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탁재형 "문재인 대통령 '특전사 근성' 배낭도 못 들게 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04 10:05  | 조회 : 3261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5월 4일 (월요일)
□ 출연자 : 탁재형 PD

- 교사들,V자 계곡 높은 절벽에 눈사태 휩쓸렸을 것
- 히말라야 등반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9~11월
- 가성비 여행보다 시간을 낭비하는 여행이 안전
- 문재인 대통령과 과거 히말라야 랑탕 코스 함께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지난 1월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로 실종된 한국인 교사의 시신이 실종 105일 만에 모두 수습되었습니다. 그동안 수색작업이 난황을 겪으면 안타까움도 더했는데요.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 돌아오게 되었는지, 네팔의 안나푸르나는 어떤 곳인지.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 가져 보려고 합니다. 여행작가이면서 오지 전문 프로듀서인 탁재형 PD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탁재형 PD(이하 탁재형):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노영희: 여행작가이면서 오지 전문 PD라고 제가 소개를 드렸는데 맞습니까?

◆ 탁재형: 네, 원래는 다큐멘터리 PD인데요. 요새는 여행 팟캐스트를 하고 있고요. 유튜브도 겸해서 하고 책도 쓰고 그럽니다.

◇ 노영희: 우리가 흔히 가는 일반적인 여행, 그런 곳이 아니라 잘 못 가본, 그리고 사람들에게 뭔가 알려주고 싶은, 알려줘야만 할 것 같은, 그런 곳에 대한 정보를 새롭게 전달해주시는 일을 하시는 건데요. 사람들이 사실 꽃길만 걷고 싶어 하는 건데 왜 이렇게 험난한 길을 걸으시는지 여쭤보고 싶네요. 

◆ 탁재형: 글쎄요. 다큐멘터리 할 때부터 꽃길은 아니었고요. 여행 이야기라는 게, 제가 여행을 출장을 많이 다니다 보니까 가서 마주치게 되는 여행자들 때문에 여행이 가고 싶어졌어요. 출장과 여행은 엄연히 다른 거잖아요. 출장이라고 하는 것은 여행은 자기 일상을 놓고 나가는 거라고 하면 출장은 일상을 모두 짊어지고 나가는 거여서 그래서 여행자들을 만나면서 여행 이야기를 조금 더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그런 열망이 생겨서 여행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노영희: 그런데 요새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업도 힘들고, 출장도 잘 안 가고, 그러는 분위기인데 실감이 나시나요?

◆ 탁재형: 얼마 전에 방송에서, 정부에서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게 여행업과 공연업이다. 제가 그 두 가지를 다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사태의 한복판에 있는 지원대상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노영희: 네팔 이야기를 할 텐데요. 네팔에 몇 번이나 다녀오셨습니까?

◆ 탁재형: 제가 이거 출연하느라고 한 번 세 봤는데, 11번 정도 다녀왔습니다.

◇ 노영희: 많이 다녀오셨네요. 저는 네팔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보다 네팔에 있는 안나푸르나, 거기를 많이 가시더라고요?

◆ 탁재형: 그러니까 우리나라 분들이 산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 있으신 것 같아요. 그래서 동네 산악회에서 처음 산을 시작하셨다가도 백두대간 종주 같은 것을 한 번 하시고 나면 한라산 한 번 오르시고 나면, 그다음이 사실은 히말라야거든요. 의외로 굉장히 많은 분들이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오셨고, 유경험자이시고, 꿈꾸고 계시고 그렇습니다.

◇ 노영희: 사실 저는 힘든 것을 되게 싫어해서 왜 산에 가나, 힘든데, 이렇게 생각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유명한 말이 있죠. 있으니까 간다. 실종된 한국인 교사들이 걸었던 트레킹 길, 여기도 있으니까 간다, 이런 건가요?

◆ 탁재형: 여기는 일단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고요. 그리고 산이라는 것이 주는 매력이라는 것은 정말 후회하면서, 내가 왜 여기에 왔지? 내가 왜 돈 주고 이 고생을 하고 있지? 라는 것을 다 겪고 나서 느껴볼 때야 비로소 힘들었던 것은 다 사라지고, 다시 가고 싶다, 다시 그 풍경을 보고 싶다, 그렇게 느끼게 되는 건데요. 이 안나푸르나 지역은 네팔의 트레킹 코스를 아주 크게 나누자면 세 가지가 됩니다. 하나는 동부에 위치한 쿰부 히말라야, 여기가 에베레스트가 있는 곳이고요. 그다음에 서부에 위치한 안나푸르나, 그리고 중앙부에 위치한 랑탕, 이렇게 세 가지 지역으로 크게 나눠서 볼 수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트레킹 코스가 굉장히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트레킹 코스라는 것들이 대부분 네팔에서 예전에 중국으로 넘어 다니던 교통로들이거든요. 그런 것들을 산악인들이 처음에는 다니기 시작하다가 지금은 일반 트레커들도 다닐 수 있는 길로 구성되어 있는 건데요. 여기에 그렇게 길이 많다 보니까 코스를 다양한 일정으로 짤 수가 있고, 그리고 풍경도 너무 아름다운 것은 당연하고요. 그리고 안나푸르나는 어떻게 보면 히말라야의 슈퍼스타잖아요. 그 유명한 산을 볼 수 있다고 하는 것이 합쳐지면서 굉장히 인기 있는 곳이 된 것 같습니다.

