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경제적 실패..금융복지로 해결해줘야(박정만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센터장)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전진영 PD

■ 방송일 : 2021년 7월 28일 (수요일)

■ 대담 : 박정만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경제적 실패..금융복지로 해결해줘야

◇ 전진영 PD(이하 전진영)>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민생경제 불안과 기록적인 가계부채의 증가는 이러한 기본권마져 앗아갔는데요, 이러한 가계의 경제적 문제를 금융정책이 아닌, '복지'적인 해법으로 접근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인데요, 오늘 이 시간 이 센터를 이끌고 있는 박정만 센터장과 함께 합니다. 센터장님 어서 오세요.

◆ 박정만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센터장(이하 박정만)>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있다는 건 사실 처음 알았습니다. 일단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박정만> 네, 저희 센터는 가계부채 비상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 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재무상담과 교육을 통해 가계부채가 악성화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고요, 두 번째, 빚을 갚을 수 없는 한계에 다다른 시민에게 개인파산이나 회생을 지원하여 부채의 악순환에서 해방을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빚을 빚으로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주거나 일자리 등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런데 '금융'과 '복지'가 어떤 지점에서 연결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센터에서 하시는 '금융복지' 라는 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 박정만> 우선은 지난 8년 동안 저희 센터로 약 41,600명의 서울시민이 찾아주셨고요, 그 중에서 더 이상 갚을 수 없는 한계에 다다른 시민 8,130명의 악성부채 2조 406억 원이 법률적으로 면책되었습니다. 서울지역 개인파산자 중 10명 중 1명은 저희 센터 사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 여기서 부터가 중요한데요, 예를 들어 주거조건이 열악하거나 취업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빚을 상환유예나, 파산을 통해 급한 불을 끈다한들 또 다시 빚을 지겠지요? 실제로 8년 동안 저희 센터를 찾아주신 시민 분들의 채무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월세 때문에, 집세 때문에, 또 실직하거나 일자리가 없어서, 생계비 때문에 생긴 빚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빚 문제 해결과 동시에 또는 사후에 임대주택이나 일자리연계 등 활용가능 한 복지자원을 연결해서 빚을 빚으로 갚는 악순환에서 실질적으로 벗어나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융복지인 것이지요.

◇ 전진영> 뉴스를 통해서 가계부채 상황이 심각하다, 심각하다.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습니다만, 센터를 운영하시는 입장에서는 또 다르게 다가오실 것 같은데요, 서울시민의 가계부채 상황. 얼마나 심각한가요?

◆ 박정만> 가계부채 문제는 비단 서울만의 문제라고 보긴 어렵고요, 가계부채가 국민경제에 주는 영향을 쉽게 설명 드리면 이렇습니다. 우선 가계부채 규모가 1,765조 원을 넘었습니다. 3,000만 원짜리 고급승용차를 전 국민에게 보급해도 돈이 남는 규모입니다. 그럼 이게 무슨 문제이냐. 우리가 돈의 흐름을 볼 때, 일을 해서 소득이 발생하면, 그걸 써서 소비가 활성화되고, 소비가 활성화되면 기업들이 생산을 하고, 또 그것이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선순환 경제구조이죠. 그런데 일을 해서 벌어들인 소득이 소비로 이어져야 하는 구간에 동맥경화처럼 꽉 막혀있습니다. 바로 이자를 포함한 어마어마한 금융비용 때문이지요. 돈을 벌어도 쓰지 않습니다. 아니, 쓸 수가 없습니다. 얼마 전 기사에도 나왔는데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한 부부가 소득의 3분의 1이상을 빚 갚는데 씁니다. 사람들이 자아실현을 위해 노동을 하는 게 아니라 갚아야만 하는 빚 때문에 사실상 노동이 강제되는 효과가 발생하지요. 또 소비가 위축되니 기업의 생산과 고용도 떨어집니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결국 저성장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경제현상도 나타납니다. 저희 센터 현장에서도 일자리를 연계하려해도 일자리가 없어 참으로 안타까운 사례도 많습니다.

◇ 전진영> 건강하고 안정된 금융권에서 돈을 빌린다면 문제가 없겠습니다만, 문제는 불법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분들도 많다는 거겠죠?

◆ 박정만> 많은 분들이 독버섯과 같은 불법 대부업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십니다. 물론 저희도 기본적으로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 현장경험에 비추어 보면, 독촉과 추심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 자존감 상실, 이런 문제들은 불법과 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특히나, 지금까지 잘 살아오셨던 분들이 코로나와 같은 경제적 위기를 맞고 경험해보지 않은 독촉과 추심 앞에 서면 상당한 두려움을 느끼십니다. 지금까지 얘기가 다소 딱딱하니까 제 개인적인 얘기를 말씀드리면, 저도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변호사 하다가 휴업신고 하고 이곳 공공기관인 센터에서 근무를 하니까 10년 가까이 이용해왔던 은행이 마이너스 연장이 안 된다고 하면서 한, 두 달 안에 일시상환을 요구한 것이죠. 그 때 참 정말 답답하고 막막했는데요, 제 개인적인 경험이긴 합니다만 이런 갑작스런 위기상황은 합법, 불법을 불문하고 우리 시민들의 정신 줄을 놓게 만들고, 자존감을 상실시킨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전진영> 센터를 찾는 많은 분들을 만나보셨을 텐데요,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으시다면.

◆ 박정만> 다양한 사례가 많다보니 어느 하나를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서울 안에 저희 센터가 14개가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서울금융복지’ 이렇게 찾으셔서 홈페이지에 접속하시고, 다양한 상담후기를 읽어보시면, 빚 문제를 극복하신 분들이 어떻게 다시시작을 하게 되었는지 많은 사례를 직접 확인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 전진영> 제가 센터장님 다른 인터뷰 기사를 보니까, 금융복지상담센터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는 내용을 봤습니다. 이렇게 나라에서 빚을 갚아준다고 하면 내 돈으로 빚 갚는 나는 뭐냐, 그러면 나도 내 빚 안 갚아도 되는 거 아니냐, 라는 댓글들이 있다고 하던데요.

◆ 박정만> 맞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오해하실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다만, 이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면, 첫째, 저희 센터는 대출상품이나, 대출상담이 없습니다. 빚을 대신 갚을 수 있도록 또 돈을 빌려 주는 것으로 오인하실 필요가 전혀 없고요, 또 그런 분들이 전화주시면 저희도 곤란합니다. 둘째, 안 갚는 사람이 아닌 갚을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시민, 못 갚는 시민에게 앞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셋째, 누구나 실패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왕 헨리포드도, 허쉬초콜렛 사장 밀튼 허쉬도, 디즈니 영화로 유명한 월트 디즈니도 모두 개인파산을 겪고 성공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사례가 없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자본주의는 실패의 양분을 먹고 꽃을 피웁니다. 경제적 실패자가 어려움을 딛고 ‘다시시작’할 수 있도록 우리사회가 보듬고 안아 줄 때 우리사회도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금융복지인 것이고요, 이런 측면에서 이해해주시고,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전진영> 앞으로 2주에 한번씩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와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이 시간을 앞으로 어떻게 채워주실지,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 박정만>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빚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 저희 현장 상담관이 실제 사례와 함께 명쾌하게 제시해드릴 예정입니다. 유튜브에 출연해서 조회수 15만 회를 기록하기도 한 상담관인데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전진영>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정만>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박정만 센터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