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슬기로운 아파트회장 분투기, <아파트민주주의> 저자 남기업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7-07 16:46  | 조회 : 1660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슬기로운 아파트회장 분투기, <아파트민주주의> 저자 남기업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국민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국민 주권의 무덤이 되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부패방지설명서. 슬기로운 아파트 회장 분투기를 적은 ‘아파트 민주주의’의 저자 남기업 박사와 함께합니다. 박사님 어서 오세요.

◆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이하 남기업)>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이제 작가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 남기업> 네. 작가님 좋습니다. 하하하.

◇ 김혜민> 2월에 아파트 회장 분투기 연재로 저희가 모셨었어요. 제가 박사님이 연재하는 것을 보고, ‘와, 너무 좋다.’ 물론 박사님이 너무 고생하셨지만, 제가 굳이 그런 고생하지 않고도 박사님의 고생을 통해, 아파트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어서 청취자분들께 소개해드렸는데, 그때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살면서 내가 이런 고생을 해본 적이 없다.’ 그 고생을 책으로 엮으셨어요. 소감은 어떠세요?

◆ 남기업> 책으로 엮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해도, 그것이 의미가 있다면 뿌듯하잖아요. 책으로 완성하면서 나의 고생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4년 동안 저의 삶을 갈아 넣었는데, 의미가 있는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찾았는데, 나의 고생이 그냥 한 사람의 고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야 저런 현실이 있구나.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려면 작은 단위에서부터 변화가 필요한데, 아파트의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게 중요하겠다.’ 그런 깨달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주고, 동기부여를 하는 책이 될 수 있겠구나. 나의 경험이 그런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겠구나. 나아가서는 제도를 바꿀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저의 고생이 굉장히 귀중하게 생각되더라고요.

◇ 김혜민> 저자 서문에 이렇게 쓰셨어요. ‘아래로부터의 변화, 작은 단위의 변화가 여기저기 나타나고 모여야, 큰 단위의 변화도 가능하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또 지역주민들과 함께 변화를 모색, 고민하다 보면, 결국 국가 차원에서의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것은 나라 전체를 변화시키는 동력이 된다. 이렇게 변화와 개혁은 쌍방향이다.’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그러니까 아래로부터의 변화, 아파트를 변화시킨 과정을 책에 쓰신 거예요. 추천사를 굉장히 다양한 분들이 써주셨어요. 이재명 지사, ‘남기업 박사가 삶의 터전에서 거둔 값진 승리는 공정한 대한민국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재명 지사가 많이 도와주셨나 봐요.

◆ 남기업> 직접적 도움은 주지 않으셨는데, 제가 살고 있는 경기도의 지사니까. 하하하.

◇ 김혜민> 이재명 지사가 원래 남 박사님이 이런 활동을 하시는 것을 알고 있었나요?

◆ 남기업> 네. 제가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 데 참여도 했고, 이재명 지사가 대표적으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를 주장하는데, 그것에 대한 설계에 참여했죠.

◇ 김혜민> 이렇게까지 고생한 지는 모르셨을 것 같은데.

◆ 남기업> 간간이 보고를 받았다고 해요. 그런데 직접 원고를 보니, 자기도 수난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데, 저도 너무 고생했다는 느낌을 받았나 봐요.

◇ 김혜민> 저도 정말 책을 읽으면서 ‘이걸 왜 하셨지? 이 고생을 왜 하셨지?’ 할 정도로 정말 고생하셨더라고요. 이재명 지사님이 그런 말씀을 하실만 합니다. 또 염태영 수원시장이 추천사를 쓰셨는데, ‘저자의 아파트 회장 4년의 기록은 자신이 직접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아파트 민주주의의 현실과 나아갈 길, 그리고 진정한 주민자치의 방향까지 제시하는 아파트 연구소다.’ 수원시와 협조가 굉장히 많았죠?

