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나라가 고3을 버렸다?' 실제 학부모 반응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12 12:04  | 조회 : 2262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5월 12일 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고3, 중2 학부모

- 등교수업은 아직 위험, 연기 일정 외에 없는 수험생 대책은 아쉬워
- 학생 상황에 맞는 깊은 고민과 대응방안 필요
- 수험생들, 나라가 고3을 버렸다며 자조 섞인 표현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1부는 현장의 목소리로 생활 속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태원 클럽발 2차 감염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등교 개학이 또 한 번 연기 됐습니다. 벌써 다섯번째 연기인데요.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이 가장 우선되어야 하지만, 이러다가 1학기는 그냥 끝나는 게 아닌가, 또 고3이나 중3 같은 수험생들은 입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학부모님들과 학생들, 현장의 반응은 어떤지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고3, 중2 두 자녀를 둔 학부모님 한 분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 고3, 중2 학부모(이하 학부모):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개학이 또 한 번 연기가 됐습니다.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고 하는 청와대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실제 학부모님들도 안도하고 있는 그런 분위기입니까?

◆ 학부모: 일단 우선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당장 수업도 중요하지만, 혹시 또 감염이 된다고 하면 그 이후에 더 긴 시간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일이 또 반복되면 안 되겠지만 앞으로 추후 개학 일정은 어떤 기준으로 전개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지금처럼 이렇게 수동적으로 날짜만 연기하는 것으로 이게 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은 들죠.

◇ 최형진: 그 말씀은 언제 등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제는 어떻게 등교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말씀처럼 들립니다. 고3 학생 같은 경우에는 원래 내일이 등교일이었습니다. 학교 갈 준비를 어느 정도는 마쳤겠죠?

◆ 학부모: 네, 아무래도 온라인 클래스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규칙적인 패턴은 어느 정도는 잡아가고 있지만, 저희 아이 같은 경우에는 밤에 집중해서 공부를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까 개학일정에 맞춰서 컨디션 조절도 하고 했는데, 이게 자꾸 변경되니까 집중하기도 어렵고, 또 컨디션이 흩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 최형진: 또 한 번 개학이 연기가 되면서 수험생들은 학사일정 때문에 고민이 클 것 같습니다. 당장 개학을 해도 일정이 빡빡했는데, 어떻습니까?

◆ 학부모: 아무래도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는 없는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시간만 줄어들고 있으니까 답답하기만 하죠.

◇ 최형진: 답답하다. 아무래도 시험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겠죠?

◆ 학부모: 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각 학년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느끼는 부담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당장 입시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고3 학부모로서는 안타깝기만 한 거고요. 수업은 EBS 링크를 통해서 온라인으로 듣고 있는데 문제를 제출하시는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이다 보니까 이게 내신 준비에도 영향이 있고, 또 개학이 연기되면서 사실상 저희 첫 번째 전국학력평가도 같이 연기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학생들이 자기 포지션을 확인해서 정시인지, 수시인지, 입시방향도 정해야 하는데 그 지표 자체가 많이 흔들리고 있는 거고요. 선생님들께서도 더 많이 바빠지실 테니까 학생들하고 소통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당장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수행평가를 포함한 이런 내신 성적 산출하고, 각 과목의 세부 특기사항 작성, 또 학생들에 대한 관찰이나 종합적인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가 사실 걱정이 많이 돼요.

◇ 최형진: 참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과거처럼 시험만 치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조금 더 많은 활동을 하잖아요? 입시에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기도 하고요. 이런 부분도 당연히 어려운 상황이겠죠? 

◆ 학부모: 네, 입시하는 학생을 두지 않으면, 고3이 아니면 잘 모르실 수 있는데, 빠듯한 일정으로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다 치러야 하는데, 지필하고 수행평가가 기본이고요. 또 원하는 자기 진로에 맞춘 심화학습하고, 독서, 또 수능 준비까지 모두 해야 하고요. 실제 고3은 할애하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동아리활동이나 봉사시간을 채워야 하는 것도 굉장히 부담이죠.

