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40도 찜통더위, 대체 언제까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7-20 11:22  | 조회 : 2694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7월 20일 (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장마철이라는데 연일 폭염 특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차례씩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데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런 폭염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100년만의 무더위가 찾아와 최고기온이 49도를 넘겼다고 합니다. 지구가 정말 타들어가고 있는 걸까요? 이런 폭염, 왜 생기는 건지 언제까지 계속될지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의 이명인 센터장 연결해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명인 센터장(이하 이명인):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2018년도 엄청난 더위였습니다만, 올해가 그 때보다 더 더운 것 같아요, 기분 탓입니까? 정말 기온이 더 오른 겁니까?

◆ 이명인: 2018년에 우리가 굉장히 고통을 많이 겪어서 아직까지는 저희가 그때 트라우마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7월 말까지는 가봐야 되겠지만, 2018년 그때는 폭염일수가 전국기준으로 7월 전체 15일을 넘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7월 하순으로 접어들고 있는데, 전국 기준으로 2일 정도입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이번 예보를 보면 이런 말들이 나와요. 40도까지 오르는 지역도 있다, 사실입니까?

◆ 이명인: 40도라는 게 상징하는 게 있습니다. 2018년 홍천에서 40도 넘는 기록이 한 번 나왔죠. 저희가 한반도에서 관측을 시작한 120년 동안 가장 높은 온도가 그때 찍혔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록 같은 것들이 당분간 깨지기는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두 가지 말씀을 드리면 하나는 지구기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앞으로도 나올 수 있는 기온이다, 또 한 가지 드릴 말씀은 이게 관측소에서 나온 기온이거든요. 한 낮에 도심에서 걷다보면 여러 가지 복사열까지 고려를 하게 되면 이미 청취자들께서는 40도 이상 넘는 기온을 한 번씩은 이미 다 겪어보셨던 매우 극심한 기온이라고 보면 되실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이제 7월 중순 지났습니다. 폭염은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도 있어요. 가끔 낮에 밖에 서 있으면 ‘우리나라 사막이다’, 이런 이야기가 절로 나오는데요. 지금보다 더 더워질 수도 있는 겁니까? 

◆ 이명인: 사막 같으신 느낌이 드실 거예요. 저희가 7월 초에 지난주부터 겪었던 폭염은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저희가 굉장히 따가운 폭염이었거든요.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가지 겪을 수 있는 폭염들은 소위 얘기하면 후덥지근한 무더운 물더위 같은 겁니다. 그래서 아직은 습도가 높지 않은데, 습도까지 올라가게 되면 폭염과 열대야가 번갈아 가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덥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최형진: 올해 좀 특징적인 게 비가 오지 않는 것도 아니거든요. 쏟아진다고 할 정도로 폭우가 내리는데도 비가 그친 후에도 크게 시원해지지 않습니다. 비가 오면 그나마 시원해져야 하잖아요, 이건 왜 이러는 건가요?

◆ 이명인: 일단은 장마가 지각 장마였고요. 7월 11일 정도에 장마가 끝나면서 일단 저희 한반도에 충분히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보통은 저희가 300mm 이상 장마기간에 강수를 보고 있는데 200mm이 안 되게 내렸으니까요. 아시다시피 저희가 사막에 있는 거하고 호숫가에 있는 거하고는 온도 차이가 많이 나지 않습니까. 그래서 토양이 바짝 말라있는 상태라 상대적으로, 비가 오더라도 충분히 그걸 식히지 못하고요. 대부분 장맛비가 아니라 소나기 비로 오후에 한나절 내리고 말기 때문에 땅이 충분히 적셔지지 않기 때문에 온도가 올라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올해 이런 폭염의 이유로 열돔현상이 지목되는데, 열돔현상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건가요?

