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생활방역 어디까지?] 국·찌개 함께 떠먹는 식문화도 바꾸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07 11:38  | 조회 : 2655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5월 7일 목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 황교익, 공용음식 같이 떠먹는 관습.. 우리 식문화로 잘못 알려져
-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거치며 식기 부족해서 굳어진 것일뿐
- 식당 공용 수저통, 국밥집 공용 양념통도 생각해봐야
- 결혼식, 돌잔치 뷔페식사 대신 답례품으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1부는 현장의 목소리로 생활 속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정부가 이번 주부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이른바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을 발표했죠. 학교가 순차적으로 개학하는 등 일상으로 점차 돌아가되,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양팔간격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 쓰기와 30초 이상 손 씻기 같은 생활 속에서의 방역은 계속된다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이후의 우리 삶, 이전과는 달라져야 할 텐데요. 일상생활의 어디까지 생활방역을 해나가야 할까. 사소하지만 달라져야 하는 부분 저희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짚어보려고 합니다. 오늘 그 첫 순서로 밥 먹는 문화, 우리의 식문화는 이대로 괜찮은가 이야기 나눠봅니다. 그럼 오늘 함께 이야기 나눌 맛 칼럼니스트시죠. 황교익 평론가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이하 황교익): 네, 안녕하세요. 황교익입니다.

◇ 최형진: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사 풍경, 밥과 반찬들을 여럿이 식탁에 둘러앉아서 함께 나눠 먹는 건데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식사 풍경도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특히 찌개 같은 국물 요리를 한 그릇에 담아서 같이 퍼먹는 이런 모습은 어떻습니까?

◆ 황교익: 침을 서로 나눈다고 표현을 해야겠죠. 음식을 입에 넣은 숟가락에 침이 묻어 있어요. 그 침 묻은 숟가락을 다시 국그릇으로 넣는 순간 침이 들어가겠죠. 코로나19 사태로 생활방역수칙 안에 이런 공용 음식들은 서로 더는 그릇으로 각자 덜어서 먹게 하자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사실 코로나19와 관련 없이 이렇게 먹는 음식 습관은 진작 버렸어야 하는 거거든요. 이게 코로나19만이 아니라 감기 걸리면, 감기 바이러스도 이렇게 옮기는 거고요. 간염 보균자라고 하면 그것도 옮기는 거고요. 온갖 질병들을 옮기는 일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공용의 음식에다가 숟가락, 젓가락을 서로 대고 이렇게 음식을 먹는 관습이 마치 우리 한국인들은 인정이 넘쳐서 원래 그렇게들 다 먹어 왔다고 그렇게 잘못 알고 있는 게 크죠. 그리고 언론사들이 이런 일에 굉장히 많이 부추겼어요. 방송 같은 데 나와서 우리는 인정이 넘쳐요, 이래서 공용 반찬 옛날부터 이렇게 먹었어요, 이러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옛날부터 그렇게 먹은 적도 없고요. 이거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만들어진, 어쩔 수 없이 식기가 부족하니까 그렇게 된 것이지 그것을 가난한 시대 때 먹었던 음식 관습을 마치 우리의 인정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원래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비참함이라든지,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들을 포장하려고 하는 것이 사람마다 다 그런 것을 가지고 있거든요. 이런 일이 계속해서 지금 지속되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이것을 없애는 것이 좋지 않을까. 확실하게 없애야 합니다.

◇ 최형진: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는 일종의 정처럼 여겨왔는데 서양에도 이런 문화가 있습니까?

◆ 황교익: 없죠. 예를 들어서 나라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대체로 공용 음식이 상에 하나 놓이는 경우들은 많습니다. 우리처럼 찌개 한 그릇, 아구찜 하나 크게 접시에 놓고 이렇죠. 이것을 떠서 먹는데, 적어도 거기에 공용의 수저들이 놓이죠. 덜어먹을 수 있는 숟가락과 젓가락과 집게와 이런 것이 놓입니다. 그리고 각자 자기 앞에 먹을 수 있는 각자의 그릇이 있고요. 그래서 공용 음식은 덜어서 먹는 이런 방식이죠. 그 공용 음식에 자기 입 안에 들어갔던 식기, 포크든, 숟가락이든, 젓가락이든, 이런 것을 대는 일은 없죠. 물론 아주 못 살고 이런 나라들, 그런 식기를 마련하지 못하는 그런 나라에서는 이렇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도 경제 수준에 있는, 우리나라 참 잘사는 나라거든요. 그런데 이 정도 수준에 있는 나라에서는 그런 풍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중국에도 사실 우리보다 조금 경제 수준이 떨어지죠. 그리고 비위생적이라고 이야기를 참 많이 해요. 중국 여행을 하면서. 그런데 거기서도 기본적으로 공용 음식에는 젓가락이든, 숟가락이든, 이런 것이 다 놓여 있습니다.