◇ 최형진: 알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벌써 다섯 번째 개학 연기입니다. 지난 12월에 겨울방학을 한 뒤로 어느새 5개월 넘게 아이들이 집에 있습니다. 고3, 중2, 두 학생들을 키우고 계신데, 괜찮으십니까?

◆ 학부모: 저학년 부모님들은 아마 제 생각에는 육탄전을 치르고 계실 것 같아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은 나이의 아이들이다 보니까 제가 할 일은 심리전이에요. 아이들 식사준비는 기본이고, 가급적이면 부딪히지 않게 부드러운 말투를 유지하고, 또 그러는 중에 부드러운 말투와 관계가 유지가 되어야 또 온라인 수업내용도 슬쩍 하나씩 물을 수도 있고요. 이게 고3이랑 중2 남자아이 둘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제 입장은 그러네요.

◇ 최형진: 아무래도 학생 둘이 집에 있을 텐데, 학교에는 가지 않지만 학원이나 독서실, PC방 등의 시설을 이용하면서 감염병 위험에 오히려 노출되고 있다, 차라리 학교를 가는 게 더 안전하지 않겠느냐, 이런 입장도 있는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학부모: 가끔 듣는 질문인데요.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께 여쭤보고 싶은 게 등교 수업이 시작되면 아이들이 학원이나 PC방, 독서실 같은 것을 이용하지 않을까요? 그냥 학교만 다니지는 않을 거거든요. 그럴 확률은 거의 제로예요. 그러니까 등교 수업으로 위험요소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규칙적으로 모든 학생이 모이는 시간이 하나 더 느는 거죠, 사실은.

◇ 최형진: 정확히 정리를 해주신 것 같고요. 등교를 하더라도 학교에서의 방역준비 등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요. 안내받으신 부분은 있습니까?

◆ 학부모: 제가 운영위원을 하고 있어서 아이들은 못 가는 학교에 가서 회의를 하고 와요. 그런데 거기서 들은 내용은 그냥 기본적으로 열화상 카메라를 중앙현관에 설치했다, 그리고 책상 배열을 조금 넉넉히 하고 있다, 이런 기초적인 이야기만 전달을 받았어요.

◇ 최형진: 일부에서는 거리 유지를 위한 급식 방법이나 오전, 오후반 같은 방안을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이런 논의도 있습니까?

◆ 학부모: 저 같은 경우는 전혀 들은 바가 없어요. 방송이나 매체에서만 들어봤어요.

◇ 최형진: 그렇군요. 개학 연기가 몇 차례 이어지고 있는데, 당사자인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 반응이 처음과는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주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학부모: 고3 아이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저희가 입시생들이나 학생들이 같이 이용하는 커뮤니티가 있어요. 거기에 학생들의 멘탈이 흔들리는 이야기도 많이 있고, 또 학습능력과 함께 정신력도 매우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염려가 많이 되고요. 또 커뮤니티 일부에서는 다소 극단적인 의견일 수도 있지만 2학년까지 성적으로 수시를 쓰자, 21년도는 수시를 없애고 정시만 보자, 아니면 대학이 입시 정원을 늘려 달라, 이런 것도 방법이라는 이야기들이 있어요. 이게 다 물리적인 시간과 일정도 조율이 분명히 필요한 일인데 실질적인 입시 대책에 대한 필요성을 학생들이나 학부모가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최형진: 실제로 당사자인 두 아이 반응은 어떻습니까?

◆ 학부모: 두 아이의 반응이 사실 달라요. 중2 아이는 나가서 놀지도 못하고 하니까 지루하기는 하지만 시간 활용이 가능하고, 학습 부담이 덜해서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편 편안해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고3인 아이 같은 경우에는 저희 아이 경우는 수시 전형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3학년 1학기 성적이 매우 중요한데 중간, 기말고사를 제출하시는 선생님의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으니까 불안할 수밖에 없죠. 요즘은 지필평가만 평가받는 게 아니라 수행평가까지 합산해서 성적이 산출되니까요. 그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빨리 가고 싶다고 해요, 아이가.

