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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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재보선 여당 패배원인은 '페미니즘' 때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4-26 11:55  | 조회 : 1738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4월 24일 (토)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팩트체크] 재보선 여당 패배원인은 '페미니즘' 때문?

- 민주당 추구하는 '페미니즘'에 20대남성 '이남자'가 외면한 결과라는 일부 주장
- 패인을 '이남자' 지지율에서 찾는 건 착시효과일 뿐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와 전화 연결 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기자 (이하 송영훈)>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요즘 ‘이남자’라는 말을 뉴스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20대 남성을 일컫는데요, 지난 4.7재보선 결과, 여당이 참패한 원인을 두고 ‘이남자가 돌아섰기 때문이다’이런 분석이 나옵니다?

◆ 송영훈> 네, 이번 재보선에서 20대 남성 유권자의 72%가 야당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고 하죠. 전통적으로 2030세대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라고 믿었던 여당측 충격은 컸습니다. 처음에는 20대가 역사의식이 부족하다고 비난하는 등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가 ‘선거 패배는 페미니즘 탓’이라는 자가진단이 민주당내에서 내려졌습니다.

◇ 김양원> '페미니즘 때문에 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런 발언이 나온 배경은요?

◆ 송영훈> 안티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이번 선거가 현 정부와 민주당이 추구하는 페미니즘에 대한 응징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준석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김용민 시사평론가 및 이선옥 작가와 함께 일부 민주당 정치인까지 뒤따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현 정부의 페미니즘 정책이 애초에 잘못된 방향이었거나 실패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 김양원> 그럼, 그간 20대 남성들은 민주당을 지지해왔다는 전제가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 송영훈> 네, 그래서 2017년 5월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시작으로 이번 보궐선거 출구조사까지 모두 살펴봤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대 남성은 원래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2017년 대선 즈음 당시 20대 남성과 5060세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가 애초에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 김양원> 민주당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가 전통적으로 높지 않았다는 것이군요. 의왼데요? 

◆ 송영훈> 네. 3040세대나 20대 여성에 비해 민주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의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박영선 후보 지지율은 22.2%로 모든 성별-연령대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심지어 60대 이상 남성보다 낮았습니다. 많은 언론과 정치인들이 20대 남성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요. 하지만 이는 착시효과입니다. 
2017년과 이번 보궐선거를 비교하면 민주당 지지가 가장 많이 빠진 연령층은 30대입니다. 30대 남성이 가장 많이 그 다음으로 30대 여성이 가장 많이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었습니다.

반면에 5060 남성의 경우 오히려 2017년 대선과 비교해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증가했습니다. 
지난 2020년 4월 총선에 이어 이번 재보선도 ‘코로나 선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코로나19 국내 발병 뒤 정부는 초기대응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선거에 즈음해서는 확진자수가 크게 줄었고 3월 30일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결정됐습니다. 정부에 대한 호감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코로나19 방역에 가장 민감한 연령이 5060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민주당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 김양원> 오히려 20대보다는 30대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크게 빠졌는데, 패인을 20대 남성 지지율에서 찾는 건 착시효과다, 이런 말씀이네요?

◆ 송영훈> 네.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선거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고르게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감했습니다. 20대 남성들의 특징은 이슈에 따라 지지율이 등락이 심한 전형적인 스윙보터라는 것입니다. 부동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대 남녀간 지지율은 보통 20%정도 차이가 나는데.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변화 폭이 20대 남성에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반대로 20대 여성들의 정부여당 고정적 지지가 높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 김양원> 20대 여성들은 정부 여당에 대한 고정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 그렇다면 20대 남성들의 지지율이 변동 폭이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 송영훈>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낮았을 때를 살펴봤는데요, 크게 공정이슈, 젠더이슈, 성폭력이슈로 구분을 했는데요. 공정이슈로는 평창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조국장관 사태, 윤미향의원 사태,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전환 논란, 추미애장관 아들이슈 등이 있습니다. 젠더이슈는 워마드 등의 남녀갈등 이슈, 성폭력 이슈는 공직자들의 성범죄 등입니다. 

먼저 공정이슈가 불거지면 남녀 모두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부정평가가 올라갔습니다. 다만 20대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젠더 이슈의 경우, 정부와 관련 없는 젠더 이슈는 대통령 부정평가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여성정책 등 정부에서 비롯된 젠더이슈는 남성의 부정평가에 약간 영향을 줬습니다.
또 성폭력 이슈의 경우 민주당 지자체장의 성폭력/성추행 사건이 불거졌어도 20대 남녀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누적되고 2차가해 논란이 커지면서 정권에 대한 비호감도가 상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양원> 결론적으로 20대가 정부 여당에 대한 부정평가를 한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공정이슈’였던 것으로 볼 수 있나요?

◆ 송영훈> 네. 특히 20대 남성이 공정 이슈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 추미애 아들 사건 등이 20대 남성이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하게 만든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20대 남성은 이슈에 따라 출렁이는 전형적인 스윙보터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20대 남성은 페미니즘 이슈 역시 공정 프레임에서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여성에게 특혜나 가산점을 주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경향은 미국에서 나타난 소수자 적극 우대 정책에 대한 반대 움직임과 비슷합니다. 백인들은 대학 입시에서 소수인종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이 불공정한 일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거를 분석하려면 동시대 경험 세대효과인 코호트 효과와 나이대별 연령효과를 같이 봐야 하는데요. 20대 남성이 항상 진보적이란 것은 이미 잘못된 믿음이었습니다. 이들은 상황과 이슈에 따라 표를 주는 성향이 있었습니다. 즉 정당일체감이 약한 전형적인 스윙보터라는 것이죠.
이번에도 다른 성별이나 연령대보다 더 많이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한 것은 민주당이 자신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김양원> 자, 정리하자면 페미니즘 이슈 때문에 민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네요?

◆ 송영훈> 네. 사실 민주당의 보궐선거 패배는 복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페미니즘 이슈가 약간의 영향을 줬을 수는 있겠지만, 모든 연령층에서 유의미하게 지지가 빠진 걸 보면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또 하나, 문재인 정부가 ‘페미니즘 정부냐’ 이 논란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페미니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로 지표상으로 개선된 것은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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