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지금 어디십니까” “바다 위....” 22년 꽃게잡이 선장이 처음 겪는 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5-17 12:56  | 조회 : 2958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5월 17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김영서 선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봄철 꽃게의 전국 산지인 진도에 요즘 알이 꽉 찬 꽃게로 풍어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봄 꽃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시기는 4월 하순에서 5월 초라고 하는데, 그 이전부터 지금까지도 꽃게 풍어가 계속되고 있다는데요. 진도에서 22년 동안 꽃게잡이를 하셨다는 김영서 선장님 전화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선장님 안녕하세요? 

◆ 김영서 선장(이하 김영서):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지금 어디십니까?

◆ 김영서: 지금 바다입니다.

◇ 최형진: 지금 꽃게 잡고 계세요?

◆ 김영서: 네, 지금 꽃게 잡고 있어요.

◇ 최형진: 지금 많이 잡힙니까?

◆ 김영서: 네, 생각보다는 올해 양이 괜찮네요.

◇ 최형진: 꽃게 잡으면서 전화를 하시는 거죠?

◆ 김영서: 네.

◇ 최형진: 몇 분 정도 배 위에 계십니까?

◆ 김영서: 저를 포함해서 9명 있습니다.

◇ 최형진: 많이 계시는군요.

◆ 김영서: 게 발을 잘라야하고 이러기 때문에 사람이 적으면 안 돼요. 그리고 꽃게는 그때그때 발을 절단해줘야 꽃게가 서로 물고 다리가 안 떨어져서 완전하고 좋은 상품이 되죠. 

◇ 최형진: 선장님, 죄송합니다만 지금 전화연결하시는 게 농땡이 부리시는 것 아닙니까? 하하

◆ 김영서: 아닙니다. (웃음)

◇ 최형진: 올해 꽃게가 엄청나게 풍어라고요?

◆ 김영서: 그렇죠. 지금 몇 십 년 만에 처음이라고 봐야죠. 이렇게 봄 꽃게가 많이 나는 것은요. 

◇ 최형진: 지금 배 위에 9분 계시다고 하셨잖아요? 원래도 그 정도 인력이 투입됩니까? 어느 정도 인력이 투입됩니까?

◆ 김영서: 7~8명이라도 충분해요. 그런데 올해는 꽃게 양이 좀 많기 때문에 발을 빨리빨리 절단해줘야 완전한 상품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발을 빨리 자르려고 사람이 한두 명 더 많습니다.

◇ 최형진: 저번에 저희 라디오에서 심마니, 약초 캐시는 분들이 산삼을 발견하면 ‘심봤다’라고 외치는데, 선장님 같은 경우 꽃게가 많이 잡히면 외치는 구호 같은 게 있습니까?

◆ 김영서: 그렇죠. 통발을 올리다보면 꽃게가 딱 들어있잖아요. 한 마리든 세네 마리, 다섯 마리 정도 들었으면 ‘꽃게다!’ 이러고 소리 지르면서 조업을 하죠.

◇ 최형진: 요즘은 한번 바다에 나가면 얼마나 잡힙니까?

◆ 김영서: 보자, 하루에 보통 10가구에서 20가구, 많게는 25~30가구까지 잡는 사람도 있고요. 한 가구에 보통 30~50kg 됩니다. 평균 40kg 보면 됩니다. 

◇ 최형진: 지금 진도에서 꽃게 잡으신 지 22년 되셨잖아요? 

◆ 김영서: 네.

◇ 최형진: 이렇게 많이 잡힌 적이 없었습니까?

◆ 김영서: 그렇죠. 올해 처음이라고 봐야죠. 이렇게 알이 꽉 찬 꽃게로 아주 상품 가치도 충분하고 씨알도 굵은 것은 올해 처음 이렇게 많이 났다고 봐야죠.

◇ 최형진: 지역에서 꽃게 같이 잡으시는 분들도 좋아하시죠?

◆ 김영서: 그렇죠. 아주 양이 많기 때문에 웃을 수밖에 없죠.

◇ 최형진: 목소리에서 기쁨이 묻어나오는데요. 선장님, 지금 서울은 비가 오는데 진도 날씨는 어떻습니까?

◆ 김영서: 진도에는 그제 밤부터 비가 많이 왔어요. 어제까지 엄청 왔었는데, 지금은 바람은 서풍 불면서 비는 완전히 멎었어요.

◇ 최형진: 위험하지는 않으신 거고요?

◆ 김영서: 예, 괜찮고요. 바다 날씨는 0.5~1m 내외네요.

◇ 최형진: 주말에도 선장님께서 침을 맞았다고 들었는데요. 몸은 바빠도 꽃게 잡히는 것 보면 마음은 든든하시겠네요?

