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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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승부] [탐사취재]고위공직자 농지소유실태, 농민들이 쫓겨난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5-12 20:35  | 조회 : 1724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방송 : FM 94.5 (17:30~19:30)

방송일 : 2021512(수요일)

대담 : 윤현종 한국일보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탐사취재]고위공직자 농지소유실태, 농민들이 쫓겨난다

 

 

이동형 앵커(이하 이동형)> LH 사태로 공직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는데요. 이 와중에 한국일보가 고위공무원들의 농지 소유 실태를 조명하는 탐사 기획 기사를 시리즈로 내놓고 있습니다. 고위공직자들의 땅 투기로 적지 않은 농민들이 피해를 입은 사연, 취재 기자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일보 윤현종 기자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윤현종 한국일보 기자(이하 윤현종)> 안녕하세요.

 

이동형> , , 고위공직자들의 농지소유실태 탐사 보도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윤현종> LH 일부 직원들이 이제 3기 신도시 예정지 주변 토지를 투기성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죠. 이후 관련 보도들이 줄줄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는 투기성으로 매입한 땅들이 농지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헌법 121조가 정한 경자유전의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농자 짓는 땅을 마치 로또처럼 생각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죠. 그런데 그동안 나왔던 보도들 중에서 국회의원 300명의 농지 전수조사를 시도한 적은 있었지만 관보에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 중에 농지만 추려서 전수조사를 하고, 기사화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동형> 그래서 취재를 하기 시작했다.

 

윤현종> .

 

이동형> , 어쨌든 그러면 고위공직자들, 국회의원 포함이죠?

 

윤현종> 국회의원은 여기에서 빠져있습니다.

 

이동형> 빠져있고. 고위공직자들을 조사했더니 결과가 어땠습니까?

 

윤현종> 우선, 숫자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관보에 자기 재산을 공개해야 하는 1급 이상 고위공직자가 올해는 1,885명이었는데요. 이 중에 '농지'를 자기 재산이라고 등록한 공직자가 전체 45.1%852. 852명이 가진 농지의 면적은 4043천 제곱미터에 총 3,778개의 필지였습니다. 여의도 면적 1.4배에 달했고, 상암동월드컵경기장 566배 이상이었고요. 공직자들이 '내 농지 얼마요' 라고 신고한 가액의 합이 16184천만 원이었습니다.

 

이동형> , 16184천만 원은 공시지가로 환산했을 테니까, 실질적으로 하면 더 가격이 올라갈 텐데요. 이게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이 대부분 아마 도심에 거주할 텐데, 농지를 갖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어쨌든 굉장히 많다, 이 말씀인데요. 45.1%면 상당한 수준이죠. 조금 더 깊게 분석하면 어떤 부분이 있습니까?

 

윤현종> 우선, 농업경영을 하려고 농지 취득할 때 이제 필요한 게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랑 농업경영계획서거든요. 주말농장의 경우는 농업경영계획서는 필요가 없지만,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는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서류들을 저희가 정보공개청구를 했고요. 3,700여개 필지가 전국 209곳 기초지자체에 퍼져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일일이 209곳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거죠.

 

이동형> , 시간도 굉장히 많이 들었겠네요.

 

윤현종> , 그래서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제 소위 의심사례로 볼 수 있는 농지소유자들을 또 추려내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농지 3.3제곱 당 가격이 10만원이 넘어가는 경우 농지문제가 생긴다고 하는데요. 채산성이 안 맞아 경작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좀 보수적으로 잡아서 한 평당 15만 원이 넘는 농지이면서 소유면적이 1만 제곱미터 넘는 농지보유자들을 분류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청와대 국무총리실 소속 고위공직자, 그다음에 인사청문회 대상이 되는 장차관 및 기관장들, 그다음에 투기과열 지역인 제주도와 세종시 농지 소유자 등등 169명을 추려서 이들이 보유한 654개 필지의 등기부등본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이들이 소유한 농지 가운데 70% 이상의 필지가 매입(375·57.3%)이나 증여(94·14.3%)로 취득한 거고요. 상속 필지는 23.7%(155)에 불과했습니다.

 

이동형> 결국은 고위공무원들이 땅을 구입해서 스스로 경작을 한다든가 혹은 여기서 나온 걸 가지고 어떻게 수입을 얻는다든가, 이게 아니라 투기 아니냐이런 의심으로 취재를 시작했을 거 아닙니까?

 

윤현종> , 맞습니다.

 

이동형> ,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십시오. 분명히 의심사례가 있는 곳도 가봤을 텐데요.

