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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코로나 19, 라이더 위험성 커져...'확진자 발생 건물 알 수 없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22 16:24  | 조회 : 178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코로나 19, 라이더 위험성 커져...'확진자 발생 건물 알 수 없어'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 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19살 라이더의 죽음. 일할 땐 근로자, 사고가 나면 사장님. 지난해 진주 10대 배달원이 배달 중 사망한 기사의 제목입니다. 예전에는 중국집, 치킨집에만 배달을 시켰지만, 요즘은 정말 다양하죠. 배달 노동자, 플랫폼 종사자가 엄청 늘어났지만 제도와 인식은 아직까지도 수준이 매우 낮습니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시장이 더 활발히 운영되면서 배달노동자들의 인권과 안전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습니다. 라이더 유니온 박정훈 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이하 박정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위원장님도 라이더이신 거죠?

◆ 박정훈> 네. 그렇습니다.
 
◇ 김혜민> 먼저 라이더 유니온을 좀 소개해주세요. 어떤 분들이 어느 정도, 어떤 내용으로 함께 하고 계십니까?

◆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은 배달 대행 라이더들도 있고, 패스트푸드에서 일하는 전통적 의미의 근로자 신분의 라이더들도 있고요. 이분들의 권익, 그리고 상담 활동도 하고 있고, 지금 250명 정도의 조합원이 있습니다.

◇ 김혜민> 네. 그러면 위원장님은 하루에 배달을 몇 번 정도 하세요?

◆ 박정훈> 저는 맥도날드도 하고 있고, 퇴근하면 쿠팡이츠라든지 다른 배달 대행도 하고 있는데, 맥도날드에서는 30건 정도 하고 있고, 퇴근하고 나서는 20건 정도 합니다.
 
◇ 김혜민> 지금 쿠팡이츠도 말씀하셨지만 배달 플랫폼이 최근에 엄청 많아졌죠?

◆ 박정훈>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플랫폼 이전에도 배달 대행 시장은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플랫폼과 만나면서 더 확대되고, 전국화되고, 성장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혜민> 원래 배달음식 시장이 대한민국이 굉장히 컸고, 그런데 플랫폼이라는 기술이 생기면서 더 늘어났고, 최근에 코로나19로 아무래도 배달 기사 분들이 굉장히 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 박정훈> 그렇습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고요. 최근 날씨가 더워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배달 수요가 더 늘어나고 있죠.

◇ 김혜민> 한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보행자 관련, 화물차 관련 교통사고 사망자는 줄었는데, 이륜차 사고 사망자가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15% 증가했어요. 국토부에서는 이 이유가 코로나19로 배달 노동자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맞는 이야기겠죠?

◆ 박정훈> 통계는 구분해서 봐야 할 것 같고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륜차 사고 위험은 예나 지금이나 있는 것이니까 인정한다고 보면, 뭐가 문제냐면 지금 배달사업을 아무나 창업할 수 있습니다. 배달대행업을. 사실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라이더들이 들어오고, 안전교육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또 하나는 배달 건수당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최저임금 이상으로 벌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배달을 급하게 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사고 위험이 높아지거든요. 라이더 유니온 입장에서는 신호를 지키면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고요. 저희 라이더 조합원들 중심으로는 신호를 지키자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해 주셨는데, 첫 번째는 배달 노동을 아무나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안전교육이 전무하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건당으로 받는 수익구조.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신호도 무시하고 속도를 중시해서 배달하는 이 구조 자체를 변화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그래서 라이더 유니온이 만들어진 것이고요. 맞습니까?

◆ 박정훈> 네. 맞습니다.

◇ 김혜민> 사실 배달 노동자들이 우리만의 상황이 아닌 게요. 미국의 대표적인 배달 앱인 캐비어 배달 기사가 최근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야간 통행 금지 지역에 배달을 갔다가 체포돼서 논란이 되고 있거든요. 이 기사 보셨어요?

◆ 박정훈> 네. 봤습니다.

◇ 김혜민> 보셨군요. 어떠셨어요?

◆ 박정훈> 저희도 사실 코로나19 때 확진자인 줄 모르고 그 집에 배달한 경우도 있었고요. 또 하나는 알고리즘 시스템이 우리에게 배달을 시키는 것인데, 이 지시를 저희는 따라야 하거든요. 그런데 여기 갔을 때 위험도나 어려운 점 등에 대해서는 저희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저희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김혜민> 네. 예를 들어주시죠.