◆ 김영서: 그렇죠. 꽃게 올라오는 거 보면 아픈 게 어디 있어요. 그것도 다 일인데, 서로 웃으면서 우리 직원들하고 가족, 동료 하면서, 좋은 얘기하면서 웃고 음악 틀어가면서 재미있게 조업하죠. 육지에 들어가서 좀 아프고 이런 곳은 가서 침도 맞고 물리치료도 하고 그럽니다. 

◇ 최형진: 침 맞으면서도 기쁘시겠습니다.

◆ 김영서: 네, 그렇죠. 하하

◇ 최형진: 저희 애청자 분 중에서 ‘거기는 중국 어선들이 넘어와서 불법으로 꽃게 잡아가고 그러진 않나요?’라고 여쭤보셨거든요.

◆ 김영서: 그런 것은 없어요. 우리 지역에는 연안으로써, 진도 서망항을 기점으로 해서 약 2시간 거리, 많게는 3~4시간 거리니까 외국 배들이 오거나 그런 것은 없어요.

◇ 최형진: 한번 조업하실 때 몇 시간 정도 하십니까?

◆ 김영서: 한번 조업할 때 보통 아침에도 하고, 저녁에도 하고요. 꽃게는 작업시간이 딱 정해진 게 없어요. 일정 시간 좀 쉬었다가 또 하고, 선원들 휴식을 좀 취해주고 난 다음에 좀 풀렸겠다 싶으면 조업을 또 하고 그렇습니다.

◇ 최형진: 애청자 분께서 ‘선장님은 배멀미 안 하시죠?’라는 질문을 하셨는데요. 멀미는 안 하시죠?

◆ 김영서: 저는 처음에 배 탈 때, 1979년도에 동해안 대화패라는 곳에 오징어를 잡으러 갔었어요. 그때는 10·26 사건 때 나갔었는데요. 계엄령 선포로 인해서 육지로 들어왔어요. 그때 처음 배 탈 때 15일 동안은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 최형진: 심하셨군요.

◆ 김영서: 배가 육지에 들어간다고 해서 펄쩍펄쩍 뛰고 좋다고 했었는데, 아침 되니까 계엄령이 선포되어 있어도 바다에 조업하는 어선들은 각각 바다에서 조업해도 된다고 해서 다시 조업장에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좋았던 마음이 딱 사그라 들어서, 그 이후로 5일 정도 멀미를 더 했었어요. 한 15일 정도 지나니 괜찮더라고요.

◇ 최형진: 지금은 안하실 테고요.

◆ 김영서: 네.

◇ 최형진: 보통 봄꽃게는 4월 말에서 5월 초에 많이 잡힌다고 하던데, 올해는 4월 초부터 잡혔습니다. 왜 그런 겁니까?

◆ 김영서: 그러니까 이게 지금 약 13~14년 전부터 우리가 방류 사업을 했었어요. 꽃게 치어 방류요. 치어 방류를 했었는데, 진도군에서 100% 지원을 해서 그때부터 했는데요. 그 봄, 5월 말경에 방류를 했었는데, 그 해 가을에 방류한 곳 바로 옆에서 꽃게가 엄청 많이 나왔어요. 그래서 우리 군에서 쭉 조사를 해보고 나니까, 사실 방류하는 게 효과가 있냐고 몇 번 논의를 하셨고 조사도 해보고 하니까 그 전 해보다 양이 조금씩 느는 것을 확실히 느꼈거든요.  

◇ 최형진: 꽃게량이 더 는 거죠?

◆ 김영서: 네, 그래서 우리 어민들도 치어를 방류하는 게 어획량이 높아지는 거냐고 의문점을 가졌는데, 그 다음해에 한 번 더 방류를 했었어요. 그때는 어민들도 확실히 방류하니 효과가 있구나 해서 진도군에 의뢰를 하고, 또 진도군 수산업협동조합장님께 말씀을 드려서 꽃게 치어 방류를 해주십시오, 라고 해서 지금까지 꾸준하게 방류를 잘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진도에서 잡혀서 전국으로 꽃게가 나가잖아요. 전국 꽃게의 40에서 60프로가 진도 꽃게라고 하던데, 원래부터도 이렇게 꽃게가 많이 났습니까?

◆ 김영서: 그 전에는 원래 봄에 제천에서 꽃게 축제가 이뤄졌었거든요. 그런데 제천 꽃게 축제 꽃게가 진도에서 보낸 것으로 했었는데요. 진도에서도 약 10년 전부터 꽃게 축제를 만들었어요. 8월까지 꽃게 축제를 하고 나서 지금은 수산물 축제로 돌아갔습니다. 회장이 바뀌고 이러다 보니까요. 아무래도 꽃게를 방류하고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꽃게량도 점점 늘어나고 꽃게도 좀 빨리 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난 겨울에 바다 수온이 예년보다 높았죠. 

