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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우 "대피시키느라 범죄 표적된 故임세원...법원에서 받아 들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9-11 10:14  | 조회 : 1281 
YTN라디오(FM 94.5)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 출연자 : 백종우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들한테 아버지가 책임 다한 의로운 모습 기억하게 해주려
- 임 교수, 하늘에서나마 위안 받길 바라
- 자살예방의 날에 판결 받게 돼 의미 있어
- 의사상자 관련 법률, 보상과만 연계...기준 매우 좁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2018년 12월 31일, 한 해를 잘 마무리한 것에 축하하고 새해를 맞이할 기대감에 부풀어야 할 날, 흉기를 들고 공격하는 환자의 주의를 끌고 간호사들을 피신시키던 임세원 교수는 결국 담당했던 환자에게 피살당했습니다. 어제 법원에서는 임세원 교수를 의사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냈는데요. 이 판결을 받기까지 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 백종우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백종우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백종우):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고 임세원 교수의 절친 아니셨습니까? 오래 기다리신 끝에 어제야 의사자로 인정해야 한다.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감회가 어떠십니까?

◆ 백종우: 네, 유가족이 소송까지 제기한 이유는 보상을 원한 게 아니라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를 묻는 아들들한테 아버지가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한 의로운 모습을 기억해주게 하고 싶다, 이런 취지였습니다. 그 마음을 꼭 지켜드리고 싶었는데 법원의 결정과 관심 가져주신 분들게 감사할 뿐입니다.

◇ 황보선: 당시 법원 판결 들으시고 조금 우셨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 백종우: 네, 그동안 소리 내어 울기 힘들었는데, 네. 

◇ 황보선: 유가족 분들은 조금 어떠셨습니까?

◆ 백종우: 아직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유족들이 그동안 도움을 준 병원의 동료나 모든 분들한테 감사의 마음 전하고, 임 교수가 하늘에서나마 위안을 받길 바란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 황보선: 작년 연말에 저희 YTN라디오에서 고 임세원 교수 추모 콘서트를 했고요. 그 자리에 우리 백 교수님께서도 함께 하셨는데, 그밖에도 이렇게 임 교수를 생각하는 마음 모였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렇게 보십니까?

◆ 백종우: 네, 그렇게 YTN라디오 추모 콘서트에도 또 우울증을 겪어본 가수 분들이나 오셔서 마음을 같이 해주셨고, 워낙 책임감이 강한 친구였는데, 본인이 환자의 자살에 경고심을 놓쳤다는 자책함에 한국형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개발하는 데 헌신했고요. 자살예방의 날에 이런 판결을 받게 돼서 또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황보선: 임세원 교수가 생전에 어떤 의사셨습니까?

◆ 백종우: 워낙 환자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는데, 사실 많이 아팠습니다. 허리가 많이 아파서 본인도 심한 우울증을 겪어보기도 했고, 그것을 드러내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사실 정신과에 다니는 환자 분들의 가족 분들에게 드러내기가 어려운데 사고 후에 빈소에 찾아오신 분들의 1/3이 환자 보호자 분들이었고, 그분들이 따뜻한 마음을 편지에 담아서 유족들에게 전해주시기도 했고. 그게 가장 큰 위로였다고 들었습니다.

◇ 황보선: 방금 말씀하신 것 중에 임 교수께서 생전에 실제로 허리 고통 때문에 힘들어하셨고, 또 우울증 때문에도 많은 고생을 하셨다고 하셨는데요.

◆ 백종우: 네, 사실입니다. 허리가 워낙 아픈 통증으로 인해서 우울감이 심했는데, 그때는 자기도 우울증 치료 전문가인데 처음에는 몰랐다고 이야기했고요. 나중에 그것을 알게 되고 본인도 도움을 받고 극복하고는 나도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한테 알리려고 책을 써왔는데, 저는 처음에 말렸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여린 친구인데 편견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요. 감수하겠다고 하면서 알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황보선: 그런데 임세원 교수의 희생 이후에요. 복지부에서 복지부 의사상자심의위원회가 그런데도 의아스럽습니다. 작년에 임세원 교수를 의사자로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뭡니까?

◆ 백종우: 이게 프랑스나 독일에서는 사회적으로 의로운 죽음, 의인에 대해서는 보훈과 통합돼서 보상이 없이도 명예를 통해 예우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의사상자 관련 법률이 보상과만 연계돼서 기준이 매우 좁습니다. 직접적, 적극적 구조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 조항을 여기에 적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고, 이 때문에 의사상자심의위원회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고요. 이게 우리나라도 앞으로 사회적 의인을 보다 포괄적인 방향에서 예우할 수 있는 법개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황보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의사상자로 어떤 인정을 받는 게 어찌 보면 불가능한 까다로운 규정들 아닙니까?

