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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항미원조전쟁' 무시? 중국, 격앙됐던 여론 잦아든 이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10-14 10:40  | 조회 : 1140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10월 14일 (수요일)
□ 출연자 :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좀 더 깊이 있는 시선, 좀 더 색다른 시선으로 뉴스를 바라보는
더더 뉴스!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장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장(이하 윤현숙):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오늘 윤 기자 방탄소년단 소식 가지고 왔는데, 직접 인터뷰한 적도 있다면서요?

◆ 윤현숙: 네, 이거 한 번 단독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BTS 이야기할 때마다 이게 사골곰탕처럼 우려먹고 있어 가지고 너무 민망합니다. 아미들한테 민망한데 세계적인 밴드로 우뚝 섰으니까 자랑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BTS가 정말 대단한 게 신곡 ‘DYNAMITE’가 지금 7주째 빌보드 최정상권에 있고, 거기다가 원래 있던 노래이기는 한데 ‘SAVAGE LOVE’라는 노래 리믹스 버전에 참여했는데, 한국어 가사로 랩을 했거든요. 이것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찍었습니다. 그래서 1위와 2위를 동시에 차트에서 석권한 아주 드문 기록을 세워서 정말 대단하고 뿌듯합니다.

◇ 황보선: 진짜 그렇네요.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엊그제 들어온 소식이 있잖아요. BTS의 발언에 중국이 발칵했습니다. 

◆ 윤현숙:  수상소감이 논란이 됐는데요. 조금 생소할 수 있는데 밴플리트 상이라고 BTS가 한·미 친선협회인 코리아 소아이어티에서 주는 상을 받았는데,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상이거든요. 이 상을 받으면서 리더인 RM이 수상소감을 말했는데,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다. 우리는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 이렇게 수상소감을 했어요. 전혀 이상할 게 없잖아요. 그런데 중국 누리꾼들이 발끈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중국의 내부적인 입장이 있는데, 중국 사람들은 이 한국전쟁, 6.25 전쟁을 '항미원조전쟁'이라고 불러요.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전쟁이다. BTS는 당연히 정치적인 의미 없이, 상에 맞게, 그 자리에 맞는 TPO에 맞는, 또 한국인의 상식에 맞는 수상소감을 말한 것인데, 중국 누리꾼들은 한미 양국의 고난의 역사라고 부른 것에 대해서 한국 전쟁에 참전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중국의 존엄을 해친 발언이다, 이렇게 격앙된 반응을 보인 거예요.

◇ 황보선: 별로 이해가 안 되는데요.

◆ 윤현숙: 한국전쟁을 자기들 관점에서 이해를 하고, 해석해서 비판한 건데 잘 보면 최근에미중 무역전쟁이나 미중 간의 패권갈등 속에서 중국은 미국하고 맞섰던 한국전쟁을 본인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강조하면서 이것을 문화적으로도 선전하고, 아주 큰 영화도 제작하고 하면서 애국주의를 부추기는데, 그래서 미국하고 맞서는 하나의 재료로 이용하고 있거든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런 발언이 논란이 된 거예요.

◇ 황보선: 그리고 이것을 중국의 정부라든지, 이런 데서 한 게 아니고 일반 네티즌들이 반발했다고 하는 게 이해가 안 가고. 이를테면 발언 중에서 직접적으로 한국전쟁 당시 중국을 언급한 것도 아니잖아요.

◆ 윤현숙: 네, 그렇죠. 이 발언이 확대 해석되고, 중국 내 여론이 하루 이틀 사이에 굉장히 나빠졌거든요. 그리고 언론을 통해서 전해지는 과정에서 번역이 중국인의 반미감정을 자극하는 식으로 오역되면서 그렇게 되기도 했고. 얼마나 이게 중국 내부에서는 단기적이지만 여론이 악화됐냐면, BTS 팬심 얼마나 대단합니까? 전 세계적으로 아미들의 단단한 팬심은 말할 것이 없는데, BTS가 중국 존엄성을 무시했다고 팬을 그만둬야한다, '탈 아미'를 해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일부 보도이기는 하지만 중국 SNS 상에서 BTS 폰케이스를 가지고 다녔다는 이유만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 보도도 올라오고 했어요. 한국 제품 불매운동까지 보이니까 삼성이나 휠라나 현대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불똥을 맞을까봐 BTS와 협업했던 상품이나 광고를 내리기도 하고. 이런 일들도 있었습니다.

◇ 황보선: 그런데 이게 사실 엊그제 일어난 일 아닙니까? 해외 외신들이 BTS 편을 든 것 아닙니까?

◆ 윤현숙: 외신들도 이번 사건을 아주 유심히 지켜봤고요. 중국인들의 반응이 도를 넘었다. 이렇게 비판을 했습니다. 극단적이 애국주의, 과도한 민족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보도들을 했는데요. 예를 들면 악의 없는 말을 가지고 공격했다. 누가 봐도 악의가 없는 평범한 수상소감인데. 또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지만 거기에 도처에 깔려 있는 정치적인 지뢰를 잘 보여준 사건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고요.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에 BTS가 희생양이 됐다. 이런 보도들도 나왔습니다. 

◇ 황보선: 이 와중에 또 외교부 발언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것 때문에 비난여론이 또 내려갔다고요?