◇ 최형진: 일단은 이런 부분은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이런 말씀이었고요. 제가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식당, 식탁 서랍이나 위에 두고 공용으로 사용하는 수저통.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 황교익: 맞습니다. 식당에서의 풍경들을 보면 셀프, 물도 셀프고요. 수저통 이런 것도 놓여 있고, 손님이 직접 해야 하는 부분들이 구석구석 있습니다. 이렇게 했던 이유가 인건비 줄이기 위한 방법이었거든요. 특히 한식당 같은 경우에는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판매가격은 그만큼 안 된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해요. 그런 수저 놓는 일, 물 떠오는 일, 이런 일들을 손님한테 맡기는 거죠. 그런데 이거는 조금 개선작업과 함께 한국 음식이 재료비도 많이 들고, 인건비도 많이 드는 요소들이 있어요. 다른 서양음식이나 일본음식, 중국음식에 비해서 그렇기는 해요. 그러면 여기에서 원가를 떨어뜨릴 요인들은 뭐가 있는가. 그리고 조리법에서 조금 더 가격을 원가를 떨어뜨릴 방법이 뭐가 있는가 하는 것들에 대한 궁리들이 따로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수저를, 식기를 놓고, 물을 떠오고 하는 이런 일들은 최소한 종업원들이 해야 그래야 손님으로서 대접 받는 느낌이 들고, 음식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겠죠. 위생의 문제로, 코로나19로 해서 위생문제로 들여다 볼 것만이 아니라 지금 계기가 되니까 이런 방송을 하기는 하지만,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일으켜야만 위생적이고, 더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가 있죠.

◇ 최형진: 알겠습니다. 방역의 관점에서 그러면 개별 포장된 수저를 제공해야 하지 않나, 이런 목소리도 나오거든요?

◆ 황교익: 그런 것은 해야죠. 당연한 겁니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지금 자꾸 코로나19 사태에 맞춰서 우리가 변화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코로나19 생활방역이 아니더라도 개인위생을 위해서 그런 일들을 해야 합니다. 특히 식탁 위에 설렁탕집이나 이런 데 가면 국밥들, 순대국밥, 이런 것을 많이 먹잖아요. 그 위에 식기만이 아니라 파도 올려져 있고요. 소금도 있고요. 올려진 게 김치, 깍두기, 이런 것도 있어요. 그것을 덜면서 또 이야기를 해요. 거기에 비말이 그쪽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이렇죠. 식탁 위에 올려져 있는 양념들, 이런 것도 사실 위생의 문제가 있죠. 그래서 그것은 손님이 쓰고 나면 바로 걷어가고 하는 이런 것들. 조금 필요합니다.

◇ 최형진: 7675번님께서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식당 카운터 앞에 있는 이쑤시개 통입니다. 너도 나도 몇 개 집었다가 하나만 가지고 가죠. 정말 위험하고 불안합니다,” 하셨는데요. 이쑤시개뿐만 아니고 그 박하사탕 같은 것도 있잖아요?

◆ 황교익: 관찰력이 아주 예리하시네요. 맞네요. 이쑤시개. 저도 이쑤시개 손이 안 갑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만졌을 거기 때문에. 이쑤시개도 필요하다고 하면 종이 포장되어 있는 거 있거든요. 이런 것이 다 원가입니다. 조금 고급 한식당에서는 그렇게 하죠. 그런데 서민들이 이용하는 한식당, 여기가 문제죠. 이것을 줄이려고 하면 원가를 줄이려고 하면 뭘 해야 하는가 하는 게 음식문화를 바꾸는 일과 같이 갈 수 있어요. 지금 위생문제와 관련된 음식문화를 바꾸자고 하는 게. 한국 음식은 한식당에서는 보통 음식이 공용 반찬들이 나오죠. 김치든, 볶음이든, 나물이든, 고기반찬이든, 공용 반찬이 나와요.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그 공용 반찬에 젓가락을 열심히 대면서 다 먹지 않습니다. 반드시 남깁니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양보다 종류도 많고요. 많이 깔립니다. 경쟁하죠. 누가, 어떤 집에서 많은 음식을 깔아 놓는가를 가지고 경쟁하는 거죠. 이것을 밥 한 그릇을 맛있게 먹을 양으로 1인분의 양으로 모양을 다시 잡으면 음식물 남기는 일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자기 앞에 주어진 음식, 여기에 대해서는 다 먹습니다. 그런데 공용으로 깔리면 뭔가 남기려고 하는 이런 것을 보이거든요.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하려면, 그러면 원가도 조금 떨어지겠죠. 양 줄이고, 종류 수 줄이고, 이렇게 하다 보면 저절로 지금 위생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원가들을 줄여나갈 수 있겠죠. 이번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바꿔야 하는 일들이었고, 그것을 이제 코로나19 생활방역 때문에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이번 기회에 크게 바꿔나가야 합니다.

