도 좋긴 한데, 저는 더위 식혀주는 데는 달달한 팥빙수, 연유 뿌리고 떡고물 넣어서 슥슥 비벼 먹는 게 제일 맛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최형진: 각종 과일빙수도 나오고 특히 망고빙수 많이 드시는데요. 저 같은 경우도 팥만 올려서 떡 조금 넣고, 그게 가장 맛있더라고요. 

◆ 정상원: 별미는 별미고, 자주 먹을 수 있는 건 자주 먹을 수 있는 거고요. (웃음)

◇ 최형진: 사실 '팥빙수'로 불리는 빙수는 우리에게는 접근하기 쉬운 간식이잖아요? 

◆ 정상원: 네, 여름철에는 자주 먹으니까요. 

◇ 최형진: 예전에는 굉장히 귀했던 음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상원: 얼음이 없었으니까요. 얼음 때문에 비쌌는데요. 빙수가 역사적으로나 기원전 3천년 경부터 자료가 발견됩니다. 그때는 눈이나 얼음 같은 걸 과일즙이나 꿀하고 섞어서 먹었다고 하는데요. 알렉산드로 대왕 페르시아 점령할 때, 병사들한테 더위 식혀주기 위해서 산에서 만년설에다가 꿀 타서 먹었다고도 하고요. 

◇ 최형진: 굉장히 오래됐네요. 

◆ 정상원: 네, 로마의 카이사르는 알프스 올라가서 만년설에 우유를 타먹었대요. 달달하게 해서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서빙고 같은 얼음 저장하는 곳 있잖아요. 거기서 관료들한테 얼음 주면 갈아서 과일하고 섞어서 먹은 게 시작이라고 합니다. 

◇ 최형진: 예전에는 얼음이 없어서 비싼 음식이었을 텐데, 요즘 빙수에 각종 재료가 올라가면서 서두에도 언급했지만, 엄청 고가의 빙수가 등장하기도 했어요.

◆ 정상원: 지금은 다양한 맛들을 찾는 욕구가 많아요. 그리고 유통과정도 다양하게 변하면서 소규모로 재배해서 유통되는 과일들도 많다보니까 이런 유행이 생기는 것 같은데요. 과거에는 제 기억으로 빙수 전문점들이 있었습니다. 젊은 분들이 다니는, 요거트 빙수, 초코 빙수, 젤리나 과일 같은 토핑을 올려서 나만의 빙수 주문해서 먹는 게 유행이었는데요. 요즘에는 매년 고가의 과일 한 가지를 가지고 유행하는 고급 빙수, 수십만 원짜리 샴페인 넣어서 만든 샴페인 빙수도 한때 유행 했었고요. 애플망고는 매년. 

◇ 최형진: 샴페인 빙수가 있어요?

◆ 정상원: 유명한 샴페인 제품명을 붙여가지고요. 그 빙수도 10만 원 넘어갑니다. 샴페인 자체가 비싸니까요. 

◇ 최형진: 셰프님, 9만 8천 원에 달하는, 혹은 그 이상의 빙수 돈 주고 사드실 의향이 있으세요?

◆ 정상원: 경험을 위해서 종종 먹긴 하는데요.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가격이긴 한데, 다양한 맛들을 찾는 게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 최형진: 아무래도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까 물론 다양한 음식을 드시는 게 당연하길 거고, 새로 나오는 음식도 많이 드셔보실 것 같은데요. 열대 과일이 올라간 호텔 빙수도 드셔보셨나요?

◆ 정상원: 매년 유행하는 것들 찾아서 먹긴 하는데요. 과일빙수 간식으로 먹기도 하고, 저는 요리 만들면서 디저트 쪽, 여름에 아이스크림 좋으니까요. 프랑스 아이스크림 소르베도 있고요. 이탈리아는 쫄깃쫄깃한 젤라또 있잖아요. 많이 만들어봤는데요. 옥수수 젤라또도 인기가 있었고 수박 소르베, 하다가 굴 가지고 소르베를 만든 경우도 있고요. 

◇ 최형진: 굴이요? 맛이 괜찮나요?

◆ 정상원: 여름 바다맛... 자세한 맛은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 최형진: 알겠습니다. 지금 얘기를 하는 과일을 보면 빙수가 아니더라도 과일 가격만 해도 굉장히 비싸잖아요. 우리나라에서 비싼 과일하면 임금님 진상품이었던 무등산 수박도 있고요. 지금 고가에 팔리고 있는데요. 이런 과일은 맛이 특별하게 다릅니까?

