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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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으로부터 결과가 아닌, 결과로부터 원인을 찾는 게 MRI (5/29 금)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21 12:49  | 조회 : 527 

영상의학과 수학 (5/29 )

안녕하세요! 아주대학교 총장 박형줍니다. 영상의학에서는, X레이 기법부터 MRI나 컴퓨터 단층촬영 같은 방식을 사용해서 보이지 않는 인체 내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들어내죠. 보이지 않는 인체 내의 모습을 어떻게 찍는 걸까요?

보이는 것을 찍는 카메라의 경우는, 물체에 빛을 보내서 반사되는 모습을 기록한 뒤에 원래 모양을 추측합니다. 원인과 결과의 인과가 분명하죠. MRI 즉 자기공명영상의 경우는, 빛 대신에 인체에 강력한 자기장을 쏩니다. 그럼 투과해서 들어간 자기장이 인체 장기의 원자들에 영향을 주어서, NMR 즉 핵자기공명(NMR) 현상을 일으킵니다. 결론적으로 자기장이 휘는거죠. 장기의 모양과 재질에 따라 다르게 휘니까, 그 휘는 모양을 측정하면 원래 어떤 모양이었을지 추정할 수 있어요.

빛이 반사된 모습을 보고 원래 물체의 모습을 추정하는 카메라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장기의 모양과 재질이 자기장을 어떻게 휘게 하는지를 이해해야 하니까, 훨씬 어렵습니다. 인과를 따진다면, 원래 장기의 모양이 원인이고, 자기장이 휜 모양은 결과죠. 보통은 원인을 알면 결과를 유추해내지만, 여기서 문제는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건 결과일 뿐이고 원인은 모른다는 거에요. 자기장이 휘였다는 결과는 아는데, 그 결과를 야기한 원인, 즉 장기의 모양을 추정해야 하는 거죠. 원인으로부터 결과로가 아니라, 결과로부터 원인으로 가는 거꾸로 문제라서 역문제(逆問題)라고 부릅니다.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는 수학방정식을 만들고 풀어야 하는 아주 난해한 수학 문제입니다.

세상에는 결과만 보이고 그 원인은 숨겨져 있는 일들이 많죠. MRI도 이런 경우에요. 영국의 물리학자인 피터 맨스필드 경은 MRI 역문제의 수학적 방식을 편미분방정식을 사용해서 규명한 공로로 영국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받았고, 2003년에는 노벨의학상을 수상했어요. 이러한 이론적 작업 덕에 지금은 병원에서 MRI 단층촬영장치가 사용되게 된 거죠.

이러한 역문제를 수학적으로 더 정교하게 풀려는 노력은 지금도 많은 수학자들이 하고 있어요. MRI 하드웨어의 성능이 개선되면 더 선명한 인체 영상을 얻을 수 있죠. 하지만 진짜 괄목상대할 만한 영상의학의 진보는 같은 장비로부터 훨씬 더 선명한 영상을 얻도록 해주는 수학 알고리즘의 개선으로 가능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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