◇ 최형진: 아무래도 반찬을 많이 가져다주는 것보다 1인이 먹을 수 있게 조금만 갖다 주면 음식 남길 일도 없고요. 

◆ 황교익: 맞습니다. 자세히 관찰을 해보면 김치, 짠지, 밑반찬, 콩자반, 짜고, 맵고 한 이런 것은 사실 그렇게 많은 양을 먹지 않습니다. 메인 음식을 많이 놓고 그런 밑반찬은 아주 소량만 필요하거든요. 그런 밑반찬이 그렇게 많을 필요가 없어요. 밥 한 그릇 먹는데 그렇게 많은 양이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김치 몇 조각, 콩자반 몇 알, 짠지 몇 조각, 이런 식으로 조금으로 해서 상차림. 이런 상차림이 이미 존재해요. 호텔 한식당 가도 그렇게 내놓고요. 조금 고급한 음식점들, 요즘 젊은 요리사들이 하고 있는 음식점 가보면 다 그렇게 하거든요. 그것을 보급만 하면 돼요. 외식업을 하시는 분들이 그런 일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을 다른 호텔이라든지, 그런 데서 되고 있는 것을 잘 모르거든요. 식당 주인들이 다른 식당 사정들을 더 모릅니다. 식당에 묶여 있기 때문에 그래요. 그러면 그것을 누가 해야 하는가?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외식업중앙회, 이런 기관에서 나서서 이렇게 꾸밀 수 있다고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보급해야죠. 그러면 식당에서는 그런 것을 이야기할 겁니다. 그러면 식기 더 마련해야 하고, 돈이 들고요. 그렇게 차리려고 하면 사람이 더 필요하고, 인건비가 들고요, 하는 거죠. 그것을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는가 하는 것도 식당 개별로 주인들한테 맡길 것이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서 개선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런 일들, 정책들을 섬세하게 펼쳐나가는, 그냥 하지 마세요, 하는 게 아니라 잘하고 있는 데를 모범을 보여주고 그것을 따라할 수 있는 여러 제반 여건들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하죠.

◇ 최형진: 알겠습니다. 또 하나 변한 곳이 결혼식이나 돌잔치 같은 행사 풍경입니다. 같이 식사를 하는 것보다는 답례품을 제공하기도 하고요. 꼭 식사를 해야 한다면 참석자들이 한 방향을 바라보거나 또 지그재그로 앉기도 하는데요. 특히 결혼식 하면 뷔페 떠올리는데 이런 행사 음식이나 식사에도 변화가 있을까요?

◆ 황교익: 변화가 있겠죠. 많이 섭섭한 일이기도 한데 결혼식이라는 게 잔치이지 않습니까? 모든 문화권역에서 결혼식은 가장 성대한 잔치거든요. 잔치에서는 음식을 나눠먹는 게 인간의 오랜 풍습이었고요. 그게 지금 코로나19로 해서 답례품으로 바뀌어 나가고 있는 것을 저도 보고 있습니다. 위생상태, 지금은 그렇게 다 같이 모여서 음식을 먹을 때 보면 위생의 문제가 반드시 발생하거든요. 그것도 철저하게 지켜나가야겠지만, 코로나19가 아니라고 하면 그런 잔치를 어떻게 위생적으로 유지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잔칫집에 갔는데 답례품만 받고 왔다고 하면 많이 섭섭해 할 것 같은 이런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위생적으로 서로 질병을 감염시키지 않을, 이게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그런 요소들은 없는가 하는 것을 살펴봐야 하는 거죠. 뷔페 같은 경우에는 그릇마다 뚜껑을 잘 써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 소비자들도 이런 것들을 많이 관찰하셔야 해요. 음식물을 든 후에는 앞에서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되도록. 내 침이 튈 수 있으니까. 그러고 난 다음에 뚜껑을 닫아두는. 뒷사람을 위해서 열어둘 것이 아니라 위생을 위해서 뚜껑을 닫아가면서 음식을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다음 번에 한 번 실제로 모시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죠. 감사합니다.

◆ 황교익: 네, 고맙습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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