◇ 노영희: 지금 이 안나푸르나를 찾는 분들이 해마다 어느 정도나 됩니까?

◆ 탁재형: 제가 자세한 숫자는 모르겠는데, 시즌이 되면 전세기가 늘 만원일 정도로 굉장히 많은 한국 분들이 찾고 있고요. 한국 분들 이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니까요. 여기가 무슨 대단히 격오지여서 전문 산악인들만 가는 곳이다, 이런 것은 조금 잘못된 이미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생각보다는 많이 다니기가 그렇게 아주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그러니까 많이들 가시겠죠, 아마추어들도?

◆ 탁재형: 아마추어들이 가는 코스가 정해져 있는 거고요. 그래서 지금 사고가 난 곳이 ABC 트레일이라는 곳이거든요. ABC가 뭐냐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그러니까 안나푸르나 사우스라고 하는 봉우리가 있고요. 그 아래에 4130m 지점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가는 거고요. 전문 산악인들은 그 이상 넘어가게 되면 전문 산악인들의 영역이고, 여기까지는 일반 아마추어 트레커들이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곳입니다.

◇ 노영희: 그러면 이번에 교사들이 걸었던 트레킹 길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은데, 왜 사고가 났습니까?

◆ 탁재형: 사고가 난 지점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조금 못 미쳐서 거기에서 하루 정도 더 올라가면, 사고 지점에서 하루 정도 더 올라가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가 나오는데요. 한 2850m 지점에 히말라야 롯지라고 하는 지명의 마을이 있고, 여기에서 더 올라가게 되면 3230m의 데우랄리라는 지명의 곳이 있는데, 그 사이에 있는 3170m 정도 되는 지점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저도 여기를 작년에 다녀왔거든요. 작년 12월에 다녀왔는데, 여기가 V자 계곡이에요. V자 계곡의 중턱에 길이 나 있고요. 그래서 올라갈 때는 왼쪽 사면. 이분들은 내려오다가 사고를 당했으니까 V자 계곡의 오른쪽 중턱에 있는 길을 가다가 사고가 나신 거거든요. 그래서 여기가 보시면 머리 위로 절벽이 아주 높이 형성되어 있어요. 여기에 눈이 오게 되면 여기에 눈이 어느 정도 쌓이다가 너무 많이 오게 되면 그 무게를 못 이겨서 눈 처마 같은 게 무너지는 거죠.

◇ 노영희: 그렇군요. 그렇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랄 정도로 큰 위험에 빠지는 수가 있겠는데.

◆ 탁재형: 길이 넓게 낼 수가 없는 곳이다 보니까 길 자체가 거의 일렬종대로 갈 수밖에 없는 그런 곳이고, 거기에서 눈사태가 덮치면 바로 휩쓸려 내려가게 되는 것이죠.

◇ 노영희: 아주 위험에 빠지는 그런 거군요. 저희가 앞서 지난 1월 17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ABC 트레킹 코스, 해발 3230m 데우랄리 지역에서 발생한 눈사태 때문에 충남 교육청 소속 교사 4명과 네팔인까지 3명이 실종된 사건이 있었죠. 여기에서 실종자들이 있었는데, 결국 마지막 이번에 한 분의 시신이 수습되어서 다 정리가 되기는 했습니다만, 비극이 일어난 건데요. 그동안 수색을 많이 했습니다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가 눈이 녹으면서 이번에 실종자들이 차례로 발견된 거죠?

◆ 탁재형: 네.

◇ 노영희: 안나푸르나에 눈이 많이 옵니까?

◆ 탁재형: 사고가 난 때가 12월에서 1월 사이. 이때가 우기라고 볼 수는 없어요. 네팔 기후 특성상 히말라야 가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우기가 막 끝났을 때, 그러니까 9월에서 11월 정도인데, 12월에서 1월은 어떤 때냐면 이때가 날씨를 조금 예측하기가 힘들어요. 기본적으로는 맑은데, 한 번 눈이 내리면 굉장히 폭설이 오는 그런 시기거든요. 그렇지만 저희는 이때 겨울 휴가가 겹치는 분들이 많잖아요. 또 교사 분들은 방학이 겹치기도 하고. 그래서 이때 코리안 시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분들이 많이 가는 때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그런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코스에서 이 정도의 눈사태가 일어난 것은 흔하지는 않아요. 흔하지는 않지만 이때 눈이 한 번 오기 시작하면 1층짜리 건물은 지붕까지 푹 파묻힐 정도로 눈이 오는 때가 있습니다.