◆ 남기업> 네. 수원시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적극적으로 행정을 해줬어요. 저처럼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다름 사람과 달리, ‘저것은 좀 잘못됐는데? 바로잡아야 하는데?’ 이런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어쩌다가 아파트 회상에 당선이 되잖아요? 그러면 개고생이 시작되는 거죠.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서 얘기를 들어보면, 지자체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죠. 행정을 엉망으로 한다. 자치니까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수원시는 좀 달랐어요. 저도 그 점이 좀 희한한데, 시장의 지도력 때문에 그랬는지, 아마 그것도 영향을 줬겠죠. 굉장히 적극적으로 행정을 해주었고, 제가 그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는데 굉장히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제 책에는 저에게 직접적 도움을 준 주무관들의 이름을 다 써놨습니다.

◇ 김혜민> 네. 저도 굉장히 감동적으로 봤습니다. 오래된, 10년 넘은 적폐 구조를 바꾸기 위해 어떻게 소장님 혼자만의 힘으로 됐겠어요.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합쳐져서 이런 변화를 이뤄낸 건데요. 얼마나 고생하셨냐면 입주민 회장을 두 번 하신 거죠? 해임 투표를 3번이나.

◆ 남기업> 네. 시작한 지 2달 지나니까 해임 투표를 진행하더라고요.

◇ 김혜민> 그 이유는 뭔가요?

◆ 남기업> 15명의 동대표 중 11명이 저를 반대했는데, 그 11명은 직전에도 동대표를 했던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무슨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저를 가만히 두면 자기들이 과거에 했었던 부정과 비리를 들춰낼까 미리 겁먹은 것 아닌가 생각하는데.

◇ 김혜민>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겠다 싶었겠죠.

◆ 남기업> ‘저 친구 하는 일이 심상치 않은데, 그러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던 것 같고. 또 하나는 오래된 아파트, 30년이 다 됐으니까, 공사도 많이 해야 하고, 고칠 곳도 많고, 그리고 1680세대이니까, 돈이 어마어마하게 오가죠. 공사를 많이 하고 싶어 해요.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공사를. 그런데 그런 공사를 하게 되면 업체를 선정해야 하고, 예상이 되잖아요? 돈이 오가고. 그런데 남기업이 일반 동대표도 아니고 회장이다. 그러니 굉장히 불편할 것 아니에요. 의사 결정하기 어렵고. 그리고 업체를 선정하게 되면, 그 업체를 만나서 도장 찍는 일을 제가 하는데, 그러니까 여러 가지가 걸림돌이 되니, 아예 제거해버리자는 생각으로 2달이 지난 뒤에 바로 해임투표를 진행했죠. 그게 부결이 됐는데, 또 하고, 또 하고 그랬죠.

◇ 김혜민> 각종 소송도 당하셨고, 하시기도 하셨고.

◆ 남기업> 네. 제가 15번 고소를 당했고, 저는 11번 고소를 했고. 민사재판, 형사재판, 증인. 별걸 다 해봤습니다. 하하하.

◇ 김혜민> 지금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거죠?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가, 엄청 무거운 마음으로 끝냈어요. 무슨 아파트에 문제가 이렇게 많아서 이런 고생을 하고 책까지 냈는지 생각을 해봤는데, 이런 아파트 일이 우리 아파트에서도 사실 벌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무겁더라고요.

◆ 남기업> 저 같은 사람이 나오면 안 돼요. 안 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 저의 궁극적인 목적이죠. 이 책을 쓰면서 이렇게 쓰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혜민> 갈등이 두 축이었어요. 하나는 기존의 동대표들. 또 하나는 관리소장. 보통 아파트들도 이런 구조잖아요.