◇ 최형진: 수온이 좀 올라갔다고요?

◆ 김영서: 네, 그래서 아마 그 영향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지금 꽃게를 22년 동안 잡으셨잖아요. 진도 꽃게는 딱 보면 알 수 있습니까?

◆ 김영서: 그렇죠. 꽃게가 그 전에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을 했었는데, 지금은 국내에서 우리도 좋은 것 좀 먹자고 해서 일본으로 수출은 안 하고요. 국내에 많고요. 봄꽃게는 60~70%를 진도에서 다 생산한다고 보시면 되는 거죠.

◇ 최형진: 지금 한 애청자 분께서 ‘선장님, 말씀 참 잘하십니다. 꽃게 많이 잡힌다니까 저도 좋네요’ 라고 하셨고요. 많은 분들께서 만선에 대한 기쁨을 표해주고 계십니다. 기분 많이 좋으시죠?

◆ 김영서: 그렇죠. 즐겁습니다. 하하

◇ 최형진: 1kg에 몇 마리인지로 크기를 가늠하는데요. 한 마리에 1kg 가까운 대게 크기의 꽃게도 올라옵니까?

◆ 김영서: 그렇죠. 몇 년 전에 제가 잡아 본 최고는 1.2kg짜리를 한번 잡아봤습니다. 

◇ 최형진: 그 정도면 손바닥보다 큰 겁니까?

◆ 김영서: 그렇죠. 올해로 봐서는 1kg정도도 잡아보고요. 보통 1kg라고 하면 두 마리 정도가 1kg가 넘는다고 봐서요. 중자는 약 3~4마리 정도, 소자는 4~6마리, 이렇게 구분해서 판매를 합니다. 

◇ 최형진: 애청자 분께서 ‘꽃게 풍년 반가운 소식이네요. 오늘 같은 날에는 꽃게탕이 딱인데, 꽃게 맛있게 먹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라고 하셨는데요. 어떻게 하면 꽃게를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까?

◆ 김영서: 꽃게는 다양한 요리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간장게장도 할 수 있고요. 간장게장을 하면 간장에 여러 가지 비린내를 없애주는 향신료 등을 많이 가미해서, 저희 배우자는 이런 걸 많이 해서 주위 분들하고 나눠먹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첫째는 간장게장이라는 것은 간장이 어느 정도 잘 달여지고 조미를 잘하느냐, 간이 잘 맞느냐에 따라서 맛이 좌우되는 것이고요. 그 다음에는 소금에 절여서 24시간 정도 숙성시킨 다음 민물로 깨끗하게 씻어서 먹으면, 그런대로 또 괜찮고요. 양념게장도 있고요. 양념해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있고요. 식용유에 튀겨서도 먹고요. 특이한 것은 숯불에 구워서 먹으면 아주 꽃게의 진한 맛을 느낄 수가 있더라고요. 식용유에 튀겨서 술안주에도 좋아요. 통째로 튀겨요. 튀기면 술안주로도 좋고 딱이더라고요. 여러 가지 아주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어서 좋고, 탕 역시도 참 좋습니다. 대개는 우리가 꽃게탕이라고 하는데, 여러 가지 야채들을 넣고 장을 잘 만들어서 꽃게탕을 만들면 꽃게의 진맛을 느낄 수 있잖아요. 꽃게는 아주 다양하게 여러 가지로 요리할 수 있습니다. 

◇ 최형진: 꽃게는 뭘 해먹어도 맛있어요. 

◆ 김영서: 시원한 특유의 맛, 라면 등에도 꽃게 다리 넣어 놓고 국물 먹으면 아주 시원한 맛이 나잖아요. 꽃게가 너무 시원한 맛을 내는 정말 맛있는 해물이라고 봅니다.

◇ 최형진: 배 위에서 꽃게 넣어서 라면도 드십니까?

◆ 김영서: 그렇죠. 제가 그 전에 방송을 20여 차례 해봤어요.

◇ 최형진: 방송 많이 하셨군요.

◆ 김영서: 네, 그랬었는데 리포터, 피디님 등 방송관계자들 오셔서 그렇게 한 번씩 끓여주거나 여러 가지 요리를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잘 드시고요. 

◇ 최형진: 저희도 가도 됩니까? (웃음)

◆ 김영서: 제가 지금 바빠 가지고 그건 장담을 못하겠네요. 그리고 방송을 하게 되면 저희 통발협회 회장님이 계셔요. 그 회장님을 통해서 재료 선정해서 방송을 하면 안 되겠습니까?

◇ 최형진: 다음에 놀러가겠습니다. 

◆ 김영서: 그러세요. 놀러 오시면 집에서야 제가 얼마든 대접하고 할게요. 하하

◇ 최형진: 오늘 안전하게 꽃게잡이 하시고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영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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