◆ 이명인: 열돔현상이라는 거에 관심이 상당히 많으신 것 같아요. 영어 힛돔(Heat Dome)이라는 표현을 저희가 번역을 한 건데요. 돔 야구장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아요. 돔 야구장이 뜨거운 공기로 가득 차있다, 상층에 뚜껑이 있게 되면 하층에서 아무리 공기를 데워도 배류가 일어나면서 더운 공기는 가볍게 되니까 상층으로 올라가면서 주위랑 혼합이 되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뚜껑에 의해서 올라가지 못하니까 계속 멈춰있고 가둬져 있습니다. 계속 일사량이 증가하면서 기온이 치솟는 그런 현상을 열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최형진: 그 뚜껑은 안 열립니까? 

◆ 이명인: 뚜껑이 사실 대기라는 게 경계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상층에 뚜껑이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고, 소위 얘기하는 상층 정체고기압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도 있고요. 여긴 여러 가지 원인들이나 이유들이 있는데요. 주기적으로 생겼다 없어지고 이런 것들이 가능합니다. 

◇ 최형진: 어제 찜통 속에서도 엄청난 폭우가 내렸는데, 우리나라도 스콜입니까?

◆ 이명인: 이게 지난주 초하고 주말에 겪었던 날씨하고 미묘한 차이를 느꼈을 청취자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을 받아서 조금 더 뜨거운 폭염기준을 맞췄는데, 지난주 초반에는 상층에 고기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름이 없고 소위 말하는 열돔현상 같이 강한 폭염이 발생했는데, 주 후반으로 가면서 그 상층고기압 세력이 약화됐습니다. 약화되면서 상층에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면서 상하층 간의 온도차이가 커지면서 저희가 소위 얘기하는 대륙 불안정이라고 하는 비구름대, 소나기들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 조건을 만들었습니다. 

◇ 최형진: 최근 캐나다에서도 49도가 넘는 폭염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가봐요?

◆ 이명인: 열돔이라는 게 방송사에서 처음 제안한 말인데, 기상학에서는 사실 상층의 정체고기압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소위 블로킹이라고 하는 현상인데요. 이건 사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블로킹들을 간간히 나타나면서 날씨가 일주일 이상 같은 날씨가 지속되는 현상들을 블로킹 현상이라고 합니다. 이게 이슈가 되는 건 블로킹 현상이 생겼을 때, 온도가 얼마까지 올라갈 수 있냐는 건데요. 예전에 겪었던 온도보다 블로킹 현상이 생겼을 때 데스밸리가 54도 이상 올라가거나 캐나다에서는 49도 이상 올라갔다거나, 저희가 이제까지는 안 겪어본 온도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강도 차원에서 굉장히 이례적이고 이런 면에서 학자들이 모두 기후변화가 아니라면 천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우연이 아니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럼 앞으로도 이런 열돔현상은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는 걸까요?

◆ 이명인: 사실 이런 현상을 지금 탐지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이 많은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과거에 비해서 열돔현상 발생이 더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안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열돔현상이 잦아질 거라고 얘기하는 기관에는 상층의 제트기류가 약해질 거라는 가정이 있거든요. 상층 열대기류, 제트기류가 약해지는 이유는 사실은 지구온난화 때문에 북극의 얼음이 녹게 되면 그 쪽의 기온이 더 많이 올라가게 되고, 그렇다면 저위도와 북극지방의 온도차가 줄어들기 때문에 제트기류가 약화된다, 이런 가설인데, 아직까지는 이런 것들이 충분히 자료에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 최형진: 이번 주면 장마철도 끝이라고 하는데, 지난해에 워낙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올해는 비가 적게 온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장마가 짧게 지나가는 것도 같은데, 이것도 열돔현상이나 폭염과 관련이 있습니까?

