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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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미온적인 한국 언론 "日 원전 오염수 방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4-26 11:42  | 조회 : 969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4월 24일 (토)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미온적인 한국 언론 "日 원전 오염수 방류" [미디어비평]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우리 국민에 영향 적을까?
- 지속적인 심층보도 드물고, 표피적인 반응 보도에 머물러
- 유엔 특별보고관 '오염수' vs '처리수' 용어 정의부터 문제라는 지적
- 과학적 팩트체크, 정부의 대응방식 등 검증 확인보도 필요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 (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김양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설마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됐는데, 이번주 관련한 언론보도가 많이 쏟아졌습니다?

◆ 김언경> 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발표 이후, 한국 언론의 관심도는 당연 높았습니다. 하지만 언론이라는 공론장을 통해서 정확한 정보를 취하고, 우리 국민이 충분히 숙의하고, 우리의 대응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굉장히 미흡하다고 생각됩니다. 

◇ 김양원> 자, 먼저 언론 보도내용부터 살펴볼까요?

◆ 김언경> 일단 4월 14일부터 22일까지 9개 종합일간지의 신문지면 보도량을 살펴봤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보도량은 모두 정확히 신문지면에 반영된 것이어서, 온라인 보도로는 더 많은 보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안에 대해서 언론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가 조금 더 정확히 보고 싶어서 신문사들이 가장 주요하게 여기는 종이신문에 게재된 내용만을 두고 살펴봤습니다. 지금부터 말씀드릴 보도들은 ‘일본 오염수’라는 검색어로 나온 기사 중에서 전적으로 오염수 관련된 사항만을 다룬 기사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 결과 4월 14일부터 22일까지 총 188건이 보도되었습니다. 언론사별로는 한겨레가 27건으로 가장 많이 보도했고, 경향, 국민, 동아, 서울신문 등이 거의 모두 20건 이상을 보도한 데 비해서 조선일보가 6건으로 가장 적은 보도량을 보였고, 중앙일보가 15건으로 적은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 김양원> 보도량으로만 봐도 온도 차가 있네요. 바다에는 장벽이 없기에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는 국제적인 관심사였는데요, 아무래도 비판적인 기사들이 많았겠지요?

◆ 김언경> 말씀하신대로 기본적으로는 모든 신문들이 사설을 통해서는 기본적으로 일본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온도차는 있었어요. 일본의 행태에 유감이라고는 하지만, 강력하게 규탄하는 한겨레, 경향,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의 모습이 있는 반면, 일본이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는 식의 여건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형태로 조금 덜 비판하는 조선일보의 입장이 있었습니다. 

◇ 김양원> 일관되게 비판적인 입장을 냈을 거라는 추측에서 좀 빗겨났네요? 

◆ 김언경> 네, 예를 구체적으로 들어볼게요. 조선일보는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인접국 불안 배려하지 않았다>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 국민 건강이나 생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문가 의견이 많기는 하다”며 “방류 오염수는 대부분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북태평양으로 확산되고 극히 일부가 남쪽으로 이동해 동해로 들어올 수 있지만 그 양은 후쿠시마 방류량의 0.001%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목에서는 우려를 표했지만, “국내 월성 원전 단지에서도 상당량의 삼중수소를 냉각수에 희석시켜 배출하고 있다”며 “다만 월성 방류수의 농도는 L당 13베크렐 수준인데 일본은 1500베크렐로 계획하고 있다”는 등 일본 측 입장을 아주 상세히 다루고 있었다는 것이죠. “일본 정부가 다른 대안이 전혀 없어 불가피하게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으로 보기도 힘들다”는 참 어려운 표현으로 일본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하지 않았습니다. 

◇ 김양원> 그래요, 장차 해양환경에 얼마나 오래, 또 심각할지도 모르게 영향을 줄지... 환경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방류에 대해 처음에는 많던 관련 보도도 차츰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언경> 맞습니다. 188건의 보도 중에서 64건이 14일 하루에만 쏟아져 나왔어요. 이후 15일 5건, 16일 17건, 17일 4건으로 급속하게 줄어들었습니다. 18일에 14건으로 다시 보도량이 늘어났는데, 그 이유는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보에게 협조를 요청했으나, 케리 특보가 미국이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보도했던 것이었습니다. 이후 20일에는 정의용 장관이 “일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서 IAEA 기준을 따른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한 보도량이 다시 많아져서 21건으로 늘어나긴 했습니다. 21일에는 다시 정의용 장관의 ”그렇지 않다 방류 자체에는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라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20건이 보도되었습니다. 그러나 22일 다시 관련 보도는 3건으로 줄어들었어요. 이 보도량을 보면서 느낀 것은 보도들이 좀 더 심층적이거나 지속적이지 않고, 그저 표피적으로 나타나는 액션을 전하는 것, 다시 말해서 반대시위 등을 다루거나, 정부나 외부의 말 한마디를 가지고 다루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입니다. 

