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내쉬 평형이론은 한 여자와 두 남자의 경쟁? (5/22 금)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천재 수학자 5/22 금

안녕하세요! 아주대학교 총장 박형줍니다. 한국에서도 개봉되었던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는 이젠 꽤 알려진 영화에 속하죠. 영화 속에서 정신분열증에 걸린 기구한 운명의 한 천재는 노인이 되어서야 평생을 괴롭힌 정신병에서 평화를 얻게 됩니다. 그의 수학적 업적이 경제학에 미친 영향력이 인정되서 66세가 되던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죠.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내쉬 박사는 대학을 졸업하고 암호해독과 관련한 미국 해군 연구 프로젝트에 여름방학 인턴으로 참여했어요. 이 과정에서의 천재적 기여를 인정받아서 그 뒤에도 틈틈이 참여하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죠. 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이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서 전쟁의 향방을 바꾼 적이 있을 정도로, 암호와 수학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내쉬 박사가 노벨상을 탄 연구업적은, 그가 22살 때 프린스턴 대학에서 쓴 수학 박사학위 논문의 내용입니다. 이 논문에서 “내쉬 평형 (Nash Equilibrium)”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는데요. 이제는 경제학이나 사회학 등에서 중요한 개념이 되었습니다. 수학이 공학 문제 푸는 데만 사용되는 게 아니라, 사회 현상과 경제 현상을 다루는 주요 무기라는 건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내쉬 평형을 설명하기 위해서, 한 명의 여자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두 남자의 상황이 예로 자주 사용됩니다. 두 남자의 장단점 때문에 여자가 선택을 망설이는, 일종의 균형이 성립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한 남자는 아무 변화도 시도하지 않는데 다른 남자가 어떤 변화를 시도하면, 균형이 무너지고 여자의 마음이 반대쪽 사람에게 가게 되서 게임에서 지는 상황이 될 수 있어요. 선물공세를 강화하면 천박해 보일 수 있고, 너무 쿨하게 대하면 대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비칠 수 테니까. 이렇게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은 반대편 남자도 마찬가지여서, ‘먼저 움직이는 쪽이 지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내쉬 평형이라고 합니다. 기업들 간의 경쟁에서도 가격 책정을 할 때 ‘먼저 움직이는 쪽이 지는’ 내쉬 평형 상태가 생기곤 합니다. 결국 가격담합을 통한 카르텔 시도 등이 나오게 되는데, 내쉬 평형 개념은 이에 대한 수학적인 설명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