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조혜연9단 “일상 완전파괴 스토킹 당해...스토킹방지법안 발의 돼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4-28 08:17  | 조회 : 1803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4월 28일 (화요일)
□ 출연자 : 조혜연 바둑 9단

조혜연 바둑 9단
- 이번 달에만 8번 신고, 경찰 검거할 의지 부족
- 스토커 ‘내가 조혜연 끌고 갈 거다’ 소리 질러
- 저속한 욕설을 건물 내벽과 외벽에 낙서 
- 스토킹 방지법안 하루 빨리 발의 되어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바둑 세계 최다승의 조훈현 기사, 알파고와의 승리를 이끈 인류 대표 이세돌. 우리나라는 명실상부 바둑 강국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자랑스러운 바둑계에 불미스러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조혜연 9단이 스토킹 피해로 약 1년간 고통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에 조혜연 9단 본인이 너무 힘들어서 직접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등 피해 사실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직접 조혜연 9단과 연결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범님 안녕하세요?

◆ 조혜연 바둑 9단(이하 조혜연): 네, 안녕하세요.

◇ 노영희: 우선 제가 간단히 조혜연 9단에 대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만 11세 11개월의 나이로 프로 입단을 하셨다. 이게 조훈현, 이창호에 이은 한국 최연소 3위더라, 이세돌 9단보다도 어리다, 이런 이야기가 있고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팀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정말 명실상부 한국의 최고 바둑인이신데요. 그런데 스토킹을 당해서 너무 힘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 조혜연: 네, 스토킹이 시작된 거는 굉장히 오래 전인데요. 지금 제가 고소한, 1년 전부터 스토킹을 한 정 모 씨 말고도 사실은 바둑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집 앞에 찾아오고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이런 스토커들은 많았습니다. 숫자는 많았는데, 이번 건은 저와 저의 주변인, 그리고 저의 일상생활을 완전히 파괴할 정도로 심각한 그런 스토커였거든요. 경찰에도 신고를 여러 번 했는데, 예를 들어서 이번 달에 8번을 했는데요. 실질적으로 경찰의 경우에 검거할 의지가 부족해서 이 스토커가 저를 괴롭히고, 저를 타겟으로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고소장에서 증거 제출을 하고, 스토킹 피해를 증명하는 게 그렇게 간단한 절차는 아니었습니다.

◇ 노영희: 그렇죠. 사실은 스토커 범죄라는 게 가장 힘든 게 뭐냐면, 증거를 찾아와라, 단순히 너네 집 앞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이 사람을 처벌한다는 게 심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들 때문이란 말이죠.

◆ 조혜연: 네, 그렇습니다. 이번 스토커의 경우에는 저를 때리거나 저한테 직접적으로 상해를 입힌 것은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지속적으로 고성, 욕설, 협박을 일삼았고, 또 제가 작년 3월부터 저의 바둑 교습소를 열어서 청량리동, 동대문 경찰서 바로 옆에서 일을 하고 있거든요. 이 스토커는 수시로 찾아왔죠. 예고 없이 찾아오고, 혹은 예고를 하기도 하고. 예를 들어서 내가 갈 거다, 내가 조혜연이 보러 갈 거다, 내가 조혜연 끌고 갈 거다, 이런 식으로 소리를 질러요. 저에 대한 피해도 그렇지만 저도 이웃주민들이 있고, 소상공인들이 계시지 않습니까? 양옆으로 건물들이 다 피해를 봤어요, 이 한 사람 때문에. 이것이 피해자로서 제가 이것을 하루 빨리 공권력에 호소하지 않으면 주변에 피해도 자꾸만 늘어나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 노영희: 그런데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바둑 아카데미를 열었는데 한 달도 안 돼서 무단으로 들어오고, 건물 외벽에 ‘보고 싶다,’ 이런 글을 쓰면서 성적 욕설이 남긴 낙서를 남기고, 불안감이 너무 심해서 일부 수강생들은 학원을 못 다니겠다, 이러면서 그만두기도 하고 그랬다는 거잖아요? 