◆ 백종우: 제가 이것을 추진하면서 여러 분들을 만나 보니까 참 안타까운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여러 가지 이유로 인정을 못 받은 분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었고요. 그쪽에서는 또 어떤 형평성이나 또 사회통념상 이런 기준들을 통해서 적극적이라는 것의 범위가 좁게 형성되어 있어서 그런 경우가 많이 생겼는데, 이번에 다행스럽게 재판부에서는 임 교수가 적극적 구조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결했고, 의사자로 인정하지 않은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황보선: 말씀하신 대로 법원에서 다행히 인정해주는 판정을 내리기는 했는데, 그러면 이 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해서라도 아까 말씀하신 관련 법개정, 이게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앞으로 이 부분도 조금 더 어떤 방향으로 계획이 있으십니까?

◆ 백종우: 지금 인정받지 못한 분들도, 우리나라에서는 천안함이나 국가유공자의 예우 문제나 국가유공자 문제나 상당히 좁은 기준이 있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산과 관련된 문제기도 하지만 조금 더 포괄적으로 명예와 예우를 하는 것이 의로운 죽음을 기리고, 사회적으로 이런 행동을 더 넓게 만드는 이득도 있는 부분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 황보선: 결국은 법원에서는 우리 유족들이 복지부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유족의 손을 들어줬는데, 이를테면 어떤 이유로 이렇게 의사자 인정 거부 처분을 취소하는 게 맞다고 했습니까?

◆ 백종우: 사실 저도 확인을 할 수밖에 없어서 아픈 CCTV를 보게 됐습니다. 피의자가 처음에는 임 교수 방향으로 공격을 하다가 문을 열어준 간호사님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그쪽을 공격하고 칼을 휘둘렀는데 그때 반대방향으로 가던 임 교수가 멈춰서 두 번을 뒤를 돌아보고 또 스테이션 쪽으로 신고해라, 앉아 있는 대기하던 환자 보호자 분들한테 대피하라고 소리친 장면이 나오거든요. 이 소리를 듣고 바로 피의자가 방향을 돌렸고, 그래서 법원에서는 다른 사람을 대피시키느라 정작 자신이 대피할 시간을 놓쳤고, 6초 후에 경비원이 출동했거든요. 이 과정에서 범죄의 표적이 됐다고 하는 유족 측의 주장을 법원에서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 황보선: 그렇군요. 다행히 이른바 임세원법,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서 만들어진 법이 도입이 됐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5일에 또 안타깝게도 부산에서 신경정신과병원에서 환자에 의해서 의사 한 분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앞으로 이런 일들을 막을 수 있을까요?

◆ 백종우: 사실 부산의 사고도 참 마음이 아프고 사실 저희 1945년 이후에 신경정신의학회가 생긴 다음에 딱 이 두 건입니다. 흔하지 않고 매우 예외적이지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기본적으로 저희가 핵가족화가 되면서 지역사회에 방치된 환자가 늘고, 보호자도 없는 환자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작년에 통과된 임세원법에는 의료진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조항이 있는데, 중증 정신질환의 문제에 경우에는 처벌 강화로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입퇴원을 국가가 결정하고, 지역사회에서 이분들이 지속적인 치료로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그런 법 개정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황보선: 지금 우리나라 사회가 핵가족화 되면서 이런 정신질환 앓는 환자 분들이 방치되는 상황이고, 그래서 이런 것들을 보듬을 수 있는 사회 안전망, 이런 것이 같이 강화되지 않으면 또 이런 일이 발생하기 쉽다고 우려하셨습니다. 특히 소형병원이 더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 않나요?

◆ 백종우: 소형 병원이 사실 100병상 이상 안전수가 같은 것으로 경비원을 채용할 수 있게 됐는데 100병상 이하나 의원급이 많이 걱정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게 80, 90년대 미국, 유럽에서도 사회 문제가 된 바 있고요. 영국 같으면 이게 정신의료기관에서 경찰에 신고전화를 하면 전화도 받기 전에 일단 출동부터 합니다. 이렇게 반드시 경찰이 지켜준다고 하는 인식이 예방효과도 있을 것 같고, 최근에 복지부에서 경찰과 연결되는 비상벨의 설치를 의원급과 소형병원에도 지원하기를 시작했습니다.

◇ 황보선: 네, 백 교수님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어제가 자살예방의 날이었습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장도 맡고 계시니까요. 우리가 삶을 소중히 여기고, 삶을 지키지 위해서 예방법을 기억하면 좋겠습니까?

◆ 백종우: 지금 코로나로 많이 힘든 상황에서 우리나라 자살률이 아직 OECD 1위인데 임세원 교수가 개발한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교육, ‘보고, 듣고, 말하기’가 우리 주변의 아픈 사람이 보이는 자살의 경고신호를 보고 다가가서 마음으로 듣고, 마지막으로 말하기를 통해서 주변에 여러 복지나 의료자원에 연결함으로써 희망을 같이 찾아가자는 것입니다. 힘든 시기일수록 주변에 아픈 분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겠습니다.

◇ 황보선: 네, 백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백종우: 네, 감사합니다.

◇ 황보선: 지금까지 백종우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였습니다. 인터뷰 마치면서 한 가지 안내 말씀 드립니다.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서 저희 YTN라디오에서는 오늘부터 3일간 2018년 제작했던 자살예방다큐 "검색할 수 없는 두 글자"를 오후 2시 20분에 방송합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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