◆ 남기업> 그렇죠. 동대표들이 뭘 결정하면, 관리소장을 중심으로 관리소 직원들이 그것을 집행하는 기관이에요. 그런데 동대표들도 하나로 똘똘 뭉쳐있었고, 관리소장이 저를 해임하려고 하는 동대표들의 행정적, 법적 뒷받침을 다 해줬죠. 한 몸처럼 움직였어요. 그런데 동대표들 면면을 보면 법적으로 밝고 해박한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관리소장이 모든 것을 뒷받침해줬죠. 저에게는 기획자로 보였어요.

◇ 김혜민> 그러니까 관리소장은 직접적인 이익을 받는 사람이고 모든 것을 총괄하는 사람이지만, 동대표들을 보통 활동비 조금 주고, 회비 받고. 이런 것 때문에 하시는 분들도 많잖아요.

◆ 남기업> 그렇죠. 밥 사주고, 완장도 하나 차니까 기분 좋고. 관리사무소에 가면 ‘대표님 오셨습니까?’라고 반겨주니까 그런 게 너무 좋은 거예요. 그런 것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제 책에서는 ‘몸통’이라고 했는데, 우리 아파트에서만 한 4번 회장을 했던 그 사람. 제가 보기에 그 사람은 그게 업으로 보여요. 출마할 때 따로 직업을 써놓기는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것은 업이 아닌 것 같고. 무직이라고 하면 좀 멋쩍으니까. 매일 출근해서 저를 자를 궁리를 하고. 그 사람이 대표고, 관리소장은 뒷받침하고 기획하는. 회비 받고, 밥 사주면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냥 하는 거고. 그런 구조였어요.

◇ 김혜민> 이런 구조가 남기업 박사님의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고.

◆ 남기업>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럴 겁니다.

◇ 김혜민> 물론 이 과정 가운데서도 아파트의 자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세요. 이 방송 들으면서 우리 동대표도, 우리 관리소장도? 이렇게 의심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관리소장은 어떤 문제가 있었습니까?

◆ 남기업> 이분들은 계약을 체결하는 데 있어서, 업체를 선정하는 것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는데, 여러 가지 정황은 많았어요. 구체적으로 제가 확인한 것은 뭐냐면, 아파트를 보면 일주일에 한 번씩 장터를 열어요. 그것을 알뜰장터라고 하는데, 우리는 세대가 엄청 많기 때문에 알뜰장터를 하면 다양한 물건도 팔고, 먹을 것도 팔거든요. 그런데 1년에 8천만 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와요.

◇ 김혜민> 꽤 많이 내네요?

◆ 남기업> 그렇죠. 세대가 크니까. 어떤 한 업체의 사장이 상단을 조직해서 들어오는 거예요. 그러면 그 들어오는 사람이 들어올 때마다 얼마를 내는 거겠죠? 그것을 모아서 8천만 원을 내는 거예요. 그것을 자기가 관리하는데, 매년 8천만 원 정도. 7천, 8천, 9천. 이렇게 낙찰이 됐어요. 그런데 제가 회장이 됐을 때, 또 업체 선정을 했는데, 이상한 방법으로 자기네들이 우겨서 업체 선정을 했는데, 낙찰가가 뚝 떨어졌어요. 2천 600만 원으로.

◇ 김혜민> 원래 8천만 원 정도인데, 2천 600만 원으로 떨어졌다고요?

◆ 남기업> 네. 거기에 들어오는 장사하는 사람들이 내는 임대료가 줄어들었냐? 그렇지 않고, 장사하는 사람들의 임대료는 똑같고. 그럼 업체 사장이 그것을 받아서 2천 600만 원 만 내는 것 아니에요. 그러면 2천 600만 원에 해줄 테니까, 그 남은 차액. 5천 400만 원은 나눠 갖지 않았을까요?

◇ 김혜민> 추측이신 거예요?

◆ 남기업> 그렇죠. 어떻게 2천 600만 원으로 떨어져요.

◇ 김혜민>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 남기업> 결국 아파트의 입찰 과정도 합법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방식으로 하자고 계속 우기니까, 다수가 우기니까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 김혜민> 모두가 한 몸이 되니까, 비상식적인 것이 상식이 되는 거군요.