◆ 조혜연: 맞습니다. 매우 저속한 욕설을 건물 내벽과 외벽에 동시에 그렇게 낙서를 했는데요. 사실 이제 이런 것이 낙서일 뿐이지 않느냐고 하는 일부의. 경찰 분들도 초창기에는 제가 신고를 했을 때도 이 낙서가 누가 봐도 명백히 저에 대해서 명예훼손을 하는 것이고, 저를 협박하는 낙서인데도 초창기에는 몇몇 경찰 분들은, 참고로 몇몇입니다. 일부인데, 이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 이렇게 묵살하는 사람들도 있었거든요. 

◇ 노영희: 경찰이요?

◆ 조혜연: 네, 경찰 분이. 한 마디로 잡아줄 생각이 없었던 거예요. 물론 저는 초기 경찰 분들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하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고, 그래도 국민청원에 올라가고, 언론에서도 기사화가 되니까 그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잡아주시고 이렇게 구속영장까지 신청하게 되고 그렇게 됐습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지난 17일, 참다못해서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행위로 정 씨라는 스토커를 고소를 하셨는데, 그 전까지 너무 힘들었고, 아무리 신고해도 해결되는 게 없더라, 이런 이야기였잖아요. 어쨌든 조사를 받은 당일에도 또 다시 조사를 받고 난 다음에 학원에 와서 행패를 부리고요. 결과적으로는 일단 어제 구속은 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 조혜연: 네, 꿈을 꾸는 것 같더라고요. 보니까 확실히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이 일이 묻힐 뻔했는데 경찰에서도 이 일이 사안이 심각하구나, 사안이 중대하구나, 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제가 제출한 증거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지금 청원을 올린 지 며칠 안 됐는데요. 한 9000명이 넘는 대한민국 국민께서 청원에 동의도 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알려주신 게 굉장히 큰 것 같고요. 제가 이 일을 피해자 본인으로서 겪어 보니까 이게 생각보다 스토킹을 당하는 일들은 처벌까지 끌고 가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저 말고도 다른 스토킹 피해자 분들도 계실 텐데 저만 해도 6가지의 죄목을 붙여서 변호사님의 도움을 받아서 형사고소, 그러니까 고소장을 낼 때 그냥 단순히 제가 이 사람한테 스토킹을 당했으니 일상생활에 심대한 지장이 있습니다, 정도로는 약한 느낌인 거예요. 낙서도 하고, 저의 수강생이 그만두고, 어찌 보면 저의 초등학생 수강생들이 참고인으로 진술도 하고, 이렇게.

◇ 노영희: 애들이요?

◆ 조혜연: 네, 애들이 진술을 했어요. 너무 무섭다. 그리고 아이들은 학부모님들의 동의가 있지 않으면 경찰에 참고인으로 진술을 할 수가 없거든요. 법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어떤 이상한 아저씨가 와서 한손에는 맥주, 맥주 브랜드도 이야기하고, 굉장히 상세하게 정황을 이야기한 거예요. 저도 그렇게까지 상세하게 기억을 못 하는데 아이들이 정황묘사를 하는 것을 보니까 굉장히 정확하게 상세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경찰에 참고인 진술로 채택이 될 정도로 아이들 진술이 상세하다 보니까 이게 저를 괴롭힌 것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한테 위협을 가한 사실까지 확인이 되면서 사안이 중대하다, 이렇게 판단하게 된 거죠.

◇ 노영희: 그렇죠. 사실은 아이들이 그렇게 세세하게 기억하고, 불안하다고 말하고, 나 경찰 가서 진술할래요, 하고 말할 정도면 사실 조혜연 9단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느꼈을 불안감이 정말 심각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부모님들도 되게 힘들었을 것 같아요.

