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싸이월드, 로그인도 어려워...미니홈피 속 추억은 어떻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22 12:21  | 조회 : 2782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6월 22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김인경 블로터 기자

- 미니홈피에 올린 돌아가신 부모님 사진 백업 어려워 안타까운 상황도
- 서버, 시스템 운영 안돼 로그인도 불확실한 상황...ID, 비밀번호 찾기도 어려워
- 싸이월드 대표 임금체불로 검찰 고발, 남은 직원도 없는 상황
- SNS 등 통해 싸이월드 데이터 백업 방법 전해져
- 해외 각국, 이용자 데이터 주권 확보 화두로...
-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선 데이터 다운로드 지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1부는 현장의 목소리로 생활 속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도토리, 일촌, 아바타. 이 단어들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름, 있으십니까? ‘싸이월드’를 떠올리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2000년대 초반 추억을 저장하던 싸이월드의 운영이 종료될 위기에 놓였다고 합니다. 아직도 운영하고 있었구나? 하는 분들도 있고, 가끔 들여다보면서 추억을 되짚어보던 분들도 있으셨을 텐데요. 마지막 인사를 앞둔 싸이월드에 대해 몇 가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함께 말씀 나눌 분 모셔보죠. 블로터의 김인경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인경 블로터 기자(이하 김인경):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2000년대 초반부터 싸이월드가 활발하게 운영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같은 SNS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잖아요?

◆ 김인경: 네, 싸이월드를 아마 모르시는 분들도 있겠죠. 싸이월드를 간단하게 소개해드리자면 카이스트 출신 학생들이 벤처 창업을 해서 만든 SNS였는데요. 처음에는 클럽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서비스로 1999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다음에 2001년에 미니홈피를 시작하면서 차별화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요. 현재 SNS인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와 차이점이 있다고 하면 싸이월드는 지금보다 조금 더 폐쇄적이고, 자기 자신에 대한 표현을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도토리라는 사이버머니를 구입을 해서 미니홈피 스킨, 아바타인 미니미, 홈피 배경음악, 이런 것들을 꾸미면서 자기 기분이나 상태, 취향 같은 것을 많이 보여주는 창구로 작동했던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싸이월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한국판 페이스북으로 조명을 받았고요. 또 활성화되면서 미국이나 중국까지도 진출하지 않았습니까?

◆ 김인경: 그랬죠. 이게 마크 주커버그 CEO가 페이스북을 2003년에 처음 만들었는데, 사실 그래서 싸이월드가 페이스북보다 먼저이기는 합니다. 그래서 국내 IT 업계에서는 오히려 주커버그가 창업 초기에 한국을 방문해서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했다, 이런 설이 전해지기도 하는데요. 이게 한때는 월 접속자 2000만 명을 넘으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는데, 2003년에 네이트 운영사죠. SK컴즈가 싸이월드를 인수했고, 이때부터 네이트와 연동되고, 2007년에 중국, 미국, 일본, 독일, 베트남 등 해외 진출도 하고, 나라마다 법인도 내면서 공격적으로 행보를 이어갔는데요. 전부 실패하고, 철수했습니다. 2011년에도 또 다시 글로벌 싸이월드를 내놓으면서 해외 진출을 시도했는데, 이게 이미 페이스북이 SNS 시장을 선도한 상태라서 또 사업을 접게 됐고요. 그래서 프리챌 창업주였던 전제완 대표가 2016년에 인수해서 회생을 노렸는데 2017년에 삼성 벤처투자로부터 50억 원 투자를 받아서 싸이월드가 다시 부활했나? 하다가,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도 내고, 암호화폐 클링도 내면서 부활을 꾀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투자금이 바닥나고, 사업은 안 되고, 직원들은 줄퇴사를 하고, 그러다가 지금 상황에 오게 됐네요.

◇ 최형진: 싸이월드가 지난달 26일 폐업 상태로 알려졌는데,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는 한 매체를 통해서 한 달 내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자진폐업하고 백업도 공지하겠다,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단 문은 닫은 겁니까, 닫을 예정인 겁니까?