◇ 노영희: 사실 저는 이런 선생님들이 이렇게 방학을 맞이해서 갔던 여행, 오지여행, 트레킹 여행, 가셨다가 계획대로 안 돼서 소송하시는 것을 많이 봤어요. 그때 당시에 그분들이 여행사에서 이야기한 일정하고 전혀 안 맞고, 갑자기 현지 사정이 달라지면서 여행사도 놀라고, 이분들도 놀라면서 완전히 문제가 되어서 돌아오지도 못하고, 이런 여러 가지 어려운 경우를 많이 봤는데요. 실제 오지탐험 하시거나 이런 쪽에 많이 일을 해보시니까 그런 경우도, 변수들이 너무 많아서 있을 것 같아요?

◆ 탁재형: 그런데 이런 트레킹 여행의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예비를 껴놓는 게 맞아요. 왜냐하면 산의 기후라는 것은 아무리 건기 때 가더라도 폭우가 갑자기 내릴 수도 있는 거고요. 그리고 길이 뭔가 예기치 않은 산사태로 고립이 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서 그분들이 굉장히 안타까운 점은 뭐냐면 봉사활동을 하러 가셨다가 짬을 내서 트레킹 여행을 가신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일정을 제가 한 번 살펴봤는데, 정말 최단기간 내에 거의 산악행군을 하듯이 거기를 갔다 오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일정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아마 이분들의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도 굉장히 촉박하게, 뭔가에 쫓기듯이 했을 것이고, 그러면서 기후가 이렇게 변했을 때 그러면 여기에서 안전해질 때까지 대기하자, 기다리자, 이런 식의 여유를 두기가, 융통성을 부리시기가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오지라든가, 요즘엔 점점 여행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그런 일반인들이 가지 않던 굉장히 깊숙한 오지라든가, 아니면 이런 자연환경이 예측할 수 없는 곳까지 많이 가시잖아요? 이럴 때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기존에 해오던 가성비를 따지는 여행, 그러니까 최소의 비용을 들여서 최대의 만족을 얻겠다, 이런 것보다는 조금 더 시간을 낭비스러울 정도로 여유 있게 쓰는 그런 여행을 하셔야 안전하고,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그런 식의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라는 것을 감안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여행사의 약관에도 보면 어디까지 보장을 하고, 어디부터는 천재지변의 영역이므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하는 게 잘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시는 게 오히려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노영희: 마지막 하나 질문하겠습니다. 네팔 가셨을 때 아주 특별한 분하고 함께 갔던 네팔 여행이 있다고 하던데 어느 분하고 가신 건가요?

◆ 탁재형: 제가 2016년에 지금 대통령이 되신 분께서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이실 때. 

◇ 노영희: 문재인 대통령 말씀하시는 건가요?

◆ 탁재형: 그렇습니다. 제가 산 히말라야 랑탕 코스를 안내한 적이 있는데요. 그래서 그때도 같이 갔던 가이드가 그때 당장 아팠던 것은 아닌데 그 이후로 얼마 있다가 현지인 가이드가 허리를 다쳐서 제가 그 병원을 따라가 본 적이 있어요. 병원시설이 굉장히 열악하고 그래서 코로나 사태 때문에 제 네팔 친구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리고 이런 사태가 끝나고 나면 네팔도 많이 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노영희: 문재인 대통령은 여행 가셨을 때 특별히 다른 여행객과 차이점이 있던가요? 

◆ 탁재형: 그분께서 특전사의 근성을 아직도 가지고 계시고 있던 것을 저는 깨달았습니다. 본인 배낭에 손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시고, 그래도 연로하시잖아요. 아무리 산 경험이 많고 하셔도 본인이 생각하시는 것보다는 속도도 느려지시고 많은 분들이 걱정할 것 아닙니까. 그러면 저희 현지인 가이드한테 배낭 좀 들어드릴 수 있냐고 해서 그러면 제가 들어드리겠다고 가서 뒤에서 이렇게 배낭에 손을 대면 말도 못하세요. 헉헉, 하면서 괜찮아요, 하는 게 아니라 헉헉 하시면서.

◇ 노영희: 말씀도 못하면서 손대지 말아라?

◆ 탁재형: 네. 그런 의지가 있으셨기 때문에 지금 코로나 사태도 잘 대응하고 계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노영희: 상당히 독립적이시고, 몸이 힘드셔도 절대 티내지 않으시고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는 하셔도 혼자 하시려고 한다, 이런 이야기군요.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탁재형: 네,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탁재형 PD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