◆ 정상원: 지역마다 맛도 다르게 재배가 되고요. 작년부터는 국산 열대과일도 굉장히 많이 눈에 띄는 것 같아요. 애플망고는 제주도에서만 재배가 됐었는데, 요즘은 내륙에서 재배되는 열대과일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라도 쪽 같은 경우, 황토흙이 유명하잖아요. 그러다보니까 비옥한 땅에서 양질의 과일들도 나오고 있고요. 영광에는 청망고, 올해 굉장히 히트를 쳤습니다. 맛도 굉장히 좋고요. 초록색 망고. 해남도 애플망고, 부여나 장성 같은 데도 레드향 등 열대과일 많이 나고 있고요. 영암에서 나는 무화과 굉장히 맛있더라고요. 그린 무화과, 청무화과인데요. 유럽에서 무화과 보통 빨간색 많이 생각하시는데요. 포르투갈이나 더운 데 가면 무화과 블랑이라고 해서 청무화과들이 있어요. 굉장히 신선하고 너무 달지 않으면서 정말 여름과일의 최고의 맛을 보여주는데, 영암의 무화과 정말 맛있더라고요. 

◇ 최형진: 잘 못 먹고 사나 봐요. 제가. 하하

◆ 정상원: 요즘에 그래서 밤에 여름과일들 가지고 매일 품평회를 열고 있습니다. 

◇ 최형진: 같은 음식이라도 이렇게 들어가는 식재료에 따라 가격이 엄청나게 차이나기도 합니다. 이런 식재료 좀 소개 좀 해주세요. 

◆ 정상원: 많이 알려진 걸로 삼대진미하면, 캐비어, 송로버섯, 푸아그라, 이렇게 꼽는데요. 아마 바다, 땅, 하늘에서 나는 최고의 재료들을 뽑은 것 같아요. 캐비어는 철갑상어알, 바다의 블랙다이아몬드라고 부르는데, 사실 철갑상어 바다에서 안 삽니다. 민물고기고요. 상어도 아니에요. 그런데 철갑상어알, 캐비어 고가의 식재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 최형진: 어떤 맛나나요?

◆ 정상원: 짭조름한 맛도 굉장히 괜찮고요. 스르르 입에서 사라지는 쉘이 굉장히 부드러워서 녹아들어가는 식감이 또 좋습니다. 최형진 아나운서, 바다는 그렇다 치고 하늘의 대왕은 어떤 동물이라고 생각하세요?

◇ 최형진: 독수리?

◆ 정상원: 독수리는 천연기념물이라서 드시면 안 되고요. 요리에 있어서 하늘의 제왕은 거위로 칩니다. 거위 간, 푸아그라. 특유의 기름진 식감, 고소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고요. 땅에서 나는 최고의 재료는 송로버섯. 한국에서는 송이버섯이 좋잖아요. 유럽, 서양에서는 송로버섯, 트러플이라고 부르는데, 땅 속 깊은 곳에서 자라서 채취가 굉장히 힘들어요. 암퇘지의 페로몬 향이 나서 수퇘지를 가지고 땅을 파게 해서 채취하는데요. 요즘은 수퇘지로 트러플을 채취하면 다 먹어버려서 개를 훈련시켜서 채취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우리나라도 귀한 음식은 진상품이 되곤 했잖아요, 외국에서도 그렇게 왕의 식탁에 오른다거나 그런 특별한 식재료가 있습니까?

◆ 정상원: 예전부터 특별한 재료들 중에서는 아무래도 향신료들이죠. 굉장히 고가의 향신료들이 왕의 식탁에 많이 올라갔었는데요. 대표적으로 샤프란, 금보다 비싸다고 하죠. 

◇ 최형진: 분홍빛 나는 거 아니에요?

◆ 정상원: 맞아요. 물에 타면 노란색으로 변하는데요. 특별한 향도 있고, 붓꽃의 술을 채취해서 말려서 만들기 때문에 소량밖에 재배가 안 돼요. 그래서 굉장히 고가의 향신료가 됩니다. 소금 같은 경우도, 과거에는 이름 자체가 작은 금이잖아요. 지금이야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예전에는 소금도 굉장히 고가의 향신료로 들어 갔었고요. 염장류, 우리는 김치 같은 채소를 염장해서 많이 먹는데, 유럽은 햄이나 소시지 많이 만들잖아요. 대서양에서는 소금이 날 거고요. 내륙 쪽에서는 고기를 기를 텐데요. 소금을 상식적으로 내륙으로 가져와서 햄을 만드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실제로 햄공장들은 다 대서양가에 있어요. 예전에는 소금을 다른 지역으로 가져가면 엄청나게 비싼 관세를 붙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대서양 쪽에 가면 햄공장이 많아요. 소금도 고가의 식재료였습니다. 

◇ 최형진: 마지막으로 애청자 분께 점심메뉴 추천해주시죠. 

◆ 정상원: 여름이 마지막으로 지나가고 있으니까 매콤한 냉면 어떨까 싶습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상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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