◆ 김인경: 이게 닫을 생각이 없다고는 하는데요. 강제로 닫혔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싸이월드 상태는 한 마디로 유령기업, 좀비 상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싸이월드 세금이 체납되니까 관할 세무서가 직권 폐업 처리해서 26일에 폐업 상태로 알려지게 된 거였고요. 그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고, 사업자등록도 말소됐습니다. 직원도 전부 없는 것으로 보이고요. 문을 닫기는 닫았는데, 이제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아직 나는 서비스를 이어가고 싶다, 투자를 받아서 회생해보고 싶다, 이런 의지를 밝힌 상황인 겁니다. 그래서 투자를 못 받으면 사실 문을 닫고 싶지 않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아마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 최형진: 일단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 김인경: 네, 그랬죠. 작년 10월이었죠. 싸이월드 웹사이트랑 당시에는 모바일 앱이 있었는데요. 그게 접속이 불가한 상태가 발생했습니다. 이게 한 매체를 통해서 사이트 도메인 만료가 불과 한 달 남은 상황이라고 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는데요. 당시에 싸이월드 측은 지금처럼 연락이 잘 안 되는 상황이었고, 직원들도 다 나간 상황이어서 얘기가 잘 안 되다가 도메인 완료 시점을 올해 11월 12일로 1년 동안 연장하겠다, 그리고 지금처럼 서비스도 우리는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게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접속이 계속 오류가 발생했고, 원활하지 않았는데요. 결국에 6개월여 만에 폐업으로 분류가 된 겁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말씀해주셨던 대로 싸이월드를 살리기 위해서 그동안 여러 시도가 있었습니다. 대기업 투자가 있었고요. 지금 한 달 안에 해결법을 찾는다고 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는 예상이 많은데 업계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김인경: 업계에서도 사실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남은 직원이 하나도 없고, 몇 명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확인된 바는 없고요. 또 전제완 대표가 지금 직원 임금체불 건으로 검찰에 고발을 당한 상태입니다. 오는 25일에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관련 재판을 받게 되어 있는데요. 경영난을 겪으면서 임금 10억 원 정도를 체불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 선고가 7월 중순으로 예상되고 있고요. 그래서 아마 시한을 한 달로 못 박은 게 이 재판을 고려한 것 아니냐, 이게 업계에서 보고 있는 시각입니다.

◇ 최형진: 지금 가장 왕성할 때 가입자가 3000만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만약 한 달 내로 해결법을 찾지 못해서 싸이월드가 폐업을 하게 되면 이용자들이 백업을 할 수가 있습니까?

◆ 김인경: 이게 사실 백업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인터넷 사업자가 사업을 접을 때는 한 달 전에 이용자들하고 과기부에 서비스 폐지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합니다. 그것을 위반하면 과태료를 물게 되는데, 전제완 대표가 투자를 못 받게 되면 백업을 하겠다는 공지를 하겠다고 했으니까 공지는 나오겠지만, 지금 서버 관리할 인력이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백업을 어느 정도까지 책임져 줄지는 미지수고요. 현행법상 문을 닫으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지체 없이 파기해야 합니다. 이게 개인정보 유출 때문에. 그래서 지금 이 상황에서 개인정보를 이용자에게 싸이월드가 제공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더라도 강제로 하도록 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법조항 자체는 없고요. 정부 쪽에서 도와줄 수도 있지 않나,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는데요. 아직 확언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일단 지금 로그인은 되는 상황입니까?