◆ 조혜연: 아이들 중 몇몇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고, 사실 저의 학생들 중 거의 전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희가 그렇게 큰 학원은 아니거든요. 6명 정도의 어린 학생들이 있는데요. 그 학생들의 학부모님들은 거의 매일 같이 연락을 주세요. 스토커 관련해서. 실제로 신규 등록을 포기한 학생들도 상당수 있고, 기존의 학생들도 사실 스트레스가 컸습니다.

◇ 노영희: 이 사람은 왜 그렇게 조혜연 사범에게 집착했던 건가요?

◆ 조혜연: 바로 그 부분이 아마 법원에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니까 앞으로 있을 재판의 쟁점이 될 것 같아요. 이 사람은 도대체, 정 모 씨는 저랑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데, 전혀 모르고, 과거에도 한 번이라도 만난 적이 없거든요. 이것은 피해자가 묘사하는 가해자의 모습이니까 저도 바둑계에서 30년 가까이 있었거든요. 프로기사 생활만 24년 했고, 어찌 보면 바둑계에서 일하거나 혹은 저의 지인의 지인이면 제가 모를 수는 없었거든요.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러는지. 이거는 제가 완벽하게 모르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이렇게 낙서도 한 줄씩 늘어가고, 무단 침입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어떨 때는 본인의 어머니도 모시고 아카데미에 오고 그러니까요. 제가 작년 10월에 가해자한테 돈을 5000만 원을 빌렸다고 어머니를 모시고 쳐들어온 거예요.

◇ 노영희: 거짓말까지 한 거네요?

◆ 조혜연: 네, 명백히 허위사실이죠. 저는 그 사람을 알지도 못하는데. 그러니까 여러 가지 한 사람이 저지른 일이 많고, 또 워낙 기괴하다 보니까 증거로 제출한 것은 많아졌고요. 그런데 아까 질문하신 거, 왜 저한테 그러는지, 도대체 동기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그것을 제가 더 알고 싶어요. 짐작은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이 뭐라고 했냐면 저를 사랑한다, 너는 내 여자다, 너는 나와 함께 가야 한다, 당장 나와라,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단순 연심에 의해서 그렇게 지속적으로 찾아오고 욕설과 고함을 지르고 했는지. 그다음에 저와 함께 일하는 남자 프로기사가 있지 않습니까? 아카데미 선생이 저 혼자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저랑 같이 일하는 남자 프로기사는 저랑 같이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한테 허구한 날 불륜이니, 죽일 놈이니. 사실은 저의 동료들이 더 피해자예요, 저도 그렇지만.

◇ 노영희: 지금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구속은 돼서 다행인데, 그게 제가 봤을 때는 우리 조혜연 9단이 유명인이기 때문에 더 빨리 해결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어쨌든 요점은 이겁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쓰셨는데, 흉악한 스토커를 두려워하는 대한민국 삼십대 미혼 여성이다, 이 스토커 처벌법이 너무 경미하고, 미약하다, 벌금 5만 원 이외에 아무런 제재가 없다, 이런 내용이 들어있어요. 이게 바로 스토킹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문제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 조혜연: 네, 맞습니다. 국회청원에서 이 부분을 피해자의 시선으로 봐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용기도 낸 거고, 이런 겁니다. 피해자로서 제가 저의 이름이나 저의 신원, 저의 직업 같은 것을 숨기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사실은 저는 프로 바둑기사인데, 이러면서 저의 신상을 밝히고, 그러니까 조금 더 국민적 관심이나 이렇게 시선을 끌 수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피해자 입장에서 보니까 무서운 것이 가해자가 분명히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에요. 보복이 두려운데 그러니까 저처럼 신상을 완전히 어찌 보면 공개하고 가해자한테 적극적으로 처벌을 요구하고, 그런 사례가 쉽지만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스토킹 피해자 분들의 그런 불안감, 이 사람이 쫓아올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셔서 어쨌든 스토킹 방지법안이 하루 빨리 발의가 되든지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속하게.

◇ 노영희: 맞습니다. 말씀만 들어봐도 제가 얼마나 괴로웠을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잘 해결되기 바라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혜연: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조혜연 바둑 9단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