◇ 김양원> 그래요. 즉각적인 반응 이외에는 보다 과학적이고 심층적으로 그 파장과 시사점을 짚는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 김언경> 한마디로 팩트체크 보도들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이번 사안은 정부의 입장, 일본의 입장, 해수부, 어민의 입장 등을 따라가는 것 이전에 분명한 팩트체크가 필요한 상황인데요. 국민이 항의해야 할 점과 또 국제적으로 차분히 결과를 기다려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 대응법을 알려줬다면 좋았을 겁니다. 이런 팩트체크 기사들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요. 제가 생각했을 때 그 이유는, 이 사안 자체가 너무 어렵기도 하고요. 분명하게 ‘사실이다, 아니다’조차 단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본에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거나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요. 다만 환경단체의 우려나 주장으로 일축하면서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에 너무 힘을 실어주는 보도 태도들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안전함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할 문제라는 생각되거든요. 

◇ 김양원> 최근에 유엔 인권위원회가 일본의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는 성명을 내잖아요. 유엔도 ‘위험하지 않다는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던데요. 괜한 불안감을 조장하거나 반일감정에 기대려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검증하는 태도가 필요해보이거든요?

◆ 김언경> 맞습니다. 유엔 인권위의 마커스 오렐라나 특별보고관이 JTBC와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인체나 환경이 오염수에 그렇게 오랜시간 동안 노출되었을 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거든요. 그는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객관적인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지지 않았었다는 점입니다. 환경영향평가는 주변 나라나 시민사회와 오염수의 위험성 등을 논의하고 대안을 찾게 해주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한다던가, 태평양 연안의 주변국과 대책을 논의하는 등 일본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측면을 우리가 못듣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또한 IAEA는 '이미 세계 곳곳의 원전에서 일상처럼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을 바다로 내보내고 있다'고 했음을 지적하면서, ”그런데 분명한 점은 '일상'이 '안전'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겁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월성원전도 삼중수소가 배출되고 있어서 괜찮다는 식의 보도도 있는데요. 그런 일상적인 삼중수소와 일본 오염수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팩트체크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 김양원> 우리도 하니까 괜찮다? 후쿠시마는 물론 일본 내 어민들과 시민단체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요.우리 정부의 안일한 태도나 대응이 부족하지 않았나 지적하는 보도들은 어떻게 보시나요?

◆ 김언경> 비판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면 분명히 비판받아야겠죠. 하지만, 그냥 애매하게 정부가 잘 해라, 정부가 지금까지 뭐했냐 이런 훈수 두는 식의 언론 보도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요. 보다 정확하게 방기하는 부분을 지적하고, 다양한 환경 전문가들,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아서 언론이 보도해줌으로써, 정부가 이 사안에 대해 대충 무마하고 지나갈 수 없도록 계속 환기를 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양원> 하나마나한 트집을 잡지 말고, 명백한 팩트를 가지고 정확하게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보도들이 나왔으면 하시는 건데요. 정부의 대처에 대해 지적한 좋은 보도의 예시도 찾아보셨나요?

◆ 김언경> 국민일보가 4월 15일자에 IAEA가 8년 전에 이미 일본 오염수 방류 검토를 제안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어요. 정부는 14일에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한 IAEA 입장을 두고, 찬성이 아니고 검증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거든요. 하지만 국민일보는 IAEA가 8년 전부터 일본에 오염수 방출 검토를 제안했다면서 2013년 12월 후쿠시마 원전 실시 이후 브리핑에서 ”오염수 처리 문제와 관련해 “국가가 정한 기준을 밑돌면 방출을 포함한 여러 선택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도 곧바로 ”국가 기준 미만으로 오염수의 농도를 희석해 방출해야 할 것“이라며 IAEA 견해에 동조했다고도 보도했습니다. 기사는 우리 정부가 현재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지만, 안이한 대응이 아니었나 지적한 셈인데요. 이처럼 분명한 팩트를 가지고 정부 대응의 미흡함을 지적하면 할 말이 없죠. 

◇ 김양원> 네, 당장 지금 현재 미국 정부가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에 지지하는 듯한,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실은 이미 오랜 전부터 국제원자력위원회나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검토를 계속해서 약간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럼 우리 정부는 뭐했나? 네, 미흡했네요. 

◆ 김언경>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가장 많은 활동가들이 지적하는 게 일본 정부가 지금 용어의 정치화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말한다든가 여러 가지 문제에 있어서 본질을 감추는 정치, 어떤 쇼맨십을 하고 있다, 라고 하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언론이 좀 더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정확하게 지적하는 그런 보도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양원> 네, 이번 사안만큼은 검증과 확인하는 보도들이 계속됐으면 합니다. 오늘 미디어비평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 김언경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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