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홍콩시위는 어떻게?”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5월 7일 목요일
□ 출연자 : 박완기 홍콩 법정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우리나라가 어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종료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죠. 홍콩에서도 15일째 코로나19 지역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으면서 홍콩 당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완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홍콩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강력한 이동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방역의 또다른 모범적 사례로 꼽히고 있죠. 오늘은 홍콩 현지 전화 연결해서 상황 들어보겠습니다. 박완기 홍콩 법정 변호사 연결돼 있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 박완기 홍콩 법정 변호사(이하 박완기):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오늘까지 홍콩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 사망자 수가 몇 명으로 집계가 되고 있습니까?

◆ 박완기: 오늘까지 홍콩은 확진자 1040명에 사망자는 4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확진자 중 완치해 퇴원한 환자가 900명이라서 홍콩 내 치료 받고 있는 환자 숫자는 15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지난 4월 19일 이후 17일 연속 지역감염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서 상황이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그런데 홍콩 정부가 아직 완전히 통제된 상황은 아니라고 하는 입장입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완전히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은 아니라고 정부가 이야기를 한 건데, 하지만 그래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한다는 발표를 했잖아요? 대략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까?

◆ 박완기: 최근에 홍콩 행정장관이 5월 5일 완화된 조치를 말씀하신 대로 발표했는데요. 완화된 조치는 내일부터 시행됩니다. 먼저 지금까지 4명 초과 모임이 금지했던 것을 8명 초과 집회 금지하는 것으로 바뀌었고요. 하지만 식당의 경우 테이블 당 1.5m 거리를 두도록 했던 것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식당에 붐비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생각됩니다. 학교의 경우 5월 27일부터 중고등학생들이 등교를 하기 시작하고요. 6월 8일부터는 초등학생들도 등교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전진영: 5월 말부터 중고등학생들 등교하고, 6월에는 초등학생들까지 등교하는 것으로 결정이 난 건데요. 원래 홍콩에 있는 학생들이 지난 1월부터 등교를 못 했잖아요. 그러면 지금까지는 학생들 수업이 어떻게 진행됐나요?

◆ 박완기: 네, 구정 연휴부터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등교했을 때처럼 학교 수업시간을 준칙하면서 이번 학기 예정된 진도를 나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 조치를 취했는데 오전에 짧은 화상수업을 통해서 선생님들이 학생들한테 그날 공부해야 할 과제를 주고 그리고 어떤 과정을 진행하는지 알려주고, 또 온라인상으로 과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때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이 불편한 것은 없었나요? 우리 한국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처음 하다 보니까 불편한 게 많았거든요.

◆ 박완기: 아무래도 처음 화상회의 앱을 사용해서 하는 데 있어서 학생들도 익숙하지 않고, 부모들도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그런데 금방 또 적응을 했고요. 그리고 지금은 굉장히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집에서 교육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모들이 교육 참여가 상당히 많아졌죠. 긍정적인 영향도 있고요.

◇ 전진영: 한국과 그런 부분은 비슷한 것 같고요. 그리고 홍콩이 지난 4월 말에 대입시험을 치렀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때 당시 대입시험은 잘 치러졌습니까? 

◆ 박완기: 네, 원래는 지난 3월 27일부터 치르도록 계획이 되어 있었는데, 그런데 3월 21일에 대입시험을 4주 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4월 24일에 5만 명 이상의 수험생들이 응시를 해서 대학입학시험을 마쳤습니다. 수험생들이 수험장에 입장하기 전에 건강증명서를 제출해야 했고, 그리고 또 체온 검사를 통과한 학생들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고요. 시험장에서는 책상들을 1.8m 간격으로 배치해놓고 수험생도, 그리고 감독관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시험이 진행됐습니다.

◇ 전진영: 네, 그렇군요. 앞서 홍콩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안에도 보면 상가 영업을 이제 앞으로 재개한다고 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당연히 코로나19 이전과는 분위기가 다른 상태로 영업이 재개될 것 같아요. 어떤 방식으로 영업이 이루어진다, 이런 대안이 있었습니까?

◆ 박완기: 공공시설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했는데, 피트니스 센터, 체육장이나 중국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마장을 비롯한 다양한 게임장소들, 그리고 미용 관련 업소들, 영화관, 술집들이 영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입장 시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고, 그리고 체온 검사를 하도록 계속 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여전히 문을 못 여는 업종도 있다고 하는데요.

◆ 박완기: 나이트클럽이나 여러 가지 클럽들. 그리고 노래방, 목욕탕 등은 이번 영업 재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 전진영: 그런 곳들은 아무래도 사람들 간의 접촉이 밀접하다 보니까 그런 업종은 제외를 시킨 것 같은데, 홍콩이 초반부터 사실 상당히 강력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뉴스에도 보도가 그렇게 됐고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어떤 것들을 했습니까?

