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차이나
  • 방송시간 : [월~금] 06:38, 14:53, 20:36
  • 진행자: 임대근 교수 / PD: 신아람

방송내용

9/17(목) 가을과 메뚜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9-14 16:24  | 조회 : 263 

가을과 메뚜기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올해 여름은 그렇게 덥지 않아서 가을바람이 아직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가을은 한자로 라고 하지요. 중국어로는 라고 하는데요, 이 글자를 들여다보면 재미있습니다. 왼쪽에는 벼 화자가 있고요 오른쪽에는 불 화자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이 글자는 곡식을 불사르는 모습을 그린 겁니다. 하지만 중국 최초의 글자인 갑골문에는요, ‘벼 화자 대신 메뚜기 모양을 그려 넣었습니다. 그러니까 가을날 메뚜기를 잡아먹거나 아니면 떼로 덤벼드는 메뚜기를 불살라서 퇴치한다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성경에도 메뚜기 재앙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올해 중국에는 가을도 되기 전에 진작부터 메뚜기가 떼로 몰려들어서 재난을 불러왔습니다. 코로나에 홍수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뚜기 습격까지, 올해 중국은 이래저래 재난의 해라고 할 만한데요, 특히 올해는 경자년인데요, 중국 역사에서 경자년에는 안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1840년에는 아편전쟁이 있었고, 1900년에는 8개국 연합군이 북경을 침공했습니다, 1960년에는 역사상 유례없는 대대적인 기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자년 트라우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메뚜기는 올해 6월말부터 중국 남부 지역, 특히 운남성, 광동성, 호남성, 사천성 일대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벼뿐만 아니라 옥수수, 대나무, 사탕수수까지 먹어치운다고 합니다. 숲과 논밭에 퍼진 메뚜기들이 무려 2700만 평이 넘는 면적을 차지했습니다. 메뚜기는 중국어로 이라고 하는데요, 벌레 충 자 옆에 황제 황 자를 씁니다. 그래서 메뚜기는 벌레들의 황제라고 불립니다. 벌레들의 황제가 재난을 몰고 왔으니, 이건 황제가 제대로 일을 안 해서 그렇다는 겁니다. 중국 당국은 방재에 최선을 다하고 메뚜기 피해는 가을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뚜기는 농작물의 수확을 훼방 놓는 말썽꾸러기인데요, ‘가을 추자는 그래서 원래 수확한다는 뜻입니다. 무언가를 수확하는 계절이라는 의미에서 가을이라는 뜻을 자연스럽게 얻게 됐고요, 수확의 계절부터 그 다음 수확의 계절까지라는 의미를 나타내다 보니, 한 해 두 해를 뜻하는 글자로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종종 천추라는 말을 천년이라는 의미로 쓰곤 합니다. 감사합니다. 謝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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