◆ 박정훈> 아까 말씀드렸듯이 확진자가 있는 건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정보는 저희에게 제공되지 않고 있고, 또 하나는 저희 라이더 같은 경우는 개인정보가 노출되거든요. 그런데 만약 여성 라이더들 같은 경우는 남성이 있는 집으로 배달을 갔다가 여성 라이더가 온다는 것을 알고, 성희롱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희 개인정보 같은 것들이 손님에게는 다 제공되고 이에 대한 보호는 없기 때문에, 알고리즘이나 스마트폰 같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노동자들의 동선, 개인정보 같은 것들에 보호조치가 없어서, 피해나 위험에 처하는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 김혜민> 기술의 진보 때문에 이 시장이 더욱 활성화됐는데, 그 기술의 진보 때문에 보호받지 못하는 부분이 노동자 입장에서는 있는 거잖아요.

◆ 박정훈> 네. 그렇습니다. 가령 저희가 로그인을 얼마나 했는지에 따라서 가격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 김혜민>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박정훈> 예를 들어서 라이더들이 지금 시간대에, 점심시간에 부족하다면 플랫폼 입장에서는 보너스를 줘서 더 많은 인원이 로그인하게끔 하고. 만약 너무 많다면 카톡 한번, 문자 한번 보내서 배달 단가를 내려버릴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완벽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변동합니다. 완전 실험용 쥐처럼 유인이 되는 거죠. 이런 것들을 기술의 진보로 봐야 할까? 또 하나는 저희가 손님에게 안내하는 배달 시간이 있지 않습니까? 저희가 신호 위반을 많이 할수록 빠르게 안내되겠죠. 그 데이터가 집적돼서. 그러면 더더욱 신호 위반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거죠. 비인간적인 배달 시간이 안내되기 시작하는 거죠.

◇ 김혜민> 제가 앞서 노동자들이 많아졌지만, 노동자와 관련된 제도와 인식이 너무 미미하다고 말했는데, 그 이야기를 실제 사례를 들어서 위원장님께서 얘기해주셨어요. 물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가장 원초적인 것이면서 중요한 것은 안전에 대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여러 차례 문제 제기를 하셔서 30분 배달제인가요? 이게 2011년에 폐지된 적이 있죠? 그 이후로 진보된 것이 하나도 없습니까?

◆ 박정훈> 그렇습니다. 그런 책임들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는 게 지금의 배달 대행 시스템인데, 과거에는 30분 배달도 회사가 제한했으니까 회사에게 책임을 물으면 돼요. 그런데 지금은 건당 제이기 때문에 배달 시간을 제한할 필요가 없어요. ‘알아서 배달하고 그렇게 일하면 너에게 더 많은 돈을 줄게.’라는 시스템이죠. 그렇게 하면 책임은 라이더에게, 욕도 라이더가 먹는 거고요. 제한 시간이 없어진 것이 아니고 현재 픽업이라고 하는데, 음식점의 음식을 가지러 가는 시간이 약 15분, 픽업 후 손님에게 도달해야 하는 시간이 15~20분입니다. 그러니까 30분 배달제라는 것이 폐지된 것이 아니고 더 강화된 것이고, 더 자발적으로 신호를 위반하게 만드는 시스템들이 도입되고 있는 거고요. 최근에 쿠팡이츠에서 문제가 된 것은 내비게이션 시간보다 빠르게 가라고 하는 것인데, 물론 오토바이이기 때문에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간보다는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것을 전제하냐면, 이륜차는 자동차와 달리 갈치기라는 차 사이 주행을 당연히 하는 것으로 전제하고 시스템을 짜는 것이거든요. 이런 것들에 대한 고려가 없고, 디지털 시간으로만 표현되기 때문에 손님 입장에서는 어떻게 오가는지 알 수 없는 것이고, 눈에 보이는 오토바이에만 욕을 하는 것이죠.

◇ 김혜민> 지금 라이더들이 회사와 고용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죠? 그냥 용역 위탁 계약을 하는 거죠?

◆ 박정훈> 뭐 그렇습니다. 용역 위탁 계약서를 쓰는 곳도 있고요.

◇ 김혜민> 아, 그것조차 안 쓰는 곳도 있고요?

◆ 박정훈> 안 쓰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 김혜민> 대부분이다. 그러면 문제가 생겼을 때, 사고가 나거나 혹은 배달을 하다가 신호를 위반해서 벌금을 물어야 할 때, 100% 다 라이더가 책임지는 것이죠?

◆ 박정훈> 그것은 패스트푸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과태료 같은 경우는 라이더가 전적으로 물게 되어 있고요. 심지어 바쁘니까 빨리 가라는 지시를 받고 가다가 사고가 나도 라이더 책임입니다. 아무도 이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있고요. 배달 대행 라이더도 산재는 됩니다. 다만, 저희 같은 경우는 산재 적용 제외 신청제도라고 있어서, 만약 사업주가 산재 적용 제외 신청서를 쓰라고 한다면,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죠.