◆ 남기업> 그렇죠. 다수가 결정하니까, 제가 수사를 하지 않는 이상 거부할 수 없죠. 그런데 8천만 원에서 2천 600만 원으로 떨어졌고, 나머지 5천 400만 원은 결국 업체 대표와 동대표가 나눠 갖지 않았을까? 뻔한 얘기죠.

◇ 김혜민> 이것은 추측이지만, 이런 건들을 많이 잡아내셨더라고요. 그리고 아까 박사님께서 공사가 많다고 하셨잖아요. 특히 사시는 아파트는 세대 수가 많고 노후했기 때문에. 유지보수 업체를 선정하는 것에도 비리가 들어가려면,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남기업> 그렇죠. 그러니까 미리 업자를 만나서 A, B, C, D, E, F, G 업체들이 응찰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직업이 이거니까, 아파트 회장이 업체 중 하나를 만나서 미리 짜는 거죠. 내가 업체 선정되도록 해줄 테니까. 그런 것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거예요. 입찰 방법, 낙찰 방법 같은 것을 전자 입찰로만 하는 게 아니라, 동대표들이 점수를 부여해서 업체를 선정하기도 하거든요.

◇ 김혜민> 그건 너무 주관적이잖아요?

◆ 남기업> 네. 주관적이죠. 객관적인 지표는 거의 비슷한데, 주관적으로 어느 업체에게 주겠다고 하면, 그것은 어떻게 방법이 없죠.

◇ 김혜민> 결국 그 구성원들. 박사님이 적폐라고 불렀던 그분들과의 싸움이었을 것 같은데, 아까 말씀하셨지만, 그 싸움에서 15번의 소송도 있었고, 3번의 해임투표도 있었고, 그 갈등 속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이것을 포기하지 않으신 이유는 뭐예요?

◆ 남기업>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가 가장 슬펐어요. 15년 10월 중순부터 아파트 회장을 시작했는데, 16년 10월 말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상주니까 문상객을 맞는데, 돌아가신 다음 날이 제가 아파트로 가서 결제를 해야 하는 날이었어요. 회장이니까 결제를 해야 해요. 저를 내보내려고 하고, 저를 고소까지 한 관리소장을 보고 얘기도 해야 해요. 그 사람들이 제가 상 중이라는 것을 알면, 제가 손을 쓸 수 없으니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침에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가서 사인을 하고, 차를 몰고 돌아오는데, 눈물이 그렇게 나더라고요. 내가 여기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그런데 이사 가는 것은 저희 아파트가 가격이 낮아요. 그래서 다른 곳으로 이사 가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제가 그만두면, 이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할지 뻔히 예상되고, 제가 평생 후회할 것 같았어요. 내가 악에 진 것이다. 내가 회피한 것이다.

◇ 김혜민> 제가 계속 ‘저는 못 해요. 왜 그러셨어요?’라고 하는 건, 이게 작은 일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런 마음이 있고. 몇 가지 소소하지만, 기본적인 팁을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동대표 회의가 꽤 자주 열리더라고요. 이 회의부터 중요할 것 같은데, 노하우를 좀 주세요. 이 방송을 들으면서 참고할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 남기업> 네. 입주민들은 동대표 회의를 참관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 김혜민> 아무나 참관할 수 있습니까?

◆ 남기업> 네. 입주민이면 아무나 참관할 수 있습니다. 어떤 토론을 통해서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지, 내가 낸 관리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슬리퍼 신고 가서 회의에 참관하면, 한 1시간 반, 2시간 정도 하는데, 조금만 보면 금방 느낌이 와요. 그리고 동대표들은 회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면 참 좋아요. 저희는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보고 싶은 입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했어요. 회의비를 받기 위해서 동대표가 된 사람도 있을 거잖아요? 그런 사람들도 회의 자료를 꼼꼼히 보고 신중하게 발언하죠.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으니까. 이 사람들이 이렇게 막 나가는 것은 감시하는 눈이 없기 때문이에요. 저는 회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가 책임감을 갖자. 불편하지만 그렇게 하자고 했고. 또 하나는 제가 회장으로서 토론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PPT를 쏘게 하고, 관리사무소에는 공사를 진행하면 공사 전과 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게 하고, 공사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게 하고.