◆ 이명인: 사실 청취자들 생각하시기에 2018년에 폭염이 있었고요. 2019년 가면서 태풍이 연속해서 한반도에 내습했고, 2020년에는 역대 최장 장마가 왔었거든요. 그러니까 저희가 연상 가능한 자연재해들이 거의 백화점 식으로 최근에 집중되는 특징들이 있어서 그런 기억이 상당히 강하실 겁니다. 과거에도 장마의 시작과 종료가 불규칙해졌습니다. 최근에 20년 정도 자료를 보면요, 올해 지각 장마가 많이 이슈가 됐지만, 사실은 1982년이나 92년에도 오래 전에도 장마가 7월 9-10일에 시작한 적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갈수록 불규칙해지고 있는데, 주목하는 건 그때 내리는 강수나 그게 끝나고 찾아오는 폭염의 정도가 갑자기 있는 기상특보 중에서도 폭염주의보가 있고, 경보 수준이 있는데, 장마 끝나자마자 35도 넘어가는 폭염경보가 왔다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고요. 그러면서 상당히 계절의 진행이 빨라졌다는 것들이 우려할 만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그럼 궁금한 건 딱 하나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이거 폭염 언제 끝납니까? 언제까지 버텨야 됩니까?

◆ 이명인: 상당히 더 고생을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기상청 예측이나 저희 자체 예측을 봐도 7월 하순과 8월 초순이 계절적으로도 폭염이 가장 극성기라고 얘기하는 기간에 접어들게 되어 있고요. 그때는 저희가 태풍을 기다려보긴 하지만, 태풍자체도 과거의 기록들을 보면, 열기와 습기를 올려다주기 때문에 오히려 폭염과 열대야가 더 심한 경험들이 있거든요. 

◇ 최형진: 태풍이 와도요?

◆ 이명인: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당장에는 저희가 최근 며칠은 소강상태에 있지만 다시 폭염이 심해질 거라는 전망이 있고요. 이런 차원에서는 여러 가지 폭염이 장기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온열질환자 대비도 해야 되겠지만, 길어지면 전기수급이나 정전 같은 것들이 발생할 수 있고요. 농·축산업이나 수산업, 양식장 피해들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최악의 시나리오들을 상정하고 대비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앞으로 폭염은 조금 길어질 것이라는 말씀이셨는데요. 최근 같은 타는 듯한 폭염과 쏟아지는 폭우가 반복되는 극단적인 날씨가 한동안은 계속될까요? 

◆ 이명인: 네, 일단은 저희가 일주일 이상은 폭염경보 급에 해당하는 강한 무더위가 올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고요. 그거 넘어서 8월 초순 중순 가면서 살살 열대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이 약화될 때, 8월 초를 정점으로 해서 넘어갈 때쯤에 아시아태평양에서 오는 태풍들이 얼마나 자주 오는가에 따라서 가변적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 최형진: 그럼 서울을 기준으로 낮 기온 대략 몇 도 정도 될까요?

◆ 이명인: 저희가 이번 주 기상청 예측을 보면 35~36도까지도 보고 있거든요. 한낮의 최고기온이요. 그리고 밤에 열대야 예보도 있고요. 하나 더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빌딩 사이의 보행자가 느끼는 콘크리트나 아스팔트에서의 온도, 복사열까지 하면 체감으로 하시는 건 40도 근처까지 실제로 갈 겁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에 상당히 경계하시고요. 가급적이면 폭염 경보가 있을 때는 1~5시 사이에는 온도가 가장 올라갈 수 있으니까 외출을 자제하시는 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얘기고요. 외출을 하시더라도 생수나 이런 것들을 가지고 다니시면서 물을 많이 드시길 바랍니다. 

◇ 최형진: 폭염 전문가시잖아요? 센터장님 여름 나는 방법 같은 거 있습니까?

◆ 이명인: 여름 나는 방법은 제가 생각하기엔 아까도 기분 탓이라는 얘기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더위라는 게 앞으로 무더위가 일상화 됩니다.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내년도 그렇고, 폭염이라는 것도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이런 것들 때문에 굉장히 스트레스나 이런 것보다는 어차피 더운 거 무더위라는 것들이 앞으로 일상화 될 확률이 기후변화 때문에 많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좀 더 받아들이시고 좀 익숙해지는 루틴을 만드시는 게 무더운 여름을 이겨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명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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