◇ 최형진: 이런 가운데 교육당국에서는 지금 이 상황이 모든 고3 수험생이 똑같이 겪는 일이기 때문에 형평성 차이는 없고, 입시에는 문제가 없을 거다, 이런 입장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학부모: 글쎄, 그게 되게 편안하게 겉에서만 보시는 건데요. 아이들의 심리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 그리고 굉장히 세세한 부분들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아요. 모두가 똑같다고 하시면 재난지원금도 주실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모두가 다 없으니까 똑같다고 생각하시는 그런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최형진: 교육당국의 입장에 조금은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시군요. 1162번님, “일주일이면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진정될까요? 다음 주에 또 연기 발표되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하셨는데요. 만약에 한 번 더 연기가 된다고 하면 반응은 어떨까요?

◆ 학부모: 아까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개학 일정이 이렇게 수동적으로 뭐가 발생하면 그냥 밀고, 또 뭐가 발생하면 밀고 하는 게 아니라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정말 처음에 이야기가 나왔던 것처럼 1학기를 전폐하고 다른 방안을 만든다든지 하는 방법적인 깊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다 같이 밀고, 어제 발표하실 때 5월 말 안에 개학만 하면 고3의 일정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타이틀이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그거는 정말 물리적인 시간과 날짜만을 계산한 거지, 그 원서를 써서 넣으려고 하면 준비해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노력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가 안 되는 것 같아요.

◇ 최형진: 알겠습니다. 지금 두 아이가 인터넷 수업은 계속 하고 있는 거죠?

◆ 학부모: 네, 인터넷 수업하고 있는데 사실 이 부분도 오해가 많은 것 같은 게 뉴스나 방송매체에서는 온라인 면대면 수업하는 모습만 보여주다 보니까 모든 학교에서 그렇게 수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사실은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해요. 저희 아이 둘 다 면대면 수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한 번도 안 했고요. 주요 과목인 경우에는 EBS 수업이 있으니까 링크 연결해서 수업을 하고, 선생님들 찾아주시는 유튜브 연결되는 수업 시청하는 게 있어요. 그런 것들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집중하는 아이도 있지만, 실제로 온라인 클래스를 집중해서 듣지 않는 친구들도 꽤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그렇다고 해도 전혀 확인이나 파악이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 최형진: 피드백 같은 게 안 된다?

◆ 학부모: 네. 예를 들어 지금부터 내는 문제에 답을 답변으로 올려라, 이렇게 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이 온라인 수업이 모든 아이가 9시에 일어나서 학교처럼 똑같이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거든요. 3일 안에만 수업을 들으면 출석으로 인정을 해주기 때문에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체크가 되지 않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는 거죠.

◇ 최형진: 긴급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다 보니까 수험생들은 불안하고 걱정이 참 많잖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학부모: 네, 요즘에 아이들이 하는 말이 우리나라가 고3을 버렸다는 말을 해요. 아이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 대요. 얼마 전에 방송에서도 나오더라고요. 이런 자조 섞인 말을 하는 아이들이 그 마음을 생각하면 부모인 제 마음은 같이 무너지는 거죠. 그런데 그 말을 들으면서 이상하다고 생각이 드는 게 이런 상황을 만든 게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도 모르지 않을 거잖아요. 그런데 왜 아이들이 이렇게 말할까, 생각을 해보니까 지금 교육부에서 발표하는 고3을 위한 정책이라는 게 그냥 일정 발표뿐인 거예요. 일반적인 아이들의 개학, 또 고3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입시일정. 그러니까 원서를 넣고 처리하는 시간, 또 시험을 보고 성적을 산출하는 물리적인 시간만 맞춰서 급급하게 발표를 하는 거지, 그것을 또 아이들도 알고 있는 거예요. 각 학년 학생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은 고민과 대응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냥 그 물리적인 날짜, 시간, 이것만 발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아이들 스스로 그런 마음을, 우리는 버려졌어, 하는 극단적인 마음이 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최형진: 등교를 앞두고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준비해 온 고3 수험생들의 당혹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제는 언제 등교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등교할지가 중요해보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감사합니다.

◆ 학부모: 네, 감사합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고3, 중2 학부모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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