◇ 김혜민> 그것 자체가 엄청난 압박일 것 같아요.

◆ 남기업> 그렇죠. 관리소장은 조금 더 신경 쓰게 되죠. 공사 전에는 이런 모양이었는데, 공사 후에는 이렇다. 중요한 장면은 동영상으로 남기고. 이렇게 하니까 관리소장도 떳떳하죠. 그렇게 건강한 구조를 만들려고 애썼어요.

◇ 김혜민> 그리고 저는 책에서 정말 좋았던 게, 놀이터 개선 위원회. 이 활동이 정말 좋았어요. 주민들이 방관하지 않고 내가 직접 내 문제를 해결하는 거잖아요.

◆ 남기업> 그렇죠. 초반 2년은 고생했고, 두 번째 회장 했을 때는 바꾸는 경험인데, PD님께서 말씀하신 놀이터 개선 위원회가 대표적인데요. 놀이터에 가장 관심이 많은 사람은 30대 후반의 젊은 엄마란 말이에요. 그런 어머니들로 구성해서 놀이터를 어떻게 개선했으면 좋겠는지,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제안해 달라.

◇ 김혜민> 제일 잘 아니까.

◆ 남기업> 가장 관심 많고. 저도 관심이 별로 없고.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잘 몰라요.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 정리해서 PPT 30장으로 정리해서 왔어요. 그래서 아주 적은 비용으로 놀이터가 굉장히 안전해지고, 깨끗해졌죠. 그리고 유모차가 진입하기도 좋아졌고. 그런 필요가 있는지 저희는 몰랐죠. 그런데 유모차가 진입하기에는 불편하다. 턱을 좀 낮춰달라. 돈이 거의 안 드는 일이에요. 그런 것들을 정리해서 개선하고. 그러니까 주민들이 참여하면 바뀌는, 참여하면 바뀐다는 경험을 제가 주민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었어요.

◇ 김혜민> 정말 민주주의를 알려 주신 거네요. 직접 민주주의네요.

◆ 남기업> 그렇죠. 민주주의는 참여잖아요. 참여가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경험. 그것을 모든 사람이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참여한 사람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작은 소망이었죠.

◇ 김혜민> 남기업 박사가 책에 이런 말을 쓰셨어요. ‘아파트 비리 발생과 부패의 근본 원인은 결국 주민 참여의 부재다.’ 그래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슬기로운 아파트 생활 분투기, ‘아파트 민주주의’의 저자 남기업 박사와 함께했는데요. ‘평범한 그들의 공통점은 공감을 바탕으로 한 분노를 품었다.’ 이런 말을 하셨어요. 이게 같이 함께해준 동지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우리 청취자들과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독려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남기업> 나라 전체를 바꾸는 것은 굉장히 어려워요. 자기 직장을 바꾸는 것은 정말 힘들어요. 함부로 어떻게 할 수 없고, 체계도 아주 분명하고. 그런데 아파트는 내가 참여하고, 평소에 생각했던 것을 구현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동대표가 되면 그런 생각이 현실이 됩니다. 나라를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렵고 오래 걸리지만, 여기서는 현실이 됩니다. 그리고 혼자 하지 않고, 뜻이 맞는 사람과 함께하면 금방 해결되고 아주 보람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 김혜민> 정말 생생하고 상생한 민주주의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제가 정말 감명 깊게 읽었어요. 여러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아파트 민주주의’의 남기업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남기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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