◆ 윤현숙: 네, 아주 특이한 상황인데, 예전에는 이런 유사한 사례가 있을 때 중국 누리꾼들이 오랜 기간 굉장히 과격하게 반응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다소 빠르게 진정되는 모습이에요. 왜냐하면 중국 외교부가 발 빠르게 이것을 차단하고 나선 거거든요. 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를 향하고 평화를 아끼며 우호를 도모하자, 이렇게 논평을 내놓으면서 이번 논란에 대해서 선을 그으니까 여론도 급속도로 잦아들고 있는 상황이에요.

◇ 황보선: 이번 케이스는 중국 외교부가 나서서 진정시켰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 윤현숙: 원래 논란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게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의 보도였는데, 아무래도 이게 한중 양국 관계에다가 국제사회 여론도 나빠지니까 중국의 외교부가 발 빠르게 입장을 내놓으면서 정리를 하려고 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BTS가 워낙 글로벌 스타이다 보니까 영향력이랄까, 또 세계적인 팬심,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고요. 이런 문제제기가 계속되면 중국의 입장에서도 이득이 없다,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중국이 지금 외교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시기거든요. 우군이 별로 없어요.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있거든요. 미국하고는 패권을 다투면서 무역전쟁을 펼치면서 고립되고 있고, 일본도 미국하고 조금 더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고. 또 베트남이나 인도하고는 국경이나 해협 분쟁을 하고 있고. 아프리카도 굉장히 원조를 열심히 하면서 공을 들였지만 또 반중 감정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팬덤을 가지고 있는 BTS에 대한 중국 내 자극적이고, 과도한 반응이 외교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문제랄까, 아니면 세계적인 반중 감정을 일으키는 데 오해가 될까봐 이런 것들을 발 빠르게 정리하고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 황보선: 이런 게 지금 이른바 중국의 민족주의. 이런 부분 때문에 곤혹을 치른 게 BTS만 있었던 것은 아니죠?

◆ 윤현숙: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대중 스타에 대한 공격뿐 아니라 기업에 대해서도, 특히 중국 내 글로벌 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진출했는데 이런 애국주의를 잘못 건드리는 이야기를 했다가 역풍 맞는 사례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대표적으로는 GAP이라는 대중 패션 브랜드가 있는데, 대만이 빠져 있는 중국 지도가 담긴 티셔츠를 팔았다가 아주 곤혹을 치렀고요. 패션 브랜드인데 돌체 앤 가바나는 광고를 하다가 중국인을 희화화했다고 하는 오해를 받아서 거의 중국 시장에서 퇴출이 됐어요. 그리고 미국 프로농구 NBA가 중국에서 엄청나게 인기거든요. 지난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트위터에 휴스턴 단장이 올렸더니 그것이 역풍을 맞아서 결국은 미국 NBA 전체가 사무국까지 나서서 중국인들 달래는, 민심 달래기에 나서는. 이게 6억 명의 시청자와 5조 원의 중계권 시장 규모가 있다 보니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거예요.

◇ 황보선: 이효리 씨도 발언 한 번 했다가 곤혹 치르지 않았어요?

◆ 윤현숙: 최근에 한 예능에서 예명을 정하다가 ‘마오’라는 이름을 댔는데, 중국 전 국가주석인 마오쩌둥을 조롱하는 발언이다. 이렇게 해서 중국인들이 인스타그램, 이런 데에 몰려 와서 항의하는 댓글들도 올리고, 이러면서 방송국에도 항의하고 해서 해당 프로그램이 편집되기도 하고. 본인의 계정도 삭제하기도 하고. 또 거슬러 올라가면 쯔위 사태라고, 대중 문화계에서는 이렇게 불리는데요.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인 쯔위가 타이완 국적이에요. 한 예능에서 우리 국기와 대만 국기를 함께 흔들었다가 중국인들을 아주 자극해서,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중국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도 아주 역풍을 세게 맞아서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JYP 소속사가 대신 사과하기도 하고, 본인도 사과하기도 했고요. 중국이 엄청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에 한국도 그렇지만 전 세계 대중문화계도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다들 곤욕스러워하는 분위기고, 앞으로 걱정되는 게 이런 게 계속되다 보면 중국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는 연예인들이 있고, 거기에서 또 이렇게 활동하는 분들이 있는데, 역사나 정치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거예요. 말을 아낄 가능성이 커지는 거죠. 법조계 용어이기는 한데, '칠링 이펙트'라는 게 있어요. 소송이나 뒤따라올 일들이 두려워서 말을 안 하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현상인데요. 대중문화계에도 이런 BTS 수상소감 논란을 보면 분명히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본인의 생각이 있더라도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는 그런 역효과가 발생할까봐 걱정이 되고요. 원래 대중문화인들은 자유로워야 하고, 하고 싶은 말들을 자유롭게, 그게 어떤 영역인들 금기에 도전하고, 또 선을 때로는 넘을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그 속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기도 하고 하는 것들이 대중문화인들인데, 이런 칠링 이펙트 때문에 꽁꽁 얼어 버릴까봐 걱정입니다. 

◇ 황보선: 대중문화인들도 사실은 노벨상 수상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고 그런데 대부분이 사실 그런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부분이 막혀 버리니 심각한 문제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현숙: 감사합니다.

◇ 황보선: 지금까지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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