◆ 박완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홍콩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면 매년 6500만 명 이상의 방문자가 전 세계에서 찾는 인적 교류가 가장 활발한 도시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방문자 중에는 5000만 명 이상이 중국 본토에서 오는 방문자들인데 그렇기 때문에 중국 본토와 육로로 이동 가능한 상황에서 확진자를 1040명으로 유지한 것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1월 24일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일주일 만에 정치적인, 또 경제적인 부담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방문자들을 더 이상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국경을 폐쇄했는데요. 그리고 홍콩 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했고요. 그 덕에 3월 초까지는 감염 사례를 150여 건으로 굉장히 낮게 유지했는데, 그런데 미국하고 유럽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염되면서 3월 말부터 각국 대학들이 문을 닫았고, 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유럽을 하고 있던 홍콩 학생들이 돌아오면서 갑자기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 수가 700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이 파동을 막기 위해서 홍콩 정부가 비거주자 입국을 금지하고, 항공편이 홍콩 공항을 경유하는 것도 금지했고요. 또 홍콩 거주자의 경우에는 모든 입국자에게 검역과 검사를 엄격하게 하도록 했습니다. 자택 격리 지침이 내려진 사람들한테는 위치 추적이 가능한 전자팔지를 착용하도록 하고, 술집에서는 주류 판매를 금지하게 하고요. 피트니스 센터 등 모든 공공 체육시설을 폐쇄했습니다. 그리고 식당들은 좌석 수를 줄이고, 테이블 간 간격을 아까 말씀드린 대로 1.5m 유지하도록 하고, 또 테이블 사이에는 가벽을 세우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고요. 이런 강력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봉쇄와 이동제한 명령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제한적이지만 경제가 그래도 돌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은 굉장히 잘한 것으로 평가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에게는 재택근무를 하도록 권장하고 시민들에게는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도록 권고를 했고요.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러면 봉쇄와 이동제한령은 없었지만 사실 주류 판매라는 게 금지가 된다거나 체육시설 같은 게 폐쇄가 된다거나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부분은 갑자기 이런 제한조치가 내려지면 답답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시민들은 어땠습니까? 조치를 잘 따르는 편이었나요?

◆ 박완기: 홍콩 사람들은 2003년 사스의 아픈 경험을 겪었던 시민들은 굉장히 자발적으로 처음부터, 또 적극적으로 정부 조치에 잘 따라줬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 왔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정부 조치에 그렇게 협조적이지 않고 답답함을 토로했던 모습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정부 조치에 잘 따르고요. 아무래도 홍콩이 방역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홍콩 정부가 선제적으로 여러 가지 공격적인 조치를 취한 것도 있지만, 시민들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런 부분 역시 한국과 비슷한 것 같고요. 홍콩 의료체계도 궁금한데요. 코로나19 관련해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든가, 확진을 받았을 때 환자의 치료 시스템, 이런 부분들은 잘 갖추어져 있는 편인가요?

◆ 박완기: 네, 공공의료 시설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다 취했고요. 확진자로 판명되면 격리병동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환자 수에 비해 의료진 수가 부족하지 않았고, 또 의료시설도 충분했던 이유는 아무래도 선제적인 조치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았고, 확진자 수가 많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게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 전진영: 그리고 한국 교민들을 포함해서 홍콩 재외국인들에 대한 의료지원은 괜찮은가요?

◆ 박완기: 홍콩 거주자들에 대해서는 거주자가 영구적 거주자하고 그냥 일반 거주자로 나뉘는데요. 상관없이 거주자면 공공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사설병원은 치료비, 시설비용이 상당히 높지만, 정부병원을 비롯해서 공공의료 시설을 사용하는 비용은 굉장히 저렴해서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홍콩 거주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체계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 전진영: 그 부분은 다행입니다. 그리고 화제를 살짝 바꿔서요. 지난 5월 1일 노동절에 홍콩에서 산발적으로 시위가 있었다는 뉴스가 있었거든요. 그때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 박완기: 이미 4월부터 홍콩 시내 곳곳에서는 산발적인 시위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는데요. 5월 1일 노동절에는 시위대 100여 명이 홍콩 중심부에 있는 한 쇼핑몰을 점거해서 시위를 벌였는데요. 경찰이 바로 또 출동해서 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원래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아무래도 경기도 침체되고 하기 때문에 시위를 반대하고 있는 시민들의 정서를 감안해서였는지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홍콩 정부가 코로나19 대응방안으로 공공장소에서 4인 초과 모임이나 집회를 금지했는데, 그러면 이것을 어느 정도 어기고 시위를 감행한 거네요?

◆ 박완기: 네, 맞습니다. 4인 초과 모임이나 집회가 금지된 상태인데, 그렇기 때문에 대규모 시위를 진행할 경우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4월 중순에는 경찰이 사회적 거리두기 명령을 어겼다고 하면서 시위대 36명에게 각각 2000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하면 대략 32만 원 정도 될 텐데요. 벌금을 부과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을 어길 경우에 법상으로는 최대 2만 5000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대략 400만 원 정도 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그리고 징역 6개월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일부터는 8인 초과 모임이나 집회금지가 시행되는데, 이를 어길 때도 여전히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 전진영: 모임이나 집회에 벌금을 굉장히 강력하게 홍콩 정부가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4월부터 시위가 산발적으로 있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시위와 관련해서 중국 정부의 반응 같은 것은 나온 게 있었습니까?

◆ 박완기: 5월 1일 노동절 때 있었던 시위 관련해서 홍콩 주재 중국 정부 연락사무소에서 즉각 시위대를 향한 경고 성명을 냈습니다. 성명에서는 일부 과격한 시위대의 불법행위로 홍콩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라고 비판을 했고요. 그리고 3일 성명에서는 홍콩 내 반중 정치인들과 미국 등이 과격한 시위대를 부추기고 있다고 하면서 비난을 했고요.

◇ 전진영: 네, 그렇군요. 홍콩 시위가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완기: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박완기 홍콩 법정 변호사와 이야기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