◇ 김혜민> 그런데 그렇게 쓰라고 강요할 수 있어요?

◆ 박정훈> 그런데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도 근로 계약서 쓸 때, 근로 계약서 다 읽고 쓰지 않고요.

◇ 김혜민> 그렇죠. 을이죠.

◆ 박정훈> 4대 보험 넣을 때, 그게 뭔지 설명 듣고 쓰지 않거든요. 그래서 강제로, 당연하게 4대 보험을 넣는 것인데, 만약 선택하라고 하면, 근로자 대부분도 ‘이게 꼭 나에게 필요할까?’라고 생각하면서 적용 제외 신청서 같은 것을 썼을 거예요. 사장들에게는 4대 보험이 전부 비용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꼭 쓰지 않아도 돼. 이것을 쓰면 너도 비용이 늘어.’라고 설명하면, 듣는 노동자는 우월적 지위를 가진 사장이 하는 말이기 때문에 서명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알바하시는 근로자분들도 근로 계약서를 안 쓰고 일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 김혜민> 네. 그러니까 이런 것이죠. 저 같은 월급쟁이 임금 근로자는 산업재해 보험료를 사업자가 전액 부담하는데, 지금 라이더분들, 퀵서비스, 대리운전 기사, 택시기사분들은 우리가 특고(특수고용자)라고 하죠. 이분들의 산업재해 보험료는 회사와 종사자가 반씩 낸단 말이에요. 사실 라이더분들은 건당 받는 그것도 아주 소액이기 때문에, 이 보험료조차도 부담인 분들도 있겠죠. 그러면 가입하지 않는 거고.

◆ 박정훈> 물론 저희 입장은 ‘낼 건 내자.’라는 건데, 돈이 비싸다고 주장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선택권을 주는 것은 이게 현실을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강제로 가입하게 하자고 주장하는 거고요.

◇ 김혜민> 그렇군요. 날씨가 더워져서 배달하는 육체노동은 말할 것도 없이 힘들 것 같고, 거기에다 코로나19로 마스크까지 쓰고 다니셔야 하니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21대 국회가 시작됐는데, 혹시 20대 때 라이더와 관련된 법안들이 통과가 된 것이 있습니까?

◆ 박정훈> 저희가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이라고 소화물 배송 사업자로 들어가는 법안이 하나 있는데요. 이 법안에 배달산업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라이더 유니온은 이 법안이 플랫폼 사업자만을 위한 법안이고, 실제로 배달 대행 라이더들을 보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비판한 상태에요. 그래서 21대 국회는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의 내용을 수정해서 배달 대행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 등록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다음에 안전 배달료와 같이 라이더들의 최소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최소비용이라고 하면, 이게 현실적으로 대안이 있습니까? 예를 들어 정부에서 해야 된다든지, 아니면 회사에서 해야 된다든지. 이런 구체적인 대안을 라이더 유니온이 갖고 있나요?

◆ 박정훈> 저희는 최저임금처럼 노사정이 매년 정하는 결정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 지역 같은 경우는 2,300원, 서울은 한 3,000원 어떤 회사는 4,000원. 그래서 대중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라이더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배달 대행 사업을 하고 있는 사장님들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왜냐햐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한 3,000원 받고 음식점 배달을 해주고 있었는데, 다음날 우리는 ‘2,500원 받을 테니까 우리 것을 이용해라.’는 사업자들이 등장하는 거예요. 그것은 다 죽자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안전은 비용입니다.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부담해야지만 이 비용을 다 같이 나눌 수 있고. 물론 라이더들도 수익만을 위해서 신호를 위반하거나 난폭운전하는 것을 수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배달료 보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거죠.

◇ 김혜민> 네. 정부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기사들도 살리고, 사업주도 살리는 일이라는 말씀이시고, 안전은 비용이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저도 사실 예전에는 배달료를 안 냈는데, 요즘은 1,000원, 2,000원 내잖아요. 그게 처음에는 아깝더라고요. 안 내던 돈을 내니까. 그런데 제가 노동자분들과 이렇게 이야기해보니까 결국 이 돈이 안전으로 돌아가는 건데, 우리 모두 사회 안전을 위해 마땅히 지불해야 하는 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오늘 방송을 들으면서 청취자분들도 그런 인식의 변화가 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덥지만 안전운전하시고요. 다음에 또 연결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위원장님.

◆ 박정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라이더 유니온의 박정훈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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