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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테타 100일, 배후에 日 사사카와 재단?"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5-11 08:29  | 조회 : 1657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5월 11일 (화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문희정 국제뉴스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전 세계 곳곳의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세시방 코너입니다. 세시방에서 ‘세’는 세상은, ‘시방’은 지금, ‘세계는 지금’이라는 뜻입니다. 세시방과 함께 할 문희정 국제뉴스 평론가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문희정 평론가(이하 문희정):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지난 2월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오늘로 100일째를 맞았는데요. 미얀마 시민들의 반대 시위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죠?

◆ 문희정: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직후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인데요. 법원 허가 없이 24시간 이상 구금할 수 없고 압수수색 때는 법원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항들이 담긴 시민보호법의 효력을 정지시켰기 때문에 마구잡이의 가택 수색과 무차별적 체포, 구금이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금까지 군경 폭력에 의해 사망한 미얀마 시민은 780명, 체포된 시민은 4,899명에 이르고 있고요. 지난 달 30일 발표된 유엔개발계획(UNDP)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내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16일 미얀마 민주진영은 소수민족 인사들을 요직에 대거 포진시킨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해 군부의 학살 증거를 모으는 등 저항세력의 조직화를 꾀하고 있는데요. 지난 4일에는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시민방위군을 창설했다고 밝혔습니다.

◇ 황보선: 군부에 의해 체포된 시민들의 죽음도 연달아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죠?

◆ 문희정: 미얀마 군부가 장악한 국영 방송에서는 매일같이 시위에 동참한 유명인들의 고문당한 모습이나 처참한 몰골의 사진들이 공개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시민들에게 공포감과 두려움을 심어 더 이상 시위에 나서지 못하도록 만들려는 심리전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9일에는 “군부는 머리를 겨냥하지만 우리의 혁명은 심장에 깃든다는 걸 알지 못한다”는 시를 쓴 저항시인 켓 띠가 군경에 체포된 지 하루 만에 장기가 없는 시신으로 발견됐는데요. 그의 부인이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을 땐 이미 장기가 제거된 채 영안실에 안치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병원에서는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말했지만 몸에서 발견되는 여러 개의 멍 자국은 그가 군부에 의해 잔인하게 고문을 당한 것임을 짐작케 하고 있고요. 군부는 사망 원인과 장기가 사라진 이유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황보선: 여전히 국제 사회는 직접적인 개입을 꺼리고 있는데 현재 어떤 분위기인가요?

◆ 문희정: 미얀마 국민들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개입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강력한 제재 결의 없이 공식적인 4번의 성명만 발표했는데요. 미얀마 군부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내정 간섭이라며 개입을 반대해 상임이사국의 전원 찬성을 이끌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랜 군부 독재의 경험으로 이미 서방국가들의 제재에는 나름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군부 입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중국과의 관계 유지만 가능하다면 말 그대로 두려울 것이 없는데요. 중국 역시 공식적으로 유혈 사태에 대한 유감을 언급만 할 뿐 군부를 지지하는 태도가 바뀔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 황보선: 그래서 미얀마 시민들의 반중 정서도 극에 달하고 있다고 하죠? 그런데 최근 미얀마 군부가 일본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

◆ 문희정: 간단히 말하면 미얀마 군부에 일본의 사사카와 재단, 지금은 일본재단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요. 아무튼 일본 자금이 상당히 많이 흘러들어갔고 심지어 군사적 협력도 꽤 오래 이어오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미얀마는 1886년부터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42년부터 1945년까지는 일본의 통치를 받았고 일본의 패망과 함께 다시 영국의 식민지가 됐는데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전까지 미얀마의 독립운동을 일본이 지원하게 됩니다. 당연히 인도적인 차원에서 일본이 지원했을 리는 없고 적국인 영국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미얀마의 독립세력에게 접근했고 미얀마 독립세력 역시 당장은 독립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지원을 거부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는데요. 독립투쟁 시절 일본으로 가서 군사훈련을 받았던 인물들 중 네윈이 1962년 군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수십 년 간 계속된 군부 독재 시기는 당연히 친일적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 황보선: 사사카와 재단, 지금은 일본 재단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하셨는데 어떤 곳인가요?

◆ 문희정: 사사카와 료이치라고 하는 아시아태평양 전쟁 당시 A급 전범이었던 사람이 1962년 보트 도박으로 번 돈으로 설립한 단체인데요. 전 세계를 상대로 농업 개발과 해양 연구 지원을 비롯해 각종 학술단체와 대학, 국제기구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엄청난 자금을 뿌려대며 친일파를 양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일본 우익 재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1980년대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 재단 지부 형태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친일본 여론을 조성하고 일본이 저질렀던 전쟁 범죄에 대한 희석 작업들을 해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고려대와 연세대가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았고 일본 문제와 관련해 역사 교과서 왜곡이나 성노예 문제를 철저한 일본의 시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 역시 이 재단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 밑에서 사사카와 재단이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학자와 언론인 등 친일파를 양성하고 그들이 친일 목소리를 내게끔 만든 다음 공식적으로 일본 정부가 이를 이용하는 방식인데요. 2011년에 일본 재단으로 이름이 바뀐 이유도 일본의 공식기금인 양 위장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실상 사사카와 재단과 일본 정부는 한 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황보선: 지금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뿌리가 결국 일본과 연관돼 있다는 건데 그 이후에는 군부와 일본이 어떤 식으로 관계를 이어온 건가요? 

◆ 문희정: 일본 재단의 홈페이지를 보면 1976년 나병 환자를 위한 의료 지원으로 미얀마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약 70 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나와 있는데요. 이건 사사카와 재단이 검은 속내를 감추기 위해 늘 사용하는 인도적 구호 활동이나 인류 발전을 위한 공익적 목적이라는 포장을 하기 위한 말일 뿐 실제로는 네윈의 독재 정권 시절부터 밀접한 관련을 맺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일본 재단의 초청으로 미얀마 고위급 장성들이 주기적으로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고요. 심지어 사사카와 재단은 독재 정권에 저항하는 버마학생민주전선(ABSDF)을 포함한 국경 해방혁명세력들한테도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양측을 중재한다는 명분 아래 2013년 일본 정부가 일본 재단 사사카와 요헤이 회장을 “미얀마 국가 화해를 위한 일본정부 특사”로 임명했고 사사카와 회장은 2015년 10월 미얀마 연방공화국 정부 대표와 8명의 민족 무장단체가 휴전 협정에 서명하는 자리에도 참석했습니다.

◇ 황보선: 민간단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미얀마 국가 전반에 밀접하게 관여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미얀마 시민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 문희정: 일본이 미얀마를 통치했던 기간에 일본군에 의해 학살당한 미얀마 시민들이 약 25만 명에 달하는데요. 그러면 당연히 반일 감정이 컸어야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독립세력과 그로부터 자연스레 이어지는 군부 독재 정권까지 깊숙이 관여해왔던 터라 일본은 이미지 세탁을 상당히 교묘하고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독재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해온 미얀마 언론에서는 일본을 미얀마 경제발전의 주역이며 동반자 국가라고 칭송하는 등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기사들이 압도적이었다고 하는데요. 사사카와 재단의 자금으로 양성된 학자들과 언론인들,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왔습니다. 드러내놓고 미얀마의 민주화를 방해하는 중국에 대해선 미얀마 시민들의 반감과 거부감이 크지만 뒤에서 오랜 시간 미얀마를 조종해온 일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시민들이 많지는 않은데요. 하지만 일본 현지에 있는 미얀마인들의 시위 소식이 알려지고 있어 곧 일본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얀마 시민들의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 황보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문희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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