◆ 김인경: 네, 로그인이 되는 분도 있고, 안 되는 분도 있는데요. 이게 지금 사이트가 열리기는 하는 이유가 SK텔레콤 자회사였던 SK컴즈랑 KT 인터넷 데이터 센터에 서버를 넣어뒀기 때문인데요. 자체 서버랑 시스템은 운영되지 않는 상태여서 이게 이용자마다 어떤 분은 됐다고 하고, 어떤 분은 안 됐다고 하고, 또 저 같은 경우에는 로그인을 해봤더니 미니홈피가 또 뜨지를 않더라고요. 그러니까 사용자마다 다른 상황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 최형진: 지금 SNS 등에서 싸이월드 데이터 백업하는 방법이 전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김인경: 전해지고는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남아 있는 사진이 많아서 열심히 찾아봤는데요. 로그인 정보를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 로그인을 시도했을 때 아이디랑 비밀번호를 모를 경우에는 찾기 어려운 상황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미니홈피 사진을 PDF 파일 형식으로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유료로 있는데 이것을 시도해보실 수 있고요. 그리고 또 우회적으로 싸이월드 사진을 백업하는 방법 중에는 ‘길호넷’이라고, 여기에 싸이월드 사진 백업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걸 다운 받아서 로그인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사진을 폴더 하나에 저장을 해주고요. 이메일과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으면 미니홈피 주소를 입력해서 백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는 사실 전체공개된 사진들에 한해서만 백업이 된다고 해요. 그리고 더는 로그인 정보를 모르고, 미니홈피도 지금 뜨지 않기 때문에 둘 다 실패를 한 상황입니다. 또 프로그램을 다운받지 않고서 브라우저에서 따로 백업하는 방법도 있고요. 클럽으로 로그인해서 미니홈피를 띄우는 방법들도 있는데, 이게 사이트가 정상운영이 되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 최형진: 네, 알겠습니다. 싸이월드 일단은 열심히 활동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사용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김인경: 싸이월드가 몰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보통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런 평가가 큰 것 같습니다. 싸이월드가 PC 중심으로 처음에 시작했잖아요? 그런데 플랫폼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요. PC 플랫폼을 고집했는데, 사람들은 모바일을 쓰다 보니까 접근성 면에서 모바일 친화적인 SNS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그게 페이스북과 트위터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앞서서 싸이월드가 글로벌 진출을 시도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때 글로벌로 나갔다면 참 좋았을 테지만 이 당시에 주민등록번호와 실명 인증을 해야 가입할 수 있어서 초기에 빗장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글로벌 SNS들은 이메일 인증만 하면 간단히 가입할 수 있었는데, 여러 가지 문턱도 있었고요. 그런 여러 가지 상황들이 다해서 결국,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점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싸이월드 이후에 자주 사용됐던 카카오스토리도 있고, 블로그, 페이스북 등 사용할 때는 쌓이는 데이터에 대해 사라질까 하는 생각조차 없이 추억을 저장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사이트가 문을 닫을 때마다 각종 이런 자료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 김인경: 그렇죠. 인터넷을 보다 보니까 조금 안타까운 사연이 많았는데요. 싸이월드에 돌아가신 부모님 사진이 남아 있는데 미리 백업을 해두지 못했다고 이것을 슬퍼하는 사연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남길 때는 사라질 것을 생각하지 않고 남기는데 이런 사례들이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세계 각국에서도 이용자 데이터 주권 확보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데이터 주권이라는 게 신체나 재산의 권리처럼 개인의 정보에도 권리가 있다, 이렇게 보는 개념인데요. 그 데이터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든지 결정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 이런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럽연합에서는 법에 따라서 정보의 주체인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제공한 자기 개인정보 올린 게 있잖아요? 그거를 파일 다운로드 등으로 제공을 받거나 아니면 다른 사업자에게 이전을 요청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언제든지 이용자가 자기의 데이터를 스스로 내려받을 수 있게 지원을 하고 있고요. 네이버 블로그나 카카오톡도 그런 기능을 지원한다고 하네요. 이런 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용자 스스로도 사실 자기의 중요한 기록인 만큼 디지털에서는 사실 이렇게 싸이월드처럼 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니까 자주 백업을 하고, 데이터를 관리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추억의 한 조각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과거 이용자로서 굉장히 안타깝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인경: 네, 감사합니다.

◇ 최형진: 김인경 블로터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