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차이나
  • 방송시간 : [월~금] 06:38, 14:53, 20:36
  • 진행자: 임대근 교수 / PD: 신아람

방송내용

9/25(금) 귀뚜라미 싸움에 목숨 걸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9-22 14:27  | 조회 : 231 

귀뚜라미 싸움에 목숨 걸기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곤충은 뭘까요? , 귀뚜라미입니다. 요즘에야 뭐 도시에 사시는 분들은 귀뚜라미 볼 기회가 거의 없겠지만요. 예전에는 가을을 상징하는 꽤 흔한 곤충이었습니다. 중국인들은 이 귀뚜라미를 꽤 좋아합니다. 얼마나 귀뚜라미를 좋아했던지 곤충을 잡아서 애완용 장난감으로 즐기기도 했는데요. 귀뚜라미를 한자로는 실솔이라고 쓰고요, 중국어로는 蟋蟀라고 읽는데요, 이 두 글자가 모두 각각 귀뚜라미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귀뚜라미를 위해서 두 글자를 만들어줄 정도였습니다. 귀뚜라미 놀이는 玩蟋蟀라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냐 했냐 하면요, 귀뚜라미끼리 싸움을 붙이면서 놀았다는 겁니다. 우선 고양이 수염을 뽑아서 귀뚜라미 엉덩이 부분을 간지럽히는데요, 그러면 귀뚜라미가 흥분을 해서 서로 싸운다고 합니다. 심하면 한 마리가 죽을 때까지 싸움이 계속된다고 하는데요, 이 싸움을 보면서 즐거워했습니다. 싸움은 당연히 내기를 불러왔기 때문에, 귀뚜라미 싸움 내기도 널리 퍼지게 됐습니다. 청나라 때 출판된 책 중에 세상의 기이한 이야기를 모아놓은 요재지이라는 소설집에도 귀뚜라미 싸움 이야기가 실려 있을 정도입니다. 아버지가 관리에게 바칠 귀뚜라미를 준비해 두었는데 아들이 실수로 이걸 죽이게 됩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서 스스로 귀뚜라미로 변신합니다. 그래서 귀뚜라미 싸움 대회에 나가서 일등을 하게 되고 관리는 큰 상금을 받게 된다는 이야깁니다. 그런가 하면, 귀뚜라미 싸움에 중독된 부부가 빚을 내서 실력 좋은 귀뚜라미를 샀는데 실수로 놓치면서 집에서 키우던 닭이 이걸 꿀떡 삼켜버리자 허탈한 나머지 함께 세상을 뜨기도 했다는 겁니다. 중국에서는 백성들부터 고위 관리까지 귀뚜라미 싸움에 푹 빠져 살기도 했습니다. 귀뚜라미를 두고 돈 문제, 치정 문제, 폭력 문제가 뒤얽히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까지 생겨났습니다. 송나라 때 당안흠이라는 학자는요, “사소한 벌레 싸움 때문에 칼부림이 일어나고, 전재산을 거는 바람에 알거지가 되어 버리니, 어찌 심각한 일이 아닐까!” 이렇게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그것 말고도 귀뚜라미에 얽힌 이야기가 중국에는 많이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니 애니메이션 뮬란에서 크리켓이라는 귀뚜라미 캐릭터를 친근하게 만들어낸 까닭도 다 중국문화를 고려했던 겁니다. 감사합니다. 謝謝!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