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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인용한 프리드먼 책 읽어보니 '부정식품' 얘기 없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8-04 10:29  | 조회 : 1236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8월 4일 (수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선정수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정식품' 발언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윤 전 총장은 3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의 '진의'에 대해 해명하면서 "좀 어이없는 얘기"라며 "인터뷰에서 프리드먼의 책에 대해 물었기 때문에 검찰 수사권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 당시 책을 인용해서 논리를 제공받았다는 얘기"라고 얘기했는데요. 이것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하네요. 더더뉴스에서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선정수 기자, 안녕하십니까?

◆ 선정수 기자(이하 선정수):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어제 우리 프로그램에 국민의힘 이영 의원 나와서 재차 해명했고 윤 전 총장도 직접 해명을 했어요. 그런데도 뭔가 사실과 다른 게 있다고요?

◆ 선정수: 네. 윤 전 총장 측은 밀턴 프리드먼의 책을 인용해서 수사권 남용을 제어했다, 이런 뉘앙스로 해명을 하고 있는데요. 윤 전 총장이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는지 궁금해서 인터뷰 원문부터 살펴봤습니다.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세계대전 전후의 미국의 담세율 증가 추이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윤 전 총장은 “2차 대전 끝나고는 한 40%까지 올라갔고 미국에서 담세율이 30% 넘어가면 이건 사회주의라고 얘기할 정돈데, 아마 소련하고 또 전쟁도 하면서 또 전쟁에 투입된 사람들에 대해서 뭔가 케어를 해줘야 되고 또 전쟁 후에는 공산체제와 체제 경쟁을 해야 되기 때문에 아이젠하워 시절에도 공화당이지만 담세율이 굉장히 올라갔다 이거예요”, 라고 말했습니다. 세계대전에서 미국과 소련이 싸웠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요. 미국과 소련은 전쟁을 벌인 적이 없죠.

◇ 황보선: 말 실수였거나 맥락을 좀 생략한 것 아닐까요? 초등학생도 아는 세계사 이야기인데요. 

◆ 선정수: 네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래도 일국의 정치 지도자를 하겠다고 나오신 분이 정확하게 말씀을 전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황보선: 부정식품 논란과 관련된 이야기 해보죠. 윤 전 총장과 어제 출연했던 이영 의원
모두 프리드먼의 책을 인용했다고 했어요. 직접 확인해 봤다면서요.

◆ 선정수: 네, 그저께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책을 구입해서 샅샅이 살펴봤습니다. 윤 전 총장은 부친이 권유한 책이라면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이라고 검찰총장 인사 청문회 할 때부터 강조를 했던 바로 그 책입니다. 그런데 400쪽이 좀 넘는 분량인데요. 윤 총장이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면서 설명했던 ‘부정식품 단속’과 관련한 내용은 단 한 줄도 없었습니다. 프리드먼은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자유주의 경제학자입니다. <선택할 자유> 책은 70년대 미국의 PBS 방송국에서 시리즈로 제작했던 동명의 경제 토론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집필된 것입니다. 혹시 해서 방영됐던 동영상 프로그램도 확인해 봤는데 역시나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황보선: 본인은 책 내용을 인용한 것이라고 수 차례 얘기했단 말이죠. 

◆ 선정수: 어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은 만나 재차 논란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여기서도 윤 전 총장은 “책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미국에서도 행정적으로 단속하는 부정식품을 정하는 기준, 이를 테면 '대장균이 얼마나 있으면 부정식품'이라는 것을 정할 때, 그걸 너무 과도하게 정해 놓으면 국민들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도 햄버거 파는 기업에서 과도한 기준을 지키려(고 하다가) 단가가 올라가서 저소득층에서 훨씬 싸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제한한다, 그래서 만약 그런 기준을 가지고 행정단속을 하고 나아가서 형사 처벌까지 하는 것은 좀 과도하다는 얘기를 제가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황보선: 최초 발언이 지난달 19일 매일경제 인터뷰였어요. 질문 내용이 <선택할 자유> 저서를 통해 배운 자유 경쟁 시장의 철학이 지금 시대에도 맞는 것 같은지였단 말이죠.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부정식품 논란과 관련된 얘기가 나왔고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어땠습니까?

◆ 선정수: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습니다. 프리드먼의 책을 인용해 보고서를 만들어 가벌성이 없는 단속은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강조해서 공권력 발동을 제어했다는 뉘앙스로만 답했습니다.
다만 프리드먼은 정부의 개입 특히 세금과 규제에 대해 극단적인 거부감을 드러냅니다. 프리드먼은 "당분간은 자동차의 좌석 벨트를 맬 것인가 아닌가를 선택할 자유는 있을지라도 의자에 벨트가 없는 자동차를 살 수 있는 자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규제에 대해 알러지 반응을 나타냅니다. 이 분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가 50년 전인 1960년~1970년대란 말이죠. 당시 상황은 대공황 극복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극대화된 이후 시점이었기 때문에 작은 정부와 시장 기능을 강조하는 자유주의 사상이 득세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기본적인 규제마저 불필요하다는 접근은 현 상황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죠.

◇ 황보선: 규제완화를 주장하다가 다른 노벨상 경제학자에게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면서요.

◆ 선정수: 2008년 신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이 2007년 5월 21일 뉴욕타임스에 '먹는 것의 공포(Fear od Eating)' 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는데요. 당시 미국에선 식품 오염 사건이 빈발해 식재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식품의약품 규제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시기였습니다. 크루그먼은 "먹는 것에 대한 새로운 두려움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나는 밀턴 프리드먼을 비판한다"고 적었습니다. 밀턴 프리드먼이 식품 의약품 규제 무용론을 꾸준히 주장했기 때문인데요. 크루그먼은 "OK, 나는 프리드먼이 오염된 상추와 독소를 지닌 땅콩버터를 직접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정부의 규제가 필요한 심각한 상황마저 인정하지 않는 '대장균 보수집단'을 합법화함으로써 우리의 식품 안전을 저해했다“고 비판했습니다.

◇ 황보선: 이영 의원은 프리드먼이 책임지라고 했어요. 뭘 책임져야 할까요?

◆ 선정수: 글쎄요. 프리드먼은 2006년 작고하셨기 때문에 뭘 책임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선택할 자유>라는 책에는 들어있지도 않는 내용을 책에 다 나와 있다고 말하는 건 사실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의도했든 의도치 않은 실수였든 정치인은 자신의 입으로 나가는 말의 무게를 깨달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랜 세월 검사로, 검찰 간부로 재직하면서 정확히 말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하지 않은 발언으로 계속 논란을 빚으면 결국 유권자들은 신뢰를 거두게 될 테니까요.

◇ 황보선: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선정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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