 

윤현종> 저희가 이제 경기도 이천, 포천, 여주, 안성, 양평, 용인, 그다음 세종시, 전북 부안, 경북 영주, 경남 양산, 그리고 제주와 서귀포를 찾았는데요. 돌아본 결과를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심각했습니다. 사례 하나만 말씀드리면 도의원으로 있는 최모씨의 경우에 약 6만 평 농지, 가액으로만 51억 원어치 이상을 가진 농지왕으로 분류가 됐고요. 하지만 이 분이 가진 농지 89필지 중에 20필지 약 7천 평 정도는 완전히 잡초가 무성한 사실상의 황무지였습니다.

 

이동형> 경작도 하지 않고 그냥 버려두고 있다는 건데, 그 이유가 있을까요?

 

윤현종> 이게 자기가 안 샀다면 진짜 농민들한테 갔어야 되는 땅인 거죠. 그리고 그 땅을 사놓고 농사를 안 지으니까 농지가 훼손될 수밖에 없는 거고요. 농사짓는 게 사실 보통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취재하면서 저희가 만나봤던 진짜 농부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요즘 농번기 시작할 시작인데, 요즘에는 아침 5시부터 일을 시작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건, 그렇게 훼손된 농지인데도 위치가 좋다는 이유로 땅값이 오르는 거죠.

 

이동형> 그러니까 관광지 근처일 수도 있고, 또 개발 가능성이 있는 농지일 수도 있고, 그쪽으로 대로변이나 고속도로가 날 수 도 있고, 그렇게 편입이 되면 얼마 안 갔던 땅값이 또 버려진 땅이 가격이 폭등할 것이다. 그래서 일단 미리 사놓고 경작도 하지 않고 갖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의심이네요.

 

윤현종> , 맞습니다. 그렇게 사람과 돈이 몰리는 지역 인근에 그 농지를 사 놓는 겁니다.

 

이동형> , 경기도 이천, 포천, 여주, 안성, 양평, 용인, 여긴 수도권으로 불리니까. 세종시는 요즘에 핫한 플레이스라고 그러고, 전북 부안, 경북 영주, 경남 양산, 이 쪽 땅은 왜 사들였을까요?

 

윤현종> 전북 부안 같은 경우는 제가 방금 말씀드렸던 도의원으로 있는 최모씨가 자기 지역구로 가지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여기 같은 경우 저희가 안 가볼 수 없는 그런 상황이어서 가봤습니다.

 

이동형> , 제주 같은 경우는 역시 요즘에 많은 자본이 몰리니까 충분히 개연성도 있는 것 같은데요. , 일반 투기꾼들보다 고위공직자의 농지소유가 문제가 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윤현종> 고위공직자들이 농지를 사들이는데 앞장선 이유는 취득 과정에 허점이 많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이거는 농지 취득할 때 필수서류인 농지취득 자격증명신청서, 그다음에 농업경영계획서를 저희가 정보공개 청구를 해봤더니 곧바로 파악된 부분이었습니다. 질문에 맞지 않는 엉뚱한 답변을 적어내도, 또는 거주지와 농지 소재지가 무려 3km 정도 떨어져있는 그런 경우에도 전부 다 통과가 됐다, 라고 볼 수 있는 거고요. 한눈에 봐도 작물을 심기가 부적절한 땅에 농사를 짓겠다고 신고해도, 농지를 취득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동형> 그럼 분명히 현행법상 불법 부분이 좀 있네요? 이 취득하는 과정에서도.

 

윤현종> 그렇다고 볼 수 있고요. 농지관련 각종 법이나 이 제도를 개선해야 될 그런 주도적인 위치에 있으신 분들이 그 개선대상이 돼야 할 농지 자체를 매입해서 재산으로 갖고 있다는 게 또 큰 문제입니다.

 

이동형> 지금 전수조사 하셨다고 했는데, 고위공직자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산 것만 전수조사 하셨을 거 아니에요?

 

윤현종> 일단, 저희가 본인의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농지, 그다음에 본인의 배우자, 부모, 자녀, 이렇게 관보에 재산으로 기재를 할 수 있게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마디로 일가가 가지고 있는 소유 농지를 저희가 전체적으로 살펴본 겁니다.

 

이동형> 그럼 만일 차명으로 사들였다, 그거는 취재가 불가능할 거 아니에요?

 

윤현종> 개연성이 사실 없다고는 볼 수 없는데, 차명으로 산 농지에 대해서는 좀 더 취재를 해야 될 필요성이 있어서요.

 

이동형> 혹시 이 농지를 매매를 여러 번 했던 그런 경우도 있나요? 헐값에 샀다가 올라가면 팔고, 이랬던 경우도 있었습니까? 취재해봤을 때.

 

윤현종> 우선 샀을 당시에 굉장히 값이 낮았다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값이 한 열배 이상 뛰었다든지 그런 경우도 굉장히 많았고요. 그 다음에 그렇게 산 농지들을 최근에 매각을 했다든지, 그런 사례도 분명 파악은 됐습니다.

 

이동형> 한국일보 기획기사에서 시리즈로 내고 있는데, 이런 것도 있네요. “임차료 세 배 치솟자 쫓겨나는 제주 진짜 농민들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 땅을 정말 농부들이 갖고 있으면 경작을 할 텐데, 고위공직자들이 갖고 있다 보니까 임대를 주는 거고, 그 임대료를 비싸게 받으니까, 이걸 경작을 해봐야 돈이 안 된다. 그러니까 떠나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일이 생기는 거군요.

 

윤현종> 결국 이제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되니까 불가피하게 쫓겨날 수밖에 없는 그런 농민 분들도 생기게 되는 겁니다.

 

이동형> , 그런데 증여받은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선대로부터 이렇게 해서.

 

윤현종> 이게 증여와 상속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요. 증여 같은 경우는 이제 물려주려고 하는 분이 생존해 계실 때 저희가 소유자가 살 수 있는 거기 때문에 매입이랑 거의 똑같은 항목으로 분류가 되는 거고요. 상속은 이제 약간 다르다고 볼 수 있겠죠.

 

이동형> 사망했을 때 물려받는 거니까, 그런 경우도 있다.

 

윤현종> .

 

이동형> 그런데 최근에 축구선수 기성용 씨 26억의 농지를 매입해서 투기의혹이 있다. 이것 때문에 굉장히 시끄러웠거든요? 기성용 선수가 잘 모른다, 아버지가 한 일이다. 이렇게 해서 또 사과까지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도덕적으로 손가락질을 할 거는 이렇게 운동선수나 연예인이 아니라 이런 고위공직자들의 문제인데, 우리는 고위공직자들의 농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별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그게 좀 안타까운데요.

 

윤현종> 그래서 사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대안들이 좀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다행히도 LH 사태를 계기로 국회에서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이 통과가 되긴 했는데, 사실 이 부분만으로는 말씀하셨던 차명거래나 농업회사법인을 통한 조직적인 투기까지는 좀 걸러내기 어렵다는 지적들이 많습니다.

 

이동형> , 감독해야 할 농식품부수산 가족들도 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으니까, 과연 제대로된 단속이 되겠느냐. 이런 이야기도 있고. 알겠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나온 대안들도 좀 설명해주세요.

 

윤현종> 이해충돌방지법 방금 말씀드렸던 것뿐만 아니라 결국 농지법까지 개정이 되어야 농지투기가 근절될 것이라고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예를 들어서, 농지 차명거래 같은 경우는 민법 제746조 불법원인급여 개념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걸 농지법에 적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건데요. 쉽게 말씀드리면, 가짜 농부가 투기를 위해서 진짜 농부 명의로 농지를 샀을 때, 진짜 농부한테 그 땅을 돌려달라고 요구를 할 수 없게 되는 거죠. 이것과 관련된 법안이 지금 발의가 된 상태이기도 하고요.

 

이동형> 탐사팀이 몇 명이서 오랫동안 조사하고 취재했을 텐데, 취재 후에 느낀 점이랄까요? 소혜랄까요? 어떤 게 있습니까?

 

윤현종> 사실 저뿐만 아니라 저희 팀원들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것 중에 가장 컸던 건 이런 단어가 떠오르더라고요. 슬픈 농지. 농지가 참 어쩌다가 이렇게 까지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을 하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얼마나, 누구나 사고팔기 쉬웠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까지 손을 대서 진짜 농민들한테 돌아가야 할 농지가 이렇게까지 방치가 되고, 버려지고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보면서 좀 슬펐다,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동형> , 알겠습니다. 요즘 기자들이 현장에 나가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아가지고 다른 사람이 쓴 거 복사해서 붙어넣기 하고, 전화 한 통 없이 그냥 기사 쓰고, 이런 얘기도 좀 듣고 있잖아요? 이렇게 탐사기획처럼 진짜 현장에 나가서 활동을 해야 되는데, 그런 이야기들을 때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그런 비판을 좀 받을 때.

 

윤현종> 사실 그런 비판은 저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면 달게 받을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제 이런 시도들을 조금 더 잘 할 수 있고, 더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저희 스스로 마련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동형> , 훌륭한 취재 기사여서 저희도 스페셜로 한 번 한국일보 초대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윤현종> 감사합니다.

 

이동형> 지금까지 한국일보 윤현종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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